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4.11.25 06:13

일전에 "스페인 단감을 딸 위해 홍시로 만들어보다"에서 만들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번 글은 그 후기인 셈이다. 홍시 만드는 데는 대봉감이 좋다고 한다. 떫은 맛을 맛을 지닌 감을 잘 보관하면 홍시로 변해 단맛을 낸다. 그런데 이미 단맛을 지닌 단감을 굳이 홍시로 만들어 먹을 필요가 있나라는 의문이 든다.

*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에서 수입해온 단감


당감은 사근사근 씹으면서 그 단맛을 느끼면서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는 자라지 않아 수입에만 의존하는 단감의 가격은 변화가 심하다. 시장에 많이 나올 때는 1킬로그램에 4리타스(약 1500원)하다가 금방 8-12리타스(약 3000원-4500원)으로 뛴다. 


값이 싸다고 왕창 살 수도 없다. 그래서 한번 이 단감을 가지고 홍시로 만들어보기로 했다. 사근사근 씹는 단맛보다 후르륵 넘어가는 단맛을 더 좋아하는 나이에 접어든 것도 한 이유다. 단감을 홍시로 만들겠다고 하니 유럽인 아내는 이해를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썩어면 다 버리게?"
"안 썩을 거야."

아내가 며칠 동안 집을 떠난 사이에 11월 14일(금) 5킬로그램 단감을 사서 스티로폼 상자에 담아놓았다. 단감 사이엔 사과를 쪼개서 놓았다. 사과에서 발생하는 에틸렌가스가 식물의 노화 부패를 촉신시킨다는 정보를 인터넷에서 얻었다.


시일이 지나남에 따라 감귤색 단감이 점점 빨갛게 변해가고 있다.   



그런데 쪼개 넣어 놓은 사과가 점점 썩어가고 있다. 



이렇게 10일이 지난 후 모습은 어떻게 변했을까? 감귤색 노란 단감은 사라지고 잘 익은 토마토색 빨간 홍시가 모습을 드러냈다.

* 사왔을 때의 단감(상), 스티로폼에 10일 동안 보관한 단감 (하)

색은 완전히 변하고, 껍질은 터지고, 속은 수분이 많고 물렁물렁했다. 차숟가락으로 퍼먹기엔 딱 좋았다.  



스티로폼에 10일 동안 보관한 단감,

이렇게 달콤한 홍시가 되어서 입안으로 부드럽게 넘어갔다.


20여년을 유럽에서 단감을 먹어왔지만, 홍시로 만들어본 것은 처음이다. 음악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아내에게 단감 홍시를 내놓고 반응을 지켜보았다.


"어때?"
"생단감일 때보다 단감 홍시가 훨씬 달콤하고 맛있네."
"이제 내가 단감 많이 사서 홍시로 만드려고 할 때 반대하지 않겠지?"
"않겠지만, 우리 집 냉장고 냉동실에 공간이 없어." 

단감 홍시를 많이 만들어 냉동실에 넣어 놓고 긴긴 겨울밤에 하나씩 얼음 홍시를 꺼어먹고 싶은 마음이 꿀떡같다. 그렇다고 이를 위해 냉동고를 따로 살 수도 없고... 
그냥 상황따라 적당하게 해서 먹어야겠다. 썩으니까 홍시 만드는 것에 반대하는 아내에게 홍시가 더 맛있다는 사실 하나만 알게 해준 것으로 만족해야겠다.
Posted by 초유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결국은 단감 후숙이로군요 ㅎㅎ
    아무래도 박씨가 되는것 보다는 홍시가 되는게 더 부드럽지요 ㅎㅎ

    2014.11.25 10: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아 정말 맛있겠어요 ㅎㅎ

    2014.11.26 10: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안녕하세요. 블로그 내용이 좋아서♡ 블로그모음 서비스인 블로그앤미(http://blogand.me) 에 등록했습니다. 원하지 않으시면 삭제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2014.11.26 13: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안녕하세요 광주공식블로그 광주랑입니다.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맛있어 보이네요
    광주랑 블로그에도 한번 들러주세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14.11.26 15: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맛있겠네여!!

    2014.11.26 21: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생활얘기2014.11.17 08:12

이맘때가 되면 제일 먹고 싶은 과일 중 하나가 단감이나 홍시이다. 어린 시절 시골 마을 뒷밭에는 다양한 종류의 감나무가 여러 그루 자라고 있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장대를 들고 뒷밭 감나무에 가서 홍시를 찾아내 맛있게 먹곤 했다. 

아쉽게도 지금 살고 있는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는 감나무가 자라지 않는다. 하지만 요즘 대형상점 과일 판매대에서 감을 흔히 볼 수 있다. 이 감은 단감이다. 대부분 스페인산이다. 초기에는 가격이 비싸서 선뜻 사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다. 많이 쏟아져 나와 값이 떨어질 경우에는 자주 사서 먹는다. 다행히 딸아이도 단감을 아주 좋아한다.

* 스페인산 단감


"너는 왜 단감을 좋아하는데?"
"이유는 간단하지."
"뭔데?"
"내가 아빠 딸이잖아. 아빠가 좋아하는 과일은 나도 좋아한다."
"그래 좋은 것만 아빠 닮아라. ㅎㅎㅎ"

단감이라고 하지만 막상 사서 먹어보면 떫은 맛이 있는 단감도 더러 있다. 일전에 맛있게 생긴 단감을 여러 개 사왔다. 딸아이가 한번 깨물어 보더니 이내 퇴퇴하면서 뱉어냈다.     

* 스페인산 단감,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홍시로 먹어야겠다


"왜?"
"감이 안 달아. 이런 감 못 먹어."

주말이다. 아내와 딸아이는 지방 도시에 사시는 장모님을 방문하러 떠났다. 아무리 가격이 떨어졌다 하더라도 경제권을 잡고 있는 아내는 "비싼 수입품 단감보다는 지금은 신토불이 리투아니아 사과를 많이 먹을 때야!"라면서 단감을 많이 사는 것에 분명히 반대할 것이다.


혼자니 마음대로다. 아내가 떠난 후 대형상점으로 직행했다. 단감을 양손에 들 수 있을 정도로 샀다. 스페인 단감을 홍시로 만들 생각이었다. 홍시로 만들어 놓으면 떫은 맛이 달콤한 맛으로 변하기 때문에 딸아이가 맛있게 먹을 것이다. 영수증을 보니 5킬로그램이었다.   

* 스페인산 단감 현재 시각 가격은 킬로그램당 4천원

단감은 값이 얼마일까?
단감은 킬로그램당 7.99리타스 + 부가가치세 21%이다. 이날 구입한 5킬로그램 단감 가격은 50리타스다. 한국돈으로 20,000원(킬로그램당 4천원)이다. 

*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에서 재배된 단감
      
Persimon Bouque는 스페인 발렌시아(Valencia) 지방에서 재배되는 단감이다.

"단감 홍시 만들기"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정보[관련글: 제철 대봉감, 빠르게 홍시 만드는 법]를 얻었다. 스티로폼 상자에 단감을 넣고, 그 사이에 사과를 쪼개서 놓았다. 사과에서 발생하는 에틸렌가스가 식물의 노화와 부패를 촉진시킨다고 한다. 

* 스페인산 단감과 사과를 스티로폼 상자에 담았다 

단감을 담은 상자를 거실 한 구석에 놓았다. 일요일 집에서 돌아온 딸아이는 그것이 무엇인지 몹시 궁금해할 것이다. 1주일 후 열어보면 정말 단감이 홍시가 되어 있을까?! 말랑말랑 달콤한 홍시에 딸아이가 기뻐하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 거실 구석에 놓아둔 상자

이번에 성공한다면 상자 가득히 홍시를 만들어 냉동실에도 넣어 놓아야겠다. 얼린 홍시가 별미일 것이다. 이렇게 되면 리투아니아인 아내도 단감을 많이 사는 것에 찬성할 듯하다.

'단감아, 홍시 돼라'

* 단감 홍시 만들기 후기: 스페인 단감 10일 후 달콤한 홍시로 변해

Posted by 초유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한국은 지금 감이 한참입니다.
    나도 홍시를 무척 좋아하여 주문해놓고 기다리고 있지요

    부가가치세 21% ..터억~ 놀라면서 재미있게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아이가 돌아와 좋아하면 좋겠네요 . 그때까지 잘 익을려나..술을 감 꼭지 부분 떼어낸 부분에
    살짝 발라준다는 사람도 있더군요 .

    제가 해본 결과 사과는 좀 약했구요 .. 다른 방법도 한번 알아보셔요
    전 사과에서 실패한 적이 있어서.. ^^

    2014.11.15 18:15 [ ADDR : EDIT/ DEL : REPLY ]
  2. 소금인가 쌀안에 놔두면 홍시된다는걸 주워들은거같네요

    2014.11.15 20: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아시아권 국가에만 있는줄 알았던 감이 스페인에도 있다니 좀 의아하네요 ㅋㅋㅋㅋ

    2014.11.15 23: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홍시종류는 왠만큼의 최상품 단감이 아니고서는 상투감으로만들 홍시를 능가하긴 힘들죠 ㅎ 상투감으로도 만들어보세요~ 더 맛있는거 먹여야죠ㅎㅎ

    2014.11.17 11: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동막골

    껍질을 까서 매달아 곶감을 만들어 보세요.
    건조기가 있다면 넣어 말려도 좋습니다.
    색다른 간식이 되겠지요~~

    2014.11.18 18:58 [ ADDR : EDIT/ DEL : REPLY ]
  6. 원래 한국에선 딱딱할 때 쓴 맛이 도는 대봉으로 홍시를 만들고 그대로 먹어도 단 맛이 도는 단감은 딱딱할 때 먹죠.

    스페인 산 감은 우리나라 단감이나 대봉하고 생김새가 완전 다른데 어떻게 홍시 잘 만들어 드셨는지 궁금합니다.

    2014.12.21 22:09 [ ADDR : EDIT/ DEL : REPLY ]

요가일래2011.11.16 16:29

10월 21일에서 11월 8일까지 한국에 머물다가 돌아왔다. 그 동안 딸아이 요가일래와 두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딸아이는 세 차례 다녀왔다고 주장한다. 모태에 있을 때 엄마가 한국을 방문한 것도 자기가 한국에 방문한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모두 방학을 이용한 여름이었다. 

2008년 한국의 폭염에 시달린 딸아이는 이렇게 말했다.

"아빠, 이제 나 한국에 안갈 거야."
"왜?"
한국은 너무 더워."
"그럼 시원한 가을은 어때?"
"한번 생각해보지." 

이렇게 이번에는 학교에 알려 양해를 구한 후 딸아이와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 특히 진홍색 단풍과 노란색 은행나무잎을 참으로 오랜만에 보았다.  
 


뭐니해도 딸아이는 리투아니아의 늦은 여름날씨같은 한국의 이번 가을날씨를 좋아했다. 집에서 출국할 때에는 겨울옷으로 무장했는데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더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한국 체류 동안 딸아이는 티셔츠 하나만으로 돌아다니기도 했다. 이렇게 올해는 여름을 두 번 보낸 것 같았다.   


본 것도 많고, 먹은 것도 많지만 제일 인상적인 것은 바로 곶감이다. 북동유럽에 속하는 리투아니아에는 감이 자라지 않는다. 가을이 되면 스페인 등지에서 수입된 단감을 사서 먹을 수 있다. 하지만 곶감은 없다. 그래서 전북 익산 상사원 뜰에서 만난 곶감은 딸아이에겐 참으로 낯설은 풍경이었다. 이는 곧 리투아니아 사람들에게 좋은 이야깃거리인 셈이다.   


감이 설사에 좋지만 변비를 유발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딸아이는 두 개를 따서 먹더니 "이젠 아빠가 먹어"라면서 아랫부분을 아빠에게 넘겼다.

Posted by 초유스

댓글을 달아 주세요

생활얘기2010.11.28 07:17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해외에서 살면서 이맘 때가 되면 제일 생각나는 과일이 있다. 사과나 배는 한국 것과 비교하면 맛은 덜하지만  리투아니아 것도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특히 북동지방 비르제이(Biržai)에서 나는 사과는 그 맛이 후지 사과와 비슷하다.

하지만 제일 먹고 싶은 단감은 리투아니아에 자라지 않는다. 모두 수입한다. 그래서 가격이 비싸다. 보통 10월에 단감 1kg 가격은 16리타스(약 7천원)이다. 먹고 싶어도 사과에 비해 워낙 값이 비싸서 엄두가 나지 않는다. 아내는 "먹고 싶은 마음을 없애고 신토불이 사과를 지금 많이 먹으라. 나중에 값이 내려가면 왕창 사자."라고 말한다.

그 '나중에'가 드디어 왔다. 어제 신문과 함께 슈퍼마켓 이키(iki) 홍보지가 눈길을 끌었다. 이번주 내내 단감 1kg 가격이 3.99리타스(약 4천4백원)이다라는 광고가 제일 눈에 띄었다. 아내도 반대하지 않았다.

영하 8도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혼자 규모가 작은 이키 슈퍼마켓으로 갔다. 없으면 어쩌나 걱정을 하면서 과일진열장으로 향했다. 보기에도 정말 좋았다. "우와, 이런 상품의 단감이 겨우 3.99리타스!!!"라고 놀라면서 주섬주섬 봉지에 담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혼자 오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이런 경우 아내는 십중팔구로 "아무리 싸다고 많이 사면 보관하기 힘들어."라고 제지한다. 무게는 신경쓰지 않고 세 봉지에 단감을 가득 담았다.

집으로 가져온 계산서를 보더니 아내는 "당신 5kg이나 샀어?"라고 물었다.
"아니, 그냥 세 봉지만 샀어. ㅎㅎㅎㅎ"라고 답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단감 5kg을 아주 싼 가격인 20리타스(약 8천8백원)을 주고 사서 그런지 아내는 더 이상 따지지 않았다. 단감을 깎아서 식구들에게 나눠주니 모두 잘 먹었다. 대폭적인 단감 가격 하락을 기다린 보람을 느꼈다.
Posted by 초유스
TAG 단감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올가을엔 단감 한 번 먹어보지 못하고 지나가 버렸네요....행복한 주말 오후 되십시오

    2010.11.28 14:09 [ ADDR : EDIT/ DEL : REPLY ]
  2. 아 단감이 굉장히 비싸게 팔리는군요 ㅎ
    저는 외갓집이 감 과수원을 하기 때문에
    제일 많이 먹는 과일이 감이랍니다.
    지겨울 정도 ㅋㅋ
    요즘은 감을 살짝 말려서 잘게 썰어 곶감처럼 먹고 있어요

    지금은 감 과수원들이 가지치기(전지)를 하는 시기예요.
    한국에 오실때 감을 선물해드리고 싶네요 ㅎㅎ

    2010.11.29 02:01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