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3. 4. 5. 07:43

최근 초등학교 5학년생 딸아이에게 새로운 재미가 하나 생겼다. 바로 바느질이다. 집에 있는 천조각으로 주머니 등을 만든다. 어려운 것은 먼저 엄마에게 재봉틀로 깁어달라고 한다. 그 다음에 혼자 바느질로 무늬를 넣는다.


"바느질이 재미있어?"
"재미있지."
"그런데 이렇게 바느질 하는 것을 어디에서 배웠니?"
"학교에서."
"학교에서 가르쳐?"
"수업이 있어."
"앞으로도 컴퓨터 많이 하는 대신에 이런 것을 많이 만들어봐."
"알았어."


욕실에 갈 때마다 걸려있는 딸아이의 바느질 주머니를 볼 때마다 흐뭇한 마음이 일어난다. 정말이지 컴퓨터 대신 이런 일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도록 해야겠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1. 10. 25. 09:23

최근 딸아이가 한국을 방문하기 전에 앞서 가져갈 옷을 챙기고 있었다. 양말바지 하나를 가지고 바느질통이 있는 부엌으로 향했다. [참고로 우리 부녀(父女)는 스타킹을 양말바지로 칭한다. 영어 단어 스타킹(stocking)에 해당하는 한국어 단어를 스타킹이라고 딸에게 말해주면 딸은 진짜 한국어 단어를 말해달라고 요구한다. 즉 스타킹은 영어이지 한국어가 아니란다. 이 경우 우리 두 부녀는 적합한 한국어 단어 찾기에 들어간다.]

"양말바지로 뭘 하려고 가져가니?"
"구멍이 나서 바느질하려고."
"네가 할 수 있어?"
"당연하지."

순간적으로 아시아 인도에서 연수 중인 아내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내가 집에 있었더라면 이렇게 딸아이가 바느질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말이다. 혹시 바늘에 손가락이 찔릴까 걱정이 되었다.

"아빠가 해줄까?"
"아니. 내가 할 수 있어."
"아빠도 대학 다닐 때 바느질 많이 했어."
"나는 초등학생인데도 잘 해!!!"
"손가락 찔리지 않도록 조심해."
 

초등학교 4학년생 딸아이가 직접 양말바지 구멍을 바느질로 꿰매는 모습이 대견스러웠다. 하지만 엄마가 부재시에 아빠의 존재를 느끼게 해줄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해버림에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 최근글: 아내가 집 떠난 후 남편이 느낀 힘든 일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