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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2.11 남은 국으로 여전히 유럽인 아내와 실랑이 (9)
다음첫면2014. 12. 11. 07:55

어제 수요일 낮 유럽인 아내는 모처럼 미역국을 직접 끓였다. 간이 약간 밍밍했지만, 그런대로 먹을만 했다. 사실 밍밍한 것이 좋다. 흔히들 북유럽 음식은 짜다고 한다. 그래서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즐겨하는 말이 있다. 남편이 짜다고 불평하면 이렇게 말한다.

"짠만큼 당신을 사랑해~~~"

그러니 짜를수록 사랑의 깊이가 더한다는 말이니 화가 아니라 웃음으로 보답해야 되겠다. 사실 음식은 짠 것보다 덜 짠 것이 좋다. 그래야 취향에 맞게 소금이나 간장을 더 넣을 수도 있고, 고추장을 풀어서 먹을 수 있다. 

아내는 오후에 직장에 나간다. 학생들이 일반학교에서 공부를 마친 후 음악학교에 수업 받으러 오기 때문이다. 이날따라 중학생 딸아이도 바빴다. 일반학교 마치고, 잠시 집에 와서 점심 먹고, 미술학교를 갔다가 곧당 음악학교를 갔다. 

나 또한 저녁에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친다. 수업 들어가지 전 식사를 한다. 그래서 아래가 낮에 끓어놓은 미역국이 식어서 냄비 채로 다시 끓렸다. 


이날따라 아내가 차를 가지고 와서 식구 셋이 다 같이 만나서 집으로 돌아왔다. 옷을 갈아입고 부엌으로 들어간 아내는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당신 또 남은 미역국을 냄비 채로 데웠지?"

대답 대신 내 머리 속에 아래 와 같은 생각이 맴돌았다.
'아. 또 시작이구나!'
'그냥 넘어가면 안 되나...'
'한국인 남편의 고치기 힘든 습관이라 생각하고 그냥 스긍하면 살 되면 되지 않나...'

리투아니아인 아내가 이를 좋아하는 읺는 이유는 간단하다.
국은 반복해서 끓일수록 그 영양분이 점점 감소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체 큰 냄비를 데우는 것보다 작은 냄비를 사용하는 것이 에너지 절약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인 나는 국을 끓이고 식힌 후 다시 한 번 더 끓여 놓으면 남은 국을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다는 믿음에 길들여져 있다. 또한 국 일부만을 들어내지 않고 냄비 전체를 데우고 식힌 후 냉장고에 보관하면 더 좋다라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이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인지는 모르겠다.

대체로 주변 사람들은 국을 많이 끓여서 남기는 일이 거의 없다. 그저 그때끄때 먹을 만큼만 끓인다. 그러니 남겨서 이를 데우고 할 일이 없다. 한국인 남편을 만나 살다보니 중간 냄비 대신에 큰 냄비에 끓여 남으면 다음날에 별다른 수고 없이 끼니를 때울 수 있다. 그런데 영양분 감소에는 전혀 관심 없고 냄비 채로 다시 데우는 남편이 못 마땅하다. ㅎㅎㅎ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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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녕하세요 광주공식블로그 광주랑입니다.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광주랑 블로그에도 한번 들러주세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14.12.11 20: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티스토리의 Today's Story에 이 글이 떴는데 맨 밑에 작성자를 보니 초유스님이라고 되어 있어서 어? 스님이 왠 아내가 있나?해서 들어와보니 '초유스'님이었군요. ㅋㅋㅋ

    2014.12.16 07: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종종 한국어의 존칭 접미사 때문에 스님으로 샹삭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2014.12.17 10:48 신고 [ ADDR : EDIT/ DEL ]
  3. 저도 냄비 문제에 대해 너무 당연히 초유스님이랑 같게 생각해왔는데, 한국인과 외국인의 생각 차이가 이런데서도 오는군요. 재밌게 읽었어요!ㅎㅎ

    2014.12.17 03: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공감입니다. 저의아내는 한국인이지만, 굉장히 섬세해서 어떤일이 생기면 ... 하 글잘읽고 가요 ^^

    2014.12.18 02: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저도 예전엔 생각없이 통째로 데웠는데 요즘엔 적당히 덜어서 데우게 되더라구요~고정관념도 신경쓰면 바뀝니다~^^*

    2014.12.18 20: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