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2. 5. 22. 06:15

지난 주말 가족과 함께 모처럼 폴란드 바르샤바를 다녀왔다.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바르샤바까지 거리는 약 500킬로미터이다. 자동차로 갈까 버스로 갈까 고민을 많이 했다. 기름값과 버스교통비를 비교하니 천약지차였다. 고급버스인데도 인터넷으로 일찍 표를 구입하니 한국돈으로 일인당 1만원이었다. 7-8시간 직접 운전으로 얻는 육체적 피로감까지 고려하니 버스 이용이 훨씬 더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10살된 딸아이도 동행했다. 또래친구가 없으면 심심하니까 가는 것을 주저했지만, 딱히 누구한테 맡길 수도 없었다. 다행히 도착하니 3개월이 더 어렸지만 10살된 여자 아이가 있었다. 초기엔 탐색적이었다.

"아빠, 저 친구하고 같이 놀고 싶은 데 무슨 말로 하지?"
"영어할 수 있는 지 물어봐."
"부끄러우니까 조금만 더 있다가."

"아빠, 영어할 수가 없데."
"그럼, 편하게 너는 한국말로 하고, 저 친구는 폴란드말로 하면 되잖아. 처음에는 아무 것도 모르지만 자꾸 하다보면 조금씩 이해가 될 거야."

이렇게 모국어가 서로 다른 두 또래아이는 뜰에서 한참 동안 노는 것 같았다. 그런데 우연히 화장실로 가가다가 컴퓨터 앞에서 둘이 앉아있는 것을 보았다.


"너희들 여기서 뭐하니?"
"대화하지."
"어떻게?"
"여기 봐!"


이들은 구글번역기에 각자의 모국어를 쳐넣고 번역하면서 컴퓨터 화면으로 대화를 하고 있었다. 1990년대초 헝가리 시골에서 사전을 이용해 거북이 걸음마처럼 의사소통하던 때가 떠올랐다. 요즘은 참으로 인터넷 덕분에 10살 어린이조차도 쉽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들은 이해해야 할 중요한 사항은 이렇게 구글번역기로 의사소통을 한 뒤 밖에 나가서 놀았다. 또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있으면 컴퓨터 방으로 왔다. 이를 반복하면서 놀았다. 그리고 컴퓨터를 이용하는 빈도수는 조금씩 낮아졌다.

"아빠, 내가 이제 조금씩 폴란드말을 할 수 있어."
"우리 자주 폴란드에 올까?"
"그러고 싶어. 제발~~~"
"처음에는 오기 싫다고 했잖아."
"이제는 달라졌어."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0. 10. 29. 06:44

아내가 소파에 앉아서 옷을 정리하고 있다. 이때 어깨에 골프가방을 맨 남편이 지나간다.

"당신 오늘 골프치러 가?"
"그래."
"이번주에 두 번째야!"
"하지만 당신이 좋다고 말했잖아!"
"좋아. 정말 좋아!!!!"
라고 말하면서 아내가 화를 내고 삐진다.

이런 일은 남녀 사이에 흔히 일어난다. 여자의 말을 곧지곧대로 받아들여 난처한 상황에 빠지는 경우가 생긴다. 만약 여자의 말을 꿰뚫을 수 있다면, 이런 일은 쉽게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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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재미난 기기가 등장했다. 남자들에게 여자들의 말을 번역해주는 기기다. 이 기기가 얼마나 정확할 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여자들의 말을 남자들이 이해하도록 노력하라는 것을 촉구하는 듯하다. 물론 남자의 입장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위 동영상을 함께 본 초등학교 3학년생 딸아이 왈: "아빠, 이거 정말 아빠에게 필요해. 빨리 하나 사!!!!"

* 최근글: <유럽의 중앙, 리투아니아> 책이 곧 나옵니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