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12.09.04 05:39

발트 3국을 관광하는 사람들, 특히 한국인과 중국인이 현저하게 늘어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다수가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있으면 중국인이 가능성이 높고, 소수가 들고 있으면 한국인이 가능성이 높다. 여행 필수품 중 하나가 소중한 추억을 담는 카메라이다. 

과거에는 카메라 없는 여행을 상상할 수가 없었다. 90년대 초반 유럽을 여행할 때 손에는 카메라 두 대가 늘 있었다. 한 대는 슬라이드용이었고, 다른 한 대는 필름용이었다.   


그런데 근래에 들어와서 특히 한국인 관광객들을 살펴보면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의 숫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일전에 30명의 한국인 관광객을 안내했다. 40-50대 중년이었다. 대부분 큼직한 스마트폰에 내장된 카메라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고 있었다. 


이렇게 해외여행에서도 한국인들 사이에 스마트폰이 똑딱이를 대체하고 있는 현장을 지켜보게 되었다. 스마트폰 분야에 한국인들이 참으로 앞서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앞으로는 스마트폰이 대세임을 실감했다. 내 호주머니 양쪽에 들어있는 휴대폰과 똑딱이를 조만간 스마트폰 하나로 전환해야 할 듯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1.11.22 09:31

올 11월이면 이 블로그를 운영한 지도 꼭 만 4년이 된다. 지금껏 방문수가 1천만이 넘었다(성원한 누리꾼 에게 감사드린다). 그 동안 이 블로그에 올린 사진들은 거의 대부분 디카 캐논 20D로 찍었다. 2005년 5월 구입했으니 만 6년을 꼬박 사용했다.

당시 가계 살림에 한 방 먹일 정도로 거금을 주고 구입했다. 아내에게는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아주 견고하고 화질이 좋은 카메라라 어렵게 설득했다. 더 나은 신제품이 빨리 나오지 않기를 바라면서 열심히 사용했다. 지난해 친척이 구입한 캐논 550D를 보자 그렇게 좋아보였다. 기종 변경을 피력하자 아내는 "그렇게 비싸게 준 카메라를 두고 새로운 카메라을 살 수는 없지"라면서 점잖게 탐욕심을 눌렀다. (오른쪽 사진: 캐논 20d 셔터박스가 생명을 다하기 전 남긴 마지막 컷 중 하나. 예쁜 집에 약수가 있다.)

6월 중순 방송 촬용차 다른 다시를 방문했다. 돌아오는 길에 약수로 유명한 휴양도시가 있었다. 모처럼 약수를 마시자고 하면서 그 도시를 들러 무료로 마실 수 있는 약수가 있는 공원으로 갔다. 슈퍼마켓에서 1리터당 2천원을 주고 살 수 있는 약수를 포만감을 느낄 정도로 마음껏 마셨다.

이어서 전망 좋은 언덕으로 올라가 사진 몇 장을 더 찍었다. 사방이 모두 푸른데 딱 나무 한 그루가 회색이었다. 껍질이 다 벗겨진 이 고목이 단연 돋보이는 풍광이었다. 그런데 이 사진을 찍고 나자 갑자기 카메라가 탁탁탁... 소리를 내고 "err99"가 화면에 깜박거렸다. 밧데리를 빼고 다시 넣어보아도 같은 현상이 지속되었다. "하필 고목을 찍어서 카메라가 고물이 되어버렸네"라고 생각하니 후회스러운 마음이 일어났다.

▲ 디카 캐논 20D 셔터박스가 남긴 최후 컷이 바로 이 고목 사진이다.
 

집으로 돌아와서 인터넷에서 정보 검색을 해보았다. 원인은 셔터박스일 듯했다. 다음날 캐논 지정 수리소를 찾아갔다. 접수대에 있는 사람이 살펴보더니 대뜸 물었다.

"5만 컷 정도 찍었죠?"
"벌써 구입한 지 만 6년이 넘었으니 충분히 그 정도는 찍었을 것입니다."
"셔터박스에 문제가 있는 듯합니다."
"수리비용은 얼마나 될까요?"
"700리타스(35만원) 정도."
"고치는 것보다 새로운 디카를 구입하는 것이 더 좋을 듯하네요."


잠시 아내와 상의했다. 이런 경우 우리는 늘 한국의 가격과 비교하곤 한다. 언제 한국을 방문할 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수리비가 얼마 나올까 알아본다면 수리여부를 결정하자고 결론지었다.

"괜히 비싼 것을 싸서 수리비도 비싸잖아! 당신이 반영구적이라고 말했잖아!"라고 아내가 투덜거렸다.
"카메라도 생물이야. 이제 때가 된 거야. 그런데 참 묘하다. 마지막 컷이 고목이야!"
"그건 나도 신기해."
라며 아내도 이젠 셔터박스의 수명을 어느 정도 받아들이는 듯했다.

구입할 때 셔터박스의 수명에 대해 들은 바가 전혀 없었다. 알았다하더라도 가지고 싶은 마음에 5만 컷이 무한한 숫자로 다가왔을 것이다. 하지만 5만 컷으로 셔터박스가 고장이 나니 5만이 너무 적은 숫자임에 아직도 몹시 아쉬워한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1.10.30 23:49

딸아이가 자기 의사를 스스로 표현할 수 있까지는 기록용이라면서 무척이나 많이 딸의 성장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다. 하지만 자기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나이가 되자 찍어도 되냐고 묻고 동의를 얻은 후에야 찍거나 찍어달라는 요청에 따라 찍게 되었다.

곧 만 10살이 될 딸아이는 아빠따라 잠시 한국에 머물고 있다. 빌뉴스에 있을 때 봄철에 카메라가 고장이 나서 사용할 수 없었다. 이번 한국 방문 중 제일 먼저 한 일이 카메라 수리였다. 리투아니아보다 한국이 수리비가 훨씬 싸기 때문이었다. 그 동안 촬칵촬칵 소리를 듣지 못한 딸아이는 그 재미로 요즈음 카메라를 직접 만지는 일이 잦다.

▲ 이번 한국 방문에서 찍힌 딸아이 요가일래

한국에 머물고 있는 동안 어느 날이었다. 
"아빠, 내 생일에 카메라를 선물해줘~~~"
"왜?"
"나도 아빠처럼 사진을 찍고 싶어."

"네가 한국에서 생일을 맞는 데 무슨 선물을 해줄까?"라고 한국으로 떠나기 전에 딸아이에게 물었다.
"나도 몰라. 아빠가 생각해야지 왜 내가 생각해야 돼?"라고 딸아이가 물었던 일이 생각났다.

 당사자가 원하는 것을 사주는 것이 제일 좋은 선물이다. 물론 합당한 선에서 말이다. 

"그래. 생일이 되는 날 살줄 게."라고 즉답을 피하고 싶었다.
"안 돼. 이번에는 더 빨리 사줘야 돼."
"왜?"
"아빠가 서울에 가서 나 혼자 있을 때 내가 찍어야 할 일이 있을 거야. 그리고 나도 이제 컸으니 찍히는 것보다 더 찍고 싶어. 아빠가 서울에 있을 때 카메라가 아빠라고 생각하고 잘 지낼 거야."

이 말을 들으니 안 사줄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큰 마음 먹고 디지털 카메라를 인터넷으로 구입하게 되었다. 딸아이는 이 카메라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주말을 보냈다. 그리고 아빠가 서울에 가서 있는 동안 열심히 카메라를 만지작거리면서 1주를 보낼 것이다.

며칠 전 아빠를 모델 삼아 딸아이는 사진을 찍었다. 하고 많은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무시하고 아빠를 배수구 위에 눕혔다.  
 

"왜 배수구야?"
"비밀이야!"
"네 그림자가 들어갔으니 다시 찍자!"
"아니. 사진 속에 나도 있으니까 좋잖아!"


소나무를 뒷배경으로 딸아이 사진을 찍으려고 했지만, 딸아이는 소나무 뒤로 숨어버렸다. 디지털 카메라는 한국에서 맞이할 뜻 깊은 10살 생일 선물로 아주 적합한 듯하다. 이제 딸아이는 사진 속 모델이 아니라 스스로 모델을 찾아나서는 때가 된 것 같아 흐뭇하다.


딸아이 생일선물: 0살에서 10살까지 150초 동영상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05.19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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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에는 팝뉴스의 "동양인 인종 차별 디카?"라는 글과 사진이 화제를 모우고 있다. 사람의 미소나 눈 깜박임 등을 읽을 수 있는 인공기능을 갖추고 있는 디지털 카메라 피사체가 동양인의 좁은 눈을 "눈을 감았다"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는 서양인 등의 큰 눈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라며 카메라가 동양인을 차별하는 것이라고 일부에서는 항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른바 큰 눈을 가진 백인들 사이에 살고 있는 조그만하고 좁은 눈의 동양인으로서 몇 자 적어본다. 한국에 살 때 백인이 옆으로 지나가면 한국인들이 "저기 코쟁이가 간다!"라며 말하는 것을 종종 들은 적이 있다. 이는 코가 크다는 뜻에서 서양인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다.

그렇다면 서양인들은 동양인을 놀림조로 어떻에 부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가 바로 "좁은 눈"이다. 서양인 아이들이나 청소년들 옆으로 지나갈 때 "저기 좁은 눈이 간다!"라는 말을 듣는다. 언젠가 아이들이 그렇게 말하기에 현지어로 인사하니까 오히려 쑥스러워하는 표정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대개 아무런 반응 없이 그냥 지나간다. 어느 때는 "좁은 눈 덕분에 너희들보다 더 멀리 볼 수가 있지!"라고 속으로 웃어보기도 한다.

언젠가 한 친구가 동양인이 왜 좁은 눈을 가지고 있는 지 나름대로 분석했다. 동양인이 어릴 때부터 젓가락으로 작은 쌀 한 톨씩을 잡으려고 눈을 찌푸린다. 그래서 이를 반복하다보니 눈이 작고 세로로 좁아지게 된 것이다.

이 말을 듣자, "그렇다면 서양인은 어릴 때부터 둥근 감자를 많이 먹어서 눈이 둥글고 큰 것이 되었구나!"라고 응답했다. 우스개 소리로 결국은 쌀이냐 감자이냐 따라서 눈의 크기가 정해졌으니 "좁은 눈", "코쟁이"라고 서로 놀리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행히 7살 딸아이 요가일래는 엄마를 닮아서 눈이 둥글고 크다. 어느 날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요가일래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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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이제부터 밥 대신 감자를 많이 먹어야 돼!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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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