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래 | Korea Kantaro2022. 10. 11. 05:02

Koreaj Kantoj en Esperanto | Korea Kantaro en Esperanto | Korea Populara Kanto
한국인들이 애창하는 노래를 틈틈이 국제어 에스페란토로 번역하고 있다.
그동안 번역한 노래를 수록한 책이 2022년에 발간되기도 했다. 

작사 김종환 | 작곡 김종환 | 노래 김종환 | 번역 최대석

 

사랑을 위하여 
Por amo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너를 바라 볼 수 있다면
물안개 피는 강가에 서서
작은 미소로 너를 부르리
하루를 살아도 행복할수 있다면
나는 그길을 택하고 싶다
세상이 우리를 힘들게 하여도
우리둘은 변하지 않아
너를 사랑하기에 저 하늘 끝에
마지막 남은 진실 하나로
오래두어도 진정 변하지 않는
사랑으로 남게 해주오
Se mi povos jam alrigardi vin
vekiĝinte en la frumaten',
stare ĉe la bord' kun rivera brum'
vin alvokos mi kun rideta mien'.
Se feliĉi povas mi eĉ nur tagon de la viv',
tiun vojon elekti volas mi.
Kvankam tiu ĉi mond' suferigas forte nin,
ja neniam ŝanĝiĝas kune ni.
Vin fidele amas mi kun nura sincer'
resta laste ja en ĉiela fin';
min kun tia am' neŝanĝiĝa por etern'
vi restigu do en via sin'.

내가 아플 때보다 네가 아파할 때가
내 가슴을 철들게 했고
너의 사랑 앞에 나는 옷을 벗었다
거짓의 옷을 벗어버렸다
너를 사랑하기에 저 하늘 끝에
마지막 남은 진실 하나로
오래 두어도 진정 변하지 않는
사랑으로 남게 해주오
너를 사랑하기에 저 하늘 끝에
마지막 남은 진실 하나로
오래 두어도 진정 변하지 않는
사랑으로 남게 해주오
사랑으로 남게 해주오
La dolora via hor', pli ol tia mia hor'
maturigis en koro vere min.
Antaŭ amo de vi jam demetis veston mi,
veston de la malver' demetis mi.
Vin fidele amas mi kun nura sincer'
resta laste ja en ĉiela fin';
min kun tia am' neŝanĝiĝa por etern'
vi restigu do en via sin'.
Vin fidele amas mi kun nura sincer'
resta laste ja en ĉiela fin';
min kun tia am' neŝanĝiĝa por etern'
vi restigu do en via sin',
vi restigu do en via sin'.

 

에스페란토 "사랑을 위하여"의 악보와 가사는 아래 첨부물을 내려받으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안개는 nebulo이다.
박무(mist): 엷은 안개; brumo: malklariĝo de la atmosfero pro akva vaporo, kun vidodistanco de pli ol 1 km. 박무도 일종의 안개로 연무에 비해 비교적 습도가 높다. 
연무(haze): 공기 중의 먼지나 연기 등으로 시정이 흐려진 것을 말한다; fumnebulo 

2000년 05월 18일 초벌번역
2020년 08월 29일 윤문 및 악보 작업
2021년 04월 16일 최종윤문 작업

Posted by 초유스

틈틈이 한국시를 국제어 에스페란토로 번역하고 있다. 이번에는 용혜원 시인의 <사랑하라>다.

 

사랑하라

                  용혜원

사랑하라 
모든 것을 다 던져버려도
아무런 아낌없이 빠져들어라.

사랑하라
인생에 있어서 
이 얼마나 값진 순간이냐.

사랑하라
투명한 햇살이 그대를 속속들이 비출 때
거짓과 오만
교만과 허세를 훌훌 털어버리고
진실 그대로 사랑하라

사랑하라
뜨거운 입맞춤으로 
불타오르는 정열이 흘러내려 
사랑이 마르지 않도록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사랑하라
사랑하라

 

 

Vi ja amu

              Verkis YONG Hyewon
             Tradukis CHOE Taesok

Vi ja amu.
Kvankam vi forĵetos ĉion, 
absorbiĝu sen bedaŭro ajna. 

Vi ja amu.
Kia kara momentero 
en la vivo!

Vi ja amu.
Kiam travidebla sunradio vin ĝisfunde lumas, 
falson, aroganton,
blufon kaj fieron forskuu
kaj la veron vi ja amu tiel, kiel estas.

Vi ja amu.
Por ke fluu ardo brula 

de la varma kiso
kaj ne elsekiĝu amo,
ĝis la fino de la vivo
vi ja amu,
vi ja amu.

 

아래 사진은 라트비아 룬달레 궁전의 장미 정원에서 직접 찍은 사진이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9. 1. 5. 07:26

쌀밥을 지을 때 혹시나 해서 쌀 한 줌을 창문 밖 창틀에 뿌려 놓았다. 창틀 넘어 단풍나무과의 고로쇠나무에 까마귀, 비둘기 등 새들이 자주 날아와 쉬고 있다. 

여러 날을 지켜 봐도 쌀알이 축나지가 않았다. 괜히 뿌렸나하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 날씨가 춥지 않고 또한 눈이 내리지마자 녹는 날이 이어져서 새들이 먹이를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인 듯했다. 

그런데 어제는 거의 하루 종일 눈이 내렸고 밤부터 갑자기 날씨가 영하 8도로 떨어졌다. 낮온도도 영하 6도였다.


아침에 일어나 부엌으로 가니 창틀 양철판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가까이 가서 보니 비둘기 한 마리가 쌀을 쪼아 먹고 있었다. 



평소엔 인기척만 들어도 훨 날아가 버리는 비둘기인데 고개만 두리번거리다가 먹기를 계속했다. 배가 고팠을까... 



쌀을 먹는 비둘기 부리 윗부분을 살펴보니 부풀어 오른 하얀색 피부조직이 돋보였다. 그 모양이 딱 사랑을 상징하는 하트(심장)이다. 그동안 수많은 비둘기를 보았지만 이 하트를 오늘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쌀을 쪼아 먹는 비둘기의 이 하트를 바라보면서 "그래 사랑이 따로 있나? 이 추운 겨울에 너와 쌀 한 줌이라도 나눠 먹는 마음이겠지"라고 혼자 중얼거렸다. 
Posted by 초유스
재미감탄 세계화제2015. 11. 9. 07:51

미래의 자기 남편이나 아내를 찾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다. 종종 그 기발하고 재미난 착상들이 세인의 관심을 끈다. 최근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된 남편 찾기법를 소개한다.


"안녕하세요, 

제 남편 될 총명한 남자를 찾고 있어요.

여기 제 전화번호입니다."

+48

수학문제


* 사진출처 source link 


위 수학문제를 풀어야 이 여성의 전화번호를 알 수 있게 해놓았다. 

보기만 해도 난해하니 그냥 포기... ㅎㅎㅎ 

과연 누가 이 문제를 풀 수 있을까...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 2. 14. 08:38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다. 어제 리투아니아 빌뉴스의 한 대형상점을 들러니 그 어느 날보다 초콜릿과 꽃이 풍성하게 마련되어 있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밸런타인데이보다 '여성의 날'에 이런 선물을 더 많이 구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은 여성이 남성에게 선물을 주는 날이라기보다는 남녀 여인들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선물을 주고 받는다. 꼭 여인이 아니더라도 가족 구성원끼리도 선물을 주고 받는다. 

며칠 전 한 지인니 카카오톡으로 인터넷에 뜨다니는 이야기를 확인하고 싶다고 했다.


밸런타인데이와 안중근 의사와 무슨 관련이 있어 이런 내용이 전해질까 궁금해졌다.

먼저 이날 초콜릿을 전하는 풍습은 19세기 영국에서 시작되었고, 1936년 일본 코베의 한 제과회사가 밸런타인 초콜릿 광고를 시작함으로써 "밸런타인테이 = 초콜릿 선물일"이라는 이미지가 일본에 정착되었다고 한다.    



한편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안중근 의사는 뤼순 감옥에 갇혀 사형선고를 받는다. 

바로 사형선고를 받은 날이 1910년 2월 14일이다. 그리고 같은 해 3월 26일 사형이 집행되었다. 


그로부터 26년이 지난 후 일본의 제과회사가 초콜릿 광고를 시작했다. 과연 그 회사가 안중근 의사의 사형선고일을 인식하고 이를 숨기기 위해 초콜릿 장사를 대대적으로 꾀했는 지는 의문이 든다. 


하지만 적어도 오늘 밸런타인데이의 사랑 확인과 더불어 안중근 의사를 추모하는 것도 좋겠다. 아래는 안중근 의사가 이토를 죽인 이유 15가지다.   

    

내가 이토를 죽인 이유 15가지  
1. 한국의 명성황후를 시해한 죄 
2. 고종황제를 폐위시킨 죄 3. 5조약과 7조약을 강제로 맺은 죄 
4. 무고한 한국인들을 학살한 죄 
5. 정권을 강제로 빼앗은 죄 
6. 철도, 광산, 산림, 천택을 강제로 빼앗은 죄 
7. 제일은행권 지폐를 강제로 사용한 죄 8. 군대를 해산시킨 죄 
9. 교육을 방해한 죄 
10.한국인들의 외국 유학을 금지시킨 죄 
11.교과서를 압수하여 불태워 버린 죄 
12.한국인이 일본인의 보호를 받고자 한다고 세계에 거짓말을 퍼뜨린 죄 
13.현재 한국과 일본 사이에 경쟁이 쉬지 않고 살육이 끊이지 않는데 태평 무사한 것처럼 위로 천황을 속인 죄 
14.동양 평화를 깨뜨린 죄 
15.일본 천황의 아버지 태황제를 죽인 죄  

내가 이토를 죽인 이유는 이토가 있으면 동양의 평화를 어지럽게 하고 한일간이 멀어지기 때문에 한국의 의병 중장의 자격으로 죄인을 처단한 것이다. 그리고 나는 한일 양국이 더 친밀해지고, 또 평화롭게 다스려지면 나아가서 오대주에도 모범이 돼 줄 것을 희망하고 있었다. 결코 나는 오해하고 죽인 것은 아니다.

그가 저격후 러시아어로 외친 말이 "코레야 우라! (Корея! Ура!, 대한민국 만세)"이다. 참고로 안중근 의사의 조카 안우생은 우리 집의 공용어 에스페란토의 열렬한 사용자였다[관련글: '에스페란토’로 항일을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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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3. 11. 26. 06:11

어제 학교에서 돌아온 딸아이가 아파트 입구에서 코드를 누르는 소리가 들렀다. 보통 이 소리에에 우리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딸아이가 올라올 때까지 기다린다. 발걸음이 빠르면 딸아이가 기분이 좋고, 발걸음이 느리면 '학교에서 속상한 일이 있었나'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기다린다.

그런데 어제는 평소보다 훨씬 더 늦었다. 계단으로 올라오면서 친구에게 문자 쪽지를 보냈다고 했다. 딸아이가 학교에 있는 오전에 벌써 인터넷으로 영어 시험성적 결과를 알게 되었다.

"축하해. 영어는 만점(10점)을 받았더라."
"고마워. 그런데 지리는 9점을 받았어. 괜찮아. 9점도 좋아."
"그래. 아빠는 학교 다닐 때 지리를 잘했어. 너도 잘할 거야. 조그만 더 힘내. 아빠가 뭐 해줄까? 라면?"
"라면? 정말로?"

라면은 딸아이가 좋아하는 한국 음식 중 하나이다. 라면이 건강에 별로 좋지 않다고 해서 자주 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딸아이는 좋아하면서도 정말 아빠가 해줄까라고 물음표를 달았다.

보통 라면 한 봉지를 끓이면 물을 조금 넉넉하게 해서 딸에게 듬뿍 주고 찌꺼기는 내가 밥을 말아서 먹곤한다. 그런데 학교에서 돌아온 딸아이가 배고플 것 같아서 끓인 라면 전부 다 그릇에 담았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딸아이가 말했다.

"아빠도 먹어야지."
"아니야. 난 됐어."
"아빠도 먹고 싶잖아."
"아니야. 오늘은 네가 다 먹어."
"아니야, 내가 이렇게 들어줄게."
"아니야, 됐어. 네가 다 먹을 수 있잖아."
"아니야, 아빠도 먹어야지."
"아니야, 네가 다 먹어."

이렇게 몇 차례 서로 우기다가 결국은 딸아이가 졌다.


"사실은 내가 다 먹을 수 있는데 아빠도 먹고 싶으니까 내가 주고 싶었어."
"그래. 항상 내가 조금 덜 먹어라도 남을 배려하는 예쁜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해."
"아빠가 늘 마음이 예뻐야 된다고 말했잖아."
"그렇지. 나중에는 내 마음이 예쁘다는 것마저도 잊어야 돼."

라면 한 그릇을 다 먹은 딸아이 왈: "아빠, 나 다 먹었어. 정말 맛있었어. 고마워~~~"


Posted by 초유스

발트 3국을 여행하는 한국 사람들이 라트비아에서 대표적으로 방문하는 곳은 수도 리가(Riga를 중심으로 서쪽으로 유르말라(Jurmala), 남쪽으로 룬달레(Rundale) 궁전, 동쪽으로 투라이다(Turaida) 성이다. 

* 투라이다 상 입구(상)와 방어탑에서 내려본 전경(하)

리가에서 약 50km 떨어져 있는 투라이다 성은 가우야(Gauja) 강변의 높은 언덕에 자리잡고 있다. 가톨릭 리가 대주교 알베르트(Albert)가 1214년 세우기 시작했고, 리가 주교의 거주지 중 하나였다. 1776년 화재로 폐허가 되었고, 1970년대부터 유적 발굴과 복원 사업이 전개되었다. 지금은 일부가 복원되어 박물관으로사용되고 있다. 특히 높은 방어탑에서 내려다 보는 주변 경관이 일품이다. 


* 투라이다 성 안 뜰에서 본 모습

투라이다 성은 "투라이다의 장미" 이야기로 유명하다. 폴란드와 스웨덴 전쟁 중 1601년 봄 전투장에서 유일한 생존자인 여자아이 한 명 발견된다. 성 관리인은 마이야(5월이라는 뜻)라고 이름 짓고 친딸처럼 잘 키운다. 

마이야는 "투라이다의 장미"로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아가씨로 자라 강 건너 시굴다(Sigula) 성의 정원tk 빅토르 헤일(Viktor Heil)과 약혼한다. 한편 당시 성에 근무하던 폴란드 군인 아담 야쿠보브스키도 청혼했지만, 마이야는 이를 단번에 거절한다. 아담은 빅토르가 편지를 쓴 것처럼 속여서 마이야를 인근에 있는 구트마나(Gutmana) 동굴로 유인한다.

마이야는 약혼자에게 지조를 지키기 위해 죽음을 선택하기로 결심한다. 아담에게 자신의 붉은 스카프는 마법을 지니고 있어서 심지어 검으로부터도 자신을 보호해줄 수 있다고 하면서 한번 해보라고 한다. 이에 아담은 그의 목을 향해 검을 내리친다. 이때가 1620년, 마이야가 19살이다.  

* '투라이다의 장미'(마이야)의 무덤

약혼녀의 죽음을 전해 들은 빅토르는 동굴로 달려온다. 서두러다가 잃어버린 그의 도끼가 동굴 속에서 발견된다. 졸지에 누명을 쓰고 체포되어 재판을 받는다. 하지만 아담의 동료 군인이 진실을 법정에서 밝히자 빅토르는 풀러난다. 마이야는 투라이드 성 안에 묻혔고, 빅토르는 그 무덤 곁에 보리수 나무 한 그루를 심는다. 이 나무는 두 사람의 슬픈 사랑을 표현이라도 하듯이 기이한 모습을 하고 지금도 자라고 있다. 

* 마이야가 죽은 장소로 알려진 구트마나 동굴

마이야가 지조를 위해 목숨을 버린 구트마나 동굴은 발트 3국에서 가장 큰 동굴이다. 길이 19m, 너비 12m, 높이 10m이다. 사암층에서 솟아나는 샘물은 치료와 회준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 내려온다. 지난해 여름 이 동굴에서 나와 도로변 주차장으로 돌아오다가 신기한 나무의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이 나무 밑은 연리목이요, 위는 연리지이다. 


남녀간의 애틋한 사랑은 흔히 연리목(連理木)이나 연리지(連理枝)로 비유된다. 밑에서 연리목이 된 두 나무는 또 다시 위에서 연리지를 형성한다. 훨씬 후세대에 자라기 시작한 나무이지만, 마치 마이야와 빅토르의 애틋한 사랑의 극치를 알려주는 것 같아서 마음이 뭉클해졌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3. 2. 14. 08:02

2월 14일
오늘은 발렌타인데이이다. 유럽에 있지만 리투아니아는 그렇게 요란하지 않다. 이날 흔히들 예쁘게 포장된 초콜릿 선물과 연인의 사랑 고백이 떠올린다. 리투아니아 발렌타인데이 풍경은 이런 일반적인 모습과는 좀 다르다. 

지금껏 지켜본 리투아니아의 발렌타인데이 풍경은 한 마디로 소박하다. 연인 축제로 여기는 역사가 일천해서 일까, 아니면 부산하게 굴지 않는 성격 때문일까?

이날 주변 사람들이 선물로 가장 많이 사는 것은 사랑을 상징하는 하트 모양 과자이다. 어린이들이 가장 많이 사는 것은 하트 모양 스티커다. 이들은 이날 친구 얼굴이나 겉옷에 스티커를 서로 붙여준다. 이 붉은 하트 스티커를 다닥다닥 얼굴에 붙이고 무리 지어 다니는 청소년들을 거리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이쯤 되고 보니 이날은 하트 스티커를 붙이는 날이 되어버린 것 같다.

올해는 딸아이에게 하트 스티커를 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 1주일간 방학으로 학교에 가지 않기 때문에 가게에 갈 좋은 기회가 없다. 더욱이 요즘 아파서 침대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거의 8년만에 최근 데스크탑 컴퓨터를 교체했다. 옛 컴퓨터 내 문서에 딸아이의 사진이 시선을 끌었다. 바로 하트 스티커보다 더 멋진 하트를 해보이는 장면이다. 


올해 발렌타인데이의 선물은 이 사진으로 대체해야 할 듯하다. 눈은 마음의 등불이라고 한다. 눈이 뿜어내는 손 하트에 그 사랑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진다.

"아빠 딸, 빨리 건강을 되찾기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1. 7. 4. 07:58

내 남편이 바람을 피울까를 미리 알고 싶으면 시아버지를 살펴봐라. (오른쪽 사진: 체코 프라하 카를로바대학교)

왜 일까?

정절은 특히 남자의 정절(貞節)은 유전적 요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기 때문이다. 축구만이 아니라 바람기로도 맨유의 전설이 된 라이언 긱스의 아버지도 바람을 피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아버지가 바람피우는 장면을 목격한 후부터 성격이 비뚤어졌다고 한다.

최근 체코 프라하에 있는 카를로바대학교의 한 연구팀이 흥미로운 결과를 발표했다. 얀 하블리쩨크(Jan Havlicek) 교수가 이끈 이 연구에 의하면 아버지가 바람피웠다면 아들도 바람피울 경향이 더 강하다.  

이들은 86쌍의 남녀를 대상으로 부부관계, 정직의 수준, 섹스에 대한 태도, 가족사, 정절에 대해 질문 조사를 했다. 아버지가 바람을 피웠을 경우 아들도 바람을 피우는 경향이 강하게 드러났다.

왜냐하면 남자는 여자에 비해 성장과정에 있어서 주위의 영향을 훨씬 강하게 받았고, 선악을 따르는데 아버지가 분명한 본보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자는 어머니의 바람피우기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 어린 아들 둔 아버지들 더욱 조신해야
 

체코에서 나온 이 연구 결과가 모든 나라에 그대로 합당할 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그 아버지에 그 아들", "아버지가 바람피우면 자식도 피운다"라는 속설이 근거가 없는 말이 아님을 입증해주고 있다.

또한 세상의 아버지들에게 다시 한번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특히 어린 아들을 둔 아버지는 훗날 며느리의 걱정을 덜어주려면 더욱 조신해야겠다. 이 소식을 함께 읽은 아내가 "시아버지는 어땠어?"라고 묻는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1. 2. 14. 17:32

초등학교 3학년생 딸아이는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과제를 하나 받았다. 바로 벨렌타인데이를 맞아 편지를 넣을 함을 만드는 것이었다.

"누가 우리 반 전체를 위해 발렌타인데이 편지함을 만들어올 수 있나요? 손들어보세요."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그래서 딸아이는 누군가가 해야 하기에 손을 들었다.

집으로 돌아온 딸아이는 열심히 신발 상자에 하트 모양 등을 그리면서 장식했다. 신발 상자를 버리지 않고 놓아둔 것이 다행이었다.

지난 금요일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같은 반에서 마음에 드는 남자 한 명, 그리고 여자 한 명에게 사랑 편지를 쓰도록 했다. 딸아이도 평소 좋아하는 아이에게 편지를 써서 그 상자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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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콜릿 대신 하트가 넘치는 리투아니아 발렌타인데이

딸아이는 오늘 발렌타인데이를 몹시 가슴설레이게 기다렸다. 바로 이 편지함에 있는 편지를 받는 날이기 때문이다. 누구 누구에게 편지를 썼을까 몹시 궁금해했다.

발렌타인데이인 월요일 아침 어김 없이 자명종 시계는 7시에 울렸다. 아빠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부엌 창문 밖에 걸려있는 온도계를 보는 것이었다.

"오늘은 영하 20도! 학교에 안 간다. 더 자자!"

리투아니아 교육부에 따르면 기온이 영하 20도 이상이면 초등학교 1-5학년 학생은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된다. 영하 25도 이상이면 고학년들도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고, 학교 수업이 열리지 않는다.

그래도 선생님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늘 수업하나요?"

한참 후에 답이 왔다.

"수업해요."

하지만 우리 부부는 결국 학교에 보내지 않기로 했다. 7시 40분에도 여전히 날씨는 영하 20도였다.

"좀 더 자!"
"잠이 안 와!"
"누가 너에게 편지를 썼는지 궁금해서 그러지?"
"당연하지."

* 초콜릿 대신 하트가 넘치는 발렌타인데이
* 안녕을 사랑해로 가르치려는 딸의 속셈은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0. 3. 23. 07:35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 금요일 초등학교 2학년생인 딸아이 요가일래(만 8세)를 학교로 데려다 주는 길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야기의 화제는 '사랑'이었다.

"아빠, 루카스가 나를 사랑한다고 말했어."
"정말? 지난 번 여자친구가 너가 그를 사랑한다고 폭로하려고 했잖아."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졌어."
"너, 기분 정말 좋겠다."
"물론이지."
"이제 학교 가는 것이 더 즐겁겠다."
"맞아."
"그런데 너가 그를 사랑한다하지 말고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이 어때?"
"아빠, 사랑한다를 사랑한다고 말하지 왜 좋아한다고 말해야 돼?"
"사랑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어리잖아."
"괜찮아."

이렇게 딸아이 요가일래는 아빠 손을 잡고 학교로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아빠, 내가 제일 빨리 학교에 가고 싶어."
"아빠도 어렸을 때 학교에 제일 먼저 가곤 했지."

학교에서 수업 중간 쉬는 시간에 요가일래로부터 전화가 왔다. 평소 학교 수업을 마친 후 전화하는 데 지난 금요일에 이어 어제 월요일에도 전화가 왔다. 요가일래 휴대폰은 수신통화만 가능하다. 첫 번째 신호음이 울린 후 끈다. 학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나 궁금해 재빨리 전화를 걸었다.

"아빠, 왜 전화했어? 아빠 사랑해. 아빠, 아무 일도 아니야. 내가 루카스를 사랑하고 루카스가 나를 사랑해. 나중에 또 전화할께. 알았지. 그럼, 안녕~."

이렇게 요가일래는 속사포처럼 일방적으로 말한 후 얼른 전화를 끊어버렸다. 요가일래 주위에는 아이들이 있는 듯 시끄러웠다.
 
"너가 먼저 전화 신호를 보냈으니 아빠가 전화를 했지."라고 답했지만 요가일래에게는 우이독경이었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딸아이에게 전화를 한 진짜 이유를 물어보았다.

"너, 왜 엄마에게 전화 안 하고 아빠에게 했는데?"
"루카스와 친구들이 옆에 있었는데 내가 아빠에게 한국말로 빨리 말하면 친구들이 아주 재미있어 해. 그리고 또 듣고 싶다가 다시 말하라고 해."

결국 요가일래는 자기를 사랑한다고 말한 남자친구 앞에서 한국말을 잘 한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어서 전화를 한 것이다. 지난 금요일 전화에는 정말 걱정이 되어서 얼른 답전화를 했지만, 월요일 전화에는 아내와 함께 먼저 웃었다. 이렇게 장난전화인 줄 알았지만, 그래도 딸아이의 머리굴림에 응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전화했다.    

초등학교 2학년생이 너무 일찍 사랑놀이를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 덕분으로 학교에 가는 것이 즐겁고, 또한 공부도 잘 해야겠다는 마음도 일어나는 것을 보니 좋은 점도 있다.  



위 영상은 요가일래가 만 다섯 살 때 한 고양 이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상 말미에 "저는 너무 세상을 사랑해요. 우리 마음들도 사랑하고, 행복한 세상!"라는 구절이 나온다. 요가일래가 자라서 한 남자에 대한 사랑에만 그치지 말고 "세상을 사랑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길 바란다.

* 최근글: 남편 잠꼬대로 세계를 웃기는 아내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9. 23. 07:46

학교에서 돌아온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 요가일래는
"아빠, 내가 날아가는 뽀뽀를 했는데 시마스가 받지 않아서."고 말했다.
(날아가는 뽀뽀는 우선 손바닥으로 자기 입술에 대고 뽀뽀를 하고
손바닥을 위로 해서 입바람으로 부는 뽀뽀이다.
시마스는 같은 반 친구이다. 인사성이 밝아서 초유스도 좋아한다.)

"왜?"
"시마스는 부끄러운지 숨어버렸어. 그래도 괜찮아."

어젯밤 학교에 가져갈 가방을 챙기는 요가일래는 엄마와 약간의 실랑이를 벌였다.
딸아이는 시마스에게 무엇인가 줄 것을 찾고 있었다.

시마스에게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은 엽서를 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찾아보았지만 없었다. 한국에 관한 엽서는 석굴암 사진이 담긴 엽서만 있었다.
얼른 딸아이는 석굴암 본존불 엽서를 챙기더니 편지봉지 안에 넣었다.
그리고 그 편지봉투 겉장에 붉은 색 사이펜으로 하트모양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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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먼저 하는 것이 아니야. 남자가 사랑을 고백하는 거야.
친구들이 놀릴 수도 있어."라고 옆에서 엄마와 언니가 충고했다.
못 이기는 듯 일단 하트를 그린 봉투는 가져가지 않기로 했다.
"여자든 남자든 누가 먼저 하는 지 중요하지 않아!"라고
말하면서 요가일래는 가방 속에 석굴암 부처님이 담긴 새 편지봉투를 넣었다.

아침에 학교를 데려다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아빠, 내가 왜 부처님 사진을 넣은지 알아?"
"왜?"
"그러니까 뽀뽀하게 해달라는 내 소원을 부처님이 들어주시라고 넣었지."

집으로 돌아온 딸아이는 있었던 일을 얘기했다.

"시마스에게 주었는데 아주 좋아했어, 그런데 (감사) 뽀뽀를 하지 않았어.
내가 주었다고 놀리는 친구도 없었어."

좀 이른 것 같지만 이런 것이 있어서 학교 가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 관련글: 초등 1년 딸, "아빠, 나 남자를 뽀뽀했어" 
               딸에 뽀뽀로 15년형 위기 처한 아빠를 보고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9. 3. 8. 16:14

리나는 올해 스물여섯 살이다. 열 여섯 살에 학교친구인 동갑내기와 결혼했다. 여덟 살인 아들과 여섯 살인 딸을 두고 있다. 날씬한 몸매를 가졌으나, 둘째아이를 낳은 후 몸이 붓기 시작해 얼마 전엔 100kg이나 나갔다. 그녀는 다혈질이고 통솔력이 있지만 때론 여린 마음을 가졌다. 요리하고 살림하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남편과 같이 헌옷장사를 한다. 남편은 우직하고 힘이 좋다. 그는 아내가 시키는 일이면 비록 투덜대면서도 무엇이든 다 한다.

이들은 지지난 해에 허름한 목조가옥을 구입해 아파트에서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했다. 알뜰히 살아온 덕분에 이번 가을에 주택의 외부수리까지 마쳤다. 낡은 목조가옥이 캐나다형 플라스틱 가옥으로 변했다. 이젠 인근에서도 아름다운 집으로 알려져 있고, 시가는 산 가격보다 2배나 올랐다.

이렇게 열심히 살아온 리나는 지난 몇 개월 동안 심한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아무리 다이어트를 해도 줄지 않던 몸무게도 20kg이나 줄었다. 바로 착한 남편의 외도 때문이다. 그녀는 월요일 아침 일찍 찾아 왔다. 늘 힘들고 울상인 얼굴을 했는데 이날은 왠지 얼굴에 생기마저 감돌았다. 그러면서 대뜸 한다는 소리가 "이젠 사랑은 없다"는 것이었다. 비록 웃으며 하는 말이었지만, 그녀의 말은 절규하는 것처럼 들렸다.

남편의 갑작스런 외도

남편은 3년 전 한 유부녀와 정을 통해 한바탕 큰 소란을 피운 적이 있었다. 그녀는 한때 리나와 가장 친했던 사이였다. 그 후 남편은 한눈 팔지 않고 함께 단독주택을 구입했고 직접 자기 손으로 수리까지 말끔히 마쳤다. 하지만 겉으로는 화목하게 가정을 돌보면서도 지난 몇 개월 동안 옛정에 못 이겨 다시 그 여자친구와 바람을 피웠다. 그것도 여러 차례나(참고로 리투아니아에는 간통죄가 없다).

그녀는 이런 남편을 매번 사랑으로 용서하고 받아들였다. 하지만 남편의 결심은 작심삼일이었다. 이날도 남편은 아침 일찍 "이젠 정말 헤어지자. 아이들 양육비로 그동안 함께 모은 재산을 다 남겨둔다" 하고는 홀연히 떠나 버렸다. 기가 막힐 일이었다. 그녀는 또 한 번 배신의 쓴 잔을 마셨다.

지난 번 "정말 마지막이다" 하면서 문을 박차고 나간 남편은 맥없이 돌아와 무릎을 꿇고 눈물로 용서를 빌었다. 그리고 다시 화해한 지난 금요일, 그는 값비싼 강아지 한 마리를 사왔다. 마치 계획이라도 한 듯이 남편은 이 강아지를 아이들에게 남겨두고 월요일에 완전히 집을 떠났다. 그녀는 어쩔 수 없는 그들 둘의 사랑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모든 것을 체념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곤 아이들과 홀로 살 궁리를 했다. 그래서 이날 그녀의 표정이 그토록 홀가분했던 것이다.

검은 벤츠차의 그 남자는 누구?

수요일에 열리는 장날, 그녀는 쏟아지려 하는 눈물을 억지로 참으면서 혼자 차에 헌옷을 싣고 판매대를 설치해 옷을 팔았다. 짬짬이 "언젠가 나에게도 검은 벤츠차를 타고 찾아오는 남자가 있겠지" 하는 생각을 해 보기도 했다. 그런데 장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보니 뜰에 있어야 할 강아지가 없어졌다. 이웃 아이들이 귀띔했다. "몇 시간 전 검은 벤츠차를 타고 온 한 남자가 강아지를 부르더니 차에 싣고 갔어요."

그녀가 때때로 자기위안을 위해 상상하곤 했던 바로 그 '검은 벤츠차의 남자'가, 하필 남편이 자기 몸처럼 애지중지하던 그 강아지를 몰래 가져갔다니…. 그녀는 '여자의 묘한 예감이라는 게 참으로 특이하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바로 그 시간, 남편은 곧 다시 무릎 꿇고 돌아와 아이들 방에서 자고 있었다. 그는 "다시 집 나가면 차고에 목을 매달겠다!"는 극단적인 서약까지 했다.

리나의 긍정적인 포용

"이젠 사랑은 없다"고 외치던 리나는 또다시 남편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번엔 사랑보다는 아이들 때문에. 주위 사람들도 처음에는 남편의 외도와 그녀의 나약함을 싸잡아 비난하였지만, 이젠 그것조차 시들해져 버렸다. 역시 그녀는 외로움에 약한 사람, 막내딸로 자란 탓에 늘 누군가 옆에서 보살펴 주어야 살 수 있는 사람, 집안일에 남편을 병졸처럼 부리지만 막상 그가 눈물을 보이면 한없이 약해지고 마는 아내, 아이들을 생각해 몇 번씩이나 약속을 어긴 남편을 받아들이는 모성애 강한 엄마다.

리투아니아에선 이처럼, 얼마 동안 마음고생이야 있겠지만 "사계절의 변화가 있듯이 부부간 사랑 또한 변화가 없겠는가?"라며 이를 긍정하고 새로운 삶을 위한 계기로 삼는 사람들이 많다. 장단점이야 있겠지만, 한 편으론 마치 과거 우리나라 어머니들의 고뇌 가득한 풍경을 보는 것 같은 묘한 느낌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판단은 섣부른 일. 리나와 그녀의 남편이 앞으로 어떤 결실을 맺게 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니까. 일단 긍정적으로 남편의 과오를 포용한 그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2. 1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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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면 14일이다. 발렌타인데이이다. 흔히들 이 날 초콜릿 선물을 떠올린다. 여자들이 맛있는 초콜릿을 정성스럽고 예쁘게 포장해 선물하면서 남자들에게 사랑 고백하는 모습을 쉽게 연상할 수 있다. 하지만 리투아니아 발렌타인데이 풍경은 이런 일반적인 모습과는 좀 다르다. 우선 일간지 어디를 보아도 그 흔한 초콜릿 광고 하나 없고, 큰 상점에서도 발렌타인데이 특별 코너가 없다.

주위 사람들도 "발렌타인데이에는 주로 초콜릿, 화이트데이에는 사탕을 선물한다."라는 말에 오히려 의아해 할 정도이다. 지금껏 지켜본 리투아니아의 발렌타인데이 풍경은 한 마디로 소박하기 그지없다. 관련된 역사가 길지 않기 때문일까, 아니면 괜히 부산하게 굴지 않는 이곳 사람들의 성격 때문일까?

같은 유럽대륙에 있으면서도 리투아니아에 발렌타인데이 축제가 퍼지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여년 밖에 되지 않는다. 젊은이들은 축제 건수가 하나 더 늘어나니 마다할 리 없고, 관련회사나 상점들 또한 물건을 더 팔 수 있는 호기가 생겨 좋아하긴 마찬가지다.

남자친구가 있는 마르티나에게 발렌타인데이에 무슨 선물을 준비할 것인냐고 묻자, "그저 사랑의 입맞춤이면 충분하지 무슨 선물이냐?"고 반문한다. 

이날 주위 사람들이 선물로 가장 많이 사는 것은 사랑을 상징하는 하트 모양 과자이다. 어린이들이 가장 많이 사는 것은 하트 모양 스티커이다. 이들은 이날 친구들 얼굴이나 겉옷에 스티커를 서로 붙여준다. 이 붉은 하트 스티커를 다닥다닥 얼굴에 붙이고 무리 지어 다니는 청소년들을 거리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이쯤 되고 보니 이날은 애교 섞인 하트 스티커를 붙이는 날이 되어 버린 것도 같다.

모니터 위엔 지난 해 딸아이가 아빠에 대한 사랑을 표하기 위해 붙인 스티커가 아직도 그대로 있다. 하기야 365일 어느 날에도 쉽게 자기 속마음을 드러내고 사랑을 고백할 수 있는데 굳이 특정한 날을 정해 초콜릿 선물로 사랑을 표현한다는 게,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저 장사꾼들의 꾀에 놀아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겠다.

마르티나 생각처럼 대부분 주위 사람들은 사랑의 입맞춤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하트 스티커를 얼굴에 붙이고 환하게 웃으면서 거리를 나서는 청소년들의 모습도 보기에 좋다. 내일 우리 가족 모두는 딸아이 요가일래가 붙여주는 하트 스티커를 얼굴에 달고 하루 종일 지낼 것 같다.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이 충만한 밸런타인데이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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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 11. 19. 10:27

얼마 전 리투아니아인 남편을 버리고 고국으로 되돌아가버린 도미니카 여인이 다시 인터넷에서 공개 구혼을 하고 나서 리투아니아 사회가 떠들썩하다.

례투보스 리타스 15일 보도에 따르면 이 여인은 인터넷 채팅을 통해 리투아니아인 남편이 가두고 때린다고 도미니카 집으로 알렸다. 얼마 후 리투아니아 도미니카 명예총영사가 사람을 보내 이 여인을 빌뉴스로 데리고 왔다. 그리고 도미니카로 돌아갈 비행기표까지 사주었다.

리투아니아 서부지방 작은 도시 크레팅가에서 무용교사(32세)로 일하는 브리츠쿠스는 라틴 무용을 좋아해 몇 해 전부터 라틴 아메리카 여인과 가정을 꾸미기로 결심했다. 먼 나라 여인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해 그는 1년 반 동안 아일랜드에 가서 일하기까지 했다.

1000리타스(50만원) 가입비를 내고 인터넷 구혼 사이트에 등록했고, 유럽 남자와 결혼하고 싶어하는 서 너명의 여인을 소개받았다. 사진을 보고 마음에 들어 지난 6월말 그는 도미니카를 방문했다. 직접 만나보자 사랑스럽고 낙천적인 이 여인(21세)이 마음에 들어서 곧 바로 현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도미니카에서 8월말까지 같이 살면서 이 여인의 낭비와 사치가 마음에 걸렸지만, 원하던 라틴아메리카 아내를 얻었다는 것으로 참았다. 학교 개학으로 그가 먼저 돌아오고 아내는 리투아니아 비자를 얻어야 하므로 나중에 왔다.

지난 10월 31일 리투아니아에 오자마자 아내는 오자마자 우울증에 걸린 듯 말이 없고 늘 인터넷 채팅만 했다. 자기가 생각한 유럽에 대한 환상과 백만장자일 것이라 믿은 남편의 실상을 보았기 때문에 이 여인은 온 지 며칠이 되지 않았지만 아무런 미련 없이 고국으로 되돌아가버렸다. 그리고 인터넷 구혼 사이트에서 새로운 애인이나 배우자를 다시 찾아 나섰다.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리투아니아인은 이혼절차를 마친 후 다시는 밖에서 찾지 않고 리투아니아 내에서 배우자를 찾기로 결심했다. 일단 비용이 싸기 때문이라 한다. 이 도미니카 여인를 소개받은 후 지난 3개월 동안 그가 쓴 돈은 모두 46,000리타스(2,300만원)이다.

도미니카 사람들은 낙천적이고, 30분 안에 결혼하고 아무렇지 않게 이혼할 수 있다고 한다. 대부분 여인들은 부유한 남자를 만나 그 덕에 편하게 사는 것이 가장 큰 꿈이다. 바로 이 여인도 리투아니아인으로부터 이것을 원했으나 막상 그가 사는 곳에 와보니 기대와는 전혀 달랐다. 결국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

한편 인터넷 소개 결혼의 위험성과 숙성된 연애를 동반하지 않는 '묻지마' 결혼의 종말을 보는 것 같다. 이는 TV드라마를 통해 접한 중남미 여인에 대한 환상에 빠진 리투아니아 미혼남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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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투아니아 남편을 버리고 인터넷에서 새로운 짝을 찾고 있는 도미니카 여인

* 관련글: 유별나고 재미있는 결혼식 동영상들
* 최근글: 후진국에 살고있어 미안하오, 하지만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10. 13. 15:56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서쪽으로 약 2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트라카이라는 도시가 있다. 이 트라카이는 빌뉴스 이전의 리투아니아 수도였던 곳이다. 이곳에는 대표적인 성이 두 개 있다. 제일 큰 것은 바로 호수 안 섬에 세워진 트라카이 성이고, 다른 하나는 호수변에 세워진 반도 성이다.

이 반도 성은 워낙 유명한 트라카이 성에 가려서 빛을 보고 있지 못하다. 모든 건물은 허물어지고 없고, 그저 성벽만 복원되어 있는 상태이다. 이 반도성은 매년 6월 사람들의 관심을 모우기 위해 중세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중세 유럽의 다양한 삶들을 재현한 지난 해 축제에서 늠름하고 용감한 중세 기사들의 사랑을 위한 결투가 벌어졌다.
 
특히 승리한 기사가 선택한 여인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너무 멋있어요. 요즘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현대 남자들은 꽃 선물할 줄도 모르지만, 중세 남자들은 사랑을 위해 싸우기도 했으니 감동적이예요." 자, 오늘 이 동영상을 본 남자들은 사랑하는 여인이게 꽃 선물을 하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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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글:중세유럽 축제의 이모저모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8. 9. 3. 09:08

인구 1만2천명 정도 사는 리투아니아의 쿠르세나이 도시엔 어린 시절을 회상시키는 나무 한 그루가 있다. 바로 "사랑나무"로 알려진 버드나무이다. 아이들은 이 버드나무에 와서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는 낙서를 하곤 한다.

이들이 가장 자주 쓰는 낙서는 "00가 00를 사랑한다"이다. 땅 위로 살짝 누워 있는 이 버드나무는 큰 가지가 두 개이다. 마치 둘이 사랑으로 하나가 되는 인상을 준다. 사랑고백하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니, 서동과 선화공주를 맺게 한 서동요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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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7. 11. 28. 05:26

유럽 발트 3국 중 하나인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는 1201년에 세워진 유서 깊은 도시이다.

다우가바강과 발트해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리가는 발트 3국의 지리적 중앙에 놓여있고, 옛부터 무역, 금융, 문화의 중심지이다.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구시가지는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구석구석 구경하다 구시가지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필세타스 수로 변의 우거진 숲에서 잠시 쉬다보면 수로 가운데서 치솟는 분수에서 아름답고 찬란한 무지개를 만날 수도 있다.

그 근처 다리의 쇠난간에 수백개의 자물쇠가 다닥다닥 채워져있다. 이는 신혼부부가 예식을 마치고 신랑이 신부를 안고 다리를 건너기 전후 사랑이 열러 달아나지 말고 꼭꼭 닫혀 영원할 것을 다짐하면서 잠근 자물쇠이다.

이 자물쇠처럼 잠긴 이들의 사랑이 무지개처럼 아름답게 영원하길 바란다.

2007년 8월 백야 예술 문화 행사 촬영차 방문했을 때 찍은 동영상.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