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4. 7. 16. 07:59

유럽에서는 처녀파티가 유행이다. 여름철 주말에 도심이나 놀이공원 등에는 젊은 여성들이 획일적인 옷을 입고 무리 지어 돌아다니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띈다. 이는 바로 곧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를 위한 파티이다. 무리 중에 머리에 꽃을 꽂았거나 옷차림이 다른 사람이 바로 예비 신부이다.

일전에 라트비아 벤츠필스(Ventspils)의 한 공원에서 처녀파티 일행을 만났다. 이들은 예비 신부의 눈을 가리고 나타났다. 과연 신부에게 어떤 임무가 부여될까 궁금했다. 물론 예비 신부는 이를 모른다.      


예비 신부는 친구들에 이끌려 한 놀이기구에 다가갔다. 그리고 안전장치를 다 갖출 때까지 여전히 눈은 가려져 있었다. 준비가 완료되자 가리개를 풀어주었다. 겁 많은 예비 신부라도 이제 어쩔 수가 없었다. 하늘로 나를 수 밖에 다른 방도가 없었다.   


순간적으로 하늘로 튕겨올라가자 예비 신부는 공포로 괴성을 질렸다. 그리고 눈에는 눈물마저 흘렀다. 



친구들은 임무 완성을 마친 예비 신부를 보듬어 안아주었다. 하지만 이날 당한 공포 순간은 한 동안 지속될 것이다. 라트비아 예비 신부에게 행복한 결혼 생활을 기원한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1. 10. 8. 07:24

이번주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아주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동영상 하나를 소개한다. 10월 2일 유튜브에 올라온 이 동영상은 현재 조회수가 87만을 넘어서고 있다. 한 여자아이가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지나간다. 이를 지켜보고 있는 두 아이가 몹시 부러워한다. 


여자아이: "나도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
남자아이: " 나는 감자튀김!"

여자아이: "뭔가 해봐!"
남자아이: "기다려봐"


남자아이는 집으로 가서 세차 도구를 챙긴다. 그리고 이들은 횡단보도 근처에 차를 기다린다. 이때 신부가 탄 승용차가 신호대기로 멈춘다. 남자아이는 재빠르게 차를 닦는다.  

차에 탄 신부는 휴대폰으로 전화한다. 
신부: "그래, 타데우쉬, 그래, 천만 (즐로티: 폴란드 화폐딴위)에 구입해!"

아이들은 차창가에서 신부로부터의 답례를 기다린다. 신부는 손으로 많은 돈을 센다. 돈 사이에 있는 예수 얼굴 사진을 아이들에게 주면서 말한다.
신부: "하나님이 갚으소서(
Bóg zapłać), 아이들아!"  

(Bóg zapłać: 신의 가호가 있기를. 이 대화를 폴란드어에서 에스페란토로 번역해준 친구 헬레나(Helena)에 따르면 폴란드 사람들은 돈으로 갚고 싶지 않을 때 이렇게 말한다.) 

여자아이: "이제 뭐하지?"
남자아이: "괜찮아, 사람은 빵만으로는 살지 않아."


이 대화를 번역해준 미르카(Mirka)는 말미에 자신의 의견을 표했다. "행복하게도 지금껏 나는 정말 성스러운 신부들을 만나왔다. 하지만 신부들도 사람이고 모든 다른 사람처럼 죄인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사실 종종 신부들의 나쁜 행동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고, 사람들은 이것을 일반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수중에 많은 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이스크림과 감자튀김을 먹고 싶어하는 (가난한) 아이들에게 "하나님이 갚으소서"로 답하는 신부는 오늘날 물욕으로 변질된 종교인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하다. 이 시대의 종교와 종교인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동영상이다.

이 폴란드 대화를 에스페란토로 번역해준 헬레나와 미르카에게 감사한다. Mi dankas al Helena kaj Mirka, kiuj afable tradukis la polajn interparolojn en Esperanton).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9. 28. 05:11

유럽에서 가장 종교적인 나라로 알려진 폴란드가 또 다른 성직자 사건으로 충격에 빠져 있다. 최근 폴란드 경찰이 은행강도범을 잡았는데 그가 가톨릭 신부로 밝혀졌다.

이 소식을 전한 <례투보스 리타스> 9월 26일 기사에 따르면 37세 가톨릭 신부 노르베르트는 폴란드 포즈난에서 조금 떨어진 작은 도시 샤모투워(Szamotuły)에 소재한 PEKAO(페카오) 은행 여직원을 칼로 위협해 현금 6000즐로티(약 240만원)를 강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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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지점이 샤모투워(Szamotuły), B지점이 비아워가르드(Białogard)

당시 신부는 어떤 복면도 하지 않았고, 또한 신부를 상징하는 옷도 입지 않았다. 그는 대부분 보통 사람들들처럼 반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사람들이 그를 알아보지 못할 것으로 믿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기억력이 좋은 은행 직원은 그의 얼굴 모습을 자세하게 경찰에게 알려주었다. 그 덕분에 사건이 일어난 후 30분 이내에 인근 도시 버스정류장에서 혐의자를 검거했다. 그는 이미 다른 옷으로 갈아입었으나, 경찰은 그를 쉽게 알아보았다.

체포된 그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성직자 명예를 훼손시켰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그의 주머니에서 훔친 돈을 발견하자 신부는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그는 비아워그라드(Białogard) 교구에서 5년간 신부로 봉직하고 있었고, 곧 다른 교구로 인사이동이 될 예정이었다. 지역 신도들 사이에 그는 스포츠를 아주 좋아하고 설교를 잘 하는 신부로 알려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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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폴란드 경찰이 창설 90주년을 맞은 해이다(사진: Marek Krupa, 출처:
http://www.policja.pl/).

경찰 조사에 따르면 그는 그의 아이를 임신한 연인이 있다. 그는 신부직을 그만 두고 이 연인과 함께 살기로 결심했고, 먼저 은행강도로 획득한 돈으로 그녀를 돕고자 했다고 전한다.

올해 폴란드에서는 60건 이상 은행강도 사건이 발생했으나 이 신부 사건을 제외하고는 한 건도 범인을 잡지 못했다. 그는 최대 징역 15년형을 받을 수 있다.

초유스는 90년대에 약 3년간 폴란드에 살았다. 그 당시 일요일이 되면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성당으로 몰려오는 자동차와 사람들의 긴 행렬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폴란드 인구는 약 3800만명이고, 95%가 로마 가톨릭교를 믿고 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다는 말이 실감나면서도 몹시 안타깝다.

* 관련글: 여성 국회의원과 성직자간 로맨스 들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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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