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틈이 한국시를 에스페란토로 번역하고 있다. 오늘은 정호스 시인의 <풍경 달다>다.

 

풍경 달다

                  정호승

 

운주사 와불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 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 소리 들리면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Pendigis mi ventsonorilon 
             Verkis JEONG Hoseung
              Tradukis CHOE Taesok

Mi vidis kuŝbudhon de Unĝu 
kaj sur la revena hejmvojo
pendigis la ventsonorilon 
sub via sofito de sino. 

Se vento alblovos de foro,
al vi do aŭdiĝos sonoro, 
vi sciu ja, ke vin vizitas
jen mia tutkor’ kun sopiro. 

 

* Kuŝbudho: tre unika budhostatuo skulptita sur vasta ebena roko

* Unĝu: nomo de korea budhana temp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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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틈이 한국시를 국제어 에스페란토로 번역하고 있다. 이번에는 나태주 시인의 <선물 1>이다.

 

 
선물 1
                
          나태주

하늘 아래 내가 받은
가장 커다란 선물은
오늘입니다

오늘 받은 선물 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당신입니다

당신 나지막한 목소리와
웃는 얼굴, 콧노래 한 구절이면
한 아름 바다를 안은 듯한 기쁨이겠습니다.
 
 
Donaco 1

                Verkis NA Taeju
        Tradukis CHOE Taesok

La donaco pleje granda,
kiun mi ricevis subĉiele,
estas hodiaŭo.

La donaco pleje bela,
inter kiuj mi ricevis hodiaŭe
estas ja vi.

Se al mi nun estos viaj milda voĉo,
ridmieno, frazo da zumkanto,
tio estos ĝojo, kvazaŭ mi brakumus maron.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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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틈이 한국시를 국제어 에스페란토로 번역하고 있다. 이번에는 정현종 시인의 <방문겍>이다.

 

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Vizitanto

        Verkis JEONG Hyenjong
        Tradukis CHOE Taesok

Ke al mi venas homo,
ja estas grandiozo.
Ĉar venas li jen
kun sia estinteco,
kun sia estanteco
kaj 
kun sia estonteco.
Ĉar venas unuhoma tuta vivo. 
Tio estas, ke jen venas 
menso rompiĝema 
kaj do eble eĉ rompita.
Menso,
kies interpaĝon povas eble palpi 
vento.
Se imitos tian venton mia menso,
tio fine iĝos la gastamo.
 
* Interpaĝo: spaco inter la du sinsekvaj paĝoj
 
* 참고글: 시해석 | 영어 번역 1, 2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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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틈이 한국시를 국제어 에스페란토로 번역하고 있다. 이번에는 박재삼 시인의 <천년의 바람>이다.

 

 
천년의 바람
                
          박재삼


천년 전에 하던 장난을
바람은 아직도 하고 있다.
소나무 가지에 쉴 새 없이 와서는
간지러움을 주고 있는 걸 보아라
아, 보아라 보아라
아직도 천년 전의 되풀이다.

그러므로 지치지 말 일이다.
사람아 사람아
이상한 것에까지 눈을 돌리고
탐을 내는 사람아.


La vento miljara

              Verkis BAK Jaesam
         Tradukis CHOE Taesok

Petolon eĉ antaŭmiljaran
ankoraŭ nun faras la vento. 
Ĝin vidu venanta sen ĉeso
pinbranĉojn kaj ilin tiklanta.
Ho vidu, ho vidu pludaŭran
ripeton de antaŭ mil jaroj!  

Vi tial neniam laciĝu.
Ho homo, ho homo!
Vi eĉ la strangaĵon atentas 
kaj arde avidas, ho homo!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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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의미있는 일을 하시는것같습니다. 구독하고 싶어져서 구독하고갑니다.

    2021.03.23 11:50 [ ADDR : EDIT/ DEL : REPLY ]


틈틈이 한국시를 국제어 에스페란토로 번역하고 있다. 이번에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면서 피는 꽃>이다.

 

리투아니아 빌뉴스 숲 속에서 만난 청노루귀꽃

흔들리면서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Floro floranta ŝanceliĝante

               Verkis DO Jonghwan
             Tradukis CHOE Taesok

Kie estus do floro floranta sen ŝanceliĝo?
Ajna bela floro en ĉi mondo 
floris ŝanceliĝante;
ĝi starigis rekte sian tigon ŝanceliĝante.
Kie estus do amo iranta sen ŝanceliĝo? 

Kie estus do floro floranta sen malsekiĝo?
Ajna brila floro en ĉi mondo
floris malsekiĝante;
ĝi florigis varme petalon en vento kaj pluvo.
Kie estus do vivo iranta sen malsekiĝo?

 

* 참고글 - 시해석 1, 2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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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유럽블루베리로 알려진 빌베리(bilberry) 열매를 따러 빌뉴스 인근에 있는 숲 속을 다녀왔다. 이곳 리투아니아 숲에서 어릴 시절 한국 꽃밭이나 숲에서 흔히 보던 꽃이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바로 패랭이꽃이다. 
쭉쭉 위로 뻗은 소나무에 가려진 그늘진 곳에 분홍빛깔이 더욱 선명하게 빛을 발한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집으로 돌아와 사회교제망에 이 패랭이꽃 사진을 올렸다. 그렇더니 한국 에스페란티스토 한 분이 <패랭이꽃> 한시를 알려줬다. 옛날 중국에서는 꽃 중의 왕으로 모란을 꼽았다. 이 모란과 대조해 야생에서 흔하게 자라는 패랭이꽃의 아름다움을 읊은 고려시대 한시(漢詩)다. 


石竹花 패랭이꽃

鄭襲明 정습명

世愛牧丹紅  세인들 붉은 모란 사랑도 하여
栽培滿院中  집안 뜰 가득 심어 가꾸는구려

誰知荒草野  누가 알리요 거친 들녘 풀밭에 
亦有好花叢  또한 예쁜 꽃들 떨기져 있음을 

色透村塘月  모습은 마을 연못 달에 어리고 
香傳隴樹風  향은 언덕 나무 바람에 이는데

地偏公子少  땅은 외져 알아줄 공자가 적어  
嬌態屬田翁  고운 자태 촌옹에게 붙이누나

* 한국어 번역 출처: 한국어고전번역원 

이런 멋진 12세기 한시를 읽고 그냥 있을 수 없어 이틀 동안 꼬박 연마해서 국제어 에스페란토로 번역해봤다.

Dianto 
Verkis JEONG Seupmyeong 
Tradukis CHOE Taesok 

世愛牧丹紅  Arbopeonian ruĝon amas mondo 
栽培滿院中  kaj kultivas ilin en la tuta korto. 

誰知荒草野  Kiu scius, ke en kruda herbokampo 
亦有好花叢  ankaŭ estas la belega floramaso? 

色透村塘月  La aspekto enpenetras lunon en vilaĝbaseno; 
香傳隴樹風  la aromo al montarbo transdoniĝas de la vento. 

地偏公子少  Nobelidoj kelkas pro la esto en angulo fora; 
嬌態屬田翁  la ĉarmaĵo apartenas al kampulo olda.

* JEONG Seupmyeong (1095-1151): civila oficisto de la korea dinastio Gorjo.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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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020.08.02 15:03 [ ADDR : EDIT/ DEL : REPLY ]

에스페란토/한국문학2019. 12. 15. 21:52

틈틈이 시간이 나는 대로 한국시를 국제어 에스페란토로 번역하고 있다. 이번에는 윤동주의 "자화상"을 번역해봤다.


자화상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Memportreto

Verkis YUN Dongju
Tradukis CHOE Taesok

Mi nur sola ĉirkaŭiras montangulon por viziti la izolan puton ĉe rizkampo
kaj senmove enrigardas en ĝin.

En la puto brilas luno, fluas nubo,
sternas sin ĉielo, blovas blua vento, estas la aŭtuno.

Kaj jen estas unu viro.
Ial tiu viro iĝas malamata kaj do mi reiras.

Dum reiro mi ekpensas kaj li iĝas kompatata.
Post denova iro jen mi enrigardas; viro estas tiel sama.

Kaj denove tiu viro iĝas malamata kaj do mi reiras.
Dum reiro mi ekpensas kaj li iĝas sopirata.

En la puto brilas luno, fluas nubo,
sternas sin ĉielo, blovas blua vento, estas la aŭtuno,
estas viro kiel rememoro.

한국시 해설: https://abaca2.tistory.com/72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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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간이 나는 대로 국제어 에스페란토 사용자들에게 한국 현대시를 알리기 위해 시를 번역하고 있다. 이번에는 한용운의 시 <복종>이다.

복종

남들이 자유를 사랑한다지마는
나는 복종을 좋아하여요

자유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에게는 복종만 하고 싶어요

복종하고 싶은데 복종하는 것은
아름다운 자유보다도 달콤합니다
그것이 나의 행복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나더러
다른 사람을 복종하라면
그것만은 복종을 할 수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을 복종하려면
당신에게 복종할 수 없는 까닭입니다.

Obeo
                                                                                                        Aŭtoro: HAN Yong-un 
                                                                                                        Traduko: CHOE Taesok

Aliaj diras, ke liberon ili amas,
sed obeon mi ŝatas.

Mi ja ne senscias la liberon,
sed mi volas al vi nur obeon.

Obeo kun propra intenco
pli dolĉas ol bela libero. 
Tio estas mia feliĉsento.

Tamen, se alian homon
vi al mi obei ordonas,
nur tion obei mi ne povas.

Kialo estas ja tial, ke por obei lin
mi ne povas obei vin. 

HAN Yong-un (1879-1944): 
bonzo, poeto, novelisto, eldonisto, aktivulo por la korea sendependiĝa movado.
* 3,3,4조를 기조로 해서 번역했습니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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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제어 에스페란토 사용자들에게 한국 현대시를 알리기 위해 시번역을 하고 있다. 이번에는 한용운의 시 <나룻배와 행인>이다. 이 시를 번역하는 데 yousim.co.kr의 <만해 시에 대한 단상>을 참고했다. 특히 <나는 나룻배(2,3), 당신은 행인(3.2)>의 율격적 구조에 대한 지적은 번역에 큰 도움이 되었다. 

과연 에스페란토에서는 이러한 율격적 특징을 표현할 수 있을까? 힘들어 보였지만, 한번 도전해보기로 했다. 아래는 짧은 이 시를 놓고 하루 종일 고치고 또 고친 결과물이다. 영어와 에스페란토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비교해볼 수 있도록 먼저 영어 번역본(김재현 교수와 Ronald Hatch)을 소개한다.  

The Ferryboat and the Traveller

I am a ferryboat. A traveller, you tread on me
with muddy shoes. I take you aboard to cross the river.
With you held in my arms, I go across the currents,
deep, shallow, or rapid.
If you do not turn up, I wait from dawn to dusk,
despite the wind, rain or snow.
Yet once you're crossed the river, you do not look back to me.
But I believe you will return one day.
I am a ferryboat. You are a traveller.

나룻배와 행인
Boato kaj iranto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Estas mi boat’,
vi estas irant’.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옅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Vi forte kun kotaj ŝuoj min piedpremas.
Vin mi en brakoj premas kaj mi iras trans akvon.
Se mi en brakoj premas vin, transiras mi ĉu torenton, ĉu profundon, ĉu malprofundon.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립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 보지도 않고 가십니다 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 갑니다.

Se vi ankoraŭ do ne alvenas, mi jen en venta blovo, jen sub pluv’ aŭ neĝo de nokto ĝis tago sopire atendadas vin. 
Se vi nur akvon transiras, vi foriras eĉ sen returne rigardeti al mi. 
Sed tamen mi scias ja nur tion, ke vi alvenos iam ajn.
Mi, vin sopire ĝisatendante, fariĝas kaduka tagon post tago.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Estas mi boat’,
vi estas irant’

20년 전에 이 시를 처음 번역했을 때에는 이런 율격적 구조를 알지 못하고 그저 뜻을 어떻게 잘 전달할 것인지만 중요시여겼다. 20년 전 번역본을 보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1994년 번역본 2013년 번역본
Mi estas boato.
Vi estas pasanto.

Vi min per la kotaj piedoj surtretas.
Vin ĉirkaŭprenante trans akvon mi iras.
Se mi jam vin prenas ĉirkaŭe,
mi iras trans akvon profundan, rapidan
aŭ malprofundetan.

Se vi ne alvenas,
de nokto ĝis tago mi vin do atendas
eĉ en la ventblovo, neĝado kaj pluvo.
Post kiam trans akvon vi iras,
sen al mi rigardi vi tuje foriras.
Sed scias mi nur, ke vi venos en ia ajn tempo.
Vin mi atendante fariĝas kaduka en ĉiu momento.

Mi estas boato.
Vi estas pasanto.

Estas mi boat’,
vi estas irant’.

Vi forte kun kotaj ŝuoj min piedpremas.
Vin mi en brakoj premas kaj mi iras trans akvon.
Se mi en brakoj premas vin, transiras mi ĉu torenton, ĉu profundon, ĉu malprofundon.

Se vi ankoraŭ do ne alvenas, mi jen en venta blovo, jen sub pluv’ aŭ neĝo de nokto ĝis tago sopire atendadas vin.
Se vi nur akvon transiras, vi foriras eĉ sen returne rigardeti al mi.
Sed tamen mi scias ja nur tion, ke vi alvenos iam ajn.
Mi, vin sopire ĝisatendante, fariĝas kaduka tagon post tago.

Estas mi boat’,
vi estas irant’.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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