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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3.13 무료 해설까지 해주는 고궁박물관에 감동 (3)
기사모음2013.03.13 07:27

이번에 한국을 다녀온 이야기 중 아직 하지 못한 것이 몇 가지 있다. 그 중 하나가 국립고궁박물관이다. 빌뉴스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데 사용할 교재를 살펴보기 위해 교보문고를 가는 중이었다. 지하철 3호선을 타고 경복궁역에서 내렸다.

출구를 찾아서 나오는 데 "국립고궁박물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관람료는 무료입니다"가 눈에 띄었다. 환영보다 무료가 더 반가웠다. 여름철에는 발트3국 관광안내사로 일한다. 대부분 박물관이나 미술관, 심지어 성당이나 교회(리투아니아 제외)도 입장이 유료인 경우가 흔히 있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 고궁박물관 안으로 들아가보았다.


입구 안내실에 들어서니 리투아니아 빌뉴스 우리 집에 있는 인조 새를 닮은 새가 매달려 있는 장식화가 먼저 시선을 끌었다. 설명을 읽어보니 이는 화준(花樽)으로 용무늬가 있는 항아리 위에 2천여 다발의 복숭아꽃을 중심으로 나비, 벌, 잠자리, 새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복숭아꽃은 왕의 권위와 위용을 상징하고, 각종 새와 곤충은 군신을 상징한다. 


홀로 이리저리 구경하는 데 "조선 27대 국왕" 앞에서 여러 사람이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입장은 무료지만, 해설까지 무료일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만약 유료라면 이미 돈을 낸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관광지에서 안내사의 설명이 있고 없고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잘 아는 사람으로서 일단 주변 상황을 살피면서 엿들었다. 


해설사는 차분한 음성으로 알차게 설명해주었다. 간단한 내용이지만, 일월오봉도의 설명에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일월은 음양, 왕과 왕비요, 오봉은 오행(목화토금수)이자 오상(인의예지신)이다. 즉 이는 인의예지신 다섯 가지 덕목에 충실하라는 뜻이다. 


조선의 왕관에는 구슬줄이 아홉 개가 매달려있다. 왜 일까? 이는 중국 황제의 관과 달라야 했기 때문이다. 황제의 관은 구슬줄이 모두 열두 개이다. 이는 왕비 궁중옷의 줄무늬에도 적용된다. 아래 사진 속 궁중옷의 새 장식줄을 세어보면 모두 아홉이다.


새롭게 안 사실 또 하나는 잡상이다. 기와지붕 위 추녀마루에 흙으로 빚어올린 작은 장식기와(삼장법사,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등)이다. 궁궐의 재앙을 막아주기를 바라면서 만든 것이다. 예전에 한국을 방문한 초등학생 딸아이가 "아빠, 궁궐 지붕 위에 있는 저 동물은 뭐야?"라는 물음에 "아, 저건 12지간에 나오는 동물이야!"라고 대답한 일이 떠올랐다. 얼마나 무식한 지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그때 딸아이가 동물 숫자를 세지 않는 것이 다행이다.


이밖에도 궁궐의 화재 예방책이다. 불을 쫓는 신성한 동물인 용이나 해태로 장식한 일은 익히 알려져 있다. 그런데 한자 용용(龍)자로 물수(水)자로 부적을 만든 것은 화재 예방에 얼마나 많은 정성을 쏟았는지를 쉽게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런 정성과 기원에도 남대문 숭례문을 불태우다니!!!


끝으로 또 알게 된 사항이다. 근정전 등 돌계단에는 왜 가운데가 장식물로 막아져 계단이 없을까? 만인지상(萬人之上)인 왕이 가운데가 아니라 약간 측면으로 올라 가도록 한 것은 분명 예가 아닐 것이다. 해설사의 답은 간단했다. 왕은 걸어서 올라갈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즉 가마를 타고 올라갔다.


1시간 남짓 동안 새로운 사실을 열정으로 전해준 해설사와 무료입장과 무료해설까지 마련해준 문화 관계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고궁박물관 식당에 먹은 버성영양밥도 맛있었고, 경복궁 지붕 위에서 울려대는 까치도 반가웠다.


발트3국 여름철 관광안내사로 일할 때 이번에 만난 국립고궁박물관 문화해설사((정애숙)의 모습을 떠올려야겠다. 한 마디로 말하면 유료입장과 유료안내에 익숙해진 나에게 과히 충격적이었다. 그냥 고개 숙인 감사로는 충분하지 않아서 가방 속에서 리투아니아에서 가져온 초콜릿 한 상자로 꺼내 답례했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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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산타첼로

    저도 몰랐던 유용한 정보를 알려주셨네요... 감솨감솨~~안녕하세요.. 초유스님 블로그를 재작년부터 꾸준히 탐독하고 있는 열혈 독자입니다... 저도 이웃나라를 전공해서(러시아학) 그런지 몰라도 역사와 문화에 관해서는 특히동유럽과 발트3국에 관해 관심이 많은데 님 블로그를 통해서 목마름??을 해소하고 있습니다..우리나라와 발트3국과도 교류가 활발해져서 서로 많은 관광객이 오갔으면 합니다.. (동유럽의 한류바람과올해와 내년으로 예정된 체코항공과 폴리쉬에어가 인천취항 예정이라고 하니..)앞으로 더욱 기대가 되는군요.. 앞으로 현지에서 우리나라 많이 알려주시고 늘 건승하시길 바랍니다-_-::

    2013.03.13 12:25 [ ADDR : EDIT/ DEL : REPLY ]
  2. 저는 미국 거주중인데요.
    이런 내용의 정보 정말 도움이 됩니다.
    담에 한국 방문해서 꼭 애들 데리고 가봐야겠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2013.03.15 22:59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