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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09. 9. 8. 06:33

자기 딸에게 뽀뽀한 것 때문에 15년형 위기에 처한 아빠 이야기가 화제를 모우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한 이탈리아 사업가(48세)가 여름휴가를 브라질 포르탈레자 해변에서 보내면서 딸에게 진한 애정표현을 했다. 이 장면을 가까에서 지켜보고 있던 브라질 노인 부부가 못마당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를 했다.

출동한 경찰은 이 아빠를 체포해 구금을 했다. 브라질의 강화된 어린이보호법을 적용받아 기소될 위기에 있다. 이렇게 되면 이 아빠는 8-15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애정표현의 강도가 어느 정도인 지는 알 길이 없지만 브라질 출신 부인은 남편의 행동에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아, 딸에게 뽀뽀한 것으로 최고 15년형을 받을 수 있다니...... 지난 번 브라질 여행에 딸아이를 데리고 가지 않기를 잘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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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질 리오데자이네로의 이빠네마 해변

아래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단상임을 우선 밝혀둔다. 지난 1월 초순 3주 동안 브라질 여행을 다녀왔다. 리오데자이네로 등의 여러 해변을 방문해서 일광욕과 해수욕을 즐겼다.

브라질 여행을 떠나기 전 거의 다 벗은 채로 열정적으로 춤추는 여인의 모습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브라질은 마음문이 열려 있고, 정열적이고, 낭만적이고, 자유분방한 사람들이 사는 나라로 여겨졌다.

혼자 보낼 수도 있지만 혹시나 해서 아내는 선뜻 감시자(?)로 자신이 동반할 것을 제안했다. 자유스러운 나라에서 자유롭게 여행하다 오면 좋을 것 같은데...... 이번에 안가면 어느 세월에 같이 가볼 것인가라는 아내의 말에 떼어놓기보다는 함께가기가 차후에 좋을 것 같아 같이 가기로 했다. 어느 선배분의 말이 떠올랐다. "여행에 아내를 데려가면 돈은 배가 들고, 기쁨은 반으로 준다......" ㅎㅎㅎ

1월 초순 브라질은 여름이다. 현지인 에스페란티스토의 친절한 안내를 받으면서 리오데자이네로의 유명한 관광지를 둘러보았다. 3-4일 정도 지나자 우리 부부가 받은 가장 큰 인상은 거리나 해변에서 자유분방함의 브라질을 느끼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리투아니아 빌뉴스 수도의 중심가나 해수욕장에서는 젊은 쌍쌍들이 키스하는 모습이나 너무 진하다 할 정도로 살갑게 엉켜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리투아니아보다 더 자유분방한 나라로 여겨왔던 브라질의 해변에서는 이런 모습을 만나지 못하니 믿어지지가 않았다.

이런 해변 분위기를 겪었던터라 이탈리아 아빠의 애정표현이 노인부부의 눈에는 너무 한 것으로 비쳤을 법하다. 더군다나 이탈리아 사람들은 개방적이고 애정표현을 잘 하는 사람들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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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아이 요가일래

딸에게 뽀뽀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나라 리투아니아에도 흔하다. 시내를 산책하다보면 딸아이에게 정답게 뽀뽀하는 다른 아빠들을 보고 있으면, 내 딸에게 그렇게 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들 때도 있다. 때론 아내가 "당신도 딸에게 저렇게 좀 해봐!"라고 구박을 주기도 한다.

사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아빠의 뽀뽀행위보다 아동보호법이 더 눈에 들어왔다. 리투아니아도 현재 아동보호법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 한 예로 물리적 폭력뿐만 아니라 언어적 폭력으로부터도 아동을 보호하고자 한다. 아이의 심리에 큰 상처를 주는 언어사용도 처벌하는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이 이탈리아 아빠의 위기직면을 접하면서 다른 나라에 가서는 그 나라의 문화와 적합한 행동을 하는 것이 상책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더불어 볼에 뽀뽀를 주고 받는 우리집의 아빠와 딸간 애정표현은 움찔하지 않고 계속 이어질 것이다. 참고로 리투아니아 가족들은 적어도 하루에 여덟 번 정도는 껴앉고 뽀뽀 등 애정표현을 해야 한다고 한다.

* 관련글: "아빠가 작아져서 내 짝이 되었으면 좋겠다"
               초등 1년 딸, "아빠, 나 남자를 뽀뽀했어!"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