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6.02.23 06:49

근래 BMW 차량 화재 소식이 드물지 않게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4일 이후 최근까지 한국에서는 8차례 발생했다. 이 기사를 접할 때마다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바로 우리 집 BMW 차에도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관련글: BMW 화재, 현지인 반응 - 한국 차 샀어야]. 화재 발생에 대한 글은 정리해서 올렸지만, 그 후 처리 과정에 대해서 여태까지 쓰지 못했다. 유럽 현지에서는 화재 발생시 어떻게 해결되었는 지 알고 싶은 분들을 위해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한마디로 제조회사와 분쟁 없이 잘 처리되었다. 

어느 날 주행한 후 주차 된 우리 집 525D BMW 트렁크에서 갑자기 연기가 피어올랐다. 행인의 신고로 소방차가 긴급 출동해서 불을 껐다. 평소 아는 수리공에게 전화해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할 지를 상의했다. 그는 일단 BMW 센터로 연락해보라고 했다. 혹시 제조회사 결함이 원인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배보다 배꼽이 훨씬 큰 수리비
BMW 센터는 여러 주 동안 조사한 후 수리 견적 비용을 알려주었다. 부가가치세 21%를 포함한 수리 비용이 62,575리타스(1만8천유로 = 2천5백만원)이었다. 이 비용은 당시 중고차 시세보다 훨씬 높았다. 트렁크 전기 배선 이상으로 화재가 발생했기에 회사가 전적으로 수리를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센터가 판매 중인 중고차 구매를 제안 
센터는 솔깃한 제안을 했다. 센터가 관리해오던 중고차 구입을 제안했다. 수리 대신에 1만 유로를 할인해줄테니 그 차액만 지불하면 된다고 했다. 그 차액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목돈이라서 우리는 주저했다. 

처음엔 화재가 난 우리 차를 그대로 넘기고 1만 유로를 할인해주겠다고 했다. 여러 차례 의견 조정 끝에 센터가 1만 유로 할인에다가 우리 차를 중고차 시세보다 약간 저렴하게 구입하겠다고 했다.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1만 유로 할인에 중고차 값도 받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 아쉽게도 화재가 발생해 우리 집을 떠난 BMW


보험사는 팔짱 끼고 불구경하듯
한편 보험 회사는 우리와 BMW 센터 간 해결 문제로 인식하면서 그냥 팔짱 끼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우리는 설령 1차적인 귀책 사유가 BMW에 있지만, 보험사가 어느 정도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무런 사고 없이 수년 동안 종합보험비를 내었는데 보상을 한 푼도 해주지 않으려고 하다니... 여러 차례 요구 끝에 보험사가 아무런 조건 없이 10,000리타스(4백5만원)를 지불해주기로 했다.

새로 구입할 차를 등록하기 위해 가는데 기존 우리 차를 센터 직원이 주차 자리를 옮기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헉, 불난 차를 우리는 견인차를 이용해센터까지 옮겼는데.... 그렇다면 여전히 우리 차가 잘 작동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 우리 집으로 새로운 온 BMW


거의 추가로 돈을 들이지 않고 새로운 BMW를 가지게 되었다. 기존 차는 525D, 새로운 차는 520D이다. 자동차 보유세 도입시 기준 중 하나가 2000cc이다. 만족스러운 점은 아래와 같다. 
1) 연식이 기존차보다 4년이나 더 젊었다.
2) 자동차 보유세 도입시 세금이 더 적다
3) 연비가 100km미터에 2리터가 절감 된다.

이렇게 BMW 화재 발생으로 BMW 센터와 보험사 등과 별다는 갈등이나 실랑이 없이 원만하게 해결되었다. 해생어은(恩生於害, 해에서 은혜가 나온다) 전화위복(轉禍爲福) 한자성어가 떠오른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05.06 06:31

일전에 도로변 주차 자리에 차를 세워 놓았다가 생긴 접촉사고에 대해 글을 올렸다[관련글: 접촉사고 낸 이에게 생일 공동 액땜이라 여깁시다]. 해결 과정은 이렇다. 접촉사고로 우리 차를 긁은 사람은 다름 아닌 보험사의 중견 간부였다. 이 보험사는 수리비로 900리타스(약 40만원)을 현금으로 줄테니 알아서 수리하라고 했다. 


이곳 저곳 수리소에 전화하고 또 방문해서 알아보니 이 금액보다 높았다. 그래서 현금 받기를 거절하고, 보험사가 그 비용을 수리소에 직접 지불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번 주 월요일 수리소를 찾았다. 

"합리적인 견적은 얼마요?"
"1200리타스(55만원)."
"그렇다면 이번에 긁힌 자리뿐만 아니라 전에 누군가 긁고 도망간 자리까지 그 비용으로 수리해주세요. 어디 보험사 지정 수리소가 여기뿐만은 아니잖아요!?"

잠시 생각하더니 담당 직원은 흔쾌히 그렇게 하기로 했다.

덕분에 이번에 생긴 긁힌 자리와 지난 번에 생긴 긁힌 자리를 말끔하게 수리할 수 있었다. 꿩 먹고 알 먹은 셈이다. 아내는 목요일 저녁 기분 좋게 수리된 차를 찾아서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었다. 이젠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도로변에 주차하지 말고 공간이 지극히 한정된 아파트 주차장에 놓기로 마음 먹었다.


금요일 오전 어떻게 잘 수리가 되었나 궁금해 주차된 차를 보러 갔다. 두 군데 다 말끔하게 흔적 없이 수리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그런데 다른 두 군데에 긁힌 자국이 눈에 들어왔다. 하나는 조수석 문이었다. 수직으로 긁혀져 있었다. 옆에 세워둔 다른 차가 문을 열면서 긁은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하나는 운전석 쪽 문 두 짝이 가운데 일직선으로 긁혀져 있었다. 누군가 못이나 키로 줄을 그어놓았다. 

모두가 야밤과 아침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어제 꿩 먹고 알 먹은 것에 좋아라 콧노래를 부른 댓가일까...... 처음엔 새롭게 긁힌 자국에 몹시 마음이 상했지만, 돌이켜보면 이것이 바로 삶이다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진정시켰다. 작은 자국에 너무 연연하지 말자고 다짐해본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