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3. 11. 18. 06:37

금요일!
일주일 중 딱 한번 학교에 가는 초등학교 6학년생 딸아이를 지켜보는 날이다.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는 아내가 맡는다. 금요일 하루만이라도 늦잠을 자고 싶어하는 아내가 결정한 사항이다. 

7시에 일어나 물을 끓여 코코아를 차를 만든다. 빵에 버터를 바른다. 학교에 가져갈 샌드위치를 준비한다. 이날따라 러시아에서 손님이 와서 아침상을 준비하느라 혼자 바빴다.  

등교하려고 집을 나서는 딸아이를 보니 색달랐다. 창이 달린 모자를 가져갔다.

"이건 왜?"
"오늘 학교에 춤파티가 있어."

그리고 얼굴을 내민다. 

"아빠, 어때?"
"향수 냄새네. 초등 학생이 뿌리면 안 돼지."
"괜찮아. 조금 뿌렸어." 
"그런데 아직 남자들하고 춤추지 마."
"아빠는 나를 벌써 큰 사람으로 생각해? 아니야, 아직 어려. 우리 여자들끼리만 춤출 거야."


알고보니 이날 학예발표회가 있었다. 저녁 6시까지 8학년생들이 주도하여 재미난 놀이와 춤 행사가 이루어졌다. 

여긴 오후 4시면 어두워진다. 6시에 행사를 마치자 딸아이는 어두운 길에 혼자 오니까 학교까지 데리러 와달라고 부탁했다. 가야지... ㅎㅎ

그런데 남자 반친구와 함께 왔다. 올 필요가 없다고 쪽지를 보냈는데 읽어보지 못했다. 딸아이의 가방이 참 무거워보였다. 

"가방 줘. 아빠가 들고 갈게."
"아니야. 학생은 가방을 들어야 예뻐."


이날 학예회에서 친구들이 공연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 공연 후 남자들의 인기가 하늘로 치솟았다고 한다. "학생은 가방을 들어야 예뻐"라는 딸아이의 말이 귓가에 여전히 맴돈다. 이를 통해 학생이 자기 가방을 자기가 들듯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자기가 맡은 직분을 충실히 이행하면 좋겠다로 확대해석해본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3. 7. 26. 05:33

일전에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의 구시가지 대성당 광장에 비보이 청년 두 사람을 만났다. 이들은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브레이크 댄스를 추고 있었다.  

 
비에 흠뻑 젖은 만큼 열정에 흠뻑 젖은 듯했다. 혹시나 감기에 들지 않을까 걱정스러워 "춥지 않나?"고 물었더니 "전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렇다할 취미가 없는 사람으로서 이렇게 무엇이든지 자기 취미에 몰입한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부럽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10. 8. 13:06

1970년대 미국 뉴욕에서 비트가 강한 음악에 브레이크 댄스의 빠른 리듬이 입혀진 힙합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당시 흑인과 히스패닉인은 패권다툼을 벌렸는데 춤을 출 때는 서로 공격하지 않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이들은 온갖 동작으로 묘기 춤을 추며 자신을 과시했다. 이런 연유로 비보이들의 경연대회에 '배틀'(Battle)이란 말이 붙었고, 이는 비보이의 영문 첫 글자 'b'가 되었다고 한다.

지난 해 여름 라트비아 리가에 머물렀을 때 안드레이살라를 찾았다. 이곳은 소련 시대 비밀군사시설이었는데 지금은 젊은이들의 해방구로 다양한 문화와 예술의 실험장 역할을 하고 있다. 그때 만난 라트비아 비보이들의 춤을 짧으나마 영상에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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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