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옷을 갈아있는 패션 감각이 아주 뛰어난 한 노숙자가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진작가 유르코 댜치쉰(Yurko Dyachyshyn)은 "슬라빅의 패션"이라는 제목으로 이 노숙자의 다양한 패션을 찍어 자신의 인터넷 사이트(http://dyachyshyn.com/)에 공개했다.  

이 노숙자는 우크라이나 서부지방 중심도시 리비우(르비브, Lviv)의 거리에 살고 있는 슬라빅(55세)이다. 대개 노숙자는 꽤재재한 얼굴에 누더기 옷을 겹겹으로 걸치고 거리를 헤매는 모습이다. 또한 무거운 짐가방을 들거나 끌고 쓰레기통을 뒤지는 모습이다. 

그런데 슬라빅은 일반적인 노숙자들과는 달리 비록 헌옷이라도 매일 갈아입느다. 때론 하루에 두 번이나 갈아 입고 길거리에서 구걸한다. 그만이 알고 있는 비밀장소가 있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하다. 그는 술중독자는 아니지만 구걸한 돈으로 맥주를 마신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사실은 아무도 그의 내적 평화를 허물거나 방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래 사진들은 사진작가가 설정해서 의도적으로 찍은 것이 아니라 2011년에서 2013년 리비우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기회에 그의 모습을 찍은 것이라고 한다. 사진 속에 등장하는 노숙자 슬라빅은 마치 어느 모델이 허름한 옷을 입고 노숙자 자세를 취한 듯하다.  

사진작가의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들을 일부 소개한다. 더 많은 사진은 그의 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 Yurko Dyachyshyn​


이 우크라이나 "패션 걸인" 슬라빅을 보니, 리투아니아 "패션 걸인" 로제가 떠오른다. 
Posted by 초유스

일전에 한국인 관광객들과 함깨 탈린을 다녀왔다. 오전 오후를 둘러볼 여유가 있다면 일반적으로 탈린 구시가지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는 카드리오르그(Kadriorg) 공원을 방문한다. 

이곳에는 표토르 대제가 자신의 아내를 위해 지은 궁전, 다차, 에스토니아 최초 어린이집 등이 있다. 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관광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 사람이 풀밭에 누워 자고 있는 듯했다. 

그렇다면 이 사람이 있는 곳이 어딜까?
 

유럽연합기와 에토니아 국기가 휘날리는 곳을 보니 관광서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건물 입구 정문에는 양쪽으로 각각 군인 한 명이 곧곧한 자세로 서 있다.


다름 아닌 이 건물은 대통령 집무실이자 관저이다. 이곳 풀밭에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한 사람이 그냥 자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1.12.02 06:40

이번 한국 방문 때 몇 차례 서울역을 다녀왔다. 역사 주변에 과거 어느 때보다도 훨씬 많은 노숙자들이 눈에 확 들어왔다. 경제적으로 살기가 좋아졌다고 하는 한국에 왜 이렇게 노숙자가 많을까라고 방문객들은 의문을 던질 법하다.

"아빠, 여기는 가난한 사람들이 참 많다"라고 함께 간 딸아이가 말을 건넸다.
"우리 빌뉴스에서도 쓰레기통을 뒤지는 사람들이 있잖아."라고 답했다.

▲ 우리 집 부근 거리에 있는 겨울철 쓰레기통 모습이다.  
 

리투아니아에는 도심의 쓰레기통을 뒤져서 먹을 것이나 재활용할 수 있는 물품을 찾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들에 대한 제재는 아직 없다. 최근 프랑스 파리의 한 지역이 쓰레기통을 뒤지는 사람들에게 벌금을 물리겠다고 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쓰레기통에 있던 일부 음식물이 거리에 버려져 공공 보건을 침해하기 때문이다고 한다.

얼마 전 우리 아파트에 노숙자와 관련된 일이 하나 생겼다. 우리 아파트는 아직도 각층으로 연결되어 있는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버린다. 쓰레기는 1층에 마련된 쓰레기장 컨테이너에 모인다. 쓰레기장은 나무문으로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자물쇠가 부셔져 있었다. 알고보니 이곳에 노숙자가 기거하고 있었다. 이곳에도 난방이 되는 지라 비록 냄새가 나지만 노숙자가 추위를 쉽게 피할 수 있었다.

그래도 쓰레기장에 노숙자를 살게 할 수 없으니 주민들이 해결책을 논의했다. 먼저 나가줄 것을 권유하자 노숙자는 순순히 응했다. 주민들은 이제 나무문 대신 철문을 달았고, 견고한 자물쇠로 채웠다. 철문의 비용은 약 60만원이었다. 한 노숙자 문제로 인해 아파트 주민들은 적지 않은 비용을 부담하게 되었다.

한편 최근 헝가리 정부의 노숙자 문제 해결책이 큰 파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는 쓰레기통을 뒤지는 사람에 벌금을 물겠다고 하는 파리의 결정을 훨씬 능가하고 있다. 현재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의 노숙자는 만여명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이 숫자는 소도시의 주민수에 버금간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권 보수당은 11월에 법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수정안에 따르면 먼저 노숙자에게 경고를 하고, 나중에는 벌금을 물거나 감옥에 가둘 수가 있다. 벌금은 약 70만원이다. 일반적으로 노숙자는 돈이 없는데 이들에게 벌금을 물게 하는 발상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인권단체를 비롯한 여러 단체들이 이 수정안을 비난하고 반대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특수 사정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노숙자의 빈곤 문제를 벌금이나 신체적 구금으로 척결하고자 하는 해결책이 과연 얼마나 실효가 있을 지 강한 의문이 든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