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2. 11. 27. 06:06

지난 토요일 평소 활동하고 있는 에스페란토 동아리 모임에 참가했다. 이날은 탁구 시합을 위한 모임이었다. 낮 12시부터 시작해 오후 5시까지 진행되었다. 참가자 각자가 자기가 먹을 혹은 함께 나눠 먹을 음식을 가져왔다. 


조금씩이지만 다 모아놓으니 그야말로 탁자 가득이었다. 아내는 이날 마실 맥주로 리투아니아 맥주 대신에 처음으로 그 유명하다는 아일랜드 기네스(Guinness) 캔맥주를 선택했다. 이 흑맥주를 한 모금 마셔본 아내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왜 이리 맛이 없어?"
"처음 먹어본 사람에게는 그럴 지는 몰라도 그 맛에 빠져든 사람에게는 아주 맛있을 거야."

맥주가 바닥날 즈음 소리에 민감한 아내는 맥주 캔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고 말하고 흔들어보았다.

"이게 무슨 소리이지?"
"혹시 이물질이 들어있는 것이 아닐까?"

캔을 거꾸로 하자 구멍으로 하얀 물체가 보였다. 마치 탁구공처럼 생겼다. 

"탁구장에 있는 누군가 장난으로 공을 집어넣은 것이 아닐까?"
"탁구공이 이 구멍보다 더 커서 들어갈 수가 없잖아."
"그럼, 도대체 이것은 뭘까?"

일단 모두 그 정체를 알고싶어서 맥주 캔을 잘라보았다. 나온 것은 플라스틱 공이었다. 

'정말 이물질일까?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 아내가 맛이 없다고 한 주범이 바로 이 플라스틱 공일까?' 

집에서 가서 맥주 이물질 발견시 대처요령을 인터넷으로 검색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이 증거물을 버리지 않고 챙겨왔다.  


"plastic ball in guinness"라고 검색하자마자 많은 분량의 정보가 쏟아져나왔다. 읽기도 전에 '아, 이것은 이물질이 아니구나'라는 마음이 들었다.

읽어보니 플라스틱 공의 정체는 이렇다. 이 하얀 공(위젯, widget으로 불림)에는 미세한 구멍이 있고, 그 안에 질소가 채워져 있다. 맥주 캔이 열릴 때 이 위젯에 들어있는 소량의 맥주와 질소가 방출되어 거품을 풍부하게 한다. 이 위젯이 캔맥주를 집에서 마셔도 맥주집에 마시는 맥주와 같은 맛과 질감을 느끼게 해준다. 이런 이유로 기네스 캔맥주는 캔 채로 마시는 것보다 잔에 따라서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한다.

집에서 맥주를 마실 때마다 거품이 풍부하게 일어나 있는 생맥주집 맥주가 떠오른다. 하마터면 무지로 인해 이 플라스틱 공을 이물질로 치부해버리고 더 이상 기네스 캔맥주를 사지 않을 뻔 했는데 이렇게 인터넷으로 정확한 정보를 얻었다. 이날 처음으로 구입한 기네스 캔맥주의 플라스틱 공 덕분에 기네스 맥주를 좀 더 알게 되어 다행이다.


Posted by 초유스

아래는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4편입니다.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1편 | 2편 | 3편 | 4편 | 5편 | 6편 | 7편 | 8편 | 9편 | 10편 

 

해외 가족여행을 가려면 가장 많은 부담이 항공료이다. 우리는 식구가 넷이다. 해결책은 저가항공 이용이다. 항공권이 싼 반면에 몇 가지 애로사항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짐이다. 특히 환승시간이 짧을 경우 짐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다. 이 경우 수화물로 보낼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라스팔마스(Las Palmas)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여정은 아일랜드 코르크(Cork) 공항에서 환승하는 것이었다. 환승시간은 1시간 5분이다. 약간의 위험은 있지만, 이 정도 시간이면 괜찮을 것이라고 믿고 항공권을 구입했다.
그런데 라스팔마스 공항에서부터 항공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비행기 출발이 예정보다 35분이 지연되었다. 저가항공은 이런 지연으로 다음 비행기를 타지 못했을 때 어떤 보상이나 조치를 취해주지 않는다. 이는 승객 책임이다. 만약의 경우를 생각해 짐을 수하물로 보내지 않고 모두 기내로 가져가기로 했다.
기내 휴대가방 통제가 엄격하다. 유럽 저가항공의 기내 휴대가방은 보통 길이 55cm x 폭 40cm x 높이 20cm이다. 무게는 10kg이다. 탑승 전 탑승권을 확인하면서 직원이 임의로 가방 크기를 확인한다. 코르크 공항에서 우리도 확인 요청을 받았다. 규격대에 가방을 아무리 넣으려해도 들어가지 않았다. 

„60유로!“

라고 직원은 외쳤다. 
좀 봐달라고 하면서 가방을 거꾸로 해서 넣자, 간신히 윗부분이 들어갔다. 조금만 더 세게 규격대 밑으로 밀어넣었다가는 플라스틱 여행가방이 깨어질 것 같았다. 다행히 직원은 그만 되었다고 했다.

* 초딩 딸 여행가방엔 화투가 필수품   예상된 코르크 공항 환승시간으로 인해 여행 출발 전 기내로 휴대할 가방을 세 개 준비했다. 크기도 중요하지만 무게가 10kg을 넘지 않아야 했다. 식구 모두는 각자 여행 필수품 목록을 작성해 이것을 보면서 가져갈 여행물품을 챙겼다. 
옷 2벌, 양말 2걸레, 속옷 2벌, 여행 중 읽을 책 한 권, 비행 중 먹을 음식...... 
기내 휴대가방은 오직 하나다. 카메라도, 휴대컴퓨터도, 손가방도 모두 이 휴대가방 하나에 넣어야 한다. 결국 무게와 공간 부족으로  바나나 등 과일, 실내화 등을 넣을 수가 없었다. 

„무거우니 이것은 빼자!“ „아빠, 안 돼. 꼭 필요해. 우리 가족이 다 같이 놀아야 돼. 비가 오면 호텔에서 심심할 때 놀아야 돼.“

이것은 바로 화투다. 4년 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우리 가족이 한 번 놀아보더니 재미있다고 해서 사온 화투였다.  
이번 여행에서 딱 한 번 화투를 가지고 놀았다. 날씨가 조금 흐린 때 철썩거리는 파도소리를 들으면서 호텔 발코니에서 딸과 함께 민화투를 쳤다. 

„아빠, 우리 화투 놀자.“ „그냥 저 바다 보고 책 읽자.“ „안 돼. 화투도 비행기 타고 왔는데 한 번 같이 놀아줘야 돼.“

딸아이의 표현이 재미있어 마지 못해 응해주었다. 이제 긴긴 겨울밤이 점점 다가온다. 종종 화투가 초딩 딸의 주도로 우리 가족의 오락기구로 빛을 발할 듯하다.
이상은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4편입니다.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1편 | 2편 | 3편 | 4편 | 5편 | 6편 | 7편 | 8편 | 9편 | 10편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2. 1. 27. 06:11

아일랜드의 실직 예술가 프랭그 버클리( Frank Buckley)는 더블린(Dublin)에 이색적인 집을 지어서 화제를 모우고 있다. 주된 건축자재는 다름 아닌 유럽 연합의 공용 화폐인 유로 지폐이다. 그가 집을 짓는데 사용한 지폐는 14억 유로(18억2천만 미화달러)이다. 

유로 지폐로 벽돌을 만들어 벽을 쌓았고, 찢어진 유로 지폐로 카페트를 만들었다. 부동산 건축 붐이 절정에 달한 4년 전에 완공된 후부터 비어있는 사무실 건물 로비에 유로 지폐 아파트를 지었다. 2011년 12월부터 그 아파트에 입주해 살고 있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그는 자신의 아파트를 "10억 유로 집"으로 부른다. 아파트는 거실, 욕실, 침실, 부엌 그리고 샤워실로 구성되어 있다. 실제 건축비는 그렇게 많이 들지 않았다. 가장 큰 지출은 벽지인데 고작 35유로였다. 목재는 건건축자재 공급자로부터 기증받았다. 그렇다면 건축자재로 쓴 14억 유로 지폐는 무엇인가?


이는 아일랜드 중앙은행 조폐소가 사용을 중지시킨 유로 지폐였다. 그는 이 지폐를 구해서 벽돌을 만들어 집을 지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지금은 아무런 가치가 없는 건물에 수십억을 쏟아부었다. 나는 무(無)에서 무엇인가 만들어내고 싶었다"고 그는 현지 언론인들에게 말했다(출처, source). 그는 방문자들이 유로의 위상에 대해 생각해보고 화폐가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에 대화하길 바란다. 

그는 유럽 정치가들이 유로 통화를 보전하길 응원하다. 하지만 만약 떨어진다면 사용이 중지된 유로 지폐를 기쁘게 받아 더 많은 건축물을 짓고 싶어한다. 비록 더 이상 사용이 중지가 된 종이에 불과한 유로 지폐이지만, 이를 가지고 아파트를 짓고자 한 것은 참으로 예술가다운 발상이다.

* 최근글: 쏜살같이 활 쏘는 러시아女 화제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