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14. 4. 27. 09:12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하드리아노 6세 이래 455년 만의 비(非) 이탈리아 출신 교황이자 역사상 최초의 슬라브계 교황이다. 그는 27년 교황으로 재임해 역대 세 번째로 오래 재임한 교황이다. 폴란드 군대 장교인 아버지와 리투아니아 출신 초등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1920년 폴란드 바도비체에서 태어났다. 

교황 재임기간 동안 100여개국 이상을 방문했고, 동유럽의 민주화 운동을 지원했고, 세계 평화와 반전을 호소했다. 특히 종교간 문제에는 온건한 태도로 유지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2013년 9월 30일 교황청 추기경회의 결과에 따라 검증절차를 모두 통과해서 시성이 결정되었다. 오늘 4월 27일 그는 교황 요한 23세와 함께 합동 시성식을 통해 성인으로 선포된다. 

그는 특히 에스페란토인들에게도 사랑받았다. 국제어 에스페란토를 공개적으로 말한 첫 번째 교황이다. 1991년 폴란드 쳉스트호바에서 열린 제6차 세계 청년의 날이었다. 1994년부터 매년 부활절과 성탄절 인사 언어 중 하나로 에스페란토를 사용했다. 

그가 로마 가톨릭교 성인의 반열에 오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아래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는 폴란드 곳곳에 세워진 동상이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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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0. 6. 9.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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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만 18세 생일에 성인이 된다. 3월 30일 한국으로 치면 고등학교 2학생인 마르티나가 드디어 성인이 되었다(관련글: 딸의 생일잔치로 부모가 외박하다). 성인이 되자마자 마르티나가 성인으로서 제일 먼저 한 일은 무엇일까?

먼저 마르티나는 자신의 이름으로 은행계좌를 개설했다. 그 동안 엄마 은행계좌에 자신의 용돈을 저축했는데 이제는 스스로 금전관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곡간을 자꾸 비울 것이 아니라 차곡차곡 채워나가길 기대한다. 엄마는 딸이 이제 스스로 은행관리를 할 수 있는 성인이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도 한편 자신의 품을 떠나게 되는 것을 아시워했다.

여고 2학년생, 한국에서는 대학입시를 위해 한 눈 팔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야 할 때이다. 성인이 되자마자 마르티나는 난데 없이 운전면허증을 따겠다고 법석을 떨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따기를 권했지만 성인이 되었으니 스스로 결정한다고 답했다. 처음엔 달래보았지만, 학원등록까지 해놓고 금전적 지원을 청했다. 만 18세 학교 친구들 중에도 차를 몰고 다니는 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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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유학가면 그곳에는 따기가 더 힘들 것 같아 지금 리투아니아에서 따놓는 것이 좋다."고 마르티나는 주장했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아내와 함께 운전면허증 따기를 후원하기로 했다. 운전면허 필기시험엔 100점 만점으로 한 번에 합격했다. 그리고 까다롭기로 유명한 도로주행시험도 한 번에 합격했다. 덕분에 추가비용이 들지 않았다. 참고로 마르티나가 운전면허증 따기 위해 지출한 비용은 1500리타스(70만원)이었다. (사진: 마르티나의 은행계좌 연결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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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4일 마르티나는 여름방학을 시작했다. 남자친구가 있는 영국으로 7일 떠났다. 여름방학 동안 내내 영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목적이다. 부모로서는 집에 남아서 부족한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앞섰지만 영국에서 일하면서 영어실력을 향상시키는 것도 좋은 일이라 판단했다. (사진: 마르티나의 운전면허증; 즉석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얼굴을 가렸다.)

성인이 되자마자 독립적으로 결정하고 용기있게 자신의 길을 가고자 하는 마르티나를 보면서 부모세대인 우리는 그 나이에 너무 나약했던 것 같아서 부끄러워졌다.

* 최근글: 56개 언어 가능 기네스 기록자 대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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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0. 4. 1.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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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부터 리투아니아 거리는 학생들의 부활절 방학으로 한산하다. 3월 30일(화요일) 큰 딸 마르티나가 만 18세 성인이 되었다. 일가 친척들은 일요일에 모며 축하를 해주었다. 그래도 태어나서 성인을 맞는 생일이니 마르티나는 친구들을 불러 집에서 밤새도록 생일잔치를 하고자 했다.

"월요일 저녁 친구들을 초대해 잔치를 하려고 하니 부모님은 외박해주세요."
"이잉~~ 방도 많은 데 한 구석에 있으면 안 되나?"
"다른 친구 부모들도 다 외박을 하는데...... 설겆이와 집청소도 말끔히 해놓을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아내는 "만 16세 생일잔치 때 우리가 집을 비웠는데 별다른 일이 없었으니 이번에도 음식을 준비해놓고 외박하는 것이 좋겠다."라는 의견을 내었다. 옆에 있던 작은 딸 요가일래는 모처럼 다른 곳에서 잠을 잔다라는 말에 박수치며 환호를 했다.

그런데 어디에서 외박하지?

이런 일로 친척이나 친구들에게 신세를 지는 것이 부담스러워 아내에게 호텔에서 하룻밤을 자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아내는 호텔 하루 숙박비가 생일잔치 비용보다 더 비싸다고 손사래를 치며 반대했다. 리투아니아는 숙박료에도 부가가치세가 적용된다. 21%이다. 즉 일일 순수 숙박료가 10만이면 부가가치세 2만 1천원을 합쳐 고객이 내야 하는 비용은 12만 1천원이다.

그렇다면 누가 집에서 잘 것인지는 아내가 해결하라고 했다. 마침 출산으로 병원에 있는 머물고 있는 친척이 있었다. 월요일 아침에 방문해 태어난 아기도 볼겸 사정 이야기를 했다. 친척은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교외에 있는 자신의 단독주택 열쇠를 선듯 내주었다. 이렇게 아내의 절약정신 덕분에 호텔 방 하나가 아니라 호텔의 독채 아파트를 빌린 셈이었다.

월요일 오후 친척 방문을 마친 후 아내는 딸의 생일잔치를 위해 부지런히 음식을 준비했다. 닭고기를 오븐에서 요리를 하면서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이날만큼은 마르티나도 많이 도와주었다. 친구들이 오기 전에 집을 나서는 것보다 생일선물 전달식에는 참가하는 것이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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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을 생일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마르티나

저녁 6시경 15명의 친구들이 찾아왔다. 친구들은 돈을 모아 선물을 사는 데 보탰다. 우리 부부는 마르티나 남자친구와 은밀하게 생일선물에 대해 상의했다. 마르티나는 데스크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침대에서도 편하게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노트북을 오래 전부터 갖고 싶어했다. 한 차례 노트북 구입 때문에 우리와 갈등을 빚었다. 모아놓은 자기 용돈으로 구입하겠다는 것을 낭비라는 이름으로 우리 부부가 반대했다.


그래도 성인이 되는 해인데 괜찮은 선물을 해야 하고, 그렇다면 원했던 노트북을 사주기로 했다. 영국에서 유학중인 마르티나 남자친구는 우리 부부가 재정적으로 후원하고 친구들이 십시일반으로 약간의 돈을 모아 보태는 것을 제안했다.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대부분 비용을 우리 부부가 지불하고 영국에서 노트북을 사가지고 왔다.

이렇게 모인 친구들은 18-20세로 모두 16명이었다. 식탁에는 김치와 밥이 빠지지 않았다. 생일축하 노래와 선물 증정을 마치고 우리 부부와 작은 딸 요가일래는 집을 빠져나왔다. 마르티나는 초콜릿을 들고 이웃집을 방문해 이날 밤 소란에 대해 미리 양해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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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일잔치에 모인 마르티나 친구들. 한 친구가 젓가락질을 배우고 있다.

다음 날 낮에 집으로 돌아오니 마치 생일잔치가 없었는 듯 모두가 정리되어 있었다. 그릇이며 잔 등이 깨끗하게 씻어져 있었고, 쓰레기도 치워져 있었다. 빈 술병이 몇 개나 될까 궁금했는 데 흔적도 없었다. 믿고 집을 비워주기로 한 결정에 스스로 만족했다.

* 최근글: 유럽에선 이렇게 부활절 달걀을 꾸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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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모음2009. 11. 1. 06:28

11월 1일은 '모든 성인의 날'이고, 2일은 '모든 영혼의 날'이다. 흔히 이 날을 '모든 성인의 날' 혹은 '망자의 날'이라고 한다.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이 날을 국경일로 정하고, 임시 방학을 한다.

오스트리아, 벨기에, 프랑스, 헝가리,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국민들은 이날 일가 친척의 묘지를 찾아 꽃을 헌화한다. 폴란드, 체코, 스웨덴, 핀란드, 슬로바키아, 리투아니아, 크로아티아, 루마니아 등은 이날 묘소를 방문해 헌화와 함께 촛불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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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1일 많은 유럽인들은 조상의 묘소를 방문해 꽃을 바치고 촛불을 밝힌다.

리투아니아는 1일과 2일을 구별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벨리네스’라 부른다. ‘벨레’는 영혼, ‘벨리네스’는 ‘죽은 사람을 추모하는 날’을 뜻한다. 죽은 사람 영혼을 추모하는 이 풍습은 고대로부터 내려왔는데, 죽은 이들의 영혼이 특정 시점에 사후 세계를 떠나 가족을 방문하러 돌아온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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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11월 2일 묘소 참배하는 당시 리투아니아 발다스 아담쿠스 대통령

전통적으로 한 해의 수확을 마친 뒤부터 시작해 10월 한 달 내내, 그리고 11월 첫 주에 절정에 이른다. ‘벨리네스’ 풍습은 14세기 말 기독교가 전래된 뒤 기독교적 의미가 추가되긴 했지만, 지금까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을 기해 리투아니아인들은 고향을 찾아 가족과 함께 조상뿐만 아니라 친척, 친구 그리고 유명 인사 묘소를 방문한다. 방문한 묘소에 주로 생화를 바치고 촛불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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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상의 묘소를 방문해 말끔히 청소하고, 생화를 심고, 기도한다(초유스 가족은 30일 미리 다녀왔다).

이날에 앞서 미리 묘지 화단에 흩어진 낙엽을 줍고 시든 화초를 뽑고 새것을 심는다. 대개 꽃이 활짝 핀 국화를 심는데, 이 때문에 살아 있는 사람에겐 국화꽃을 선물하지 않는다. 죽은 사람 영혼이 어둠 속에 헤매지 않도록 촛불을 밝힌다. ‘성묘’에 나선 이들은 긴 시간 말없이 촛불을 응시하며, 죽은 이의 선행과 일생을 되돌아보며 기도를 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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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밝힌 촛불로 밤에 묘지는 불야성을 이룬다.

11월 1일 오늘은 유럽 여러 나라들의 공동묘지는 밤이 깊어갈수록 타오르는 촛불로 그야말로 불야성을 이룬다. 리투아니아 공동묘지의 이날 풍경을 담은 영상을 아래 소개한다.


한국의 추석 성묘를 연상시키는 11월 1일 유럽의 묘소 방문을 지켜보면서 조상의 영혼을 기리는 일은 동서양이 따로 없음을 확인하게 된다.

* 관련글: 꽃밭에 온 것 같은 공동묘지
               이끼로 쓴 148년 전 묘비명
* 최근글: 묘비석을 고목처럼 만든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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