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카나리아 제도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아프리카 대륙 모로코 서쪽 대서양에 위치해 있는 카나리아 제도는 주요 섬 7개(라팔마, 테네리페, 라고메라, 엘이에로, 그란카나리아, 푸에르테벤투라, 란사로테)로 이루어져 있다. 
이번에는 먼저 란사로테(Lanzarote)를 방문했다. 푸에르토델카르멘(Puerto del Carmen, 푸에르토 델 카르멘)에서 묵으면서 해변산책, 해수욕 그리고 일광욕을 즐기면서 시간을 보냈다. 어느날 아내에게 관광회사를 통해 전일관광(

Grand Tour

)을 한번 해보자고 제안했다. 일광욕을 좋아하는 아내는 마지 못해 이를 받아들였다.   

 

우리 숙소 바로 앞까지 관광버스가 온다. 먼저 몇몇 도시를 들러서 예약한 손님들을 태운다. 해변도시를 벗어나 내륙 산악지대로 들어갈 수록 땅은 더욱 척박하다.

종종 이렇게 가꾸어진 푸른 식물들을 만나면 웬지 기분이 상큼해지고 눈이 즐거워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헌신적인 노고가 저 화산재 밑에 숨어 있을까...

관광버스에서 내려서 구경한 첫 번째 장소가 엘골포(El Golfo)다. 작은 어촌이다. 이름 그대로 조그마한 만이 형성되어 있다. 좀 더 왼쪽으로 걸어 들어가면 녹색 석호가 있다. 단체관광이라 그기까지 갈 시간적 여유가 없다.       

반대쪽 산기슭을 자세히 보면 다양한 무늬가 새겨져 있다. 이것은 18세기 화산 분화로 뜨거운 용암이 바다로 흘려들어갈 때 차가운 조류가 만들어낸 자연의 조각작품이다.

 

다음 행선지는 1895년 시작된 염전(Salinas de Janubio)이다. 석호의 바닷물을 초기엔 풍차, 지금은 전기펌프로 끌어올려 자연 증발시켜 소금을 만든다. 연 2,000-15,000 소금을 생산한다. 검은색 화산석 둘레에 쌓여 있는 소금의 하얀색이 더욱 하얗게 보인다. 여기가 카나리아 제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염전이다.

오늘 투어의 최고 명소 중 하나인 티만파야(Timanfaya) 국립공원으로 향한다. 여러 색깔의 토양, 크고 작은 분화구, 기암괴석, 완만하게 경사진 산 그리고 나무 한 그루도 없는 지형이 지구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한 행성으로 우리를 데리고 가는 듯하다.

다행스럽게도 우리가 도착한 곳은 달이나 화성이 아니라 국립공원 박물관 주차장이다. 여기서는 낙타타기 선택관광을 할 수 있다. 두 줄로 쭉 앉아 있는 낙탁들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옛날 낙타는 란사로테에서 농사와 운송에 필요한 아주 중요한 가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관광객들을 위해 이용되고 있다.

미리 예약할 필요가 없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현장에서 지불하면 된다. 낙타타기는 약 20분 정도 소요된다. 마치 산을 넘어가는 대상의 행렬을 보는 듯하다. 우리 가족은 천성적으로 동물을 이용해 하는 여행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부부가 찾아간 곳은 주차장 가까이에 있는 박물관이다.

이 박물관은 카나리아 제도의 주민들이 어떻게 낙타를 활용했는 지를 잘 전시하고 있다. 단봉낙타등에 여러 도구를 얹어서 때론 교통 수단으로 때론 운송 수단으로 활용했다. 아래 사진 속 초록색 물건은 낙타안장이다. 낙타등 위에 얹어서 양쪽으로 각각 한 명이 탄다.      

다시 관광버스는 꾸불꾸불한 아스파트길을 따라 이동한다. 특히 아스팔트 길 밖으로 나가서 걷는 것은 금지다. 용암 위 걷기는 화산 물질에 해를 끼치거나 지의류(화산석에 자라는 유기체)를 파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밑에 동굴이 있을 수 있는 얇은 용암 표면을 걷는 것은 아주 위험하기 때문이다. 

전일관광의 최고 백미는 티만파야 국립공원 안에 있는 불의 산(Montañas del Fuego)이다. 공원 입장료는 성인 12유로다. 사람들이 빙 둘러 모여 무엇인가를 내려다 보고 있다. 무슨 일일까? 

공원 직원이 긴 철봉 끝에 나뭇가지 뭉치를 매달아 바위 틈 사이로 밀어넣자 곧 불이 활활 타오른다. 그냥 구덩이로 보이지만 실상은 불구덩이다. 

이제는 직원이 물 한 동이를 쇠구멍에 부어 넣자 조금 후 엄청난 굉음을 내면서 수증기가 치솟는다. 화산 지열이 아직도 엄청나다는 것을 보여 준다. 지하 13미터 깊이에 온도가 섭시 100-600도이다. 티만파야에서 마지막 화산 분화는 1824년에 일어났다. 

이곳에 자리잡은 엘디아블로(El Diablo) 레스토랑의 화덕은 정말 환상적이다. 요리 연료비가 0원이다. 지하 10미터에서 올라는 약 300도의 지열로 음식을 요리하기 때문이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이다. 이 또한 란사로테 섬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예술공간으로 변모시킨 스페인 예술가 세사르 만리케(César Manrique)의 작품이다.     

개별여행이라면 이 레스토랑에서 꼭 식사를 해보고 싶은데 단체여행이라 미리 정해진 식당이 다른 곳에 있다. 아쉽고 아쉽다. 저 화산지열로 구운 요리를 맛보는 기회가 언젠가 다시 올 수 있길 바란다. 

동정녀의 망토(Manto de la Virgen)로 불린다. 붉은색이 금방이라도 이글거리는 용암을 뿜어낼 기세다. 이런 신기하고 기이한 형상을 지닌 바위를 여기저기에서 감상할 수 있다.

아스팔트 길 옆 용암벽이 버스보다 더 높다. 휴, 다행히 식은 용암이다. 그래도 두려움이 검은 용암벽을 따라 눈 안으로 들어온다.  

내려다 보이는 것이 엘디아블로 식당이 있는 불의 산 시설물이다.     

단체로 먹는 점심식사다. 푸짐하고 맛있다.

만차블랑카(Mancha Blanca)에 있는 고통의 성모 마리아 성당이다. 1730-1736년 화산 분화로 용암이 마을을 향해 흘러내려 왔다. 이때 주민들이 고통의 성모 마리아 상을 이웃 마을 티나조(Tinajo)의 산 로케(San Roque) 성당에서 빌려서 기도 행진을 했다. 그러자 갑자기 용암이 식어서 멈췄다. 이 자리에 나무 십자가를 세우고 기적을 일으킨 성모 마리에 감사하기 위해 성당을 건립했다.    

이어서 우리가 도착한 곳은 란사로테의 주요 포도주 산지인 라게리아(La Geria)다. 란사로테는 아주 특이하게 포도농사를 짓는 곳으로 유명하다. 어떻게 화산으로 황폐화된 극한 토양에서 포도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 

회색빛의 산정상 가까이까지 반원형 돌벽이 빼곡히 쌓여 있다. 1730년대 화산 분화가 있기 전까지 란사로테는 농업이 번성한 섬이었다. 연속으로 일어난 화산 분화로 인해 땅 위에는 재와 자갈의 두꺼운 층이 형성되었다. 
처음에 농민들은 이것을 재앙으로 봤지만 영양소가 풍부한 화산 토양이 특정 작물을 재배하는데 적합하다는 것을 곧 알게 되었다. 스펀지같은 성질이 있어 물을 빨리 흡수하고 오랫동안 수분을 보존한다. 재는 일종의 절연체 역할을 해서 비록 공기 온도가 오르내리더라도 토양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준다.   

화산 분화 후의 란사로테는 포토재배에 아주 적합하게 되었다. 포도는 화산재 토양에서 잘 자라고 완만하게 높아지는 경사면은 포도나무에 이상적이다.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아프리카 대륙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이 포도가 필요한 반복적인 냉온 변화를 준다. 낮에는 따뜻하고 거의 늘 맑고, 밤에는 춥다. 온도 차이는 포도가 산도(추운 밤)와 단맛(따뜻하고 맑은 낮) 둘 다 발전시키는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주된 문제 하나가 있다. 바로 바람이다. 한결같이 대서양에서 바람이 불어온다. 이는 윈드서핑이나 카이트서핑에는 최고다. 하지만 어린 포도나무를 흔들어 넘어뜨리거나 뿌리채 뽑아 버릴 수 있다. 농민들은 그 해결책으로 화산 토양에 넓고 얕은 구멍을 파서 어린 포도나무를 심고 그 주변에 돌을 쌓아 반원형 바람막이 벽을 만들었다. 
벽의 높이와 구멍의 깊이가 매우 중요하다. 어린 포도나무가 그림자에 방해받지 않고 그대로 햇빛에 노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또한 화산 토양으로부터 영양분과 수분을 충분히 얻을 수 있을 정도로 얕아야 한다. 포도농장마다 이런 구멍과 벽이 수천 개나 된다. 한 그루마다 바람막이 벽이 필요하니 얼마나 많은 노고와 정성이 깃들어 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포도주 시음을 한다. 포도주 전문가 아니라 그 맛을 묘시하기가 힘든다. 황폐한 자연환경을 극복하고 특이한 포도재배법을 찾아낸 란사로테 사람들에게 존경을 표하는 뜻으로 우리도 포도주 2병을 구입한다. 다시 버스는 북쪽을 향해 달린다. 절벽 위 전망대에서 잠시 휴식을 갖는다.  

여러 시간 동안 사람을 제외한 움직이는 생물체를 거의 만나지 못했다. 땅에 떨어진 마른 나무줄기와 비슷하게 생긴 도마뱀을 하마터면 못 알아볼 뻔한다.   

싱싱한 초록색 잎과 분홍색 꽃이 내 시선을 확 사로잡는다. 그동안 재빛색 화산석에 찌들어 있는 내 눈을 잠시나마 정화시켜 준다.

저 아래 계곡에 있는 하얀색 도시가 아리아(Haría)다. 발 밑은 급강하 천길 낭떠러지다.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내려간다. 예민한 사람은 전일관광을 떠나기 전 멀미약을 복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제는 완전 다른 세상에 온 듯하다. 화산 사막을 벗어나 마치 비옥한 옥토를 지나는 것 같다. 아리아는 "야자수 천 그루 계곡"라 불린다. 이곳에는 카나리아 제도 자생 야자수가 자라고 있다.

전일관광의 또 다른 백미다. 세사르 만리케가 심혈을 쏟아 조성한 자메오스델아구아(Jameos del Agua) 화산 동굴 박물관이다.  

 

이 박물관은 크라운 화산 분화에 의해 생성된 용암 동굴에 있다. 동굴의 총길이는 6킬로미터이고 이중 1.5킬로미터 정도가 해수면 아래에 위치해 있다. 지하소금호수, 레스토랑, 정원, 비취색 연못, 박물관, 관람실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은 생태학적으로 아주 중요하다. 1센티미터도 채 되지 않는 아주 작은 바닷가재(squat lobster)들의 서식지다.

용암 동굴의 지붕이 무너진 자리에 오아시스를 만들어 놓았다. 시커먼 용암으로 둘러싸인 하얀색 연못가와 비취색 연못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우리 숙소 앞까지 관광버스가 태워 준다. 돌아오니 아름다운 노을이 반긴다.

 

포도농장에서 구입해온 포도주를 마시면서 란사로테 일주관광을 되돌아본다."오늘 관광 만족해?"라고 아내에게 묻는다."오늘 당신 말 듣기를 정말 잘 했다. 자, 위하여!"

이상은 초유스의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가족

여행기 4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여행기

1편 | 2편 | 3편 | 4편 | 5편 | 6편 | 7편 | 8편 | 9 | 10편 | 11편 | 12편 | 13편 | 14편 | 15편 | 16편 | 17편 | 18편 | 19편 |

Posted by 초유스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아프리카 대륙 모로코 서쪽 대서양에 위치해 있는 카나리아 제도는 주요 섬 7개(라팔마, 테네리페, 라고메라, 엘이에로, 그란카나리아, 푸에르테벤투라, 란사로테)로 이루어져 있다. 이번에는 먼저 란사로테를 방문한다. 푸에르토델카르멘(푸에르토 델 카르멘 Puerto del Carmen)의 전경이 눈앞에 나타난다.

란사로테는 화산섬이다. 길이는 남북으로 60킬로미터, 동서로 25킬로미터고 면적은 845제곱킬로미터다. 인구는 15만명이고 인구밀도는 제곱킬로미터당 167명이다. 전체 해안선이 213킬로미터인데 모래가 10킬로미터, 해수욕장이 16.5킬로미터고 나머지는 모두 다 바위다. 기후는 아열대 사막 기후로 강우량이 적고 연중 온도는 섭씨 18-25도다.     

란사로테 섬 전체가 화산 전경이다. 현재의 지형은 1730년에서 1736년까지 그리고 1824년에 발생한 티만파야(Timanfaya) 화산 폭발로 이루어졌다. 이런 척박하고 황량한 곳에 사람들은 지형적 조건과 기후적 조건에 맞춰서 주거지, 농경지 그리고 휴양지 등을 일궈냈다.

우리가 묵을 곳은 란사로테의 주요 관광도시인 푸에르토델카르멘(Puerto del Carmen)이다. 처음에는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이곳은 1970년대에 관광휴양지로 개발되었다. 해마다 란사로테를 방문하는 백만명 이상의 대부분 사람들이 이곳을 숙박지로 선택한다. 
주로 영국, 독일,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란사로테 공항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위치해 있고 길쭉한 황금빛 모래 해수욕장이 펼쳐져 있다.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중심 거리가 7킬로미터 뻗어 있고 차도, 인도 그리고 자전거 도로를 갖추고 있다. 길옆에는 식당, 술집, 선물가게 등이 즐비하다. 우리는 연립주택단지 로카스블랑카스(Roccas Blankas)에서 묵고 있다.

연립주택단지는 자체 수영장을 갖추고 있다.

숙소가 1층이고 바로 앞이 수영장이다. 언제든지 편하게 수영장으로 첨벙 뛰어들 수 있다. 높이 솟은 야자수가 이국적인 곳에 와 있음을 더욱 실감시켜 주고 있다. 

연립주택은 거실, 방 2개, 욕실로 되어 있다. 

대서양 일출을 보기 위해 산책에 나선다. 대체로 북유럽 사람들은 일출에 그다지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장엄한 일출을 감상할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이 아닐까...    

겨울철에는 일출이 늦고 또한 구름낀 날이 태반이다. 여름철에는 일출이 빠르고 아직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시각이다. 대서양에서 떠오르는 일출이 궁금하다. 어린 시절 툇마루에 앉아 자주 보았던 동해의 검붉은 일출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살아 있다. 

 

아침 운동을 하러 나온 사람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휴양객들이지만 건강생활을 꾸준히 유지하고자 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푸에르토델카르멘과 이어져 있는 이웃 도시 로스포킬로스(Los Pocillos)의 해수욕장까지 산책을 계속한다. 일광욕 산책을 하는 부부를 보자 나도 윗옷을 벗어 아침 햇살을 맞는다.        

때론 잘 정리된 거리를 따라 때론 모래해변을 따라 이날 아침 산책한 거리가 왕복 6킬로미터이다. 우리 식구들은 얼굴 공개를 꺼려 한다. 종종 즐겨 찍는 단체사진 촬영법이 있다. 바로 같이 그림자를 찍는 것이다.    

해수욕장대로(Av. de las Playas) 산책로에서 사랑을 약속하는 자물쇠가 빽빽히 채워져 있는 쇠줄을 만난다. 역시 스페인의 정열을 느낀다. 자물쇠가 형형색색이다. 리투아니아를 비롯한 북유럽에서 본 이런 자물쇠는 그저 자물쇠색인데 여긴 다양한 색으로 칠해져 있다.

휴양지에서 대체로 오전은 이렇게 수영장에서 일광욕으로 시작한다.  

몸이 뜨거워지면 수영장에 물놀이...그런데 물 속으로 들어갈 때는 코를 막는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야자수 사이에 있는 바위 위에 앉아 끝없는 바다를 그저 멍하니 바라보고 싶다.

바로 우리 숙소 앞에서 황금빛 모래 해수욕장이 시작된다. 이곳은 카나리아 제도에서 가장 잔잔한 바다 중 하나로 꼽힌다.

사람에 부딛히지 않고 편하게 일광욕과 해수욕을 즐긴다.

화산석이 좋은 바람막이가 되어 준다. 

파파가요 (Papagayo) 산맥 너머로 해가 지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화창한 날씨라서 일몰 광경을 지켜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흑백 사진으로도 찍어 본다. 저 산 너머에는 또 다른 휴양도시 플라야블랑카(Playa Blanca)가 자리잡고 있다. 

저녁 시간이다. 낮에 해수욕과 일광욕 또는 섬관광을 즐긴 사람들이 하나 둘씩 해수욕장대로(Av. de las Playas)에 이어져 있는 식당, 술집, 가게 등으로 모여든다. 우리 가족은 일명 밤문화에는 익숙하지 않다. 

대로를 따라 가로등이 밝혀 켜져 있어 밤에도 해변 산책이나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10월 하순임에도 일광욕과 해수욕을 마음껏 즐기고 다음 행선지인 푸에르테벤투라 섬을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린다. 

 

푸에르토델카르멘에서 머물면서 만난 란사로테 일출과 일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상은 초유스의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가족

여행기 3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여행기

1편 | 2편 | 3편 | 4편 | 5편 | 6편 | 7편 | 8편 | 9 | 10편 | 11편 | 12편 | 13편 | 14편 | 15편 | 16편 | 17편 | 18편 | 19편 |

Posted by 초유스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란사로테 섬에 있는 포도밭은 세계에서도 찾기 힘들 정도로 특이하다. 이 섬에서 포도밭으로 유명한 지역이 게리아(La Geria)이다. 사방 천지가 숲이 하나도 없고 온통 화산암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런 곳에 포도밭이 있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았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유럽 여러 나라에서 직접 본 포도밭과는 전혀 다르게 생겼다. 포도밭이 포도밭다워야 하는 데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정말 희귀했다. 지구가 아니라 다른 행성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여기엔 필히 어떤 까닭이 있고, 이런 포도밭을 일궈낸 주민들의 지혜가 숨어 있을 것이다. 도대체 어떤 독특한 모습을 지니고 있기에 서론이 이처럼 거창할까... ㅎㅎㅎ

 

포도나무가 웅덩이 속에 숨어 있을 뿐만 아니라 웅덩이에서 나오지 못하게 화산암으로 돌벽을 만들어 놓은 듯했다. 저지대뿐만 아니라 가파른 경사에도 계단식으로 포도밭이 거대한 장관으로 눈 앞에 펼쳐졌다. 

 

 

 

1730년에서 1736년까지 화산 분출로 인해 화산재가 이 지역의 비옥한 농토를 뒤덮었다. 시간이 지난 사람들은 이 재앙이 안겨준 혜택을 알게 되었다. 바로 천연 미네랄이 풍부한 화산재였다. 

 

18세기-19세기 이들은 화산재 층을 파내어 웅덩이를 만들어 그 밑에 포도나무 등을 재배하는 것이 생산성을 높여줄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이 지역의 포도밭 웅덩이는 지름이 약 5-8미터, 깊이가 2-3미터이다. 한 웅덩이에 보통 포도나무 2그루가 심어져 있다.   

 

 

 

란사로데는 1년에 비가 오는 날이 고작 18일이다. 건조해서 농사짓기에 적합하지 않다. 농업에 절대로 필요한 것이 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물을 해결할까

이 점에서 화산재의 기능이 돋보인다. 구멍이 많은 입자로 되어 있는 화산재는 빗물과 이슬을 신속하게 밑으로 통과시키고, 뜨거운 햇빛이 비치는 낮에 수분 증발을 막아준다. 

 

 

그런데 왜 돌벽을 세웠을까?

란사로테는 무역풍이 상존한다. 반달 모양인 반원 돌벽은 특히 꽃봉우리를 맺은 포도나무를 강풍으로부터 보호해준다. 

 

 

포도나무 주종은 말바시아(Malvasia)와 무스카텔(Muscatel)이다. 포도수확은 유럽에서 가장 빠른 시기인 7월말이다. 수확은 모두 사람들이 직접 손으로 한다. 수확량은 헥타르당 1,500kg으로 스페인에서 가장 낮지만, 1그루당 25kg 포도가 생산된다. 19세기말부터 시작된 게리아 포도농원들은 연 포도주 30만병을 생산하고 있다.   

 

 

 

이 특이한 포도밭을 비롯해 란사로테 섬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극한 자연환경 속에서 체념하지 않고 이를 활용해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현장이었다

 

 

 

 

이날 스위트 포도주를 시음해보니 꿀을 많이 부운 듯이 무진장 달았다. 당도가 최고라는 안내자의 말이 떠올랐다. 이 대신에 세미스위트 한 병을 샀다. 호텔로 돌아와 대추야자수 옆에서 저녁노을을 즐기면서 가족과 함께 마시니 지상낙원이 따로 없었다.

 

 

이상은 초유스의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가족

여행기 7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여행기

1편 | 2편 | 3편 | 4편 | 5편 | 6편 | 7편 | 8편 | 9 | 10편 | 11편 | 12편 | 13편 | 14편 | 15편 | 16편 | 17편 | 18편 | 19편 |

Posted by 초유스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중 하나인 란사로테(Lazarote)에 있는 티만파야(Timanfaya) 국립공원에는 연료값 '0'인 레스토랑[관련글: 불이 필요 없는, 연료값 '0원'의 악마 레스토랑] 외에도 볼거리가 여러 있다. 이곳의 핵심은 1730년에서 1736년까지 화산 분출이 일어났지만, 지금도 지하 10여미터의 온도가 섭씨 100도에서 600도에 이른다.
이곳에 도착하면 여전히 화산이 살아있음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국립공원 직원들이 세 가지 증명을 해보인다. 먼저 삽으로 땅 속에 있는 조각돌을 퍼내 관광객들의 손에 올린다. 지열을 느낄 수 있다. 선입견으로 사람들은 엄청 뜨거울 것이라 여겨 받지도 않는 채 털어버리려고 한다.
두 번째는 건초를 돌 구멍 사이로 넣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연기가 솔솔 피어나고 이내 시꺼먼 연기와 함께 이글거리는 붉은 태양을 연상시키는 불덩이가 솟아오른다. 마치 용암이 금방이라도 분출할 듯하다.

마지막 순서는 양동이 물을 땅 속으로 붓는다. 처음엔 물을 조금 붓는다. 수증기로 위로 피어오른다. 그리고 남은 양동이 물을 다 붓는다. 잠시 후 펑 소리를 내면서 물은 간헐천(間歇泉이 되어 지면 위로 치솟아오른다. 마치 어린 시절 골목길 뻥튀기의 펑 소리를 듣는 듯했다. * 간헐천: 뜨거운 암석층의 영향으로 증기의 압력에 의하여 지하수가 지면 위로 솟아오르는 온천.

 

이날 이 세 가지 증명을 아래 영상에 담아보았다.

  

또 하나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볼거리는 용암 들판과 분화구이다. 운행하는 버스를 타고 관람한다. 기괴하게 생긴 바위, 주글주글 주름 진 용암층, 어머어마하게 큰 분화구, 가파른 정상, 용암 터날, 아슬아슬한 고갯길... 최초의 우주비행사들이 달 착륙을 준비하도록 그들에게 보여준 사진이 이 용암 일대라고 한다. 이날 용암 들판 관람을 아래 동영상에 담았다.

이 란사로테 티만파야 국립공원 관광을 가자고 우긴 사람이 나였다. 점심을 포함한 전일 버스관광 가격이 45유로였다. 아내는 모래 해변에서 일광욕과 해수욕을 하면서 체내에 부족한 비타민D를 채우는 것이 좋겠다고 주장했다.

 

간헐천 분출, 용암 들판, 화산열 요리 레스토랑 등을 두루 구경한 아내의 한 마디가 이날 관광의 보람을 다 표현했다.

 

"오늘 당신 말 듣기를 정말 잘 했다."

이상은 초유스의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가족

여행기 5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여행기

1편 | 2편 | 3편 | 4편 | 5편 | 6편 | 7편 | 8편 | 9 | 10편 | 11편 | 12편 | 13편 | 14편 | 15편 | 16편 | 17편 | 18편 | 19편 |

Posted by 초유스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란사로테 섬에서 여행을 마치고 푸에르테벤투라 섬으로 이동해야 했다. 두 섬을 잇는 배를 탔다. 란사로테 섬 제일 남쪽에 있는 항구 도시가 플라야블랑카이다. 
운행 선박 회사는 두 개인데 Fred. Olsen과 Armas이다. 아르마스 배를 타기로 했다. 소요시간은 45분이다. 아직 시간이 남아 있어서 부두에서 요트 정박장을 거쳐 해변거리를 따라 산책을 했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것은 부두와 정박장의 바닷물이 참으로 깨끗했다. 작은 물고기부터 손바닥만한 물고기들이 때를 지어 여기저기서 노닐고 있었다.   

 

바닷물이 하도 맑아서 깊은 산 속 물고기 연못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깨끗한 바닷물 속으로 손을 넣어 물고기 등을 쓰다듬고 싶은 충동마저 일었다. 

 

 

이상은 초유스의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가족

여행기 18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여행기

1편 | 2편 | 3편 | 4편 | 5편 | 6편 | 7편 | 8편 | 9 | 10편 | 11편 | 12편 | 13편 | 14편 | 15편 | 16편 | 17편 | 18편 | 19편 |

Posted by 초유스

2014년 가족여행지로 카나리아 제도 란사로테(Lanzarote) 섬을 선택하면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이 바로 악마 레스토랑이었다. 몇 해 전 인터넷을 통해 이 특이한 레스토랑을 접한 후 궁금증이 접한 후 궁금증이 이어져 왔다.     

 

* 티만파야 국립공원 불의 산에 위치한 악마 레스토랑 전경

 

이 레스토랑은 란사로테 남서부 지방에 위치하고 있는 티만파야(Timanfaya) 국립공원 내에 자리잡고 있다. 티만파야 국립공원은 51평방킬로미터의 면적으로 전부가 화산 토양으로 이루어져 있다. 세사르 만리케(Cesar Manrique, 1919-1992 건축가, 예술가)이 악마를 이 국립공원의 상징으로 정했다. 

* 티만파야 국립공원의 상징물 악마

 

왜 상징이 악마일까?가장 큰 규모의 화산 분출이 1730년에서 1736년까지 일어났다. 당시 주민들은 그러한 화산 분출의 위력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를 악마의 행위로 묘사했다. 
지금도 이곳에서는 화산 활동이 지속되고 있다. 지하 약 13미터 범위의 온도가 섭씨 100도에서 600도이다. 이를 쉽게 증명해주는 몇 가지 체험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악마 레스토랑의 요리이다.

 

보통 생산이나 고기를 구울 때 숯불이나 전기 등을 이용한다. 그런데 여기는 불이 따로 필요하지 않다. 우물처럼 만들어 놓은 곳 위에 큰 석쇠를 걸쳐놓다. 그리고 그 위에 고기를 얹은 작은 석쇠를 놓는다. 그러면 화산열에서 나오는 열기로 자연스럽게 고기가 구워진다. 요리 연료값이 '0'로인 레스토랑이다.
자연열을 이용한 요리 장면을 영상에 담아보았다. 

워험하다고 접근을 금지시킬 수 있는 곳에 이렇게 관광객들을 위한 부대시설을 설치해 관광명소로 만든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 티만파야 국립공원에서 지켜야 주의 사항 중 하나가 바로 표시된 경로를 절대로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어느 구덩이에 발이 빠져 이렇게 고기처럼 구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은 초유스의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가족

여행기 6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여행기

1편 | 2편 | 3편 | 4편 | 5편 | 6편 | 7편 | 8편 | 9 | 10편 | 11편 | 12편 | 13편 | 14편 | 15편 | 16편 | 17편 | 18편 | 19편 |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