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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유치원에 다닐 나이에 우리 부부는 고민했다. 리투아니아어 유치원을 보낼 것인가, 러시아어 유치원을 보낼 것인가. 비록 찬밥 신세에 처해 있지만, 언젠가 다시 러시아어가 각광 받을 날이 올 것이다라는 기대로 러시아어 유치원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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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만 8살이 되는 딸아이 요가일래는 아빠가 한국인이고, 엄마가 리투아니아인인 다문화 가정에 살고 있다. 어느 날 발토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요가일래는 옆에 쌓인 한국 잡지를 뒤적거리면서 한 여자를 가르키면서 말을 걸었다.
"아빠, 이 사람 정말 예쁘다. 맞지?"
"그래, 아빠가 보기에도 정말 예쁘다."
"그런데, 아빠는 왜 예쁜 한국 여자하고 결혼하지 않았어?"
"엄마가 더 예쁘니까 결혼했지...... ㅎㅎㅎ"
"아빠가 한국 여자하고 결혼했으면, 내가 아빠 딸이 되었을까?"
"되었으면 좋겠니?"
"나 몰라."
어느 날 엄마에게 요가일래는 말했다.
"아빠가 리투아니아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왜?"
"아빠가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어 엄마가 편할 수 있으니까......"
"그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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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리투아니아 출신 이민자들과 이웃으로 살았습니다. 그 할아버지/할머니가 얼마나 활달하고 성실한지, 동네에서 유명했었습니다. 그리고, 가족을 상당히 아끼더군요. 3남매를 모두 근처에서 살고 수시로 손자까지 모이더군요. 그 분만 그런 건지, 리투아니아 국민성이 밝은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얘기를 보니 참 귀엽군요. 이미 multi-lingual 은 엄청난 benefit이 되고 있고, 앞으로 더욱 그럴 것입니다. 저는 그런 세계가 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낍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2009.10.03 23:06 [ ADDR : EDIT/ DEL : REPLY ]전 한국인 가정이지만 저만 외국에서 태어나고 아빠와 단둘이 외국에서 생활했기에 부모님께 원망이 참 많았어요. 나중에 가족들이 다 외국으로 넘어왔지만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부모님 밑에서 생활하려니 힘들더군요. 밑으로 있는 동생들은 영어를 더 유창하게 합니다만은, 전 한국어와 같이 접했기 때문인지 참 힘들었어요. 요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스페인어와 불어를 영문학과 같이 전공하고 틈틈히 시간이 날 때마다 독일어와 이태리어를 공부하고있습니다. 요가일래를 보니 제가 다 자랑스럽네요~ 요가일래는 더욱더 당당하고 지혜롭게 자라리라 생각하네요^^
2009.10.03 23:56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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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결혼한 부부 10쌍 가운데 1쌍이 외국인과 결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한국에서도 다문화가정이 이젠 낯설지가 않다. 다문화가정이 안고 있는 어려움 중 하나가 바로 외국인 배우자와 2세들의 언어문제일 것이다.
지난 여름 곧 일곱 살이 될 딸 요가일래와 함께 한국을 다녀왔다. 한국에서 만난 사람들은 딸아이가 어떻게 어느 나라 말을 할 수 있는 지에 대해 제일 궁금해 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글을 정리해서 올린다.
요가일래 엄마는 리투아니아인이고, 아빠는 한국인이다. 요가일래가 구사할 수 있는 언어는 한국어, 리투아니아어, 러시아어, 영어, 에스페란토이다. 아래 영상에서는 요가일래가 5개 국어로 노래를 하고 있다.
1. 모태부터 지금까지 아빠는 무조건 한국어로만 말한다. 만 1세경부터 한국어 비디오테잎을 그냥 틀어놓았다. 자연스럽게 보도록 하기 위해서다. 만 3세경부터 한국어 인터넷 학습 사이트를 활용하고 있다.
2. 엄마는 무조건 리투아니아로만 말한다 (원칙: 어느 한 쪽이 두 말을 절대로 섞지 말 것. 적어도 만 3살이 되도록까지).
3. 소련으로부터 독립 후 리투아니아엔 영어가 현재 러시아어를 밀어내고 있다. 하지만 가까운 장래에 러시아어가 다시 중요한 언어로 부각될 것이라 생각해 러시아어 어린이집에 다니도록 했다.
4. 영어 만화채널를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자유롭게 보도록 했다. 어린이집에 갔다오면 잘 때까지 거의 영어채널을 틀어놓는다. 영어가 자연스럽게 노출되면서 아이가 스스로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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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두 언어를 섞어서 말하면 안됩니다. 모태부터 한국어로만 쓰면 자연히 아이들은 무조건 엄마한테는 자동으로 한국어로만 할 것입니다. 제와 주위 친구들의 경험입니다. 물론 개인차는 있겠지요. 아이에게 한국어를 가르친다라는 생각보다는 대화한다라는 생각이 중요하죠. 즉 이 말은 부부 둘 다 한국인 아이들처럼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하다보면 그의 아이의 모국어가 한국어라는 것입니다. 이 경우 아빠의 언어도 모국어가 되죠. 영어는 듣기만 하지만 나중에 아이가 자라서 쉽게 습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요가일래 경우는 만 4-5세 정도가 도니 우리부부의 공통어인 에스페란토를 조금씩 했어요. 나중에 크면 쉽게 배울 것이라 생각해 의도적으로 가르치지 않습니다. 그냥 에스페란토 언어권에 쉽게 노출되도록 놓아둘 뿐입니다. 말을 섞으면 나중에 이런 현상이 잦습니다. "아빠, come here", "breakfast 먹고 싶어." 지금 요가일래는 한국단어를 모르면 이렇게 말합니다. "아빠, 000는 한국말로 어떻게 말해?" 그 단어를 안 후에 다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그럼,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2009.10.03 14:59 신고 [ ADDR : EDIT/ D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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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리투아니아엔 바깥 온도가 내려갈수록 중앙난방 열은 높아간다. 밤이면 실내온도는 더욱 올라간다. 최근 어느 날 밤 요가일래(만 6살)는 더워서 양말까지 벗더니 그 양말을 가지고 4개 국어로 장기자랑을 했다.
4개 국어는 차례로 한국어, 영어, 러시아어, 리투아니아어이다.
한국인 아빠와 리투아니아인 엄마를 둔 요가일래가 4개 국어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아래와 같다.
1. 모태부터 지금까지 아빠는 무조건 한국어, 엄마는 리투아니아로만 말한다
(원칙: 어느 한 쪽이 두 말을 절대로 섞지 말 것. 적어도 만 3살이 되도록까지)
2. 소련으로부터 독립 후 리투아니아엔 영어가 현재 러시아어를 밀어내고 있다. 하지만 가까운 장래에 러시아어가 다시 중요한 언어로 부각될 것이라 생각해 러시아어 어린이집에 다니도록 했다.
3. 영어 만화채널를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자유롭게 보도록 했다. 어린이집에 갔다오면 잘 때까지 거의 영어채널을 틀어놓는다. 전기료를 과외비로 생각한다. 영어를 들으면서 온갖 놀이를 한다.
요가일래 부모의 공용어는 에스페란토이다. 아직 의도적으로 이를 가르치지 않고 그냥 들으면서 절로 배우도록 하고 있다. 일상적인 대화는 이해하고 말을 하기도 한다.
다문화가정을 이루는 분에게 저희 경험이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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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탁월한 선택이십니다 ^^
2013.05.14 00:39 [ ADDR : EDIT/ DEL : REPLY ]어느 언어든지 배워두면 나쁜 것이 없지만
남들이 모르는 언어를 잘한다는건 인생의 폭이 훨씬 넓어지게 해줄듯해요.
지금은 많이 컸겠지만 어렸을 때 노래하는 모습이 아주 예쁘네요 ^^ 이리저리 구경하다가 너무 귀여워서 댓글남기고 갑니다
2013.07.05 13:56 [ ADDR : EDIT/ DEL : REPLY ]감사합니다. 벌써 9월이면 초등학교 6학년생이 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13.07.05 14:03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