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21. 3. 26. 05:22

남쪽 지방에 사는 친구들은 요즘 들어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꽃사진을 많이 올린다. 한국 친구들은 분홍빛 진달래꽃이나 노란빛 개나리꼿을 올리고 헝가리 친구들은 자주빛 제비꽃이나 보라빛 할미꽃을 올린다.
 
북위 55도 리투아니아에서도 혹시나 봄꽃이 피었을까 한번 살펴보기 위해 인근 숲공원으로 산책을 나간다. 숲에는 폭설로 쓰러진 나무들이 즐비하고 군데군데 여전히 눈이 남아 있다. 이리저리 살펴봐도 피거나 올라오는 꽃은 아직 없다. 
 
공원을 휘감고 있는 강변까지 나아간다. 겨울이 마지막 미련을 남겨 놓았다. 강을 완전히 덮고 있던 얼음은 녹거나 흘러 내려가 흔적이 없지다. 하지만 밀려서 강변까지 올라온 얼음은 녹지 않은 채 강변과 강의 경계를 표시하고 있다.
 

양팔을 다 벌려서 두 번을 안아도 다 안기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밑동을 가지고 있는 나무 한 그루가 눈에 들어온다. 겨울 내내 쌓인 눈을 이기지 못했는 듯 나뭇가지들이 부러져 있다.   

 

가까이 가보니 밑동에는 비버(beaver)가 물어뜯어낸 흔적이 역력하다. 리투아니아 호수나 강에는 비버가 많이 서식하고 있다. 비버는 해리 또는 바다삵이라고 한다. 6만 5천 평방킬로미터 면적을 가진 리투아니아에 살고 있는 비버 개체수는 약 8만 5천 마리에서 12만 마리(자료 출처)로 추정된다. 

 

강에 댐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비버는 외모상 수달과 조금 닮았지만 계통적으로 수달과는 관련이 없다. 수달은 식육목 족제비과이고 비버는 설치목 비버과다. 철분 성분이 있는 이빨은 주황색을 띠고 있다.

 

 

특히 비버는 넓적한 노 모양의 꼬리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헤엄을 칠 때나 적을 발견하면 수면을 두들겨서 동료들에게 경고를 할 때 사용한다. 비버나 비버의 흔적을 볼 때마다 언젠가 손님으로 초대를 받아서 먹어본 비버 꼬리 요리가 떠오른다.  

 

By Tocekas - Mano darbas, CC BY-SA 3.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9806698

이런 거대한 나무도 비버의 표적이 되어 때론 힘없이 쓰려지고 만다.

 

나뭇가지는 쌓인 눈으로 해를 입고 밑동은 이렇게 비버의 날까로운 이빨로 해를 입고 있다. 빌뉴스 시당국이 특히 도심의 비버 서식지에 있는 보호할 만한 나무밑동에 철조망을 설치해주면 좋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7. 4. 12. 05:28

어제 치과를 다녀온 후 근처에 있는 공원을 산책했다. 공원 연못에는 물닭, 청둥오리를 비롯해 여러 새들이 노닐고 있었다. 연못 한가운데에는 백조 두 마리도 있었다.


저쪽 연못변에는 또 다른 백조 한 마리가 있었다. 빌뉴스 도심의 작은 연못에 백조 세 마리가 살고 있다니 놀랍고 신기했다. 연못변 백조를 좀 더 가까에서 찍으려고 다가가는 순간 연못 가운데에 있던 백조 한 마리가 퍼드득 소리를 내면서 쏜살같이 날아왔다.

웬일일까?

날아온 백조는 물속에 평온히 있던 백조를 사납게 공격하면서 연못 밖으로 내쫒았다. 씩씩거리는 표정이 내가 한발짝을 내딛기만해도 이제는 나를 공격할 듯이 보였다.



사람을 가까이 한 백조를 혼내주려는 것일까...

한참 동안 쫓겨난 백조는 연못으로 다시 들어가지 못하고 연못변을 서성거렸다. 



애궁~~~ 백조 가까이 가지 말았을 것을...
하지만 덕분에 도심 속에 우아한 백조가 펼치는 진기한 장면(아래 영상)을 포착할 수가 있었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3. 4. 30. 07:33

며칠 전 빌뉴스 중심가에서 먹이를 먹고 있는 까마귀를 만났다. 도심에 흔한 새인 비둘기나 참새 등은 땅 위에 떨어져 있는 것을 주워서 먹는다. 그런데 이 까마귀는 달랐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이 새는 까마귀속에 있는데 뿔까마귀(corvus cornix, hooked crow)이다. 북유럽, 동유럽, 남동유럽, 중동 등지에서 주로 서식하고 있다. 몸통은 잿빛색이고,  머리, 목, 날개 그리고 꼬리가 검은색이다. 또한 부리, 눈, 다리도 검은색이다. 

까마귀는 그 이름 때문인지 건망증이나 문맹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이날 먹이를 먹는 까마귀 모습을 보니까 이런 보편적인 인식이 잘못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영상으로 소개한다.  

1. 까마귀는 직접 쓰레기통을 디지면서 음식이 든 듯한 봉지를 찾는다. 그리고 부리로 이 봉지를 연다.

2. 몸집이 조금 더 커 보이는 까마귀가 음식을 먹는 동안 다른 까마귀는 자리를 피한다. 큰 까마귀가 자리를 피하자 작은 까마귀가 와서 먹는다. 큰 까마귀가 다시 오자 작은 까마귀는 아무런 저항 없이 비켜준다. 연장자를 대우하는 듯 했다. 

3. 먹은 후 까마귀는 흙으로 부리를 닦는다. 마치 사람이 식후 휴지로 입을 닦는 것과 같다.  


이 정도라면 까마귀는 새들 중 지능이 아주 높은 편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아래는 까마귀가 잡식성 조류임을 잘 보여준다. 리투아니아 빌뉴스 도심에서 직접 포착해 찍은 사진을 영상으로 만들어보았다.    


비닐봉지까지 먹는 까마귀다. 음식을 담은 비닐봉지로 여겨진다. 아무리 그래도 비닐봉지까지 먹다니 그 식성이 부럽기도 하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13. 3. 21. 09:22

우리 아파트 1층 벽은 낙서로 뒤범벅이 되어 있다. 말끔히 청소를 해도 소용이 없다. 금방 누군가가 스프레이로 낙서를 해놓기 때문이다. 이런 낙서는 사람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한다.

한편 도시의 추한 곳이나 버림받은 듯한 공간에 그림을 그리거나 문양 도자기 등을 붙여서 도시에 생동감과 아름다움을 심어주는 예술가도 있다. 
 

오늘은 폴란드 바르샤바에 거주하는 거리 예술가 네스푼(NeSpoon)의 작품을 소개한다. 더 많은 작품은 그녀의 사이트(http://www.behance.net/NeSpoon)에서 볼 수 있다.


절로 감탄이 일어난다. 거리 예술가의 존재감을 확실히 심어준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3. 1. 15. 07:03

겨울은 겨울이다. 최근 폴란드에 도심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이 화제이다. 그 장소가 스케이트장이 아니라 도심의 도로이다. 내린 눈이 빙판으로 변했다. 폴란드 북서지방의 중심 도시 쉬체친(Szczecin)에 있는 교차로이다.  




순간의 재미는 즐길 수 있지만, 위험하다. 제설용으로 염화칼슘 모래를 뿌리는 리투아니아 빌뉴스 도심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11. 9. 30. 15:27

주말이다. 주일 내내 일하다 주말에는 축하 모임 등으로 분주하다. 도심 중심가는 평소보다 사람들로 더 붐빈다. 하지만 인구 60여만영의 빌뉴스의 중심가는 그다지 왁작지껄하지 못하다. 그래서 서유럽 대도시 주말 밤풍경 거리 모습은 참으로 이색적으로 다가온다. 

영국 웨일스 수도 카디프(Cardiff)의 주말 밤거리 풍경을 담은 사진이 눈길을 끈다. 카디프 중심가에 있는 매리(Mary) 거리이다. 클럽과 술집 밀집지역으로 토요일에는 차량통행이 금지된다. 사진작가 마치에이 다코비츠(Maciej Dakowicz)가 찍은 사진이다.

다코비치는 폴란드 비얄리스토크에서 1976년 태어나 컴퓨터학 석사학위를 마쳤다. 이에 4년간 홍콩에서 프로그램으로 근무했다. 2004년 박사학위를 위해 영국 카디프로 이주했다. 2009년 대학을 그만 두고 사진 작가로 일하고 있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신사의 나라 영국도 술 앞에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서울 떠난 지 20여년이 넘었는데 요즘 주말 서울 도심 거리의 모습은 어떨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 관련글: 벨라루스 민스크 금발미녀 퍼레이드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1. 9. 9. 18:25

평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동물을 말하라면 단연 비둘기일 것이다. 고대 사람들은 비둘기는 짜증, 미움, 분노를 유발하는 담낭이 없기 때문에 평화로운 새라고 여겼다. 

올리브 잎을 부리에 문 비둘기는 그야말로 평화의 상징이다. 이는 "저녁 때가 되어 비둘기가 그에게 돌아왔는데, 싱싱한 올리브 잎을 부리에 물고 있었다"라는 구약성서 '창세기'의 '노아의 방주' 이야기에서 연유된다.  

한편 비둘기는 귀소본능이 뛰어난 새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전쟁 등 중요한 소식을 전할 때 비둘기가 이용되기도 했다. 통신에 활용하기 위해 훈련된 비둘기를 전서구( 傳書鳩)라 한다. 1차 대전, 2차 대전, 한국 전쟁에서도 전서구가 이용 되었다. 이 전서구는 먹거나 마시지 않고 하루에 1,000km까지 계속 날아갈 수 있다고 하니 놀랍기 그지 없다.

비둘기는 이곳 빌뉴스 도심 광장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새이다. 사람들을 피하지 않고, 때로는 사람들이 주는 곡식이나 빵으로 편하게 만찬을 즐기기도 한다. 


최근 러시아의 두 젊은이가 도심 광장의 비둘기를 손에 잡고 무기로 삼아 결투를 벌이는 동영상이 화제를 끌고 있다. 상대방이 던진 비둘기는 이내 휙 날아가버린다.


 웃음거리라 하지만 비둘기를 가지고 장난치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아무리 봐도 지나쳐 보인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9. 5. 4. 11:35

지난 2007년 리투아니아 유명가수 안드류스 마몬토바스 (Andrius Mamontovas)는 봄날 빌뉴스 거리를 생기있게 하기 위해 거리음악제를 기획했다. 이날 음악을 좋아하는 누구든지 악기나 목소리로 거리에서 공연할 수 있도록 제안했다. 이에 많은 호응을 얻었고,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지난 해는 빌뉴스 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에서도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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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지난 5월 2일 리투아니아 대부분 도시에서 이루어졌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는 1000여명의 직업 음악인과 음악 애호가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공연했다. 이날 오후부터 저녁까지 거리에는 노래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대단한 열기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 축제를 지켜보면서 일년에 한 번만 열린다는 것이 아쉬었다. 여름철엔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 거리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리투아니아들을 영상에 담아보았다. 서울에 이런 행사가 없다면 한 번 권해보고 싶다.

* 관련글:
              - 사물놀이를 무척 그립게 한 빌뉴스 뜰
              - 한국은 위대한 나라 - 리투아니아 유명가수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