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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30 부모를 별침, 동침시키는 7살 딸아이 사연 4
요가일래2009. 4. 30.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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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0차 부부이다. 2001년 태어난 딸아이는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이다. 생후 몇 개월간 잠깐 아기 침대에서 잠을 자다 그 이후부터 줄곧 부모와 한 침대에 잤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장단점이 있겠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품안에 안고 자는 날이 과연 몇 해나 될까라고 생각하면서 셋이 같이 자는데 서로 반대하지 않았다. 그래서 가게에서 구입하지 않고 넉넉한 크기의 침대를 주문 제작시켰다.

그렇게 불편 없이 여러 해를 지내오다가 드디어 딸아이가 점점 켜자 차지하는 공간이 넓어졌다. 또한 아이들은 열이 많이 나므로 자다가 보면 이불은 발밑에 가기 있기 일쑤였다. 추워서 깨는 일이 더욱 잦아졌다. 결국 한 침대에 이불 2채를 사용하게 되었다. 이불을 푹 덮고 자는 습관이 있어서 도저히 발밑으로 밀린 이불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잠도 오래 가지는 못했다. 딸아이가 더 커서 세 사람이 자기엔 침대가 좁았다. 그러던 차에 딸아이는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었다. 물론 그 전에도 자기 침대가 있었다. 입학 기념으로 당당히 딸아이는 "홀로 잠"을 선언했고, 한 동안 자기 침대에서 홀로 잤다. 간혹 주말이 되면 이렇게 말하곤 했다.

"아빠, 내일 학교에 안 가니까 나 엄마하고 잘래. 괜찮지? 아빠는 내 침대에서 자. 알았지?"

딸아이는 자는 데 아주 편하다고 하지만 이렇게 직접 딸아이 침대에 자보니 딱딱하고 좁아서 자기가 무척 힘들었다. "이런 침대에 내 귀한 딸을 재우자니!!! 차라리 내가 따로 자는 것이 좋겠다"라고 결론지었다. 또한 딸아이는 이렇게 몇 번 엄마하고 자더니 얼마 후 자기 침대 존재를 영원히 잊어버린 듯했다. 더군다나 늘 새벽까지 일하는 아빠는 자는 식구를 깨우지 않으려고 일하는 방에서 그냥 자게 되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부부방은 모녀방이 되었고, 책상방은 아빠방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최근 딸아이 심경에 변화가 생겼다. 어제 오후 딸아이는 갑자기 아빠에게 말했다.

"아빠, 엄마를 많이 사랑해야 돼. 엄마한테 뽀뽀도 많이 해야 돼. 엄마를 많이 사랑하려면 같이 자야 돼. 그러니까 오늘부터 나는 내 침대에 진짜 자고, 아빠는 엄마하고 잔다. 알았지?!"
"왜 갑자기 그래? 아빠는 아빠방에서 자는 것이 더 편한데......"


"아빠, 난 동생이 있었으면 좋겠어. 동생이 있으면, 수학 공부도 어떻게 하는 지 가르쳐 주고 싶고, 무엇이든지 많이 알려주고 싶어. 엄마한테도 아빠를 많이 사랑하라고 말했으니까, 오늘부터 진짜 엄마하고 자!"
"나이 적은 세상 아이들이 다 너의 동생인데 굳이 한 명 더 필요하니?"


"아빠, 그래도 난 우리 집에서 같이 사는 동생이 필요하단 말이야!"

딸아이는 저녁을 보내고 밤 10시가 되자 잘 준비를 했다. 혹시 낮에 한 말을 잊어버리지는 않았나 궁금했다. 엄마하고 같이 자기 침대를 정리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어서 곧 딸아이는 책상방 문에 나타났다.

"아빠, 오늘은 새벽까지 일하지 말고 엄마하고 자! 알았지? 안녕히 주무세요, 아버님!"

부모를 동침시키는 딸아이의 이번 다짐이 과연 며칠이나 더 지속될 지 궁금하다. 아무튼 부모 사이에 이런 튼튼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딸아이가 있음에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오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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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