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11.09.27 05:15

며칠 전 부탁 하나를 받았다. 빌뉴스에 있는 한 중학교 영어 수업에 참석해달라는 것이다. 내용은 영어가 아니라 에스페란토다. 영어 선생님이 자신의 학생들에게 에스페란토를 소개해주고 싶다고 했다. 

유럽연합의 단일 공용어 논의에 단골로 등장하는 언어가 영어와 에스페란토이다. 영어는 자연어이고, 에스페란토 인공어로 1887년 출발한 언어이다. [에스페란토에 대해 궁금한 사람은 여기로] 하지만 아직까지 유럽연합은 단일 공용어 선택보다는 다양한 언어를 존중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 학교 교문을 열고 들어가니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교실문마다 종이가 붙여져 있었고, 이 종이에는 그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과목이 다섯 개 언어로 써여져 있었다.
 

리투아니아 학교 교실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 에스페란토를 소개하는 동안 교실 모습을 찍어보았다. 몇해 전에는 볼 수 없었던 빔프로젝트, 스크린, 컴퓨터 등이 잘 갖춰져 있었다.


30여석 의자가 놓여져 있었다.


교실 앞에는 교과서가 잘 정돈되어 있었다.


교실 벽에는 가을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걸려 있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바로 세면대였다. 세면대가 있으니 교사든 학생이든 굳이 화장실에 가지도 않고 교실에서 손을 씻을 수 있게 해놓았다.


한국에서 다니던 모든 학교 교실에는 세면대가 없었다. 리투아니아 교실마다 있는 세면대를 보니 이들의 위생관념이 돋보인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12.04 07:02

최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 이천보건소가 "드라큐라 기침법이 신종플루 확산을 예방할 수 있다"라고 소개했다.

이 드라큐라 기침법은 기침이 나올 때 팔꿈치 부분을 입에 가져다 대고 기침하는 것이다. 이는 영화 속 드라큐라가 팔을 굽혀서 망토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는 모습에서 착안한 것이라고 한다.

현관문을 나서 다시 집으로 돌아올 때마다 우리 집 식구들은 즉각 욕실로 직행한다. 바로 비누로 손을 씻어야 하기 때문이다. 손은 바이러스 전파에 큰 역할을 한다.

옆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손으로 입을 가리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때가 많다. 사실 이렇게 함으로써 순간적으로는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기침을 가린 손으로 곧 주위 물건들을 잡으면 효과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런 좋은 드라큐라 기침법 기사를 혼자 읽고 말 아빠가 아니다. 곧 침실로 식구 네 명 모두를 불렀다.

"아빠가 묻는 말에 정답을 맞히는 사람에게는 10리타스(5천원)를 줄 것이다."
"정말?"
"정말이지. 자, 기침할 때 어떻게 해야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할 수 있지?"
 
마르티나: "입고 있는 옷으로 입을 가린다."
엄마: "휴지로 입을 가리고 기침 후 그 휴지를 즉시 쓰레기통에 버린다."
요가일래: "팔꿈치 부분을 입에 가져다 대고 기침한다."


"요가일래, 너 어떻게 그렇게 하는 것을 배웠니?"
"옛날에 한국 사람들이 모였을 때가 내가 손을 입에 대고 기침했는데, 승희(또래 한국인 아이)가 그렇게 하지 말고 팔꿈치를 대고 기침하라고 했어."
"아빠가 방금 기사를 읽었는데 그렇게 하는 것을 드라큐라 기침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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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큐라 기침법을 맞힌 요가일래 10리타스(5천원)을 상으로 받았다.
 

요가일래가 말하는 옛날이면 지난 추석 때인데 그때 벌써 승희네집은 드라큐라 기침법을 행하고 있었다. 이렇게 10리타스는 드라큐라 기침법을 맞힌 요가일래가 받았다. 짧은 시간이지만 가족 모두가 다시 한 번 위생수칙을 생각케 하는 순간이었다.

* 관련글: 아빠와 딸 사이 비밀어 된 한국어
* 최근글:
유럽에서 처음 구입해 먹어본 한국쌀에 대한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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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04.10 09:45

북동유럽에 위치한 리투아니아에도 드디어 봄이 찾아왔다.
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노천카페가 벌써 오라고 손짓을 하는 듯하다.
햇볕을 향해 얼굴을 내밀며 오른손에는 생맥주 잔을 잡고 있는 자신을 상상해 본다.

맥주 계절이 이제 봄과 같이 다가온다.
지난 주말 대형가게 '막시마'는 대대적인 맥주 할인 판매를 했다.
자주 마시지 않지만, 손님용으로 캔맥주 한 상자를 구입했다.
공병 처리 부담으로 우리집은 캔맥주를 선호한다.

캔맥주를 그대로 마실 때에는 종이나 수건으로
캔맥주 위를 닦고, 마개를 떼어낸다.
아무리 가게 안이나 진열장이라도 먼지 등이 내려앉았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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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모처럼 친구가 우리집을 방문했다.
리투아니아 제2의 도시 카우나스에서 노조 활동을 활발히 하는 그는
세미나 참석차 빌뉴스에서 와서 짬이 나는 저녁 시간에 잠시 찾아왔다.
자기가 마실 맥주 + 나누어 마실 맥주 분량을 들고 왔다.
카우나스에서 인기 있는 캔맥주를 가져왔다.

그런데 그가 가져온 캔맥주의 맛보다도 그 위에 붙은 은박지가 눈길을 끌었다.
바로 위에 언급된 우려 때문에 캔맥주 위를 은박지로 봉했다고 그는 자상히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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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소비자를 위해 위생관리에 관심을 쏟는 이 캔맥주 회사가 돋보인다. 앞으로 가게에 가면 은박지로 봉한 캔맥주에 손이 절로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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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캔맥주를 본받아 모든 캔음료의 은박지화가 이루어질 지도 모를 일이다. 설사 그렇더라도 판매가격이 더 높아지지 않도록 회사가 스스로 원가절감 하기를 간곡히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