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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10 군대마친 친구의 감동적인 군대친구 면회
생활얘기2008. 12. 10. 07:42

초유스가 가입한 다음 까페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많지가 않다. 그 중 비교적 자주 들락날락하는 카페는 원불교 에스페란토 사용자들의 모임인 “희망인”이다. 아들을 얼마 전에 군대에 보낸 한 회원의 글이 최근 올라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그 분의 허락을 얻어 아래에 전한다.

글 - Kristalo

오전 11시쯤 낯선 전화가 들어와 받을까 말까 하다 받았더니
뜻밖에 군에 가 있는 아들목소리~~!!
깜짝 놀라 어쩐 일이냐고 물었더니
친구가 면회를 왔답니다.
아들 녀석이 고등학교 시절 절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정오엄마 같은 여친을 만난다면 바로 장가갈 거라고 했다던 친구가 있었지요.
그런데 그 녀석(현재 병장말년에 있음)의 친한 친구가
오늘 아들 면회를 온 겁니다.
그 친구는 지난 달에 전역을 했다는군요.

그런데 이 친구가 서울에서 아들이 있는 충남 계룡시까지
그냥 친구 얼굴이나 보러 온 것이 아니고
김밥, 초밥, 롤김밥 등등에
삼겹살도 언 고기는 맛없다고 생고기로
가스버너까지 챙겨서
그리고 김치에 과일디저트까지
얼마나 많이 싸왔는지 가방이 3개나 되더랍니다.
줄줄이 읊어대는데 다 외우지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혼자 나오지 말고 친구하나 데리고 나오라고 했다는군요.
그래서 훈련소에서부터 함께 간 친구 동기 한명을 데리고 나가서 함께 맛있게 먹고 있답니다.

우째 이런 일이~~
세상에 이런 일에나 나올법한 그런 일이 우리 아들한테 일어났네요.
부모도 쉽게 하기 힘들 일을 그리고
죽고 못 산다고 하는 여친이 있어도 그렇게 못할 것 같은 일을
남친이 그것도 친구의 친구가~~!!

너무 믿어지지 않아 그 친구 바꾸라고 했습니다.
너무도 착해 보이는 목소리의 그 친구 하는 말이
자기도 군생활하면서 먹고 싶은 것이 많이 있어서
고생하고 있을 친구 생각에 이것저것 챙겨 보았답니다.

올겨울 들어 제일 춥다는 오늘
눈도 많이 내려 다니기도 쉽지 않는 날에
친구 먹인다고 바리바리 챙겨들고
이른 새벽같이 서울에서 출발해 왔을 친구가 너무 고마워
엄마 아빠보다 낫네 하고는 눈물이 나서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였습니다.

복 많은 아들 녀석 좋은 친구들이 많은 줄은 알고 있었지만
지난 달 20일 경남 사천에서 충남 계룡시로 부대 이동하고
힘들다는 군생활에 귀찮은 거 내가 먼저 하지 하면서 열심히 잘 살고 있는 아들!!
덕분에 이등병 때 포상휴가를 두 번씩이나 연거푸 다녀가더니
지난 12월 1일에는 동기들보다 한 달 먼저 일등병으로 조기 진급까지......
그런데 아직 엄마 아빠는 바쁘다는 핑게로 면회 갈 생각도 못하고 있는데
오늘 눈이 많이 와서 아침부터 계속 재설작업을 하고 있다가
반가운 친구의 면회를 받은 것 같습니다.

너무도 고마운 친구
나중에 얼굴 한 번 꼭 봐야겠다고 했습니다.

우리 아들 오늘 지금 이 시간 너무도 행복한 시간 보내고 있을 것 같아
저도 따라 행복한 주말 오후가 될 것 같습니다.
우리님들도
행복한 주말과 휴일 건강하고 멋지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오랜만에 보기 드문 하얀 눈을 보면서도
맘껏 신나하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