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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19 모처럼 겨울 햇빛산책을 망쳐놓은 딸아이 1
요가일래2010. 1. 19. 07:01

유럽, 특히 북유럽에 살다보면 겨울철 가장 부족한 것이 햇빛이다. 아침 해는 8시가 넘어야 뜨고, 오후 4시경에 벌써 해가 진다. 일조시간이 짧을 뿐만 아니라 해가 쨍쨍 뜨는 날이 거의 없다. 대체로 아주 추운 날 해가 쨍쨍 난다. 이런 날은 너무 추워서 산책하기가 꺼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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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다시피 햇빛은 중요한 비타민D 자연 제조기다. 우리 몸이 햇빛을 받으면 자동으로 비타민D가 생성된다. 이 비타민D는 골다공증, 치주질환, 관절염, 암예방 등에 효과가 있다. 그러므로 비타민D가 체내에서 결핍되지 않도록 겨울철에 이곳 사람들은 비타민D가 함유된 영양 보충제를 마신다. 주위 사람들은 주로 생선기름을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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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견딜만하고 햇빛이 쨍쨍나는 날은 가급적 햇빛에 얼굴이라도 노출되도록 산책하고자 노력한다. 일전에 이런 날이 있었다. 두꺼운 옷과 심지어 장화까지 싣고 산책을 나섰다. 숲 속 산책을 위해 마을 거리를 지나 실개천에 도착했다. 지난 여름에 이 실개천에 다리가 있어 쉽게 건널 수 있었다. 그 동안 내린 눈이 만든 물로 실개천의 수위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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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는 간 데 온 데 없고 물살이 있어 물은 얼지 않았다. 물 온도와 바깥 온도의 차이로 수증기가 발생했다. 마치 온천에 온 듯했다. 이 광경에 빠져 사진을 찍고 있는 데 뒤에서 얼음이 깨지는 소리가 들렀다. 어른들이 수증기를 감상하는 사이에 딸아이 요가일래는 개천가에 얼은 얼음이 더 궁금했다. 그래서 주의심 없이 얼음에 발을 딛었는데 그만 얼음이 깨져버렸다. 한 쪽 신발이 물에 풍덩 빠지고 말았다.

"신발에 물이 들어갔니?"   "아니."
"정말?"   "정말이야."
"산책 더 갈 수 있겠니?"   "갈 수 있어."


이렇게 한 100m를 앞으로 더 갔다.

"아빠, 발이 시러워. 집에 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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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햇빛산책을 나섰는데 돌아가자고 하니 속상이 좀 상했다. 하지만 햇빛받기보다는 딸아이의 발건강이 더 중요했다. 아쉽지만 즉각 발길을 돌렸다.

유럽에 살다보니 유럽 사람들이 여름철에 심지어 도심 공원에서조차 왜 훌렁 옷을 벗고 일광욕을 즐기는 지 쉽게 이해가 된다. 일전에 만난 의사는 특히 강한 햇빛을 받고 자란 한국인들은 유럽에서는 훨씬 더 많은 일광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럽에 사는 중년의 한국인들에게 한번쯤 비타민D의 혈중농도를 확인해볼 것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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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