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3.04.08 05:20

겨울 내내에 발코니에 놓아두었던 긴화분을 토요일에 욕실로 옮겨 물을 듬뿍 주었다. 그리고 씨앗을 심으려고 했다. 하지만 아내가 극구 반대했다.

이유는 월력으로 보면 심을 때가 아니기 때문이다. 장모와 전화한 후 "지금은 달이 그믐으로 향하니까 씨앗을 심을 수가 없다. 심으면 씨앗이 자라지 않는다. 기다렸다가 그믐달이 상현달로 커질 때 심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는 4월 5일이 식목일이야. 그리고 3일 후면 그믐이야. 지금 심는다고 해서 씨앗이 자르지 않는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토양, 온도 등이 맞으니 씨앗이 싹을 띄울 거야."
"고집 그만 부리고,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고대부터 해오던 대로 하면 안 돼?"

주말이다. 씨앗 심기 유혹에 벗어날 수 없었다. 하던 일을 멈추고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유혹에 넘어가기로 했다. 아내가 딸아이와 함께 볼링장에 간 틈을 이용해 부활절에 사놓은 딸기 씨앗 봉지를 뜯었다. 


딸기의 학명은 fragaria ananassa이고, 영어로는 strawberry이다. 에스페란토로는 frago인데 이는 바로 딸기의 라틴어 학명에 어원을 두고 있다.  

대형상점에서 풍성한 딸기 사진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발코니에 놀고 있는 긴화분이 생각 나서 별다른 고민 없이 씨앗을 샀다. 아내가 옆에 있었더라면 극구 말렸을 것이다. 예전에 딸기 심었다가 큰 수확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고, 또한 한 봉지 가격이 10리타스(약 4천5백 원)이었기 때문이다. 


봉지를 뜯어보니 "애고, 잘못 샀구나!"라는 후회심이 먼저 들었다. 눈꼽보다 더 작은 씨앗이 달랑 다섯 알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가격으로 딸기를 사먹는 것이 더 현명할 듯하다.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다섯 개 씨앗을 심었다. 


아내의 말대로 달이 하현에서 그믐으로 향하는 때 심은 씨앗은 정말 싹이 트지 않을까? 아니면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풍성하게 자라 적어도 하루 분량 딸기를 맺을 수 있을까? 두 서 달 후가 벌써 궁금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02.05 07:15

이번 한국 방문은 두 가지 국제행사 참가가 주된 목적이었다. 하나는 원불교 에스페란토회가 주관한 '에스페란토 국제선방'이었고, 다른 하나는 '동아시아 에스페란토 교직자연맹 세미나'였다. 이 두 행사가 모두 익산에 있는 원불교 총부에서 열렸다. 인근을 이동하면서 들판에는 비닐하우스가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인삼딸기' 푯말이 눈길을 끌었다.

도대체 인삼딸기는 무엇일까? 딸기면 딸기이지 왜 인삼일까? 인삼만큼 가치가 있어서 인삼딸기일까? 아니면 농장이름이 인삼일까? 하지만 사방에 인삼딸기이니 특정 농장의 이름은 아닐 것이다. 무척 궁금했다. 나중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본 인삼딸기의 정체는 이렇다.

인삼딸기는 좋은 유기질(깻묵, 골분, 흙설탕, 아미노산)과 인삼의 줄기와 인삼피(껍데기)를 직접 발효시킨 우량 인삼액비를 만들어 엽면시비 또는 관주하여 재배한 것으로 당도가 일반딸기(11~14)보다 2~3도 높고 생리장애 및 병충해에 대한 저항력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원불교 상사원에서 머물면서 인삼딸기 맛을 보고 싶다고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동네에서 방금 딴 싱싱한 인삼딸기 한 상자가 방 안에 놓여있었다. 상큼한 냄새가 침을 흘리게 했다. 유럽 리투아니아에도 온상에서 재배된 딸기가 겨울철에 판매된다. 그런데 딱 한 번 사고는 더 이상 사지 않게 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빛깔이 아름다워 맛있어 보여서 사지만, 먹어보면 당도가 낮아 입맛만 버리기 때문이다.   


하도 큼직해서 리투아니아 동전을 옆에 놓고 비교해보았다. 


더 신기한 것은 딸기를 씻지 않고 그냥 먹어도 된다고 했다. 비록 깨끗이 씻은 딸기도 많이 먹으면 종종 입안 입술이 헌 경험을 한 터라 몹시 주저되었다. 농약을 치지 않고 유기농으로 재배한 것이라 그렇게 먹는 것이 더 딸기 맛을 즐길 수 있는 설명에 손을 들었다. 

그래서 그냥 먹기로 하고 한 번 깨물었다.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딸기는 난생 처음 먹어본다!!!"

둘이서 딸기 한 상자를 그 자리에서 비우게 되었다. 리투아니아 집으로 돌아와서 이 인삼딸기를 이야기했더니 욕만 얻어먹었다.

"세상에 그렇게 맛있는 딸기를 혼자만 먹고 오다니......"
"기내반입 금지 물품에 농산물이 들어가잖아."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1.05.0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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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뒷밭에 심어놓은 딸기를 먹고 자란 덕분에 지금도 딸기는 아주 좋아하는 과일 중 하나이다.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서도 텃밭에 딸기를 심어놓은 사람들이 많다. 일전에 장모님 텃밭을 다녀왔다. 

돋아나는 딸기잎 사이에 가을에 심어놓은 마늘도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딸기만 심는데, 장모님은 늘 이렇게 딸기 사이에 마늘을 심는다.

이유를 여쭈어보니 첫째는 땅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둘째는 마늘이 병충해로부터 딸기를 어느 정도 보호해준다(농약 대신에 마늘). 


요즘 한국에도 주말농장을 가꾸는 사람들이 많은데 딸기와 마늘을 사잇짓기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 최근글:
 고사리 날로 먹고 응급환자 된 유럽인 장모님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05.15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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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빌뉴스 아파트 발코니에는 요즘 딸기가 빨갛게 익어가고 있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라서 그런지 아파트에 살지만 무엇인가 키우고 싶다. 그래서 몇해 전부터 아파트 발코니에 딸기를 키우고 있다. 비록 몇 포기 밖에 안 되지만, 새싹이 나오고, 하얀 꽃이 피고, 열매가 익어가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것이 즐겁다.

"아빠, 왜 딸기는 빨간색이야?"
"한 번 생각해봐."
"처음에 초록색이었는데 햇빛이 점점 뜨거워지니까 빨간색이 되었다. 맞지?"
"그래. 딸기에는 빨간색을 결정짓는 것이 있으니까 햇볕을 받아서 빨간색이 되는 것이다."

4월 13일 피어오르는 딸기꽃을 처음 찍은 후 5월 13일 빨갛게 익어가는 딸기 모습을 찍은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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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코니에서 그네를 타고 놀던 7살 딸아이 요가일래는 익어가는 딸기를 보면서 군침을 마냥 흘린다.

"아빠, 딸기도 사과처럼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등 색깔이 여러 가지이면 참 좋겠다."
"너가 커서 노란색 딸기를 한 번 만들어봐! 하지만 검은색 네 눈을 갈색으로 바꿀 수 없는 것처럼 세상에는 변화시킬 수 없는 것도 있다."

* 관련글:
  • 2008/07/15 베란다에 익어가는 방울토마토와 뱀딸기
  • 2008/05/06 딸기 사이에 왜 마늘을 심을까

  •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04.16 08:15

    몇 해 전부터 발코니 화분에 딸기를 키우고 있다.
    수확을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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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하루 물을 주면서 딸기의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함께 살아감을 느낄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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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새 발코니엔 하얀 딸기꽃이 피어올랐다.
    벌써 빨간 딸기가 군침을 돌게 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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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글:
  • 2008/07/15 발코니에 익어가는 방울토마토와 뱀딸기
  • 2008/05/18 발코니 딸기 첫 수확
  • 2008/05/06 딸기 사이에 왜 마늘을 심을까 

  •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8.05.18 08:19

    리투아니아 텃밭에서 키우는 딸기는 이제 꽃을 피우고 있지만, 우리 집은 오늘 수확이라는 말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수확을 했다.

    지난 해부터 발코니 화분에서 키우고 있는 딸기가 딸아이에게 올해 첫 수확을 안겨주었다. 그 동안 익어가는 딸기를 몰래 따먹지 않고 용케 잘 참아준 딸아이가 모든 수확물(고작 4개 ㅎㅎㅎ)을 선물로 받았다.

    물을 주면서 만나는 딸기의 하루 하루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함께 살아감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아빠, 최고!"라는 딸아이의 말은 수확물의 맛도 보지 못함에 대한 아쉬움을 한방에 날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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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8.05.06 08:45

    어릴 때 뒷밭에 심어놓은 딸기를 먹고 자란 덕분에 커서도 딸기는 좋아하는 과일 중 하나이다. 비록 몇 포기 되지는 않지만 지난해부터 베란다 화분에 딸기를 키우고 있다.

    추억 다시 만들기도 하고, 또한 딸아이와 함께 물을 주면서 자라는 과정을 살펴보는 재미도 솔찬하다. 리투아니아 텃밭에도 딸기가 자라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은 딸기만 심는 데, 장모님은 늘 딸기 사이에 마늘을 심는다.

    일전에 텃밭에서 일을 거들면서 그 까닭을 물어보았다. 첫째는 땅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둘째는 마늘이 병충해로부터 딸기를 어느 정도 보호해준다 (농약 대신에 마늘).  

    요즘 한국에도 주말농장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딸기와 마늘을 사이짓기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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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베란다에서 익어가고 있는 딸기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