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3편입니다.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1편 | 2편 | 3편 | 4편 | 5편 | 6편 | 7편 | 8편 | 9편 | 10편 

 

왔으니 많이 보고 가자 라스팔마스(Las Palmas)는 인구가 38만여명이고, 떼네리페 섬에 있는 산따 끄루즈(Santa Cruz)와 함께 주도(州都)이다. 1478년 스페인 정복자들이 세운 도시이다. 연평균 낮 기온이 23-25, 밤  기온이 17도로 세계에서 가장 기후가 좋은 곳 중 하나로 꼽힌다.  스페인의 5대 항구로 한국의 대서양 원양어업의 전진기지이기도 하다. 콜럼버스가 인도로 가는 항로를 찾기 위해 대서양을 가로지를 때 머문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도시에 처음으로 왔으니 가능한 많은 곳을 보고 가자. 그냥 해변에서 일광욕을 즐기자는 아내를 설득해 먼저 먼 곳부터 보자고 제안했다. 바로 그란카나리아 식물원(Jardín Botánico Canario)이다. 그란카니라아 군도에서 서식하는 종려나무, 선인장 등 북동유럽에서는 볼 수 없는 식물을 보고 싶었다. 지도를 보니 그렇게 멀지 않았다. 남서쪽으로 7km 떨어진 곳이다.  

* 카나리아 식물원
초행길이라 어떻게 갈까? 버스로 가자는 데 가족 셋이 동의하고, 버스역으로 향했다. 그런데 세 명이니 정말 가까운 거리라면 택시를 타는 것도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가는 택시 운전기사에게 물었다.

„식물원까지 몇 유로?“ „20유로.“

비싸다고 하면서 거절했다. 그래도 한번 더 다른 택시에게 물었다.

„식물원까지 몇 유로?“ „15유로.“

가격 흥정 땐 우리 부부는 남남 미터기가 있는데도 택시마다 가격이 다를 수 있다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보통 가격 흥정을 할 때는 아내는 내가 가급적이면 이방인이 되어 멀리 있길 권한다. 서양인 여자와 사는 동양인 남자는 현지인들에게 부자이거나 봉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은 전혀 아닌 데 말이다.
딸아이와 나는 도로에 약간 벗어난 거리에 머물러 있었고, 아내는 혼자 건너편 택시 정거장으로 갔다. 흥정이 성공했는지 아내는 손짓으로 올라고 했다.

„12유로에 합의봤어.“ „20유로가 12유로되었네. 축하해.“

택시 운전기사는 출발하기 전 미터기를 작동시켰다. 흥정으로 가격을 정했는데 왜 미터기를 작동시키지라고 생각했다. 그 순간 기사는 스페인어와 손짓으로 미터기는 중요하지 않으니 걱정마라고 의사표현을 하는 듯했다. 그는 지나가면서 스페인어로 여기는 뭐고 저기는 뭐고를 친절하게 설명했다. 영어로는 거의 할 수 없지만, 에스페란토 덕분에 우리는 그의 말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 우리에게 좋은 추억을 안긴 택시 운전기사
택시는 지도에서 본 것과는 달리 자꾸 먼길로 우회하는 느낌이 들었다. 미터기 숫자는 자꾸만 올라갔다. 흥정한 12유로를 벌써 넘었다. 특히 스페인에서도 유명 관광지인 라스팔마스에서 처음 타보는 택시라 비록 흥정으로 정했지만 걱정이 자꾸 머리 속에 쿰틀거렸다. 지도상 언덕 꼭대기에도 식물원 입구가 있는데 택시는 이곳을 그냥 지나쳐갔다. 그리고 언덕 아래로 내려갔다.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려 언덕 아래 식물원 입구에 도착했다. 미터기를 보니 18유로였다.

„여보, 얼마를 주어야지? 흥정은 12유로인데.“

라고 아내가 물었다.

„우회한 것은 우리가 더 많이 구경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 같다. 18유로 나왔으니 15유로 주면 어떨까?“ 

이렇게 해서 15유로를 주었다. 그런데 운전수의 반응이 정말 의외였다.

„10유로!!!“

그는 5유로를 돌려주었다. 팁이라고 생각하고 받으라고 해도 극구 사양했다. 
덜 받겠다는 이상한(?) 택시 기사 세상에 이런 유명 관광지에서 택시운전수가 흥정한 가격보다 덜 받겠다고 하니 참으로 놀랍고 이상했다. 우리가 복이 있어 이런 착한 운전기사를 만나게 되었구나라고 감사했다. 순발력이 뛰어난 아내는 그에게 물었다.

„라스팔마스에서 공항을 거쳐 (다음 행선지) 플라야델잉글레스까지 택시로 얼마?“ „보통 60유로하는 데 나는 50유로에 갈 수 있다.“

우리 가족은 3일 후 같은 택시를 타고 60km 떨어진 다음 행선지로 이동했다.

* 관광지 택시 정류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와 운전기사들
며칠 후 현지인 지인에게 물으니 스페인 경기가 좋지 않다. 택시를 타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택시 경쟁이 치열하다. 그래서 그런 흥정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외국인 손님을 맞았는데 흥정된 가격을 그대로 받아야지 그보다 덜 받겠다라는 택시 운전기사가 있다니...... 
아무튼 우리는 이로 인해 이 운전기사와 그가 사는 그란카나리아에 대해 더 호감을 갖게 되었다. 행여 다음 기회를 위해 그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받아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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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