생활얘기2014.12.22 07:11

유럽에서 가장 큰 명절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 사람들은 선물 등을 사기 위해 상점으로 몰린다. 일년 중 가장 많이 팔리는 품목은 무엇일까? 

요즘 한국은 여전히 허니버터칩이 인기이다. 최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군부대를 방문하면서 가져간 것이 "특별히 구했는데 다섯 상자밖에 못 구했다"라는 허니버터칩이다. 상점에는 1인당 한계를 정해 파는데 없어서 못 팔 지경이란다. 1월에 한국 가면 맛볼 기대감으로 지낸다.  

그렇다면 폴란드는? 
최근 폴란드에 인기있는 품목이 하나 있다. 여긴 과자가 아니라 잉어이다. 왜 잉어일까?
 
가톨릭 신자가 대부분인 폴란드는 지금 대림절(예수 탄생 4주전부터 크리스마스가 있는 주까지)을 맞아 고행과 기도 분위기다. 육식을 피한다. 크리스마스 전야제 때 식탁에 올라오는 가장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 잉어이기 때문이다. 폴란드에 살았을 때 크리스마스 때마다 잉어를 먹었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하다.   

대형상점 수조에는 잉어가 가득 담겨져 있다. 이 잉어를 사서 다듬어 냉동실에 넣어놓거나 아니면 산 채로 욕조에 담아 키우다가 크리스마스 전야에 주로 튀겨서 먹는다. 크리스마스 명절로 가장 수난 당하는 물고기가 바로 잉어다.

* 폴란드 이웃 체코 블타바 강에서 서식하는 잉어: 사진출처 - 위키백과

 

며일 전 폴란드 상점의 잉어 판매대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12월 18일 폴란드 대형상점망(체인상점)인 리들(Lidl)이 잉어 1킬로그램당 9.9즐로티(3천3백원)에 할인 판매했다. 사람들의 반응은 과히 폭발적이었다. 얼마나 많은 폴란드 사람이 이 시기에 잉어를 사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먼저 폴란드의 중부에 있는 도시 시에라즈(Sieradz) 리들 (Lidl) 상점의 할인 판매장이다. 몰려드는 인파 속에 한 여성이 잉어를 판매대에서 꺼내 계속 뒤로 던진다.



다음은 폴란드 서부에 있는 도시 고주브(Gorzów Wielkopolski)의 할인 판매장 모습이다. 



아래는 폴란드 북부에 있는 도시 뫄비(Mława) 할인 판매장 모습이다. 


이렇게 인파가 사라진 뒤의 잉어 판매대의 모습이다.

* 사진 출처 : http://i.imgur.com/LanTE3w.jpg


잉어,

동양에서는 양자강 상류의 거센 물결을 뛰어넘어 용이 되었다는 엉어,

온갖 고난을 이겨 장원 급제를 통해 출세한 선비로 비유되는 잉어,

아들의 효성으로 한겨울 병든 어머니에게 공양된 잉어... 


이렇게 폴란드에서는 잉어 판매대가 아비귀환의 복마전(伏魔殿)이 되어버렸다. 명절에 특정 생선만을 고집하는 풍습은 지양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09.18 06:22

요즘 리투아니아 숲 속은 사람들로 붐빈다. 야생 버섯이나 열매를 채취하기 위해서이다. 어제 오후쯤 아파트 윗층에 사는 주부가 초인종을 눌렀다. 

"이거 숲에서 오늘 아침에 내가 직접 채취한 버섯이야. 한번 요리해 먹어봐. 맛있을 거야."
"아이구, 감사합니다."


막상 이렇게 받았지만, 우리 부부는 순간 고민스러웠다. 흔히 알고 있는 식용버섯이 아니라 정말 낯설은 버섯이었기 때문이다. 그물버섯, 꾀고리버섯 등 두 서너 개 외에 알고 있는 식용버섯이 전무하다. 이웃이 가고 난 다음 부엌에서 우리 부부는 경계심을 가지고 버섯을 대했다.

"우리 먹을까? 아니면 버릴까?" 아내가 먼저 물었다.
"설마 이웃이 이웃을 해하려고 버섯을 선물할까?"
"의도는 좋지만, 혹시 이 버섯들 중 정말 비슷하게 생긴 독버섯이 있을 수 있잖아!"
"이 세상 모든 버섯은 다 먹을 수 있는 데 한 번이냐 아니면 여러 번이냐 그 차이뿐이야."
"일단 이 버섯 이름을 인터넷에 검색해보고 먹을 지를 결정하자."


리투아니아어로 gudukas이고, 라틴명은 rozites caperate이다. 한국어로는 노란띠버섯이다. 검색해보니 식용과 약용으로 사용되는 버섯이다.

"맛일까?"
"양념에 따라서."

이웃은 친절하게 요리법도 일러주었다.
버터에 적당하게 튀긴 후 마지막에 양파를 짤게 썰어넣고 소금으로 간하면 된다.



이에 따라 아내가 요리했다.

처음에 의구심으로 보았는데 먹어보니 정말 맛있었다. 요리하기도 쉬웠다.



"이웃이 준 버섯량은 4-5번 정도 요리할 수가 있다."
"우와, 우리 음식값 많이 절약하겠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다 이맘때면 숲 속으로 가잖아."
"겨울식량 비축하러 우리도 갈까?!"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