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7.01.31 06:24

해외에 살다보니 설다운 설을 보내지 못해 아쉽다. 어른들을 찾아뵙고 세배를 드리고 또 자녀나 조카들로부터 세배를 받고...  

* 리투아니아 드루스키닌카이 한 호텔의 2017년 정유년 장식 

* 리투아니아 드루스키닌카이 거리 2017년 정유년 장식 

아침에 일어난 식구들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삿말을 서로 주고 받은 것이 우리 집 설날분위기의 정점이었다. 

이날 잠자기 전 딸아이가 인사를 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안녕히 주무십시오."
"그래. 그런데 아빠가 아침에 세뱃돈을 잊어버렸다. 세뱃돈 줄게."
"아니야. 세뱃돈 필요없어."
"왜?"
"아빠가 내 인생을 주었잖아. 그것이 최고야."


세상에 태어나게 해 준 것만해도 고마운데 용돈이나 세뱃돈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하니 가슴이 찡해지는 순간이었다. 평생 부모에 대한 그런 마음을 딸아이가 오래 오래 간직하면서 살아가길 바래본다. "바위섬" 부르는 딸아이 영상 하나도 첨부합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2.26 07:31

거의 매년 음력 설날이 되면 우리 집에 행사가 하나 있다. 음력 1월 1일은 한인회장님 댁에서 교민들이 모여 떡국을 먹는다. 그리고 설날이 있는 주의 주말에 유럽 리투아니아 현지인 에스페란토 친구들을 우리 집으로 초대한다. 보잘 것 없지만 한국 음식을 마련해 함께 식사하면서 동양의 설날을 축하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올해는 지난 금요일 초대했다. 가급적으로 동양에 어울리는 옷을 입고 온다. 대부분 현지인들은 이날 붉은 색 옷을 입었다. 어떤 이는 인도 여행에서 산 옷을 입었고, 어떤 이는 중국 여행에서 산 옷을 입었다.  


아래는 우리가 마련한 음식의 일부다. 김밥은 원래 내가 만들기로 했으나, 갑자기 감기 기운이 들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13살 딸아이 요가일래가 만들었다. 잡채는 리투아니아인 아내가 만들었다. 2월 초 우리 집에 온 한국 손님이 요리법을 일러주었다. 아내가 직접 잡채를 혼자 요리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다들 맛있게 먹는 것을 보니 성공한 듯했다. 김치는 아내와 내가 함께 담갔고, 닭고기는 아내가 요리했다. 세 식구가 이렇게 분업하여 설 손님 맞이 음식을 준비했다.     



지금까지는 거실 상에 음식을 전부 놓았는데, 올해는 부엌에 놓고 사람들이 각자 먹고 싶은 만큼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거실 상이 좀 빈약해 보였지만, 술이나 음료수, 잔 등을 위한 공간이 있어서 좋았다.



식사를 마친 후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상품이 걸린 문제 풀기가 시작되었다. 사전에 예고하지 않은 프로그램이었다. 긴긴 밤을 그냥 덕담과 잡담으로만 보내기에는 아까웠다. 모임이 좀 더 유익하도록 우리 식구들이 의견을 모아 한국에 대한 질문 10가지를 내고 맞추는 사람에게 한국적인 선물을 주기로 결정했다. 비록 여기가 리투아니아이지만, 한국인을 친구로 두고 있으니, 한국에 대해 최소한 몇 가지 정도는 순간적이라도 알게 하면 좋을 것 같았다.      



어떤 문제를 낼 것인가 참 고민스러웠다. 흥미를 끌어내야 하니 어려운 문제는 피하는 것이 좋고, 한편 꼭 맞히게 하는 것보다 지식을 갖게 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질문은 아내와 내가 의논해서 만들었고, 파워포인트 파일은 딸아이가 만들었다. 


열 가지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월력에 따르면 1달은 몇 일이고 1년은 몇 일인가?
   아무도 정확하게 맞추지 못했다. 비슷하게 맞춘 사람이 상품을 받았다. 
2. (오늘 우리 집에서 먹은) 김치는 무슨 재료로 만들어졌나?  
   가장 많은 재료를 말하는 사람이 상품을 받았다.
3. 세계에 널리 알려진 한국 기업 3개를 언급하고 각 기업은 무엇을 주로 생산하나?
   모두 삼성과 현대를 맞췄지만, LG는 첫 자가 L로 시작한다는 암시로 누가 맞췄다.
4. 한국은 언제 세워졌나?
   아무도 정확하게 몰랐다. 한 사람이 기원전 2000년이라 추측했다. 그가 상품을 받았다. 
   모두들 한국이 유구한 역사를 가진 것에 놀랐다.
5. 한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무술은?
   가장 많은 사람들이 손을 번쩍 들었다.
6. 언제 한국이 공식적으로 둘로 분단되었나?
   한 사람만이 손을 번쩍 들었다. 그리고 정확히 답을 맞혔다.
7. 한국에서 가장 큰 섬이고, 유네스코 자연유산을 가진 섬은?
   정답을 맞혔다.
8. 한국어 철자 이름은?
   아쉽게도 아무도 맞추지 못했다.
9. 언제 한국에서 세계에스페란토대회가 열렸고, 또 언제 한국이 또 이 대회를 유치하고자 하나?
   열린 대회 년도는 몰랐지만, 유치하고자 하는 대회는 알아맞혔다. 
10.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승인한 유럽 최초 국가는?
   서유럽 여러 나라들이 제일 먼저 언급되었고, 나중에 범위를 좁혀 동유럽, 발트 3국 중에 있다고 하자        그때서야 답이 나왔다. 답은 리투아니아. [관련글: http://blog.chojus.com/4173]
   한국과 리투아니아 사이에 이런 관계가 있었다는 사실에 모두 기뻐했다.  

에스페란토로 번역된 아리랑을 함께 부르면서 한국 관련 질문과 답맞히기는 끝이 났다. 모임을 파하고 집으로 돌아갈 때 친구들은 "오늘 한국 음식도 맛있었고, 한국에 대해 공부도 잘 했다"면서 좋아했다. 우리 집 세 식구가 협력해 준비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4.01.01 09:15

극동 아시아에 위치한 한국의 새해맞이는 일반적으로 동해에서 붉게 떠오르는 해맞이로 새해의 의미를 다진다. 그래서 일출 명소에는 다양한 새해 해맞이 행사가 열린다. 하지만 유럽 사람들은 새해의 해맞이에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는다.


유럽 사람들은 바로 막 떠오르는 해 대신에 00시 00분 00초를 기다린다. 사람들은 샴페인병과 폭죽을 들고 인근 공원에 모인다.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도심 곳곳에는 폭죽이 뿜어내는 빛과 소리로 요란스럽다.절정은 리투아니아 시각으로 밤 12시이다. 

우리집에 모인 친척과 가족도 바로 집 앞에 있는 공원으로 나갔다. 거대한 소리에 귀가 멍멍할 정도였다. 조금 잠잠해지자 사람들은 가지고 온 샴페인을 나눠마시면서 2014년을 위해 덕담을 주고 받는다. 2014년 새해맞이 폭죽놀이를 영상에 담아보았다.



지난 해에도 <초유스의 동유럽>을 애독하고 격려한 모든 사람에게 감사드리고, 새해에도 건강하고, 행복 가득하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02.11 06:22

외국에서 보내는 설은 한국에서 보내는 설과는 견줄 수가 없다. 설날에 한인들이 모이기로 했다. 이번에는 각자 집에서 음식을 마련해오기로 했다. 이렇게 모인 음식은 그야말로 푸짐했다.


"네가 사는 곳에도 떡국 먹을 수 있나?"라고 설날을 즈음하여 흔히 질문을 받는다.
"먹을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 올해도 넉넉하게 잘 먹었지." 

올해도 어김없이 설날에 과식을 하고 말았다. 모두가 새해에 많이 복 짓고 많이 복 받기를 기원한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1.02.03 15:42

아침 7시마다 어김없이 자명종 소리가 울린다.

"친구야, 일어나야지!"라고 쿨쿨 자고 있는 딸아이를 깨운다.
"응~~, 알았어"라고 기분 좋은 목소리가 답한다.

"까치 까치 설날에"라고 부르는데 이어지는 가사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아빠, 까치가 뭐야?"
"새지."
"어떤 새?"
"까마귀처럼 생겼는데 배가 하얀색이야."

"아빠, 노래 다 불러봐!"
"가사가 생각이 안 난다. 네가 학교 갔다오면 유튜브에 찾아보자."

음력으로 설날인 오늘따라 기분 씩씩한 딸아이를 학교까지 데려다 주고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우체함에서 신문을 꺼내왔다.
첫면을 먼저 보고 뒷면을 보았다. 뒷면에는 오늘 날씨 기사가 있다.

북동유럽 리투아니아 전역의 현재 낮 온도가 1도(빌뉴스만 -1)이고, 밤 온도 1도이다.
이렇게 낮과 밤의 온도가 같은 날은 정말 보기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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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면출처 / source :
http://www.lrytas.lt/orai/

위 그래픽에서 보듯이 숫자 1 두 개가 나란히 써여져 있다.
마치 날씨도 음력 1월 1일 설날을 알아보는 것 같아서 신기하다.
기분 좋은 새해 첫 출발로 여겨진다.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하고 건강한 한 해를 기원한다.

* 최근글: 메이크업으로 안젤리나 졸리로 변신하기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0.02.1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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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살다보면 설 명절 무렵 한국에서 사는 친척이나 지인들로부터 "거기서도 떡국을 먹을 수 있니?"라는 물음을 흔히 받는다. 한국을 떠나서 사니 명절을 잘 보내는 지 무척 걱정스러울 것이다. 특히 자녀를 외국에 보낸 부모들은 여간 안타까울 것 같다.

그렇다면 해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설 명절을 어떻게 보낼까? 리투아니아 경우에는 설을 맞이한 날에 늘 한인회장님 댁에 모인다. 교민뿐만 아니라 유학생, 교환학생들도 함께 모인다. 올해 설인 어제(14일)도 한 40여명이 모였다.

떡국을 비롯한 다양한 음식을 푸짐하게 먹고, 윷놀이까지 즐겁게 했다. 오후 2시에 시작한 모임이 밤 10시가 넘어서야 끝날 정도로 즐겁고 재미난 설날을 보냈다. 교민팀과 학생팀으로 나눈 윷놀이는 그야말로 잡고 잡히는 박진감 넘치는 명승부였다. 이날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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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한국 교민 여성분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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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한국 유학생 및 교환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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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한국 교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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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설날을 보내니 비록 태어난 고향과 가까운 조상이 다르지만 한국인이라는 이름으로 모두가 형제자매가 된 기분이었다. 교민과 학생 모두에게 행복하고 건강한 새해 보내기를 기원해본다.

* 최근글: "선생님, 마늘 먹었죠?"에 당황한 아내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0.02.10 06:01

매주 월요일 저녁에 참가하는 모임이 있다. 빌뉴스에 거주하는 에스페란티스토(에스페란토 사용자)들의 모임이다. 30-40대가 주축을 이루는 모임이다. 이 모임은 해마다 음력 설날에 동양음식을 먹으면서 다시 한 번 서로에게 덕담을 나눈다.

올해 설날은 일요일 14일, 모임이 열리는 날은 15일이고, 16일은 리투아니아 국경일이다. 연휴로 인해 15일 모임을 일주일 앞당겨서 설날을 축하하기로 했다. 지난 해에는 우리집에서 한국음식을 먹으면서 모임을 가졌는데, 올해는 중국식당에서 모였다. 눈에 띄는 것은 모두가 젓가락질을 아주 잘 했다.

이날 주된 화제는 친척이나 자녀 수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였다. 할머니 세대는 형제가 10여 명이다가 어머니 세대는 네 다섯 명으로 줄었고, 자기 세대는 두 서너명이다. 그리고 이날 참석한 여성 중 두 명을 빼고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고, 자녀도 없다.

"야. 너희들 빨리 결혼해 애들 많이 나!" , "내 친구 소개해줄까?", "올해는 꼭 결혼하길 바래." 등등 누군가 이런 덕담을 해줄 법한테 아무도 하지 않았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개인사에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음을 쉽게 알 수가 있다. 만나는 상대방에게 나이가 몇 살이며, 무슨 학교를 졸업했으며, 고향이 어디이며, 어느 거리에 살고 있는 지에 대해 먼저 묻기가 주저된다.

이날 모임에 논의된 것은 영상을 제작해보자는 것이었다. 한 회원이 배우가 되고 싶었는데 한번 에스페란토 창작 영상을 만들어보는 것이 어떨까 제안했다. 또 한 사람은 리투아니아 노래를 에스페란토로 번역해 비디오 클립을 만들어보자가 제안했다. 그리고 보니 참가자들 중 합창단 노래경험이 있는 사람이 다섯 명이나 되었다.  이들의 영상이나 비디오 클립을 이 블로그에 소개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위 사진의 왼쪽 중국옷을 입고 있는 사람이 모임의 회장이다. 이 친구는 2004년 중국에서 열린 세계에스페란토대회에 참가했을 때 구입한 이 옷을 매년 설행사 때마다 입고 온다. 이 친구의 중국옷을 보니 내년 설날모임에는 개량한복이지만 한번 입고 가봐야겠다.

* 관련글: 외국에서 한인들의 정겨운 새해맞이 | 유럽인들은 이렇게 새해를 맞이한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