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4.05.22 09:57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 중 중학교 3한년생이 한 명 있다. 이 학생은 프랑스어가 특화된 학교에 다닌다. 즉 프랑스어를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제1 외국어로 배우고 있다. 궁금해서 수업 시작하기 전에 물어보았다.

"제1 외국어 프랑스어와 제2 외국어 영어 중 어느 언어를 더 잘하나?"
"물론 영어다."
"왜?"
"영어는 생각하지 않아도 술술 나오는데 프랑스어는 머리 속에서 일단 생각해야 한다."

대체로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유럽에서도 외국어를 잘하는 편이다. 특히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지방은 리투아니아인, 폴란드인, 러시아인, 벨라루스인 등이 다민족이 살고있어 다언어권이다. 길거리 거지도 3-4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곳이다. 

복잡한 리투아니아어에 비해 영어가 훨씬 쉽다고 다들 말한다. 물론 언어가 쉽다고 해서 그 언어를 누구나 다 쉽게 습득할 수는 없다. 언어 교육이나 학습 방법이 중요하다.

딸아이는 한국으로 치면 초등학교 6학년을 이번 5월말에 마친다. 어제 딸아이의 영어 시험이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어떤 내용이기에? 

시험은 이렇다.
1. 학생 두 명이 한 조를 이룬다.
2. 주제를 준다. 준비를 위해 며칠 시간을 준다.
3. 두 명이 협력해서 영어로 내용을 작성한다.
4. 이 내용을 파워포인트로 작성한다.
5. 선생님과 학생들 앞에서 영어로 영어 문법을 설명한다.

딸아이가 받은 주제는 "단순현재와 현재진행 시제"이다. 인터넷 등에서 자료를 찾아서 영어로 문서를 작성했다. 아래는 딸아이와 친구가 협력해서 작성한 문서이다.


딸아이의 영어 시험 결과가 휴대전화 문자 쪽지로 들어왔다. 10점 만점을 받았다. 아버지로서 관심을 표명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즉각 축하 쪽지를 보냈다.  


아, 문법이나 단어만 달달 외워서 영어 시험 쳤던 어린 시절과 비교하니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생이 영어 문법을 영어로 설명하는 시험이라면 장차 이들의 영어 구사 능력은 상대적으로 뛰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09.13 06:58

지난 9월 1일 초등학교 2학년이 된 딸아이 요가일래는 지난 주부터 제1 외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리투아니아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제1 외국어를 배운다. 대부분의학생들은 제1 외국어로 영어를 선택한다.

요가일래의 초등학교는 프랑스어가 특화된 학교이지만 학생들이 영어와 프랑스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지난 4월 "7살 딸이 영어 아닌 불어를 선택한 이유" 글에서 요가일래가 프랑스어를 선택했음을 알렸다.

하지만 최종 결정에서 프랑스어가 아니고 영어를 선택했다. 요가일래의 처음 뜻을 존중하는 것도 좋지만 깊이 있는 댓글을 다신 분들과 주변 사람들의 조언에 경청했고, 가족회의를 거쳐 요가일래의 동의를 얻어 영어로 결정했다.

요가일래가 일상에서 접하고 있는 언어는 한국어, 리투아니아어, 에스페란토, 영어, 러시아어 모두 다섯 개이다. 이외에 가끔 아빠로부터 천자문도 배운다. 프랑스어를 하나 더 배우게 하는 것보다 영어를 확실하게 배우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고 결론지었다.

일주일에 영어를 몇 시간 배우는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담임 선생님이 자신이 짠 수업시간표를 두 서너 주 동안 적용해보고 결정지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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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초등학교 2학년 영어 교과서 (왼쪽 주교재, 오른쪽 연습교재)

영어 교과서는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교재와 연습교재이다. 주교재는 모두 16과로 65쪽, 소사전 6쪽, 그리고 동물, 과일, 물건 그림이 16쪽으로 되어 있다. 사전에 실린 영어 단어수를 세어보니 약 300개가 된다. 주교재는 다 배우면 도서관에 돌려주어야 한다. 연습교재는 67쪽으로 학생들이 주로 직접 글자와 답을 쓰도록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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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교재는 마치 만화책으로 공부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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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습교재 제1과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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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 단어, 발음 그리고 리투아니아어 뜻을 쓰고 있는 요가일래

초등학교 저학년이 처음으로 배우는 영어 교과서라서 그런지 거의 모든 쪽에 다양한 동물들이 그려져 있다. 마치 만화책을 가지고 영어를 배우는 것 같다. 군데군데 또래 아이들의 사진을 넣어서 현장감과 친근감을 높이고 있다. 요가일래가 이 학교 교육만으로도 영어를 잘 할 수 있기를 바란다.

* 관련글: 7살 딸이 영어 아닌 불어를 선택한 이유
               점수 없는 초등학교 성적표, 그럼 어떻게?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8.02.11 15:58

영어교육 열풍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나라에 비해 리투아니아는 상대적으로 그저 조용하다. 더군다나 새로운 정부가 영어 공교육을 강화한다고 하니 학생과 학부모 모두 더 큰 중압감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리투아니아 학생들은 2-3개 외국어를 배운다. 제1 외국어는 서유럽어 (영어, 불어, 독어) 중 학생들의 희망과 요구를 따라 선택한 한 언어이다. 제2 외국어는 서유럽어(영어, 불어, 독어), 이웃나라 언어(폴란드어, 라트비아어, 러시아어), 혹은 학교 사정과 학생들의 희망과 요구에 따라 선택한 한 언어이다. 제3 외국어는 인문계열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선택한 한 언어이다. 

이처럼 리투아니아는 영어 일변도의 교육을 취하고 있지 않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1 외국어를 유일한 언어 영어에서 탈피해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일어 중 학교의 사정과 학생들의 희망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었으면 좋겠다. 한국 사회에 점점 늘어나고 있는 다른 아시아인들의 언어를 제 2외국어로 선택하는 것도 좋겠다.

참고기사: 혁신적인 조기영어 - 영어방송이 답입니다

개인적 경험에 의하면 어쨌든 외국어는 강제적인 교육보다 자발적인 교육이 장기적으로 더 큰 효과가 있다. 딸아이는 이제 만 여섯 살이다. 어릴 때부터 줄곧 영어 만화채널을 보고 있다. 어린이집에 갔다 오면 늘 TV를 틀어놓고 온갖 원하는 놀이를 한다. 이렇게 스스로 배운 영어로 종종 주위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외국어 교육은 강제가 아니라 선택을 근본으로 삼기를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