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3. 5. 9. 06:55

요즈음 햇볕이 많아서 좋다. '1년이 요즘만 같아라'라는 바램이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다. 딸아이도 학교에 갔다 오면 대부분의 시간을 오후부터 저녁까지 햇볕이 드는 거실에서 생활한다. 


어느 순간 거실 쪽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났다. 무슨 일인가? 그 소리라면 욕실이나 부엌에서 나야지 왜 거실에서 날까......


가보니 물 소리는 선인장 가시에서 나는 소리였다. 딸아이는 숙제를 하다가 잠시 선인장 가시와 놀고 있었던 것이다. 위에서 손가락으로 가시를 훑어 내려올 때 나는 소리가 꼭 물이 흐르는 소리를 닮았다.


저러다가 가시에 손가락이라도 찔리면 피가 날 수 있고, 아플텐데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무섭게 쭈빗쭈빗 나온 가시를 이용해 졸졸좔좔 물 소리를 만들어 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았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2. 12. 12. 07:05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된 iBamboo 스피커가 있다. 큰 대나무를 잘라 가운데 아이폰이 들어갈 만큼의 구멍을 낸다. 이 구멍 속에 넣은 아이폰이 내는 소리와 공중에서 내는 소리가 현격히 차이난다.

간단하지만 참 멋진 아이디어다. 상품을 사는 것보다 주변에 쉽게 대나무를 구할 수 있다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바르샤바 친구 집에서 이 아이폰 대나무 스피커를 연상시키는 것을 체험했다. 친구 책상 위에 크로아티아에서 기념품으로 구입한 작은 악기가 있었다. 이 악기는 원형통을 돌리면 원형통에 박혀 있는 점들이 쇠빗살에 부딛히면서 소리를 낸다. 원형통의 점은 멜로디대로 박혀 있다. 이 원형통만 교체하면 다른 노래를 연주할 수 있다.


이 작은 악기를 공중에서 돌리니 그 소리가 너무 미약했다. 그런데 책상이나 가구 표면에서 돌리자 그 소리가 엄청 커졌다. 소리학에는 무식한 지라 참 신기했다.
 


아, 이래서 세상의 소리 도구들은 다 공중에 떠 있지 않고, 표면 위에 놓여있는 것이구나! 아주 어리석지만, 마치 대발견을 한 기분이 들었다. 이날 이 악기 실험을 통해 아이폰을 꼭 대나무 통 속에 놓을 것이 아니라 울림이 좋은 다른 나무 통에 넣어도 유사한 효과를 얻을 수 있겠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