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4. 8. 27. 06:33

일전에 8개월 미국 생활을 마치고 마르티나가 집으로 돌아왔다. 여행가방에서 짐을 꺼내는 과정에서 거미를 발견했다. 우리 집 식구들은 모두 거미를 무서워한다. 작은딸 요가일래가 소리쳤다.

"아빠, 빨리 와! 여기 미국에서 온 거미가 있어!"
"어떻게 해야 하나? 잡을까? 아니면 버릴까?"
"거미는 죽이면 안 돼."
"왜?"
"거미는 우리에게 행운을 가져다 주는 벌레야."
"그런데 왜 거미를 무서워?"
"그냥 무서워."


미국에서 유럽까지 대서양을 거쳐서 오다니 정말 대단한 거미이다. 비행기를 3번 갈아타면서 말이다. 미국 세인트 루이스에서 짐을 챙길 때 거미가 여행 가방 속으로 들어간 것 같았다. 시카고와 코펜하겐을 거쳐 빌뉴스 집까지 여행 가방 속에 무임승차를 했다.


외국에서 온 벌레를 살려줄까 말까 잠시 고민되었다.

이 녀석도 생명이니 일단 산 채로 잡아서 밖에 놓아주기로 했다. 젓가락 달인 민족답게 젓가락을 이용해 산 채로 잡아서   곤충채집망에 담아 밖으로 내보냈다. 새로운 환경에 잘 버틸까......


말꼬리에 붙은 파리가 천리 간다라는 속담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었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 2. 13. 19:26

리투아니아의 대표적인 인터넷뉴스 사이트인 델피의 기사제목들을 차례로 읽어 내려가면서 색다른 제목을 만났다.
- 인도네시아에선 "토끼"에게 물감을 뿌린다 -

인도네시아엔 왜 토끼에게 물감을 뿌릴까 궁금증을 증폭시키면서 그 기사제목을 눌렀다. 내 상상과는 전혀 다른 기사였다.

앞으로 인도네시아에선 전차 지붕이나 객차 사이로 통근하는 사람에게 물감을 뿌릴 예정이다. 현지 정부는 "토끼"와의 대대적인 전쟁을 시도하고 있다. 이 뿌린 물감으로 군중 속에서 불법적으로 승차한 사람들을 쉽게 식별할 수 있다. 

이렇게 기사내용을 다 읽고 나서야 "토끼"가 "무임승차하는 사람“을 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어지는 또 하나의 의문은 그렇다면 왜 리투아니아인들은 이러한 사람들을 “토끼"라 표현할까?

주위 사람들에게 물으니 토끼는 누가 잡으러 오면 줄행랑을 치기 때문이라 한다. 리투아니아에도 월말이나 월초에 버스나 전기버스에서 검표원을 자주 만난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감전이나 추락의 공포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무임승차를 일삼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로 인해 수입 감소뿐만 아니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지붕탑승으로 53명이 숨졌다.

그래서 인도네시아 철도청은 각 역에 안전요원을 배치해 지붕 위에 탄 승객들에게 물감을 뿌려 종착지에서 이를 쉽게 구분해 잡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 물감뿌리기가 과연 얼마나 효과를 낼 지 궁금하다. 머리회전이 빠른 “토끼”는 이젠 자신의 가방 속에 옷 한 벌을 더 챙겨 타고 다닐 법도 하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