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모음2010.10.28 09:28

유럽의 여러 도시를 여행하다보면 불편한 것 중 하나가 공중화장실이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중심가에 있는 대성당 근처에 공중화장실이 하나 있다. 사용료가 1리타스(한국돈으로 440원이다.) 입구에는 대체로 뚱뚱한 아줌마들이 돈을 받는다.

필요해서 갈 수밖에 없지만, 나올 때는 "뭐 이리 비싸!"라고 늘 혼자 중얼거린다. 이럴 때마다 한국의 깨끗한 무료 공중화장실이 떠오른다.    

최근 스웨덴에 살고 있는 에스페란토 친구가 올린 스웨덴 공중화장실 사진이 눈길을 끌어 소개하고자 한다.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 있는 공중화장실이다. 이 화장실은 유료이고, 사용료 지불 방법이 아주 특이하다. 바로 휴대전화 문자쪽지로만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다.

화장실 문에 붙어있는 안내문에 있는 적힌 전화번호로 문자쪽지를 보내면 화장실 문을 열 수 있는 코드를 받는다. 이 코드를 입력하면 화장실 문이 열린다. 마치 화장실로 전화하면 문이 열리는 것 같다.
   
Telefonu al la necesejo! 
* 사진: Kalle Kniivilä  / image source link

하지만 이 공중화장실은 시민들이 이용하기엔 불편하겠다. 먼저 휴대전화가 없는 사람은 사용할 수가 없다. 있더라도 문자쪽지 보내기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도 있다. 또한 몹시 급한데 휴대전화로 문자쪽지를 보내야 하고, 답을 기다려야 한다. 그 사이에...... 하지만 이 화장실은 현대인의 휴대전화 상용을 전제로 한 지불법을 도입한 것이 흥미롭다.

* 최근글: 우크라이나 여성 상의 다 벗고 푸틴 방문 반대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0.03.18 08:17

지난 주 병원생활을 하는 동안 초등학교 2학년생 딸아이 요가일래와 여러 차례 휴대폰 문자쪽지를 주고 받았다. 이 덕분에 요가일래는  최근 들어 매일 문자쪽지를 보내고 있다. 어제는 Apa mohe?(아빠, 뭐해?)라는 쪽지를 보내왔다.

그런데 지난 화요일 아직 학교 수업을 다 마치지 않은 요가일래로부터 문자쪽지가 왔다.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아내가 문자쪽지를 읽어주었다. 하지만 무슨 뜻인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었다. 휴대폰을 아내로부터 건네받아 직접 읽어보았으나 정확한 뜻을 알지 못했다.

Apa maredzima vilia hante mondzi saranhe mondzi ok?
아파 마레지마 빌리아 한테 몬지 사란해 몬지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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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가일래가 학교에서 보내온 순간적으로 난해했던 문자쪽지

mondzi가 두 번 들어간 것을 보니 제일 중요한 단어인 것 같았다. 아내가 무슨 뜻인지 물어보았지만 mondzi가 무슨 뜻인지 몰랐다. 하지만 나중에 생각해 보니 mondzi가 뭔지였다. 아내에게 요가일래가 돌아오면 무슨 상황에서 이 문자쪽지를 보냈는 지를 물어봐야겠다고 답했다.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요가일래는 아빠에게 말했다.
"아빠, 빌리아가 사랑해가 뭔지 물으면 싫어해라고 답해. 알았지? 아니다. 그냥 영어로 i don't know, 아니면 리투아니아어로 aš nežinau라고 답해."

이 말을 듣고 보니 이제야 요가일래의 문자쪽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Apa maredzima vilia hante mondzi saranhe mondzi ok? 이 쪽지가
Apa vilia hante saranhega mondzi maredzima ok?라고 했더라면 정확하게 이해했을 것이다.
아빠, 빌리아한테 사랑해가 뭔지 말하지마. ok?

문자쪽지를 보내기 전 상황을 요가일래가 이야기해주었다.
"내가 노는 시간에 친구들에게 "루카스를 사랑해!"라고 한국말로 떠들고 다녔다. 그렇더니 여자친구 빌리아가 사랑해가 무슨 뜻인지 캐물었다. 내가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랬더니 빌리아가 아빠에게 무슨 뜻인지 물어보겠다고 했다."

빌리아는 평소 요가일래와 스카이프로 대화를 할 때 종종 끼어들어서 대화를 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요가일래가 가르쳐주지 않자 아빠에게 직접 물어보겠다고 으럼장을 놓았다. 요가일래는 '사랑해'의 진짜 뜻이 발각될까봐 급히 아빠에게 문자쪽지를 보냈던 것이다.

요가일래는 학교 교실에서 아무도 알지 못하는 한국말을 이렇게 혼자 즐기고 있다.
"아빠, 내가 한국말로 '바보', '똥' 뭐든지 말해도 친구들이 모르니까 정말 재미있어."
"그러니,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한국말을 아빠하고 공부하자. 알았지?"
"옙, 대장님!"


* 최근글: 한글 없는 휴대폰에 8살 딸의 한국말 문자쪽지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0.03.16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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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박 8일 동안 수술을 위해 병원에 있느라 집을 비웠다. 어제 월요일 아침 퇴원을 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오후에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는 현관문을 열자마자 아빠에게 달려오려고 했다.

규칙 1 - 집에 오면 무조건 손을 제일 먼저 씻는다에 걸려 방문까지만 왔다.

얼른 손을 씻고 온 요가일래는 아빠에게로 왔지만 갑상선 수술자국이 최근접 접근을 막고 말았다.

"아빠, 상처를 보니 무서워......"
"그래도 아빠잖아."

고개를 뒤로 돌리고 아빠 가까이에 와서 눈을 감고 볼에 입맞춤으로 환영인사를 했다.

병원에 있는 동안 요가일래는 딱 한 차례 방문했지만 아빠와 여러 차례 휴대폰 쪽지로 대화를 나누었다.

우리 집에서 나는 휴대폰 기계치로 알려져 있다. 소리변경이나 전화번호 입력도 아내나 딸에게 부탁하곤 한다. 그런데 병원에 있으면서 길고 무료한 시간에 한 동안 휴대폰를 가지고 놀았다. 쪽지 기능에 익숙하게 되어 요가일래와  쪽지 놀이를 했다.

휴대폰에는 한글 기능이 없다. 요가일래는 아직 한글 읽기와 쓰기에 서투르다. 그렇다면 아빠가 보내는 쪽지를 읽고 다 이해할까? 어떻게 한국말을 리투아니아어 철자로 표기할까?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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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나 콤부 오딘지 몰라 구리구 나 손에 피가나 솔수 옵소.

어와 으에 상응하는 리투아니아어 철자는 없다. 그래서 요가일래는 이를 오나 우로 표현했다. 위의 쪽지를 고치면 아래와 같다.

아니 나 흥부(와 놀부 책이) 어딘지 몰라. 그리구 나 손에 피가나 쓸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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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하구 노라요 -> 이는 언니하구 놀아요 이다.

이렇게 한글 없는 휴대폰로 딸아이에게 리투아니아어 철자로 한국말 문자쪽지를 보내보았더니, 서로 의사소통이 됨에 흐뭇했다. 이 계기로 아빠하고는 문자로도 한국말을 쓰야 한다는 인식을 요가일래에게 심어주었다. 이제 점점 요가일래를 자연스럽게 한글 읽기와 쓰기 길로 안내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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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글: 자면서 노래 한 곡을 다 부른 8살 딸아이
* 최근글:
한국인 사위 수술에 깜짝 출현한 유럽인 장모님


* 다른 블로거 글: 칠레 지진 현장에서 보내온 글
* 다른 블로거 글: 브라질 속의 작은 유럽 Monte Verde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08.26 08:04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휴대전화를 통화뿐만 아니라 문자쪽지, 인터넷 검색 등 다양한 통신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을 "엄지족"이라고 한다. 리투아니아 엄지족들은 아직 문자쪽지를 주로 이용하고 있다.  

최근 리투아니아 이동전화 회사인 "tele2"는 누가 더 빨리 문자를 입력하는 지 겨루는 엄지족 대회를 개최했다. 리투아니아에서 최초로 열린 이 대회는 적지 않은 상금 등으로 엄지족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지역 예선에 2000여명이 참가했다.

최고수 엄지족 175개 문자를
1분 4.84초에 입력
이 지역 예선에서 우승한 43명이 지난 23일(토) 결선 대회를 치렀다. 리투아니아 철자와 기호가 섞여 있는 175개 문자를 입력하는 시합이었다. 이날 가장 빨리 입력한 사람은 6년째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는 고등학생 아리야스 슈키스(16세). 그는 175개 문자를 1분 4.84초에 다 입력했다. 상금으로 10,000리타스(약 500만원)과 1000리타스(50만원) 상당 전화비를 충전 받았다.

인구가 340만명인 리투아니아의 하루 평균 문자쪽지 개수는 2천7백만개이다. 인구 1인당 하루 8개 휴대전화 문자쪽지를 보내고 있다. 가히 '문자천국' 대열에 들어갈 만하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앞으로 더욱 엄지족이 각광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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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년 부활절에 리투아니아 친구로부터 받은 문자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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