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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28 옥수수밭 미로에서 헤맨 맑은 가을날
  2. 2008.10.02 옥수수밭 미로의 수수께끼 (2)
사진모음2010.09.28 08:10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서쪽 외곽에서 트라카이(Trakai)로 가다보면 도로변에 있는 보기 드문 옥수수밭을 볼 수 있다. 하늘에서 보면 옥수수밭 내부에 도형이 그려져 있다. 혹시 외계인이 몰래 와서 만들어 놓지 않았을까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법하다. 하지만 이는 리투아니아에서 옥수수밭 미로(Kukurūzų labirintas) 사업을 최초로 실현시킨 생물교사 사울류스 카민스카스의 작품이다.

그는 10여년 전부터 이 사업을 꿈꿔오다가 2008년에 실현시켰다. 그해 9월 취재 촬영차 그를 만났다. 경제위기에 여전히 이 옥수수 미로 사업을 하는 지 가끔 궁금했다. 그러던 차에 며칠 전 에스페란토 동호회에서 이곳으로 소풍을 간다고 하기에 만사를 제쳐놓고 참가하기로 했다. 첫 해는 1만 5천평방미터였으나, 올해는 2만평방미터로 규모를 확장했다.

▲ 2008년 옥수수밭 미로 동영상

"올해는 어떤가?"
"지난 해에 비해 방문객이 반으로 줄었다."
"오늘 보니 사람들이 많은데....."
"어제는 지금까지 가장 많은 방문객이 찾았다."
"아직 한달쯤 남았으니 잘 되기를 바란다."

그는 직장을 끝낸 후 저녁시간과 주말에만 이 옥수수밭 미로를 운영하고 있다. 경제위기로 찾아오는 사람이 예년에 비해 많이 줄었지만 그는 스스로 육체적 정신적 노력으로 일궈가는 미로라 방문객수에 크게 일비희비하는 않은 사람이다. 열심히 살면서 결과는 하늘에 맡기는 아주 낙천적인 사람이다. 그를 만날 때마다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의 표본을 보는 것 같다. 이날 에스페란토 동호회 Juneco(유네쪼) 회원들과 함께 옥수수밭 미로 소풍을 사진에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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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나 미로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사람이 있을까봐 미로에 들어가기 전에 단체사진을 찍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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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수수밭 미로에 대해 열심히 설명을 듣고 있는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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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마다 미로의 도형이 바뀐다. 올해는 유럽대륙이다. 가운데 하얀색이 리투아니아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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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구에서 기념촬영하는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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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무성하게 자란 옥수수밭. 비록 오솔길이 있지만 여러 번 길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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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솔길따라 미로의 출구를 찾아나서는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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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혹 거울이 있어 자신을 돌보는 것이 아니라 투영된 자신으로 인해 겁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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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이한 허수아비도 군데군데 있어 특히 아이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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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유럽대륙의 중심 리투아니아에서 기념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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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웬 인체 유골이?" - "지난해 이 옥수수밭 미로에서 길을 잃은 사람의 것이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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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처럼 맑은 가을날 동호회 친구들과 가족과 함께 옥수수밭 미로에서 보내게 된 것에 아주 흡족했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10.0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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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서쪽 외곽에서 트라카이로 가다보면 도로변에 있는 보기 드문 옥수수밭을 볼 수 있다. 하늘에서 보면 옥수수밭 내부에 도형이 그려져 있다. 혹시 외계인이 몰래 와서 만들어 놓지 않았을까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옥수수밭 미로 그림” 행사를 통해 관광객을 이끌어 들이는 미국 콜로라도의 농부들을 연상케 한다. 리투아니아에서 이 옥수수밭 미로 사업을 최초로 실현시킨 사람은 생물교사인 사울류스 카민스카스이다.

그는 10여년 전부터 이 사업을 꿈꿔왔으나 여건이 안되었다. 그러다가 올해 연초 창업을 위한 투자자를 소개시켜주는 tv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자신의 사업 구상을 밝혔다. 하지만 투자자를 얻는 데 실패했다. 그는 투자자를 얻어 손쉽게 추진하는 것은 포기하고 소규모라도 자신의 노력을 다해 실현시키기로 결심했다.

올해 처음으로 1만5천 평방미터 면적에 약 16만개 옥수수 포기를 심었다. 그리고 그 안에 리투아니아의 상징인 게디미나스성을 도형으로 그려 1.5킬로미터에 달하는 미로를 만들었다. 사람들이 미로에서 출구를 찾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록 했다. 처음엔 모두가 그를 돈키호테로 바라보았다.

그 후 새로운 것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하나 둘 씩 오더니, 이젠 입소문을 타고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의 생일파티 장소로, 그리고 단체나 관광객들의 이색 체험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농장주인 사울류스는 직접 유령 복장을 하고 때때로 미로에 나타나 산책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기도 한다.

이 미로를 함께 걷던 딸아이가 수수께끼를 내었다.
“미로 바로 옆에 자라는 옥수수는 왜 수염이 다 빠졌지?”
“보아하니 빠진 것이 아니라 일부러 수염을 짤라낸 것 같다. 왜 그럴까? 나중에 주인에게 물어보자.”

주인이 답하기를: "예쁘지 않으면 꺾지를 않는다." 그 순간 장자의 "直木先伐(직목선벌: 곧은 나무가 먼저 잘린다). 甘井先竭(감정선갈: 맛있는 우물은 먼저 마른다)" 구절을 각인시겨주는 것 같았다.

짓궂은 사람들이 미로 옆에서 잘 자라고 있는 옥수수를 꺾으면서 옥수수 대까지 부순다. 옥수수 대가 부서지면 미로의 형태가 손상이 된다. 그래서 그는 미리 옥수수 수염을 짤라내었던 것이다.        

옥수수밭 미로 입장료는 어른 4000천원, 어린이는 2500원이다. 주인 사울류스는 “더 많은 사람들이 올 것이라 믿었지만, 지금까지 온 숫자만으로도 충분히 정신과 재정적으로 기쁨을 준다.”라고 만족했다. 그의 아내는 “처음엔 황당했다. 일을 시작하자 남편을 전폭적으로 지지할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이 자연 속에서 건강한 여가를 줄길 수 있게 해 준 것에 대해 오히려 우리에게 감사할 때 정말 흐뭇하다.”라고 말했다.

투자자를 얻는 데 실패했지만 낙담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작은 규모로 시작해 실현시킨 사울류스가 무척 돋보여 보였다. ★ 꿈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자에게 이루어짐을 이날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


  ▼ 하늘에서 본 리투아니아 옥수수밭 미로 전경 (사진제공: 사울류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