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3.03.27 06:30

지방 도시에 살고 있는 친척이 얼마 전 우리 집을 방문했다. 친척은 여고 3학년생이다. 남자친구와 함께 왔다. 손에는 아이폰이 있었다. 

'요즘 리투아니아 젊은 세대들도 스스로의 경제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폼나는 최신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잠시 후 커피를 마시던 남자 친구의 주머니에서 전화 소리가 울렸다. 그도 역시 좋은 전화를 가지고 있겠지라고 짐작했다. 주머니에서 꺼낸 그의 전화를 보니 내 짐작이 완전히 틀렸다. 내가 가지고 있는 전화보다 더 오래된 것이었다. 


"어떻게 그렇게 오래된 휴대전화를 사용하나?"
"무겁지만 아직까지 성능이 좋아서."
"나도 같은 생각이야. 봐, 내 전화도 오래되었지."

친척의 아이폰은 그가 선물한 것이었다. 여자친구에겐 최신 휴대전화, 자기는 고물 휴대전화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었다. 적어도 이 부분에서는 나와 닮아서 그에게 호감이 간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9.11.20 10:05

인터넷 사회교류망 페이스북을 즐겨 사용하는 고등학교 2학년 딸아이가 동영상 하나를 친구로부터 소개받아 전해주었다. 거리싸움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유튜브 동영상이다.

빙판 위에 술 취한 두 친구가 몸싸움을 하고 있다. 화해하는 듯 두 사람이 마주보고 있다. 왼쪽에서 연인 한 쌍이 걸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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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한 쌍이 바로 옆으로 지나가자 한 친구가 취기를 부리는 듯  뒤로 돌면서 오른팔을 휘들러 여자를 친다. 여자는 충격을 받아 뒤로 움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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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연인의 남자친구는 번개처럼 주먹 속사포처럼 두 남자를 여러 차례 일방적으로 때려눕힌다. 술이 취해서 그런지 적수가 되지 못한다. 연인의 남자 친구는 마치 프로권투 선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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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영상을 본 딸아이 소감: "내 남자친구도 이런 사람이면 정말 좋겠다." 위기 상황에서 몸으로나 마음으로나 둘 다 보호해줄 수 있는 듬직한 남자친구를 가진 사람은 참으로 행복한 여자일 것이다. 동영상을 보면서 불량배 같은 사람들 옆으로 지나갈 때는 아무리 남자친구가 힘이 세더라도 앞으로는 미리 여자친구를 그들로부터 먼 쪽에 대동하고 걸어갈 것을 권하고 싶다.

* 최근글: 구급차 안에서 18세 응급환자 성폭행 파문
               유럽인 아내의 카메라에 잡힌 바이올린 신동 고려인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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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9.10.14 08:53

지난 주말 우리 집에 한 바탕 난리가 났다. 고등학교 2학년 딸 마르티나 때문이다. 지난 여름 남자친구의 영국 대학 진학으로 생이별을 해야 했던 마르티나는 영국으로 갈 기회를 찾았다.

11월 1일과 2일은 국경일이다. 이때를 즈음해 학교는 일주일간 임시 방학이다. 이때를 위해 저가 비행기표를 지난 8월에 사려고 했으나 이미 늦었다. 결국은 이 전에 다녀오기로 했다. 그러면 수업을 빼먹야 한다. 마르티나는 2주일 체류 저가 비행기표를 자기 용돈으로 구입해놓았다. 그리고 부모가 구입해준 1주일 체류 저가 비행기표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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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친구에게 줄 선물. 두 사람 이름의 첫글자를 새겼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날이 가까워지자 집안에 의견이 분분했다. 특히 엄마는 학교 수업을 빼먹으면서까지 가는 것이 못마땅했다. 1주일 체류는 이틀 수업, 2주일 체류는 칠일 수업을 빼먹게 된다. 엄마는 처음에에 완강히 거부했다. 이해할 만했다. 한국 같으면 상상할 수도 없을 것이다. 마르티나는 반 친구들 중에는 심지어 한 달 수업을 빼먹은 사람도 있다고 했다. 그리고 엄마가 해외여행 갔을 때 직장 근무일을 빼먹었던 일을 지적했다.

"어차피 가는 것을 허락한 이상 1주일은 적다. 당신이라면 1주일이 좋겠나? 2주일이 좋겠나? 학교를 빼먹는 것이 가장 큰 유감이지만, 공부는 반드시 학교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잖아?! 보내주는 김에 딸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이 좋겠다. 다행히 마르티나가 공부를 잘 하는 편에 속하니, 빼먹은 수업을 나중에 열심히 보충하도록 하면 된다. 가끔이지만 자식에게 감동 주는 부모가 되는 것도 좋겠다."라고 아내에게 말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 하듯이 결국 아내도 받아들었다.

어제 아내는 마치 자기 자신이 여행을 떠나듯이 분주하게 마르티나 영국 여행을 위해 환전, 여행자 보험, 휴대전화 국제로밍 등 일을 했다. 저녁에는 가족 송별 피자 파티까지 열어주었다. 피자를 먹으면서 마르티나에게 몇 가지 물어보았다.

- 여행 기간은?
- 2주일이다. 10월 14일에서 28일까지.

- 왜 가니?
- 새로운 나라를 구경하고, 남자친구를 만나고, 그리고 특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진학할 대학교를 미리 가보는 것이다. (마르티나는 남친따라 영국 유학을 계획하고 있다.)

- 학교는 모두 몇 일 빼먹니?
- 수업일로 7일이다.

- 어떻게 보충할 것이니?
- 빼먹을 수업 내용을 다 복사했다. 남자친구가 학교에 가는 시간에 공부할 것이다.
(공부를 정말 할 것인지는 두고봐야 하겠지만, 복사까지 한 것을 보니 기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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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빼먹을 수업 내용을 복사해서 여행 가방에 넣었다.

마르티나의 여행에서 부모가 제일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남자친구와 둘만이 있다는 것이다. 이제 6개월 후면 만18세 성인이 된다. 마르티나는 "이모는 16세에 시집 갔고, 외삼촌은 17세에 장가를 갔다. 내 나이에 엄마도 있다. 알 것은 안다. 하지만 난 학업과 경력을 가장 우선시한다. 25세 이후에 결혼할 것이다."고 확언했다.

그래도 안심이 안 되는 듯 엄마는 여행 떠나려는 딸에게 "피임하는 것 꼭 잊지마!"라고 말했다. 딸은 "우리 세대가 엄마 세대보다 더 잘 알아!"라고 씩 웃으면서 답했다. 좀 어색하지만 이런 문제를 엄마와 여고생 딸이 이야기한다는 것이 그만큼 딸이 다 자랐음을 뜻한다. 아뭏든 딸이 좋은 경험을 많이 하고, 미래에 진학하려고 하는 대학교를 잘 둘러보고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란다.

* 관련글: 10대 딸의 남친에게 여비를 보탰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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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9.09.09 06:07

9월 1일 고등학교 2학년이 된 큰 딸 마르티나가 남자친구 없이 지낸 지가 발써 한 달이 되었다. 2년부터 사귀어오던 남자친구는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영국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했기 때문에 이들 둘이는 당분간 생이별을 하게 된 셈이다.

인터넷이 없는 시대라면 편지로 주고받으면서 사귐을 지속했을 것이만, 지금은 화상채팅 등으로 실시간으로 상대방이 무엇을 하고 있는 지도 알 수 있다. 먼 거리에 있지만 마치 서로 옆집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애절한 기다림의 맛이 사라진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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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으로 떠난 남자친구는 일가친척 하나 없는 낯선 도시이지만 잘 적응하고 있다. 리투아니아에서도 좋은 대학교를 진학할 수 있었을 텐데 굳이 영국을 떠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자립심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이제 성년이 되었으니,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자기 인생을 개척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도착하자마자 그는 신문돌리기 아르바이트를 구했다. 하루 1시간 일주일 6일을 일해서 30파운드(6만 2천원)를 번다. 그리고 까페를 찾아가 아르바이트를 제안했더니 시간당 5파운드(만원)에 일하게 되었다. 이 수입으로 방 하나 월세값을 내고, 식사비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대학교 1학년생이 낯선 나라에서 이렇게 손수 아르바이트를 구해 스스로 학업을 진행한다는 것에 대견함과 존경심이 저절로 우러나온다. 마르티나도 그를 따라 그렇게 살고 싶다고 한다.

마르티나의 남자친구가 영국에 있으니까 우리집에는 큰 변화가 일어났다. 그가 빌뉴스에 있었을 때 마르티나는 그와 같이 시간을 보내느라 늘 집에 늦게 돌어왔다. 그래서 딸의 귀가시간 문제로 우리집에는 크고 작은 말다툼이 자주 일어났다.

마르티나의 "내 인생이야!"이라는 주장과 부모의 "만 18세까지는 부모가 보호한다"라는 주장이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곤 했다.
 
남자친구가 영국으로 가버리자 마르티나는 집에 늦게 돌아올 근본적인 이유가 사라졌다. 더군다나 그와 화상채팅을 시작하는 시간이 저녁무렵이다. 그래서 마르티나는 학교를 마치면 대부분 곧장 집으로 돌아온다.

집에서 식구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 가족 구성원간 대화하는 시간도 많아졌다. 그리고 큰 딸이 집안일을 도와주는 일도 많이 생긴다. 같이 있었을 때도 그렇게 가족을 배려했다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그리고 보니 딸아이의 남자친구가 가까이 없으니 우리 가족이 더 화목해진 것 같다. 아뭏든 이 둘의 좋은 인연이 오래 지속되기를 바란다.  

* 관련글: 10대 딸의 남친에게 여비를 보탰더니
               여고 1학년 딸, 남친과 해외여행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9.08.1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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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8월 12일은 큰 딸 마르티나에게 정말 견디기 어려운 날이었다. 만 17세 마르티나는 오는 9월 한국으로 치면 고등학교 2학년이 된다. 바로 어제 남자친구가 영국에 있는 대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리투아니아를 떠났기 때문이다.

그래도 딸의 남친인데 부모가 모르는 체하기엔 예의가 아닐 것 같았다. 그래서 전날 밤 아내에게 약간의 여비라도 보태는 것이 어떨까 물었다. 아내도 내심 하고 있었다고 한다. 예쁜 카드에 영국으로 유학을 가니 영어로 "We truly wish you all the best and great success with your study in England."라고 쓰고 약간의 달러를 넣어 봉투를 봉했다.

공항에서 환송할 때 전해달라고 마르티나에게 부탁했다. 공항에서 봉투를 열어본 남친은 뜻하지 않은 선물에 기뻐서 몸을 떨기까지 했다고 마르티나는 전했다. (아마 여친의 부모로부터 인정을 받았다고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둘 다 기대하지 않은 선물에 정말 고마워했다.

마르티나는 영국에 도착한 남친의 안부 전화를 기다리면서 하루 종일 집에 있었다. 보기 드문 일이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몇 가지 질문을 해보았다.
 
- 언제 이 남친을 사귀기 시작했니?
- 2007년 11월 17일

- 같은 반에서 남친이나 여친을 둔 사람은 얼마나 되니?
- 반 학생은 30명이다. 사생활에 대해서는 서로 묻지 않아서 정확히 모르지만 반 이상은 될 것이다.
 
- 만남 100일, 1000일을 기념하지는 않나?
- 날짜는 계산하지 않는다. 해마다 사귀기 시작한 날을 중요시 여긴다. 
  처음 사귄 일자(예, 매월 17일)에 남자친구가 꽃을 선물한다.

- 사귐 생일을 어떻게 주로 기념하니?
- 남친은 꽃과 더불어 반지나 귀걸이 같은 선물을 한다.
  여친은 향수나 자기 이름을 새긴 티셔츠 등을 선물한다.
  그리고 레스토랑에 가서 함께 식사를 하면서 기념한다.

- 남친과 2년 차이인데 친구들은 주로 몇 살 차이가 나니?
- 여자친구들은 보통 나이가 1-3살이 더 많은 상급생과 사귄다.

- 남친이 리투아니아 국내 대학교에 진학하면 자주 많나고 좋을 텐데 왜 영국을 선택했나?
- 남친은 평소 18세 이상 성인되면 부모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해서 살아가기로 했다.
  리투아니아에 있으면 아무래도 부모의 도움을 받기가 쉽다.
  그래서 영국을 선택해 학비와 생활비 등을 스스로 해결하기로 결심했다.
  영국에 있는 Aberystwyth University에 정치학을 전공할 것이다.

- 언제 남친을 만날 것이니?
- 11월초 있는 짧은 방학을 맞아 영국에 가서 만날 것이다.

- 영국까지 가려면 여비가 비쌀텐데. 어떻게 해결하려고?
- 모아놓은 용돈으로 저가 항공을 이용하면 큰 부담이 없을 것이다.

- 남친이 영국에 새 여친을 만날 수 있을 법한데......
- 그가 새 여친을, 내가 새 남친을 만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서로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기다려야 한다.

- 미래에 대한 계획은?
- 2년 후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남친과 같이 살면서 같은 대학교에서 공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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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심 강한 이 한 쌍의 10대로부터 강한 인상을 받고 있다. 이들의 굳은 사랑이 지금처럼 변하지 않고 둘 다 뜻하는 바를 꼭 이루기를 바란다.

* 관련글: 여고 1학년 딸, 남친과 해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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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