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21. 4. 21. 06:34

북위 55도에 위치한 리투아니아에도 이제 봄이 오고 있음을 실감한다. 세상 어디에도 봄이 오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꽃이 어린 시절 한국에서 뛰놀던 뒷산에 피는 진달래꽃이다. 

 

아쉽게도 유럽에서는 진달래가 자생하지 않는다. 새싹이 돋아나고 있지만 낙엽활엽수 숲은 여전히 벌거벗고 있다. 이곳에 돋보이는 야생화가 있다. 바로 보라색 노루귀꽃이다. 그야말로 지천에 깔려 있다.
 

 

요즘 숲 산책을 하면서 이 보라빛 노루귀꽃을 바라보면서 분홍빛 진달래꽃을 떠올리면서 하늘길 막힌 시대에 향수를 달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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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1. 4. 20. 04:12

 
위 영상과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마치 묘지가 파란색으로 색칠을 해놓은 듯하다.
대체 무슨 일이?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는 북위 55도에 위치해 있다. 초록색 풀밭은 제법 봄기운을 느끼게 하지만 나뭇가지 새싹은 이제서야 막 돋아나고 있다. 낮기온은 영상 10도 내외이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목도리와 (약간 가벼운) 겨울옷을 입고 다닌다.
 
아래는 빌뉴스 관광명소 중 하나인 안나 성당(왼쪽 고딕 건물)이다. 예년 같으면 외국 관광객들로 북적북적 되었을 텐데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으로 한산하기 그지없다.       

 

이곳은 빌뉴스 옛시청광장이다. 벌써 노천카페가 설치되어 사람들이 일광욕을 하면서 차나 맥주를 즐겼을 텐데 마찬가지로 광장에는 오가는 사람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조경화만이 세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요즘 빌뉴스에서 사람들이 즐겨찾고 있는 도심 산책지 중 하나가 묘지다. 예술인 주거지역으로 널리 알려진 우주피스에 있는 베르나르도 묘지(영어 Bernardine Cemetery, 리투아니아어 Bernardinų kapinės)다. 이유는 바로 바람에 일렁이는 묘지 위 파란색을 보기 위해서다. 

 

이 묘지는 1810년에 조성된 것으로 빌뉴스에서 가장 오래된 묘지 중 하나다. 3만8천 평방미터 면적에 묘 만4천 기가 있는 추정되고 있다. 제정 러시아 지배 시대(1795-1917) 때 성당 근처 묘 쓰기가 금지되어 더 이상 발전할 수가 없었다. 

 

 

2차 대전 후부터는 방치되어 대부분 묘들은 세월과 더불어 이끼나 풀 속으로 사라졌다. 1990년대 들아와서야 조금씩 관리 보수되고 있다. 야생화를 보고 있으니 밑으로 사라진 무덤의 봄철 부활이 떠오른다.  

 

이 파란색 꽃의 정체는 바로 시베리아 스킬(Scilla siberica, Siberian squill)이다. 맑은 날 파란 하늘을 떠올리는 색상(azure blue)이다. 꽃이름에 시베리아가 들어가지만 자생지는 그것이 아니라 남서부 러시아, 코카서스 그리고 터키다. 유럽에도 광범위하게 자라고 있다. 리투아니아에 알려진 시기는 18세기다.   

 

풀밭이나 묘지, 도심 공원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정원 관상용으로도 많이 키운다.    

  

묘지는 강변 언덕에 자리잡고 있다. 언덕도 온통 파란색으로 물어들어 있다. 

 

이 자연의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겨 본다.

 

파란 하늘이 겨우내 회색 구름을 쫓아내고 내려 앉았나...
아니면 파란 지중해가 여기까지 밀려왔나...
200여년 된 묘지를 뒤덮고 있는 시베리아 스킬을 다시 한 번 영상으로 소개한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4. 20. 05:59

이번 주 낮 기온은 기록적이었다. 18일 빌뉴스 최대 기온이 22도까지 올라갔다. 4월 중순에 보기 드문 여름 날씨이다. 꽃들은 꽃망울을 터트릴 준비를 하느라 여념이 없겠지만, 아직은 대부분 나무들이 새싹을 못 틔우고 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이맘때 집안에서 파릇파릇한 나뭇잎을 감상하면서 봄의 정취를 느낀다. 2월 하순 경에 버드나무 가지를 사거나 꺾어서 화병에 담아 거실에 놓아둔다. 우리 집 거실에 버들강아지가 주렁주렁 맺힌 버드나무 가지가 있다. 


얼마 전부터 파릇파릇한 잎이 나아  보는 이의 기분을 싱그럽게 하고 있다. 진달래가 없는 나라에서 이렇게나마 버드나무 잎으로 마음 속에서 완연한 봄을 앞당겨 본다.


겨울철 내내 거실에서 피고 있는 서양란도 봄날 햇살에 더욱 돋보인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4. 12. 08:31

요즘은 연일 바깥나들이 하기에 딱 좋은 봄날씨이다.
며칠 전 빌뉴스 근교에 살고 있는 친척 집에 다녀왔다.
 
이른 봄에 무슨 꽃이 뜰안에 피었을까 궁금했다.
뜰에는 벌써 여러 꽃들이 피어나 있었다.

특히 나무 밑에 자라는 아주 작은 하얀색 꽃이 눈길을 끌었다.  
마치 다섯 개 하트모양 꽃잎이 모여 하나의 꽃을 이루는 듯했다.
갖고 간 렌즈의 한계로 선명하게 찍지 못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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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풀 사이로 피어오른 야생화가 있었다. 너무나 고운 색에 홀려버렸다. 이런 아름다운 색을 내기 위해 긴긴 겨울 눈 속에 묻혀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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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 꽃망울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았다. 저 꽃망울은 지금 안에서 만개의 꿈을 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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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말라버린 해당화꽃 밑으로 새싹이 돋고 있다. 생사가 한 줄기에 공존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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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낙엽 집게로 묶은 듯하다. 하지만 저 부드러운 잎끝으로 어떻게 낙엽 가운데를 짝 갈라내고 위로 올라왔을까? 바위를 뚫는 물방울을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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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4. 5. 09:00

3월 초순부터 여러 블로그를 통해
한국에서 피어오르는 청노루귀꽃 소식을 읽었다.
이 소식을 접할 때마다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서도
청노루귀꽃을 볼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베란다에서 그네 타던 딸아이는 창밖을 바라보면서 곧잘 말했다.
"아빠, 빨리 봄이 와서 청노루귀꽃을 봤으면 좋겠다."

드디어 그날이 왔다. 어제 토요일 정말 화창한 봄 날씨였다.
겨울 내내 회색 구름이 가득 찬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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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와 둘이서 숲 속으로 들어갔다.
한국의 이런 숲 속엔 지금쯤 진달래꽃가 만발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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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 덮인 땅 위로 군데군데 초록색의 잎이 보였다.
하지만 자주색 청노루귀꽃은 찾을 수가 없었다.
봄을 갈망하는 딸아이를 위해 "산신령이시여, 보라색을 주소서!"
기도하는 심정으로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드디어 안경 쓴 눈이 번쩍거렸다. 학수고대던 저 청노루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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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는 보통의 리투아니아 사람들처럼
청노루귀꽃을 꺾기 시작했다.
자라는 꽃을 꺾는 것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하지만 리투아니아인들은 이른 봄 이렇게
청노루귀꽃을 꺾어 꽃병에 담아 봄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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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는 청노루귀꽃에 토끼풀 등을 보태 즉석 꽃선물을 만들었다.
이 꽃선물 사진을 모든 이들에게 바치오니 봄날에 행복의 향기가 가득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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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3. 27. 12:15

해외에 나와있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이맘때가 되면
한국의 화사한 봄과 황홀한 봄꽃들로 인해 진한 향수에 빠져든다.
특히 아직도 영하의 날씨에 회색빛 구름이 하늘을 덥고
있는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견디기 어려운 때이다.  

특히 어린 시절 뒷산이며 앞산이며
참꽃(진달래꽃)을 따먹던 추억을 가진 사람들은
더 더욱 고향의 봄이 그리울 것이다.

그런 봄의 정취를 만끽한 보기 드문 해가
바로 지난 해였다. 산에 핀 참꽃을 따먹지는 못했지만
대구에 소재한 수목원에서 마음껏 봄꽃을 즐겼다.

벌이 이 꽃 저 꽃에서 꿀을 찾듯이  
그때 찍은 이 사진 저 사진에서 봄을 찾아보았다.
벌이 살포시 꽃에 앉아 꿀을 빨듯이
사진 속 한국의 진한 봄을 눈으로 빨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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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8. 5. 2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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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초 리투아니아 구시가지 보켸체이 거리를 딸아이와 산책을 했다. 초록색 풀밭이나 관목 사이에 피어난 튜울립이 아름다웠다.

건데 이 빨간색 튜울립 옆에 색다른 튜울립이 자라고 있었다. 새로운 종인가 해서 가까이 가봤더니 플라스틱 컵으로 만든 조화였다. "앗! 속았다. 나이가 들어가니 눈도 점점 약해지네!"

옆에 있던 딸왈: "아빠, 이건 우리 어린이집에서 어머니에게 바치는 선물로 만든거야!"

"이제부턴 아름다운 꽃을 보면 꺾지 말고, 아예 너가 꽃을 만들어도 되겠다. 생명 있는 꽃을 꺾으면 정말 그 꽃이 아파할거야."

"하지만, 아빠, 만든 꽃은 향기가 없잖아!"

산책 갈 때면 길 옆에서 만나는 마음에 드는 꽃이나 풀을 꺾어 선물을 자주 하는 딸아이는 이날만큼 꽃을 꺾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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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8. 5. 21. 16:39

낯선 곳에 가거나 사는 동안 자기가 살던 곳의 같거나 비슷한 것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리투아니아에 살면서 그러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할미꽃이다.

다소곳이 고개 숙이며 피어오르는 한국의 할머꽃에 비해 리투아니아 할미꽃은 바람개비를 더 닮았다. 4월 대구수목원에 본 할미꽃과 리투아니아 가정집에 자르는 할미꽃을 비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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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수목원에서 본 할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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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투아니아 가정집 화단에 자라고 있는 할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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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수목원 할미꽃                                  △ 리투아니아 가정집 할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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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투아니아 가정집 화단에 자라고 있는 꽃 (이름을 모름)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8. 5. 14. 06:41

지난 4월 2주 동안 오랜만에 한국의 봄꽃을 즐겼다. 북동유럽에 위치한 리투아니아에서 볼 수 없는 꽃들을 탐욕스럽게 눈도장을 찍어왔다.

특히 한 나무에 같이 자라는 하얀꽃과 빨간꽃은 퍽 인상적이었다. 공원묘지에서 만난 벗꽃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무덤 속 잠시 쉬던 어머님이 새 단장을 하고 아름다운 벗꽃처럼 다시 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4월에 찾은 한국의 봄꽃 사진을 모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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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8. 5. 4. 14:34

북위 56.27과 53.54 사이에 위치한 리투아니아는 요즘 봄꽃이 만연하다. 노동절 휴일과 주말이 겹쳐 이루어진 긴 연휴 덕분에 장모님이 사시는 작은 도시를 방문했다.

뜰에 활짝 핀 꽃들 중 얼마 전 한국에 갔을 때 보았던 꽃들이 있어 더욱 정감스러웠다. 사과꽃은 이제 막 꽃잎을 펴려고 하고 있다. 장식한 죽은 나무 가지도 만연한 봄꽃 사이에 꽃으로 승화하는 듯 했다.

리투아니아의 평범한 가정집 뜰 꽃구경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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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8. 2. 23. 01:28

벌써 2월 하순에 접어 들었다. 1월에 열린 예정이었던 리투아니아의 눈 위 자동차 경주는 거듭 연기되었지만, 기대했던 눈이 계속 내리지 않아 결국 올해는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상기후로 올봄은 훨씬 빨리 오고 있다. 리투아니아에서 가장 빨리 피는 꽃은 하얀색 스노우드롭과 보라색 청노루귀이다. 이제 곧 가게 앞에 청노루귀꽃을 묶어 팔고 있는 할머니들을 곧 보게 될 것이다.

지난 봄 꽃을 꺾지 말자고 하는 말에 딸아이는 "이른 봄을 꺾어야 따뜻한 봄이 온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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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