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 맞이하여 한국 동요 "어머님 은혜"(윤춘병 작사, 박재훈 작고, 최대석 번역)을 에스페란토 번역본이다. 

높고높은 하늘이라 말들하지만 
나는나는 높은게 또 하나있지
낳으시고 기르시는 어머님 은혜
푸른 하늘 그 보다도 높은 것 같애
 
넓은 넓은 바다라고 말들 하지만
나는 나는 넓은게 또 하나 있지
사람되라 이르시는 어머님 은혜
푸른바다 그 보다도 넓은 것 같애

Onidire alta sen fin' estas ĉi ĉiel',
tamen altas ja por mi unu pli afer'.  
La bonfaro de la patrin', nasko kaj bonten'
estas do pli alta por mi ol la bluĉiel'.

Onidire vasta sen fin' estas tiu mar'
tamen vastas ja por mi unu pli afer'.
La bonfaro de la patrin', gvido al homec'
estas do pli vasta por mi ol la blua mar'.

14_어머님은혜.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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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4일 "딸에게 한국노래를 부탁한 선생님" 글을 읽고 많은 사람들이 여러 동요들을 추천해주었다. 그 중 딸아이 요가일래가 선택한 노래는 '노을'이었다. 한글로 된 악보만 달랑 주기가 그래서 일단 에스페란토로 초벌 번역해서 아내에게 주었다. 선생님이 가사의 내용이라도 아는 것이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에스페란토에서 아내가 리투아니아어로 번역했다.

한국 노래를 외국어(여기선 에스페란토)로 번역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일까? 일단 한국어 가사의 특징은 단어의 강조음이 없다. 이에 반해 에스페란토는 강조음이 철저하다. 한국어에는 압운이 중요하지 않지만, 에스페란토 노래에서는 압운 맞추기가 아주 중요하다. 한국어 악보의 긴 음표에는 '-에', '-고', '다', '네' 등이지만, 에스페란토 악보의 긴 음표에는 핵심단어가 오는 것이 좋다.

가장 큰 어려움은 바로 에스페란토 단어의 강조음과 악보 음표의 강조음을 일치시키는 것이다. 번역하기가 아주 쉬울 것 같은 가사이지만 막상 번역해 음표에 단어의 음절을 넣어가다보면 꽉 막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렇게 가사 한 줄을 번역하는 데에 수 시간 때론 여러 날을 궁리해야 할 때도 많다.

원문에는 없지만 에스페란토 번역문에서는 압운을 맞추어야 하는 데 이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도저히 압운을 맞추기가 능력에 버겁워 불가능하다고 포기할 때도 있다. 이런 경우 번역문을 오랫동안 잊고 지내다가 어느 순간 기발한 해결책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 때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만족감을 느낀다.

노래 악보를 보면서 먼저 강조음표가 어느 것이며, 어디에 압운이 있어야 하는 지를 찾아야 한다.  그 다음 초벌 번역을 하고, 윤문에 윤문을 거듭한다. 아래 '노을' 가사에 굵은 글자가 압운이다.

       노 을
       바람이 머물다간 들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연 
       색동옷 갈아입은 가을 언덕 빨갛게 노을이 타고 있어 

       허수아비 팔벌려 웃음짓 초가지붕 둥근 박 꿈꿀
       고개 숙인 논밭에 열 노랗게 익어만 가

       가을바람 머물다간 들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연
       색동옷 갈아입은 가을언덕 붉게 물들어 타는 저녁노

       제1안 Vesperruĝo
       En la kamparo riza jam sen vent‘ poiome soriranta fum‘ en vesper‘.
       Kun buntkolora vesto sur aŭtunmontet‘ la vesperruĝo jen brulas en ruĝet‘.

       Birdotimigilo do ridas en plen‘, kalabaso sonĝas sur pajltegment‘,
       kun kapklino frukto kaj greno plenmaturiĝas en flavet‘.

       En la rizkamparo jam sen aŭtunvent‘ poiome soriranta fum‘ en vesper‘.
       Kun buntkolora vesto sur aŭtunmontet‘ vesperruĝo brulanta en ruĝet‘.
 


      제2안 최종 완성본 Vesperruĝo
       Sen venta blovo en kamparo nun poiome soriranta fum‘ en vesper‘.
       Sur la monteto buntkolora en aŭtun‘ la vesperruĝo bruladas en ĉiel‘.

       Birdotimigilo ridetas sen son‘, pajltegmente sonĝas jen potiron‘,
       kun kapklino frukto kaj greno plenmaturiĝas en flavton‘.

       Sen aŭtunventeto en kamparo nun poiome soriranta fum‘ en vesper‘.
       Sur la monteto buntkolora en aŭtun‘ vesperruĝo brulanta en ĉiel‘.

13_vesperrugxo_nova_kr.pdf


이렇게 원문 음절수와 번역문 압운을 맞추기 위해서는 원문에 있는 단어를 빼내는 경우(예 팔벌려, 둥근)도 있고, 또한 뜻을 왜곡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집어넣는 경우(예, nun, en ĉiel', sen son')도 생긴다. 특히 노래 번역에는 압운 맞추기에 많은 시간과 공을 쏟는다. 이렇게 함으로써 좋은 결과를 얻어내면 그간의 수고스러움은 한 순간에 잊게 된단. 이런 재미로 노래 번역을 아주 좋아한다.

* 관련글: 딸에게 한국노래를 부탁한 선생님
* 최근글: 딸이 생일선물한 케익, 보기만 해도 배부르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4.02.17 07:55

또 2년이 지났다. 매년 2년마다 유럽 리투아니아에는 '다이누 다이넬레'(Dainų dainelė, 직역하면 '노래 중 노래 한 곡') 노래 대회가 열린다. 이 대회는 1974년에 시작되어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리투아니아 정부 교육부, 리투아니아 텔레비전 방송사, 그리고 츄를료뇨 예술학교가 조직한다. 참가는 유치원생부터 학생까지(3세에서 19세까지) 원하는 사람 모두이다. 지금까지 역대 참가자수는 총 20여만명이다. 리투아니아 인구가 320만여명이니 이는 엄청난 숫자이다. 

리투아니아 전국에 있는 60개 자치정부가 참가한다. 5000여명의 참가자는 4개 연령별로 나눠진다. 심사기준은 조음(調音), 음성, 노래 선곡과 해석, 예술성, 무대 태도이다, 만점은 25점이고, 절대평가다. 이 대회는 전체 다섯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1단계: 학내 경선
2단계: 시별 경선
3단계: 도별 경선
4단계: 전국 경선 (TV 중계)
5단계: 최종 입상자 TV 공연 (국립 오페라 극장)


참가자는 3단계까지 리투아니아 민요 1곡 + 자유 선곡 2곡을 불러 평가를 받는다. 4단계에서는 3곡중 10명의 심사위원들이 지정한 곡으로 텔레비전 무대에서 부른다. 

음악학교에서 노래를 전공하는 딸아이 요가일래도 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1월 중순 3단계 경선에서 성공해 4단계로 올라가게 되었다. 2012년에도 요가일래는 4단계 TV 경선에 참가했다.


* 2012년 TV 경선에 참가해 노래 부르는 요가일래

어제 일요일 요가일래는 4단계 TV 무대에 출연해 노래 부르는 동료 친구들을 격려하기 위해 방송국을 다녀왔다. 집으로 돌아오더니 3월 초순에 있을 자신의 TV 출연을 위해 열심히 노래를 연습했다. 이번에 심사위원들이 선정한 노래는 다름 아닌 한국 동요 "반달"이다.



"이번에는 한국 노래가 선정되었으니 한복을 입고 노래해야겠네?"
"물론이지. 이제 맞는 한복도 있잖아."
"너 덕분에 한복과 한국 노래가 리투아니아 전국 방송을 타게 되었네."
"아빠, 기분 좋지?"
"당연하지. 노래 잘해서 고마워. 앞으로도 잘해라."
"고마워."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3.12.16 07:09

12월 우리 집에서 제일 바쁜 식구는 바로 딸아이 요가일래다. 음악학교 공연 때문이다. 벌써 이번 달만해도 네 차례나 노래 공연했다. 

13일 금요일 음악학교 전체 연말 연주회가 열렸다. 다양한 전공 학생들 중 선발 경연을 통해 무대에 올린다. 올해 요가일래는 플루트, 피아노, 북, 실로폰의 반주에 따라 한국 동요 "반달"을 불렀다. 반주하는 학생들이 어려서 서로 맞추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적어도 이날은 한복의 아름다움에 대한 칭찬은 많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기분 상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한마디했다. 
"오늘은 서로 좀 잘 안 맞은 것 같더라. 네 목소리도 좀 약하고......"
"알아. 웬지 알아?"
"오늘이 2013년 12월 13일 금요일이라서 그래. 하하하."



다음날 토요일 이번에는 가톨릭 성당에서 열린 공연회에서 또 다시 한국 동요 "반달"을 불렀다. 



변성기에 있다는 딸아이
별탈없이 잘 넘겨서 고운 목소리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길 바란다. 딸아이가 다음에 부를 한국 노래를 이번 주말에 인터넷과 노래책에서 찾아보았으나 리투아니아인 아내 마음을 확 사로잡는 노래를 찾지 못했다. [만 12살-14살 여자 어린이가 부르기에 적합한 한국 노래 추천해주시면 참고하겠습니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3.12.09 07:42

블로그를 통해 익히 알려졌듯이 딸아이 요가일래는 음악학교에서 노래를 전공하고 있다. "나중에 뭐가 되고 싶어?"라고 물으면 대답은 한결 같이 "가수"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 노래 연습에 노력을 크게 기울이지 않고 있다. 

"왜 열심히 안 하니?"
"나 변성기야."

변성기라는 말에 선생님도 우리도 크게 재촉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학교이니 노래 경연 대회가 있기 마련이다. 남들보다는 좀 나은 성적을 원하면서 나름대로 노력은 하고 있다.


2년마다 리투아니아에는 가장 권위있는 전국 학생 노래 경연 대회(다이누 다이넬레, Dainų dainelė, 직역하면 '노래 중 한 곡')가 개최된다. 2012년 이어 2014년 봄에 열린다. 이번 12월에는 이 대회 본선 진출자를 뽑기 위해서 두 차례 경연이 열렸다. 
1단계: 학내 경선
2단계: 시별 경선
3단계: 도별 경선
4단계: 전국 경선 (TV 생중계)
5단계: 최종입상자 공연 (국립 오페라 극장) 

즉 학내 경선과 시별 경선이 끝났다. 12월 7일 시별 경선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요가일래도 참가했다. 11살부터 14살까지 연령대에 속한다. 막 12살이 된 터라 나이가 더 많은 학생들과 겨루기에는 사실 버겹다. 목소리가 약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 본선까지는 마이크 없이 노래해야 한다. 

세 곡을 준비했다. 리투아니아 노래 1곡, 한국 노래 1곡, 스웨덴 영어 노래 1곡. 경연 규정은 가급적 리투아니아어 노래를 추천한다. 이번에는 워낙 참가자가 많아서 3곡에서 2곡으로 줄었다. 요가일래는 한국 노래 반달, 스웨덴 랩소디를 선택했다. 

들어보니 무난하게 노래를 불렀다. 노래를 다 부르고 대회장 밖으로 나온 딸아이는 표정이 몹시 상기되어 있었다.

"심사위원들이 내가 노래하는 데 모두 미소를 띄었어. 나 또 노래를 부르고 싶어. 나 이길거야."
"그래. 자신감이 중요하지. 노래를 잘 부르니까 좋잖아. 앞으로 더 열심히 연습해라."

하지만 속으로 걱정이 앞섰다. 혹시나 이번 단계에서 떨어지면 딸아이가 받을 충격 때문이었다. 그래서 "오늘 잘 했다. 하지만 경쟁이 너무 심하고, 또 네가 변성기고, 노래도 리투아니아어가 아니고 한국어와 영어이니까 안 되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말자."라고 말했다.

일요일 늦은 저녁 음악 선생님으로부터 "요가일래가 2단계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서 3단계에 오르게 되었다"라는 반가운 소식을 받았다. 

"내가 합격한 것이 반달 노래 때문일까? 스웨덴 랩소디 때문일까?"
"만약 반달이라면 3단계에서 표정이 더 풍부하게 노래를 해야겠다."


이렇게 말한 후 요가일래는 유튜브를 통해 이선희가 부르는 반달 노래에 따라 열심히 표정과 손짓을 연습했다. 한편 요가일래는 오는 금요일 학교 전체 연말 연주회에서 한복을 입고 반달 노래를 부른다. 이번 결과로 무엇보다도 노래를 더 잘해야겠다라는 동기를 다지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3.06.17 05:55

발트3국 관광안내사 일을 하느라 3주 정도 집을 비우게 되었다. 이 도시 저 도시, 이 나라 저 나라로 돌아다녔다. 인터넷 덕분에 페이스북이나 스카이프 등으로 집에 있는 식구들과 자주 연락을 서로 할 수 있으니 집을 떠나 있는 것 같지가 않다. 그래도 출장은 출장이다. 같이 부대끼면서 살다가 잠시지만 가까이 없으니 허전하다. 

* 리투아니아 트라카이

* 리투아니아 카우나스

* 에스토니아 탈린

* 라트비아 리가

지난 토요일에야 집으로 돌아왔다.

"바빠서 선물을 사오지 못했어 미안해."
"괜찮아. 아빠가 집으로 온 것이 선물이지. 그리고 나하고 같이 놀아줘."
"무슨 놀이?"
"우리 탁구 치자. 옛날처럼 노래하면서 치자."


노래 한 곡을 다 할 때까지 탁구를 친다. 하다가 중간에 공이 떨어지면 처음부터 다시 노래한다. 


이렇게 출장에서 돌아와 한국 동요 "반달"을 부르면서 딸아이와 정겨운 시간을 가졌다. 선물 안 사왔다고 토라지지 않고 집으로 돌아온 것이 좋은 선물이라고 즐거워하는 딸아이가 고맙다. 지친 몸이었지만, 딸아이와 기꺼이 탁구 놀이를 했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3.03.26 08:40

요즘 리투아니아 학교는 부활절 방학이다. 이번주와 다음주 2주일 동안이다. 지방 도시에 살고 있는 친척의 두 딸이 우리 집에 와 있다. 컴퓨터에서 사진을 정리하던 아내가 7년 전 이 세 아이가 나란히 찍힌 사진을 찾았다. 당시 두 아이는 4살 반, 다른 아이는 5살이었다. 

아내는 우연히 같은 때에 만난 세 아이를 옛날 사진과 비교하면서 찍었다. 현재 두 아이는 초등학교 5학년, 큰 아이는 초등학교 6학년에 다니고 있다. 세 아이 모두 이 비교 사진을 보면서 "세월 참 빨리 달린다"고 말했다.

▲ 2006년 3월 24일 모습
▲ 2013년 3월 25일 모습

딸아이가 아주 어렸을 때 "우리 아가, 언제 클까?"라고 희망 반, 한탄 반으로 스스로 물어보곤 했다. 이제10대 초반에 접어든 딸아이는 부모의 테두리에서 조금씩 벗어나려고 한다. 힘은 더 들었지만,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가 서로 교감하면서 재미있게 살았던 것 같다.

한편 우리 집에 종종 놀러오는 3살 여자아이가 있다. 엄마는 리투아니아 사람, 아빠는 이집트 사람이다. 노래 부르기를 아주 좋아하는 이 활발한 아이를 볼 때마다 이 나이 때의 딸아이 모습이 떠오른다. "아, 저 때가 참 좋았지"라면서 아이의 부모에게 "딸과의 지금 시간을 마음껏 즐겨라"라고 말해준다. 

노래 부르는 모습으로 딸아이의 8년간의 변화를 비교해본다. 먼저 2004년 7월 18일, 딸아이가 2살 8개월일 때 비행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다. 


2006년 5월 12일 3살 6개월일 때 혼자 배운 영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다. 



아빠와 모태부터 한국어로만 대화를 한 덕분에 2013년 2월 24일 11살 3개월인 딸아이는 음악학교에서 한국어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었다.



위와 같은 시기에 리투아니아어로 노래 부르는 딸아이의 모습이다.   



2살 8개월 딸아이는 소나무에 기대어 "산토끼"와 "비행기" 노래를 서툴게 부르던 딸아이는 어느듯 한국 노래 "반달" 등을 리투아니아 청중 앞에 부르는 아이로 자라났다. 앞으로 5년, 10년 뒤는 어떤 모습을 블로그 독자들에게 보여줄까...... 그저 건강하고 마음이 예쁘고 바른 아이로만 자라줘도 고마울 따름이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3.02.25 07:05

음악학교에서 노래를 지도하는 딸아이의 선생님이 수술로 인해 3개월 병가를 내었다. 2월 초순부터 다시 가르치기 시작하자 딸아이도 바빠졌다. 의욕적인 선생님이라 제자들을 데리고 노래 경연 대회나 공연에 활발히 참여하기 때문이다.


일요일 빌뉴스 한 음악학교가 노래 경연 대회를 개최했다. 한국에서 정월 대보름 명절을 보내는 시각에 딸아이는 한국 동요 반달을 불렀다. 두 번째 곡은 스웨덴 랩소디(rhapsody, 광시곡, 狂詩曲)였다. 대중 앞에 모처럼 노래를 불러서 그런지 다소 불안해보였다.



"잘 했어. 그런데 아빠 귀에 약간 틀린 부분도 있더라."
"다행히 사람들이 한국어를 모르잖아."
"알든 모르든 잘 해야지."
"알았어. 하지만 사람은 실수할 수 있지." 

* 다음 TV팟에 올라온 요가일래 동영상: http://tvpot.daum.net/v/49844428 

Posted by 초유스
TAG 동요, 반달

윤극영 선생님이 작사 작곡한 동요 반달은 한국인들이 아주 좋아하는 곡 중 하나이다. 초등학교 5학년생인 딸아이는 리투아니아 음악학교에서 이 노래를 요즘 배우고 있다. 


이번 주말 이 노래를 에스페란토로 한번 번역해보았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나무 토끼 한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Sur ĉiela laktovoj' en la blanka ŝip'
estas unu leporet‘ kaj cercidifil‘.
Malgraŭ manko de remil‘ kaj de la mastar‘
iras vi, glate iras al okcidenta land'.

은하수를 건너서 구름나라로
구름나라 지나선 어디로 가나
멀리서 반짝반짝 비치이는 건
샛별이 등대란다 길을 찾아라

Iros vi trans laktovoj' al la nuba land'.
Kien sekve iros vi post la nuba land'?
Kiu lumas per ekbril' de la malproksim', 
stelo lumturo estas. La vojon trovu vi.

17_halfmoon_duonluno.pdf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2.10.16 07:32



음악학교에서도 새로운 학년이 시작된 딸아이가 선생님이 또 한국 노래를 부탁했다고 동요를 선곡해달라고 했다. 지난번에는 "노을"을 선택했는데, 이번에는 무슨 노래를 추천할까 고민되었다.

그러던 중 한국의 한 에스페란티스토가 준 노래책이 생각났다. 이 책은 한국인들이 즐겨부르는 한국의 가요, 가곡, 동요 등을 담고 있다. 동요편에서 세 곡을 뽑았다.

과수원길
반달
섬집아기

이 세 곡을 학교에 가져간 딸아이는 선생님이 반달을 선택했다고 했다.

푸른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달고 샃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나라로 
은하수를 건너서 구름 나라로 
구름 나라 지나선 어디로 가나 
멀리서 반짝반짝 비치이는건 
샛별이 등대란다 길을 찾아라

그런데 갑자기 딸아이가 물었다.
"아빠, 반달은 지는 반달이야? 아니면 뜨는 반달이야?"
"글쎄다. 생각을 해봐야겠다."
"리투아니아어로는 지는 반달이 있고, 뜨는 반달이 있어. 이름이 서로 달라."
"뭔데? 지는 반달은 delčia(델챠)이고, 뜨는 반달은 priešpilnis(프리에쉬필니스)야."
"한국어에도 하현달이 있고, 상현달이 있어. 그런데 이 노래 속 반달이 하현달인지 상현달인지는 아빠도 공부해봐야겠다."

명쾌한 즉답을 하지 못해 부끄러웠지만 공부해보겠다라는 말로 순간을 모면했다. 반달 노래를 수없이 부르고 들었지만, 한반도 이 반달이 상현달인지 하현달인지 물음을 던져본 적이 없었다.

반달은 음력으로 대략 7-8일이나 22-23일쯤 달에 지구의 그림자가 드리워져서 지구에서 달이 반만 보이는 때의 달 이름이다. 그렇다면 동요 반달 속 반달은 상현달일까, 하현달일까? 고민이로다.

쪽배라.
뒤집힌 배로는 탈 수가 없다.
그런데 상현달이든 하현달이든 어느 시각에 보느냐에 따라 쪽배의 똑바름과 뒤집힘이 달라질 수 있다. 상현달일 경우 정오에는 쪽배가 뒤집혀있지만, 자정에는 쪽배가 똑바로 있다. 하현달은 반대이다. 
은하수라.
해질녘에 별이 뜬다.
이 무렵이면 상현달의 뒤집힌 쪽배는 서서히 똑바로 세워진다.
서쪽나라라
점점 똑바로 세워지는 상현달의 쪽배가 서쪽으로 잘도 가고 있다. 

조만간 반달 노래를 배우러 음악학교에 갈 딸에게 이렇게 말해야겠다.

* 2010년 12월 11일 오후 10시 23분에 초유스가 촬영한 상현달

"아빠 생각으로는 반달은 상현달이다. 선생님에게 리투아니아어로 priešpilnis라고 말해줘."

이렇게 해놓고도 동요 속 반달이 100% 상현달일까라고 고민된다. 물구나무서서 하현달을 보면 상현달로 보이겠지...... 같은 값이면 보름달을 향해 뜨는 반달이 그믐달을 향해 지는 반달보다 아이들의 밝은 정서에 더 맞을 것 같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2.02.13 07:06

유럽 리투아니아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있는 노래 대회 중 하나가 "다이누 다이넬레"(Dainų dainelė, 직역하면 '노래 중 한 곡')이다. 이 대회는 리투아니아 텔레비전 방송사와 교육부가 2년마다 조직한다. 첫 대회는 1974년 열렸고, 지속적으로 변함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이 대회 목적은 고전적이고 자연스러운 노래부르기를 유지하고 이를 널리 알리는 것이다. 참가 대상은 유치원생부터 학생까지(3세에서 19세까지) 원하는 사람 모두이다. 지금까지 역대 참가자수는 총 20여만명이다. 리투아니아 인구가 320만여명이니 엄청난 숫자이다. 2012년 대회에도 5000여명이 참가했다.

리투아니아 전역에 있는 60개 지방자치 정부가 참가한다. 참가자는 4개 연령별로 나누어진다. 심사기준은 조음(調音), 음성, 노래 선곡과 해석, 예술성, 무대 태도이고, 만점은 25점이다. 전체 다섯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1단계: 학내 경선
2단계: 시별 경선
3단계: 도별 경선
4단계: 전국 경선 (TV 생중계)
5단계: 최종입상자 공연 (국립 오페라 극장)  

학교내에서 열리는 1단계는 상대평가로 시별 경선에 나갈 참가자를 뽑고, 2-4단계는 절대평가로 상위 경선 참가자를 뽑는다. 4단계 경선은 모두 4회로 분리해서 TV 생중계로 이루어진다. 심사위원 평가와 함께 시청자 전화 평가로 5단계 참가자를 뽑는다.  
   
참가자는 리투아니아 민요 1곡 + 마음대로 선택한 2곡, 모두 3곡을 3단계까지 부른다. 음악학교에서 노래를 전공하는 10살 딸 요가일래도 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2년마다 열리지만, 이 대회가 차지한 위상 때문에 선생님은 내내 학생과 함께 이 대회를 준비한다. 

선생님은 2010년 3월 딸에게 한국 노래를 한 곡 부탁했다. 이때 '초유스의 동유럽' 블로그 글[관련글 바로 가기]을 읽은 사람들이 '노을'을 많이 추천했다. 약 2년 동안 이 노래를 배우고 불렀다. 선생님은 리투아니아 민요 1곡, 리투아니아 노래 1곡 그리고 세 번째 곡으로 '노을'을 선택해 이 대회에 참가시켰다.

1월 21일 3단계 도별 경선이 있었다. 약 3주만에 4단계 전국 경선 참가자가 발표되었다. 대부분 참가자와 부모는 4단계에 뽑히는 것만으로 큰 영광으로 여긴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온다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가 실현되기 때문이다.  
 
4단계 참가자 선발에 기뻐하면서도 고민이 되었다. 무슨 노래로 TV 경선에 나갈 것인가 때문이었다. 시청자 전부가 한국어를 모르는 데 한국어 노래를 부른다면 과연 얼마나 많은 시청자가 투표해줄까? 리투아니아 노래 대회이니 당연히 리투아니아어 노래를 부르는 것이 유리할 것 같았다. 참고로 4단계 참가자를 선발하면서 심사위원들은 참가자가 TV 경선시 부를 노래로 3곡 중 2곡(참가자가 1곡 선택)을 지정해준다.
 
▲ 3단계 도별 경선에서 '노을'을 부르고 있는 요가일래

몇 시간이 지난 뒤 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심사위원들이 TV 경선에서 요가일래가 부를 노래를 이미 선정했다는 것이었다. 염려했던 그 노래였다. 바로 한국 창작 동요 '노을'이다. 왜 심사위원들은 이 노래를 상대적으로 높이 평가했을까? 시청자들도 심사위원처럼 평가해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이제 선곡 고민은 사라졌다. 한국 노래 '노을'이 한국어로 리투아니아 전국에 TV 생중계된다는 것에 만족하고 시청자 반응에 대한 염려는 하지 않아야겠다. 지난해 3월 '노을'을 추천한 사람들에게 이 자리를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5단계 최종입상자 공연까지 갈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4단계에 올라간 것까지로만으로도 우리 가족은 크게 만족한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1.12.19 07:45

연말이다. 한국에서는 망년 모임으로 바쁘게 보낼 것 같다. 주변 리투아니아 사람들에게는 그런 분위기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음악학교 교사인 아내와 음악학교에서 다니는 딸아이 요가일래 때문에 우리 가족은 일년 중 12월이 제일 바쁘다. 연주회와 공연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금요일 음악학교 1년 행사 중 가장 큰 규모의 음악회가 열렸다. 전공별로 엄선해서 악기 연주와 노래 공연이 있었다. 개인과 단체 모두 26개 팀이 참가했다. 요가일래는 합창단, 앙상블, 개인으로 세 차례나 출연했다. 출연마다 의상이 달랐다. 합창단과 앙상블은 단체이니 문제가 되지 않았다.

▲ Itsy Bitsy Teenie Weenie Yellow Polka Dot Bikini 

이번 음악회 주제는 크리스마스를 기해 각국의 노래나 연주곡으로 떠나보는 세계 여행이었다. 출연자는 그 나라 음악에 맞는 의상을 입었다. 요가일래는 말할 필요없이 한국을 맡았다. 노래는 동요 "노을"이었고, 특히 이번 반주는 피아노가 아니라 리투아니아 전통 악기 캉클레스가 맡기로 했다.

한국 노래에 리투아니아 악기 반주라 사람들이 벌써부터 관심을 보였다. 문제는 의상이다. 분위기상 한복이 적격이다. 그런데 딱 맞는 한복이 없다. 지난 5월 개량 한복을 입고 "노을"을 부른 적이 있었다[관련글: 유럽 중앙에 울려퍼진 한국 동요 - 노을]. 그때도 옷이 작아서 입힐까 말까 크게 고민했다. 다행히 소매 길이는 아직 그런대로 봐줄만 했다.

이번에는 일단 이 개량 한복을 제외시켰다. 지인의 딸이 입었던 한복이 떠올랐다. 하지만 커버린 요가일래에게 소매도 짧고, 치마도 짧았다. 이 옷을 입은 요가일래의 모습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릴 경우 악성댓글이 나올 것 같아 염려스러웠다.

▲ 리투아니아 전통악기 캉클레스 반주에 따라 한국 노래 "노을"을 부르는 요가일래 

"이번엔 한복 말고 다른 옷을 입히는 것이 좋겠다."
"안돼. 반주가 리투아니아 전통 악기라 사람들이 한국적인 옷을 훨씬 더 기대할 거야."
"그런데 옷이 작으니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
"소매를 길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지."


옷 수선에 약간의 소질이 있는 아내가 어떻게 하더라도 한복을 입히고자 했다. 그런데 아내도 다른 연주회를 준비하느라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공연 전날 아내는 좋은 생각이라면서 소매 끝자락을 뜯었다. 그렇더니 소매가 더 길어졌다.

"어때?"
"길어졌지만 소매 밖에 그려진 꽃무늬가 소매 안으로 들어가버렸잖아. 안 예뻐!"
"사람들이 멀리서 보는 데 알아채지 못할 거야. 괜찮아."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야!"
"소매가 짧다고 해서 소매를 길게 했는데 이제 와서 아니라고 하나?"
라며 아내가 언성을 높였다.

옆에 있던 딸 마르티나가 의견을 말했다.
"한국 사람들한테는 확실하게 소매도 짧고, 치마도 짧게 보이지만 한복을 처음 보는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이것이 오히려 더 세련되고 멋있어 보일 거야. 무엇보다도 한복이니 시선을 잡을 거야. 있는 그대로 입히는 것이 지금은 최선이다."

이 의견에 우리 가족 모두는 수긍했고, 아내는 뜯어낸 소매를 다시 원위치로 깁어야 했다.
"다음에 한국 가면 반드시 한복 한 벌 사!""
"금새 커버리는 데 소용이 있을까......"


옷을 세 차례나 갈아입는 수고를 했지만 이날 요가일래 한국 노래 공연은 많은 박수 갈채를 받았다. 우리 부부는 기꺼이 딸아이를 좋아하는 피자집으로 데려갔다.


아내 왈: "요가일래 선생님이 다음에는 한국 민요을 부탁했어. 각 민족 노래 시합이 있을 거야."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1.05.24 05:21


노래하는 요가일래(생후 2년 8개월)

노래하는 요가일래(생후 6년 3개월)

초등학교 3학년생인 딸아이 요가일래는 일반학교를 다니면서 음악학교를 다닌다. 전공은 노래이다. 한국 누리꾼들에게 요가일래가 부를만한 한국 동요을 지난해 3월 초에 부탁했다. (오른쪽 사진: 노래 선생님과 요가일래) 

 * 관련글: 딸에게 한국노래를 부탁한 선생님


아빠가 한국인임을 알고 있는 음악학교 노래 선생님이 요가일래가 좋은 기회에 한국 노래를 부를 수 있기를 원했다. 누리꾼들이 여러 노래를 추천해 준 것 중에 동요 "노을"을 선택했다. 독자들 중 그 후 진행 상황에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종종 딸아이에게 물었다.

"네 노래 선생님이 한국 동요 안 가르쳐줘?"
"응."
"그럼, 언제 가르쳐줄까?"
"나도 몰라."


이렇게 벌써 1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어제 드디어 요가일래가 한국 동요 "노을"을 불렀다. 음이 높다고 생각해 선생님이 한 단계를 낮추었다. 그 동안 리투아니아어로만 노래를 부르던 요가일래를 응원한 모든 독자들에게 이 노래를 전한다.

리투아니아인 노래 선생님이 지도하고, 리투아니아에서 나고 자란 어린이의 한국 동요를 들어보는 것도 의미있을 것 같아 아래 동영상을 소개한다. 

 

참고로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지방이 유럽의 지리적 중앙이라는데 커다란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이는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억지를 부려서 정해진 것이 아니라 프랑스 국립지리연구소가 연구를 토대로 발표한 것이다. 어제 딸아이가 노래한 장소는 빌뉴스의 옛 시청 건물(로투쉐)이다. 권위있는 문화행사가 열리는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자라서 유럽에 한류를 전하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 노래는 재미로 하고 가수는 안되겠다는 요가일래이지만 어제 앙코르 박수까지 받자 기분이 아주 좋았다.

"너 앙코르 박수 엄청 받았을 때 한국 노래 한 곡 더 하지."
"그러게. 산토끼 산토끼야 어디를 가느냐... 불렀으면 다 웃었을 거야." 
  

 
* 관련글: 딸에게 한국노래를 부탁한 선생님

Posted by 초유스

한국인의 애창곡 중 하나인 "섬집 아기"를 제가 에스페란토로 번역한 것입니다.

섬집 아기 /
Infano en insula domo

1.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 노래에
팔 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Panjo al insulombrej' iras por ostrar',
restas infano en hejm' sola por la gard'.
Onde kantadas la mar' kanton por la lul',
kun kapo sur la brakar' dormas la etul'.


2.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 못찬 굴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 옵니다

Dormas infano sen fin' sub ĉiela klar',
sed maltrankvilas patrin' ĉe la meva knar'.
Korbon neplenan ĝis lim' surkapigas nun
kaj hejmen kuras patrin' laŭ la voj' sur dun'.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