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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18 뱀이 다가와도 태연히 풍경화 그리던 소녀
사진모음2009. 11. 18. 07:37


그 동안 찍어놓은 사진을 정리하면서 눈길을 끄는 장면이 하나 있었다. 뱀이 다가와도 피하지 않고 태연하게 있는 애띤 소녀였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리투아니아 네링가의 중심 소도시인 니다(Nida)에서 있었던 일이다.

카메라를 들고 산책하는 데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자꾸 손짓하면서 불렀다. 무슨 볼거리가 있나해서 그들이 있는 담장 넘으로 가보았다. 바로 처음 보는 녹색 계통의 뱀 한 마리가 슬슬 기어가고 있었다.

무독성이든 유독성이든 뱀은 보기만 해도 웬지 무섭다. 그런데 사람들은 피하지 않고 구경하고 있었다. 어릴 때 시골에서 무슨 뱀이든 보면 무서워서 친구들과 함께 돌을 주워들고 방어자세를 취하던 기억이 떠올랐다.

계단을 타고 내려오던 뱀은 계단 밑에 앉아서  풍경화를 그리고 있는 애띤 소녀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화선지 가방 밑으로 들어가 뙤리를 뜰었다. 그런데 이 여학생은 조금도 두러움없이 태연하게 가방을 들어 뱀의 이동을 도와주었다.

리투아니아어로 이 뱀 이름은 "Žaltys"(잘티스)이다. 리투아니아 잘티스는 머리에 노란색 방점과 몸에 흑색 점무늬가 산재해 있다. 드물게 황갈색을 띤 것도 있다.

리투아니아를 비롯해 발트인들은 고대부터 독이 없는 뱀인 이 잘티스를 집을 지키는 수호자로 여기고 다산과 부의 상징으로 받아들인다. 이것을 안 후에야 풍경화 그리고 있던 소녀의 태연함을 이해할 수 있었다. 당시의 모습을 순간포착으로 사진에 담아보았다.

 ▲ 니다(Nida)는 모래언덕으로 유명해 유네스코의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 담장 계단으로 뱀 한 마리가 슬슬 기어내려온다.

 ▲ 풍경화를 그리고 있는 소녀의 화선지 가방 속으로 들어가버린다.

 ▲ 전혀 무서움 하나없이 화선지 가방을 들자 뱀이 이미 뙤리를 틀었다.

▲ 이어서 뙤리를 푼 뱀은 슬슬 기어 만(바닷물과 강물이 혼합된 곳)의 물로 들어가 유유히 사라졌다.

고대 발트인의 믿음대로 이 잘티스 구렁이 덕분에 가정이 평안하고 온 세상이 평화롭기를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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