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1. 12. 15. 10:10

"아빠, 빨리 와! 사진 찍어!"

무슨 일이기에 모처럼 딸아이가 사진을 찍어라고 부탁할까 궁금했다. 딸아이의 방문을 열자 은은한 음악이 먼저 들렸다. 그런데 두 딸은 누워 있었다. 큰 딸은 소파침대에 작은 딸은 방바닥에 누워있었다. 그런데 얼굴을 보니 참 가관이었다. 더덕더덕 뭔가가 붙어져 있었다.
 

"지금 뭐하니?"
"마사지 중이야!"
"이제 겨우 열살인데 이런 마사지를 하니?"
"얼굴이 부드러워지니까."
"너는 안해도 부드럽잖아."
"하지만 하면 더 부드러워지지."

영국에서 유학하고 있는 큰 딸이 며칠 전 크리스마스 방학으로 집에 와 있다. 모처럼 우리 집은 활기가 차다. 두 딸이 의기투합해서 마사지를 생각해냈다. 바나나와 레몬 조합이다. 

두 딸의 얼굴 가관을 보니 작은 딸 요가일래의 얼굴 화장 장난 변천사가 떠올랐다. 제일 먼저 4살 때 매직펜 눈썹 메이크업 사진이 떠올랐다. 이어서 동전, 장미꽃, 오이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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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아이의 첫 눈썹 메이크업에 웃음 절로 (4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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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눈엔 돈 밖에 안 보여!" (4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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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미꽃, 온 세상이 사랑으로 가득 찼네 (7살)
오이를 먹으면서 오이 얼굴 마사지를 흉내내는 요가일래 (8살)
 2011년 12월 바나나와 레몬 얼굴 마사지 (10살)

대학생 언니 덕분에 초등학교 4학년 동생이 벌써 진짜 얼굴 마사지의 맛에 빠져들어가는 것은 아닐까...... 언니가 함께 있을 때 잠시 호기심으로 해보는 장난일 것으로 믿는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1. 8. 10. 07:12

우리 집을 자주 방문하는 친척의 딸아이가 이제 만 한살 반이다. 우리 집에 오면 혼자 아장아장 이 방 저 방을 돌아다닌다. 하지만 이내 엄마가 뒤를 따른다. 무엇에 부딛히거나 무엇을 입에 넣는 지를 살피기 위해서다. 이렇게 부모는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는 잠시라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이는 딸아이 요가일래가 어렸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잠시 사라졌다가 나타난 딸아이를 보고 화들짝 놀라기도 하고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딸아이가 네살이었을 때 어느 날이었다.

갑자기 "짠" 하고 나타난 딸아이가 물었다.
"아빠, 나 어때? 예쁘지?"


황당한 일이었다. 메직펜으로 양 미간 사이 바로 위 이마에 화장을 해놓았다. 인터넷에서 이마에 점을 찍는 인도 여인들을 보고 한 듯 했다. 여러 개의 점이 있는 것을 보니 한 개의 점으로는 만족하지 못했던 같았다.

"예쁜데 지울려면 고생 좀 해야겠네. 어떻게 메직펜으로 얼굴 화장할 생각을 다 했니?!" 


칭찬에 이어지는 나무람에 딸아이는 그만 뽀르퉁하게 토라졌다. 사실 이런 일들이 아이 키우기에 솔찬한 재미를 더해주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