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4. 8. 29. 07:35

일전에 오랜만에 리투아니아 현지인 친구 집을 방문했다. 그는 단독주택 2층에 살고 있다. 부인과 딸 셋이 함께 살고 있다. 현관문을 열고 계단을 향해 보니 계단마다 다양한 신발들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특히 여자 식구가 많으니 신발장이 부족해 놓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어떤 신발이 있는지 한눈에 볼 수 있어 좋다. 출근길 어느 신발을 신을 지 큰 고민을 할 필요도 없겠다.


우리 집 신발장은 그 속을 훤하게 들여다볼 수 없다. 그래서 자주 신지 않는 신발 외는 어떤 신발이 신발장에 있는 지 쉽게 알 수가 없다.  더우기 매일 출근하는 직업이 아니라서 신발장 이용횟수가 적다.



계단을 신발장으로 잘 활용하고 있는 친구에게 박수를 보낸다. 잘 정돈된 신발장 계단을 보면서 한자숙어 조고각하(照顧脚下)가 떠올랐다. 신발을 신고 벗을 때 제대로 했는 지 자기 발 밑을 유심히 살펴봐라는 뜻으로 자기 성찰의 의미가 담겨져 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12. 16. 07:56

유럽 리투아니아에는 대체로 며느리와 시어머니간 갈등보다는 사위와 장모간 갈등이 더 부각된다. 한 예로 집안의 골방이나 다락방, 물건창고를 농담으로 '장모방'이라 부른다. 장모가 딸을 보기 위해 찾아왔을 때 장모가 이곳에서 머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라 한다. 장모의 지나친 간섭에 사위들의 반란인 셈이다. 또한 장모에게 선물할 가장 좋은 음식으로 광대버섯을 꼽는다. 이는 농담이다. 왜냐하면 광대버섯은 독성이 아주 강해 사망까지 이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전에 장모님께서 우리 집을 방문하셨다. 아내는 직장에 가고 없었다. 장모님께서 가위를 들고 부엌에서 오셨다. 나중에 알고보니 가위가 무뎌서 종이가 잘 잘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위, 이 가위가 정말 무디네. 무딘 가위를 쉽게 날카롭게 하는 법 알려줄까?"
"어떻게요?"
"집에 금강석이 없을 경우에 쉽게 날카롭게 하는 법을 알려줄테니까 잘 봐."


이렇게 말한 후 장모님께서 함께 가져온 철사로 된 물건을 가위로 여러 차례 자르듯이 했다. 

"효과가 있을까요?" 
"나중에 한번 봐."


영상에서 보듯이 장모님께서 손질한 가위는 종이를 가볍게 싹둑싹둑 잘랐다. 

"정말 효과가 있네요. 기억했다가 다음에 그렇게 하겠습니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