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12.13 집에 오니 새 현관문 달렸네
  2. 2008.08.17 자기 지갑을 몰라본 사람의 행운
기사모음2008. 12. 13. 08:31

경제와 금융 위기로 불안하고 뒤숭숭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 리투아니아 사람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이야기가 생겨 화제를 모우고 있다.

인터넷 뉴스 delfi.lt 12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리투아니아 북서부 도시 샤울레이에 소재한 단칸방 아파트에 살고 있는 여성은 일이 있어 한나절 집을 비웠다. 집에 돌아오자 자신의 낡은 아파트 현관문이 사라졌고, 깨끗하고 튼튼한 새 현관문을 발견했다.

그는 혹시 다른 아파트로 잘못 왔나 의심했지만 수십년을 살아왔는데 틀릴 리가 없다. 그렇다면 도둑이 들어왔나 의심했지만 도둑이라면 문을 부숴야지 새 문을 달아놓을 리가 없다.

현관문 회사의 담당자가 새로 문을 교체할 아파트 주소를 기재했는데 그만 일꾼들이 보기엔 번호가 달랐다. 104호로 기재했는데 끝수 4가 똑바로 쓰이지 않아 쉽게 1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꾼들은 104호가 아니라 101호 아파트 현관문을 교체한 것이다.

담당자는 일꾼들에게 집주인이 병원에 있기 때문에 집주인 없이 현관문을 교체하도록 했다. 그래서 일꾼들은 정확하게 일을 다 마치고, 새 현관문 열쇠를 옆집 사람에게 맡기고 돌아왔다.

숫자 하나 때문에 난데없이 엉뚱한 아파트의 현관문이 새 것으로 교체되어버린 것이다. 상황을 전해들은 회사 사장은 현관문을 원상복구하지 않고 새 현관문을 성탄절 선물로 기증하기로 했다. 경기가 아주 어려운 때인데 이렇게 선뜻 결정한 사장의 용심법이 리투아니아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숫자 표기에 얽힌 경험이 하나 있다. 1990년대 초에 유럽에서 3년 살다가 잠시 한국에 들어갔다. 사진관에 가서 필름사진마다 몇 장을 인화하라고 숫자를 적었다. 며칠 후 사진을 찾으러 가니 1장을 인화하라고 한 사진마다 모두 7장을 인화해놓았다. 값이 7배!!!! 난감했다.

이유인즉 유럽의 1자 표기에 익숙해 생각 없이 썼는데, 사진관 아저씨가 이것을 7로 알았던 것이다. 그때 후부터 손으로 숫자 표기할 때 항상 조심하고 있다. 써놓고도 상대방이 똑바로 인식할 수 있는 지를 한 번 더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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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숫자 하나 때문에 난데 없이 새 현관문을 갖게 되었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 8. 17. 15:51

세상에 살다보면 아주 작은 일에도 큰 감동을 받을 때가 있다. 언젠가 가까운 리투아니아 친구에게 일어난 미담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친구는 아내와 함께 낮에 집에서 2km 정도 떨어진 큰 가게에 물건을 사로 갔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물건을 사고 아내의 지갑에서 물건 값을 지불했다. 집으로 돌아가려고 차를 돌리는 순간 아내가 주차장에 떨어진 지갑을 발견하고 남편에게 차를 세우라고 했다. 남편은 창밖으로 지갑을 힐끗 보면서 낡은 지갑에 무엇이 들어있을까 라고 하면서 아내의 말을 무시했다.

주차장 입구에서 친구 차와 마주쳐서 잠깐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다른 차가 와서 한 운전자가 그 떨어져 있는 지갑을 줍는 장면을 뒷거울을 통해 보았지만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 낡은 지갑을 주운 사람은 우선 지갑 안에 든 내용물을 훑어보았다. 낡은 지갑치고는 너무 굉장한 서류들이 들어있었다.

이 지갑에는 우선 중요한 여권이 있었고, 운전면허증과 차량증명서도 있었다. 그리고 장교인 이 친구의 군인증과 군부대출입증이 있었고, 이중 제일 중요한 총기소유허가증이었다. 또한 한화로 10만원 정도의 현금도 들어 있었다. 이런 서류에도 이 지갑 소유자의 현주소는 찾아볼 수 없었다. 유일한 단서는 전화번호. 집으로 전화를 하니 아무도 받지 않았다. 그래서 전화국을 통해 그 전화번호의 소유자가 어디에 사는 지를 확인했다.

주소를 확인한 이 사람은 곧장 이 친구 집으로 왔다. 이 친구는 아직 뜰에서 자기 지갑을 잃어버린 지도 모르고 이웃 사람들과 담소를 즐기고 있었다. 낯선 사람이 찾아와 잃어버린 지갑을 돌려주기 위해 왔다고 하니 그저 황당할 따름이었다. 그 순간 호주머니에 지갑을 찾아보니 지갑은 간데 온데 없었다. 바로 그 낡은 지갑이라고 그냥 지나쳤던 그 지갑이 바로 자기 지갑이었음을 그제야 알았다. 세상에 땅에 떨어진 자기 지갑을 알아보지 못한 사람이 있다니!

이 친구는 그 사람이 너무나 고마워 무엇으로 사례를 해야 할지 몰랐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이런 경우 보통 보드카나 현금으로 답례를 한다. 때로는 돌려주는 사람이 현금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 지갑을 주운 사람은 웃으면서 아무 답례도 원치 않았다. 떠나면서 남긴 한 마디가 주위 모든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세상에 이런 사람이 다 있다니!

"언젠가 이런 일이 저에게도 생길 수 있을 텐데요."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고, 잃어버린 이의 슬픔에 마음 아파하고 어떻게 해서라도 돌려주려고 하는 이런 사람들이 많을수록 세상은 더욱 행복하게 살만하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