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에 해당되는 글 37건

  1. 2022.01.19 기록적인 강풍 - 그림 속이 아니라 실제로 발트해 리가에
  2. 2022.01.19 폴란드에서도 오로라를 볼 수 있다니!!!
  3. 2021.03.01 펄펄 날리는 눈송이가 자아낸 엄청난 위력들
  4. 2020.05.13 마로니에 하얀 꽃에 하얀 눈이 내려요 4
  5. 2020.02.08 눈 없는 한겨울에 이끼가 생기있게 초록빛 발산 1
  6. 2016.09.16 트라카이에서 만난 개팔자 상팔자
  7. 2016.03.07 봄이 오건만 가을 낙엽이 그대로 나무에 가득
  8. 2016.02.01 머리가 세 개 달린 사슴, 알고보니... 1
  9. 2015.03.09 등교길 딸이 지은 시, 문자쪽지로 읽어보니 4
  10. 2014.12.18 수정같은 얼음 호수에 경이로움과 공포감이 쫙~
  11. 2014.08.07 폭염에 딱 어울리는 의자이지만 앉을 수 없는 의자
  12. 2014.02.21 기발하게 공짜 TV 광고한 이삿짐 회사, 어떻게? 1
  13. 2013.11.20 연기가 모락모락 화재난 줄 알았더니 서리가
  14. 2013.09.30 딸과 함께 아파트 실내에 텐트 치고 자보니 2
  15. 2013.08.12 강풍에 두 동강 난 나무 자동차 덮쳐
  16. 2013.08.09 선풍기 앞에서 더위 식히는 올빼미
  17. 2013.05.15 살아있는 생명체로 보이는 얼음 쓰나미에 충격 1
  18. 2013.04.25 홍수는 여름이 아니라 봄에 난다
  19. 2013.04.24 난방 끊어진 봄철 방안 텐트에서 따뜻한 생활 2
  20. 2013.04.05 눈폭탄 맞은 헝가리의 봄
  21. 2013.03.28 부활절 토끼가 뛰지만 대지는 여전히 눈덥혀 1
  22. 2013.03.25 키예프 폭설에 훈훈한 장면, 얄미운 장면 2
  23. 2013.03.19 눈 녹아 고인 도로 구멍, 아뿔싸 접시물에...
  24. 2013.03.18 3월 되니 햇빛이 많아서 이젠 살만해
  25. 2013.03.07 지난 봄으로 새 봄 맞는 우리 집 거실
  26. 2013.01.15 새에게 먹이를 줄까하다가 그만 둔 이유 1
  27. 2012.12.14 낙엽진 나뭇가지가 엉롱한 진주알을 맺은 듯 1
  28. 2012.12.05 한 달만에 처음으로 본 햇살 너무 반가워
  29. 2012.05.01 지구온난화 증명의 종결자는 프랑스 축구 3
  30. 2011.07.22 폭풍으로 쓰러진 전나무에 눈물 흘리는 아내
생활얘기2022. 1. 19. 18:18

이번 월요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는 오전 갑자기 강풍과 더불어 폭설이 쏟아져 내렸다. 한순간에 눈이 엄청 쌓였다. 보기 드문 장면이 눈앞에 펼쳐지니 그냥 있을 수가 없어 영상에 담아봤다. 다행히 폭설은 그렇게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이날 저녁 집에서 800미터 떨어진 슈퍼마켓을 가야 할 일이 생겼다. 거리 양쪽에 건물이 있는 곳을 지날 때는 그렇게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주변이 텅비어 있는 공간을 지날 때는 내가 걷는 것이 아니라 바람에 떠밀려 가는 것이었다. 발걸음을 멈출 수가 없을 정도였다. 
아, 이런 날씨에 왜 슈퍼마켓을 갔겠다고 했을까...
발걸음을 집쪽으로 되돌리까...
그렇게 하면 바람이 되돌아갈 수 없게 할 것이다.
혹시 머리 위나 주변에 강풍에 떨어질 수 있는 물건이 있지 않을까...
시야를 넓히고 정신을 바짝 차려본다.
 
유럽 생활 30여년만에 이런 강풍 맞기는 처음이다. 이날 리투아니아뿐만 아니라 인근 주변 나라도 강풍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다. 특히 라트비아 리가만 일대는 이번 세기에 들어와 가장 강력한 폭풍으로 기록되었다. 초당 약 32미터의 바람이 불었다.
 
이미지 출처 https://eng.lsm.lv/
아래 사진을 통해 리가만 해변 일대의 강풍 위력을 엿볼 수 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현장을 사진으로 기록한 사람의 용기가 돋보인다. 리가항 만갈살라 부두에 위치한 붉은 등대의 높이가 35미터다. 파다는 이 등대를 가뿐히 뛰어 넘고 있다.
사진가 Laganovskis Uldis | 출처 https://www.facebook.com/LIVERIGAcom

 

마치 그림 속에서나 볼 수 있는 폭풍의 모습이 이렇게 실제로 발트해 리가만 해변에서 최근 펼쳐졌다. 일전에 잠시 다녀온 라트비아 수도 리가의 겨울 풍경도 함께 소개한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2. 1. 19. 01:40

최근 노르웨이, 핀란드, 에스토니아 등지에 살고 있는 현지인 친구들이 오로라 소식을 전했다. 핀란드 친구는 메신저로 오로라 영상을 보내주기까지 했다. 바로 아래 영상이다. 핀란드 북부지방 북위 65도에 위치한 라누아(Ranua)에서 1월 15일 촬영된 것이다. 한마디로 마법세상을 보는 듯하다.
 
 
오로라는 태양에서 방출되는 플라즈마 입자가 지구 대기권 상층부의 자기장과 마찰하여 빛을 내는 광전현상이다. 태양풍을 따라 지구 근처에 왔다가 지구 자기장에 이끌려 대기로 진입하는 것이라 자극((磁極)에 가까운 북반구와 남반구의 고위도 지방에 가까울수록 관측하기가 쉽다. 그래서 오로라를 극광(極光)이라 부르기도 한다. 
 

오로라(aurora)는 라틴어로 새벽이라는 뜻이다. 그리스 신화의 에오스, 로마신화의 아우로라(여명의 여신)다. 극광이 새벽빛과 비슷하기 때문에 오로라라 부르게 되었다. 오로라가 가장 흔히 보이는 곳은 남극과 북극 각각 지구위도 65-70도이다.  핀란드 북부에 있는 도시 오울루(Oulu)가 북위 65도에 위치해 있다. 

 

 

그런데 최근 북위 54도에서도 관측이 되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관측 장소는 바로 폴란드 북부 발트해에 접해 있는 웨바(또는 레바, Łeba)다. 1월 15일 폴란드 사진작가 파트릭 비에간스키(Patryk Biegański )가 이날 오로라를 촬영해 사회교제망에 올려 소개했다. 

 

오로라는 평생 한 번 보기도 힘든다고 한다. 오로라를 보기 위해 극지방에 가더라도 날씨 등 조건이 맞지 않아서 보지 못하는 경우도 흔하다. 발트 3국에서는 에스토니아가 그나마 오로라를 볼 수 있는 빈도가 조금 있다. 종종 지금 거주하고 있는 리투아니아에서도 볼 수 있지만 아쉽게도 유럽에서 30년을 살면서 한 번도 관측하지 못했다. 살다보면 다채로운 색깔로 밤하늘에 너울너울 춤을 추는 오로라를 언젠가 한번 볼 기회가 오겠지... ㅎㅎㅎ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1. 3. 1. 19:36

유럽 리투아니아 빌뉴스는 지난해 거의 눈이 내리지도 않았고 날씨가 참 포근했다. 그런데 이번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고 눈도 많이 내렸다. 다행히 2월 중순부터는 날이 풀려서 거의 매일 낮 온도는 영상이다. 

 

그렇게 수북하게 쌓였던 거리 눈도 이젠 거의 녹아서 흔적을 찾기가 어렵다. 물이 잘 빠지지 않는 광장이나 공터는 웅덩이나 못으로 변하고 있다. 

 

하지만 숲은 여전히 녹고 있는 눈이 덮고 있다. 이번 주말 소나무 숲이 울창한 인근 공원을 모처럼 찾았다. 공원 입구부터 산책의 즐거움보다 소나무의 안타까움이 기다리고 있었다.

 

부지런한 담당 공무원들이 넘어져서 산책로를 덮고 있는 소나무 가지들을 잘 정리해 놓았다.

 

사방에는 마치 전쟁의 포탄으로 무너지고 쓰러진 도심의 폐허를 보는 듯하다. 부러진 크고 작은 푸른 소나무 가지들이 도처에 흩어져 있다. 

 

땅에 떨어지지마자 두 동강이 나버린 소나무 가지

 

땅으로 곤두박질친 소나무 가지

 

 

나무 뿌리도 뽑혀져 있다.

 

가지뿐만 아니라 소나무 기둥이 통채로 넘어져 있다.

 

 

목재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겠다. 벌목이 아니라 자연재해다.

 

펄펄 휘날리는 눈송이 쌓이고 쌓이고 쌓이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해 마침내 수십년 쭉 뻗은

소나무 뿌리째 뽑거나 밑동을 부러뜨리다니...

 

쓰러진 소나무가 

"뭐든지 적다고 작다고 가볍다고 무시하지 마라. 쌓이고 쌓이면 한 순간에 큰 힘이 될거야"라고 전하는 침묵의 소리가 산책하는 내내 내 귓가를 맴돌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5. 13. 04:16

요즘 북유럽 리투아니아에는 천지 사방가 다 꽃으로 장식되고 있다. 사과나무꽃, 벚꽃 등은 텃밭을 장식하고 마로니에꽃, 튤립꽃 등은 공원을 장식하고 있다. 특히 마로니에는 가로수로 많이 심어져 있다. 이틀 전인 5월 10일 짚앞 마로니에가 분홍점을 드러내면서 하얀 꽃을 피우고 있었다.


서울의 대학로를 떠올리게 하는 마로니에(프랑스어 marronnier)는 말밤나무, 서양칠엽수 등으로도 불린다. 열매를 감싸는 겉면은 밤송이처럼 가시가 있고 열매는 먹는 밤을 빼닮았다. 잎이 일곱 개다.


그런데 5월 12일 새벽부터 눈이 엄청 쏟아져 내렸다. 리투아니아는 평년과는 달리 이번 겨울에는 쌓이는 눈이 전혀 내리지 않았다. 서너 두 차례 아주 조금 왔지만 포근한 날씨로 이내 녹아버렸다. 겨울에 오지 않던 눈이 이렇게 5월 중순으로 접어드는 날에 왕창 내리게 되다니...   


하얀 마로니에꽃에 내리는 하얀 눈을 
갤럭시 S7과 오즈모 모바일3 콤보로 4K 영상에 담아봤다.



가로수 아래 심어놓은 튤립꽃도 눈벼락을 맞았다. 


하얀 눈으로 덮힌 알록달록한 튤립꽃을 
갤럭시 S7과 오즈모 모바일3 콤보로 4K 영상에 담아봤다.


애궁~ 촬영하는 손가락이 시러울 정도로 추운 날씨인데... 
쌓인 하얀 눈이 영하의 날씨를 조금이나마 완화시켜 주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2. 8. 23:21

유럽에서 30년 사는 동안 이렇게 따뜻하고 눈이 없는 겨울은 올해가 처음으로 기억된다. 지난 1월 리투아니아 평균 온도는 2.8도였다. 이는 평년보다 6도나 높은 온도이자 기온을 최초로 측정한 1778년 이후 가장 따뜻한 온도다. 역대 1월 평균 온도가 가장 낮은 해는 1987년으로 당시 영하 15.1도였다. 지난 1월 눈이 쌓인 적이 단 하루도 없었다.

최근 발트 3국 리투아니아의 수도인 빌뉴스 집 근처에 있는 빙기스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평년 같으면 눈으로 뒤덮혀 있어야 할 숲이다. 


하지만 눈 대신 여기저기 이끼들이 시선을 끈다. 초록색 천을 두르고 있는 듯하다. 


살아있는 나무 밑둥에도 이끼가 자라고 있다.   


썩어가고 있는 그루터기에도 이끼가 자라고 있다. 이끼로 푹신하게 한 그루터기가 마치 앉으라고 유혹하는 듯하다. 


뽑힌 나무 뿌리도 이끼 옷을 입고 있다.  


하트 모양을 일부러 남겨놓았을 것이라 착각도 해본다. 


한겨울에 이렇게 초록빛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는 이끼가 어여쁘게 보이기는 처음이다. 봄날의 신선한 생명빛이 곧 오고 있음을 미리 알려는 전령사가 따로 없는 듯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 9. 16. 06:29

요즘 발트3국 날씨는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물론 아침과 낮의 일교차이가 10-15도 내외이지만, 맑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올 한 해의 마지막 햇볕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거리와 관광지가 붐비고 있다. 어제 빌뉴스 근교에 있는 트라카이를 다녀왔다. 이때 만난 개도 햇볕에 누워 꼼짝하지 않고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평화롭게 자고 있는 개를 보니 예기치 않은 감기에 걸린 가운데 관광객들을 안내하느라 힘겨운 내 눈에는 "개팔자 상팔자"가 제일 먼저 떠올랐다. ㅎㅎㅎ




물론 저 개도 주인에게 할 일을 다하고 잠시 쉬고 있을 수도 있겠지만...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 3. 7. 08:33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는 아직 완연한 봄기운은 느끼지 못하지만 봄이 서서히 오고 있다. 어제 일요일 공원 산책길에 본 봄의 전령사 버드나무는 곧 강아지를 낳을 준비를 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이 버드나무 새싹보다 더 눈길을 끄는 참나무가 한 그루 있었다. 모든 나무가 여전히 벌거숭이가 되어 있는데 이 활엽수만 아직 지난 해 옷을 그대로 입고 있다. 



때가 되면 떨어지고 때가 되면 피어나는 것이 순리이다. 하지만 때론 이렇게 아쉬움이 남아서 낙엽이 버티고 혹은 나무가 붙잡고 있으니 보는 이로 하여금 나름대로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 2. 1. 05:30

지리적으로 북동유럽에 속한 리투아니아의 12월은 초봄의 날씨였고, 1월은 혹한의 날씨였다. 초순과 중순은 영하 20도 내외였다. 내린 눈이 내내 녹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1월 말 갑자기 영상의 날씨가 되더니 눈이 한 순간에 거의 다 녹아버렸다. 

최근 눈 위 숲 속에서 찍은 사슴 사진이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되었다. 리투아니아 사진 작가 레나타스 야카이티스(Renatas Jakaitis)가 30미터 거리에서 찍었다. 얼핏 위만 보면 머리가 세 개 달린 사슴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리를 보면 갯수가 많다. 

* 사진 출처 http://www.naturephoto.lt/ * 사진 작가 Renatas Jakaitis


이는 사슴 세 마리가 일렬로 걷는 중 동시에 뒤로 쳐다보는 모습 때문이다. 이 사진은 2010년 리투아니아 파네베지스 지방 숲 속에서 찍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아래는 이 사진을 찍은 사진 작가이다. 


어제 일요일 리투아니아 대부분 지역에서 함박눈이 쏟아졌다. 유럽에 25년 살면서 이렇게 눈송이가 큰 함박눈은 처음이다. 차에 쌓인 눈을 치우는데 힘들 정도였다. 이 쪽에서 치울 때 치운 저 쪽이 금방이 눈이 쌓였다. 쏟아지는 함박눈을 영상에 담아보았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5. 3. 9. 13:05

겨울 내내 거의 오지 않던 눈이 3월 4일 수요일 밤에 엄청 내렸다. 이번 겨울은 유럽에서 25여년 살면서 눈이 가장 적은 겨울이고, 날씨가 가장 따뜻한 겨울이었다. 그래서 아파트 뜰에는 벌써 벛꽃나무와 사과나무와 새싹을 튀우고 있었다. 그런덴 이번 겨울이 주는 마지막 선물인 듯 이날 폭설이 내렸다.

* 눈에 파뭏힌 우리 집 뜰의 사과나무

목요일 아침 13살 딸아이 요가일래는 혼자 일어나서 아침밥을 챙겨먹고 학교로 갔다. 얼마 후 아내의 휴대전화로 문자쪽지가 날라왔다.


내용인즉 학교 가는 길에 시상이 떠올라서 시 한 수를 지었으니 읽어보라는 것이었다. 집으로 돌아온 딸아이에게 말했다.

"네가 보내준 시를 잘 읽어봤다. 마음에 들었어."
"그래?!"
"그런데 학교 갈 때는 시 쓰는 것도 좋지만 사방으로 조심해서 가야지."
"내가 앞을 잘 보면서 문자를 쳤으니 걱정 안 해도 돼."

리투아니아어로 쓴 원작시를 한국어로 한번 번역해보았다.
13살 딸아이가 모처럼 내린 눈에 어떤 느낌을 받아 시를 썼을까... 


OBELAITE


Ak, vargšele obelaite,
Mūsų kiemo karailaite.

Negailestinga ta žiema,
Be saiko skriausdama tave. 


Buvo išdygę - mieli ragiukai 

Ir maži maži pumpuriukai. 


O ji vis metė savo sniegą, 

Tad nušalai, mieloji. 


Šią vasarą nepamaitinsi, 

Saldžiarūgščiais obuoliais. 


Tai žaismas žmonių jausmais. 


Tas sniegas buvo kaip druska 

Berta ant mano kruvinos žaizdos. 

사과나무


아, 불쌍한 사과나무,

우리 뜰의 여왕이여.


무자비한 겨울이 너를 

절제 없이 손상시켰네.


귀여운 뿔들과 작고 작은

새싹들이 돋아났는데


겨울이 그만 눈을 던졌고

귀염이 네가 얼어버렸네.


이번 여름 달고 신 사과를

먹일 수가 없게 되었네.


이는 사람의 느낌과 장난질.


눈은 내 피나는 상처에 

뿌려진 소금과 같았구나.


나 같으면 아침 등교길을 환하게 밝혀주는 간만에 내린 눈을 뽀드득~ 뽀드득~ 밟으면서 기분 좋게 갔을텐데 말이다. 하지만 딸아이는 눈 속에 파뭏혀버린 사과나무의 새싹이 얼게 된 것에 마음이 많이 아파서 이런 시를 쓰게 되었다. 

나타난 것에 대한 기쁨보다 감춰진 것에 대한 슬픔에 더 귀를 기울이는 것이 인생에서는 필요할 때도 있겠다. 이런 마음을 자아낸 딸아이가 심신이 다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재미감탄 세계화제2014. 12. 18. 08:33

겨울이다.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는 겨울답지 않은 겨울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12월 중순인데도 아직 눈다운 눈도 내리지 않았다. 벌써 한 두 번은 영하 15 내외의 날씨가 있어야 정상인데 올해는 아직 그런 날이 없었다. 도처에 있는 호수에서 얼음낚시를 즐겨하는 사람들에겐 울상을 짓게 하는 일이고, 겨울 난방비가 걱정되는 사람들에겐 다행스러운 일이다.

최근 산악지대의 얼음 호수 영상이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다. 이 호수는 높은타트리산맥(Tatry Wysokie, Vysoké Tatry)에 위치하고 있다. 

* 높은타트리산맥 전경: 사진 - 위키백과


이 산맥은 북쪽으로는 폴란드, 남쪽으로는 슬로바키아에 퍼져 있는 아주 높은 산악 지대이다. 총길이가 26킬로미터, 폭이 17킬로미터, 면적이 341평방킬로미터(슬로바키아 260km², 폴란드 81km²)이다. 가장 높은 산은 게를라호브스키 봉으로 2655미터이다. 백두산보다 약 100미터가 낮다.  


* 높은타트리산맥의 최고봉 게를라호브스키(2655미터) - 1992년에 저 정상을 밟았다. 사진 - 위키백과


영상이 화제가 된 이유는 수정처럼 투명한 얼움이 경이로움과 공포감을 동시에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얼어버린 호수 위로 등산객이 걸으면서 촬영한 영상이다. 어린 시절 시골 강에서 보던 수정같은 얼음을 떠올리게 한다.



밑이 훤히 내려다 보인다. 얼음의 두께와 호수의 깊이마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바로 아래 사진은 산 위에서 내려다본 이 호수(Veľké Hincovo pleso)이다. 해발 1946미터에 위치하고 표면은 연중 270일 얼어있다.   
  


이 호수의 깊이가 무려 53미터이다. 깊이를 모르고 걷는 편이 심리적으로 더 좋을 듯하다.    

 
등산객은 얼음 위가 아니라 마치 맑은 호수 위를 걷는 "기적의 사나이"처럼 보인다. 한편 나라도 저 얼음 호수에는 살얼음 위를 걷듯이 걸을 수밖에  없을 듯하다.
Posted by 초유스

여름철이다. 보통 발트3국 여름철 낮온도는 영상 20도 내외이다. 한국에서 여행온 사람들은 좋은 피서지를 선택했다고 좋아한다. 그런데 요즘 이런 통념이 완전히 깨어졌다.

리투아니아는 날씨를 측정한 후 지금까지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영상 섭씨 36.5도까지 올라갔다. 공기가 건조해 그렇게 땀을 흘리게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한낮에 거리를 거니는 것은 고욕이었다. 발트 3국 모두 30도를 넘는 무더위가 지난주 지속되었다.

이런 이상 기온 속 라트비아 유르말라 한 거리에 있는 의자가 눈길을 끌었다. 폭염에 딱 어울리는 의자이지만 앉을 수가 없는 것이 아쉽다.


물이 철철 넘치는 의자 조각상이다. 



수영복을 입었더라면 좌우 눈치를 보지 않고 앉을 수도 있는 더위이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4. 2. 21. 06:05

아침 방송 시간 오늘의 날씨에 대해 적지 않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텔레비전 화면을 응시한다. 그런 만큼 광고 비용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한 폴란드 텔레비전 방송에 기발한 공짜 광고가 등장해 화제가 되었다.


TVN 방송의 아침 프로그램에 미모의 여성 리포터가 거리에서 일기예보를 하고 있다. 그 순간 도로에서 이삿짐 회사가 지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운전사의 순간 기지가 참으로 놀랍다.

그는 서서히 차를 몰고 간다. 전화번호가 리포터에 가리자 그는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 잠시 정차한다. 화물차 짐칸 외벽에 써진 이삿짐 회사 이름과 전화번호가 그대로 텔레비전 화면에 일기예보 중인 35초 내내 노출된다. 



순간 기지로 회사 홍보에 기여한 이 이삿짐 회사의 직원은 그후 어떻게 되었을까? 승진에 가산점을 충분히 얻을만 하겠다. 그는 분명히 회사에 도움이 되는 직원일 것이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3. 11. 20. 05:49

달력에는 겨울이 벌써 시작되었지만, 아직 가을이 지속되고 있다. 평년 같으면 눈이 쌓여있을 텐데 첫눈다운 첫눈이 내리지 않고 있다. 기껏해야 밤 온도가 영하 2-3도 내외이다. 


모처럼 일이 있어 아침 8시에 시내로 나갔다. 영하의 날씨였지만, 햇살이 쨍쨍해 추운 줄을 몰랐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빌뉴스 구시가지로 걸어갔다. 그런데 담 너머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마치 화재가 막 조금씩 번지고 있는 듯했다. 


궁금증이 일었다. 높은 담벼락에 난 작은 문이 열려있었다. 들어가보니 밤새 내린 서리가 아침 햇살에 녹고 있는 장면이 펼쳐졌다. 도심에서 이런 광경을 볼 수 있다니......   


하얀 서리가 마치 잔디처럼 쭈빗쭈빗 자라 있는 듯했다. 햇살이 이를 녹여버리는 것이 조금은 아쉬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9. 30. 06:13

이제 가을 초기에 접어들었다. 그런데 기온은 겨울이다. 이번 주 내내 바깥 낮 온도가 영상 5도 내외이다. 밤에는 영하 2-4로 떨어진다. 아직 중앙난방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 양말을 두 컬레 신고, 내복과 바지를 입고, 스웨터 두 벌을 입어도 무릎과 손등에는 한기를 느낀다.


이번 1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온기를 좀 그 더 느끼게 위해 조카가 쳐준 천막이 떠올랐다. 딸아이에게 텐트를 치자가 제안했다. 때 마침 아내가 주말에 집을 비웠다. 지방 도시에서 합창단 공연에 참가하기 위해 토요일 떠났다.

여름철 가족과 함께 호수 등 야외에서 휴가를 보내기 위해 4인용 텐트를 3년 전에 구입했다. 그런데 이번 여름에는 한 반도 이를 사용해보지 못했다. 이유는 여름철 관광안내사 출장을 다니느라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빠 딸, 우리 텐트 치자."
"와, 좋은 생각이다."
"오늘 우리 텐트에서 따뜻하게 잠을 잔다."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딸과 함께 협동하면서 텐트를 쳤다. 생각보다 텐트치기가 어렵고 힘들었다. 자주 사용해봐야 숙달될 텐데 말이다. 


막상 내 방에 텐트를 쳤지만, 공간을 많이 차지했다. 또한 기대한 만큼 텐트 내부가 따뜻하지 않았다. 4인용 텐트는 난방없는 환절기엔 별 다른 효과가 없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래도 주말 딸과 함께 무엇인가 한 두시간 공동으로 작업했다는 것에 뿌듯한 마음이 든다.

딸과 함께 텐트 속에서 잠을 자고 일찍 일어난 후에 내 이불을 딸 이불에 덮어주었다. 일요일 오전 10시에 일어난 딸아이가 "아, 정말 따뜻하게 잘 잤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내 마음에 웃음이 맴돌았다. 

'아빠 이불 때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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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3. 8. 12. 07:00

이번 토요일 리투아니아 빌뉴스 지역에는 난데 없이 강풍과 폭우가 동반했다. 밤 9시경이었다. 한 시간 후인 밤 10시에 서울에서 손님이 탄 비행기가 빌뉴스 공항에 도착하는 데 걱정이 태산이었다. 이 광경을 우리 집 아파트 창문을 통해 영상에 담아보았다. 


그런데 정말 기적같이 비행기가 도착할 무렵 하늘은 다시 평온을 찾았고, 손님은 이런 일이 일어났는 지조차 몰랐다. 


한편 또 다른 빌뉴스 시민은 더 영화같은 장면을 자신의 카메라에 담았다. 바로 강풍에 자작나무가 두 동강이 나서 자동차를 덮치는 광경이다. 
 
* Video source link: http://tv.delfi.lt/video/HEUGely7/ 

하늘은 한 순간에 이런 무서운 광경을 연출하고 잠시 후면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 듯 다시 잠잠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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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모음2013. 8. 9. 07:10

울산 고사동에는 기온이 40도를 기록될 정도로 한국은 연일 무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주로 여름철엔 한국인 관광객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우리 집에는 선풍기도 없고, 에어컨도 없어요."
"정말입니까?"
"겨울 이불, 여름 이불이 따로 없어요."
"참 좋은 데 사네요."
"아, 한국에 비해 여름철에만요."

발트 3국 여름 날씨는 보통 기온이 15도에서 25도 사이이다. 물론 30도를 육박하는 날이 있지만, 거의 드물다. 아파트 실내가 가장 더운 때는 7월 하순에서 8월 초순까지다. 우리 집 아파트 현재 실내 기온은 25도이다. 창문을 열어놓고 있으면 더운 줄 모른다.  


* 에스토니아 여름 수도로 불리는 패르누 해변

무더위의 날씨에는 사람도 고생이지만, 기르는 애완동물도 힘든다.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는 올빼미 영상을 소개한다. 


새장을 청소하는 동안 올빼미를 실내에 놓아두었더니 올빼미가 선풍기 앞에서 날개를 펼치고 더위를 식히고 있는 장면이다. 


무더위의 날씨에 애완동물의 집도 시원한 지에 대해 유의해야겠다. 우리 집 햄스터는 나뭇잎에 가려서 햇볕이 들지 않는 부엌 창가에서 지금 쿨쿨 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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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모음2013. 5. 15. 14:58

유럽 누리꾼들 사이에도 '얼음 쓰나미'가 화제이다. 이 자연현상은 12일 캐나다의 도핀 호수 근처에서 일어났다. 집채만한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밀려 육지로 올라왔다. 이에 호숫가에 위치한 주택 10여채가 크게 부서졌다. 닥치는 족족 집어삼키는 살아있는 생명체가 살금살금 다가오는 듯하다. 
 

정말 충격적이고 놀라운 장면이다. 얼음이 쓰나미가 되다니!!! 가상 전문가들은 강력한 바람이 불러 호수에 쌓인 얼음 덩어리가 육지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누구나 호숫가에 작지만 아늑한 별장을 가지고 싶어한다. 여름에는 일광욕과 호수욕을 즐길 수 있고, 겨울에는 얼어 붙은 호수의 풍경과 얼음 낚시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아무도 예상하기 힘든 이런 얼음 쓰나미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끔찍할 뿐이다. 사고 싶은 마음이 쉽게 달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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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음2013. 4. 25. 06:33

화창한 봄날이 이어지고 있다. 봄철의 한 특징은 강물의 수위가 높다는 것이다. 카우나스 네무나스 강변에 위치한 비타우타스 성당 벽에는 강물의 높이를 측정하는 표시가 있다. 홍수는 여름이라는 등식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생소하겠지만, 리투아니아 홍수는 봄에 난다. 

영상의 날씨로 눈이 녹아서 사방에서 몰려들기 때문이다. 최근 빌뉴스를 가로지르는 네리스 강으로 가보았다. 평소보다 훨씬 높은 수위였다. 난데없이 갈매기들도 물고기를 노리고 날아다니고 있었다.   
 

지대가 낮은 강변은 연못 모양을 띠고 있었다. 강물에 새겨진 그림자로 아내와 기념 촬영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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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3. 4. 24. 06:06

4월 초순부터 중앙 난방이 끊어졌다. 겨울철 방안보다 더 따뜻하게 옷을 입어야 한다. 지금 바깥 기온이 영상 15도이고, 실내 기온은 영상 17도이다. 컴퓨터 자판기를 치고 있는 이 순간에 손등과 손가락이 몹시 시리다.

* 우리 집 아파트 23일 낮 12시, 바깥 기온 영상 17.5도(왼쪽), 실내 기온 영상 17도)

(잠시 휴식) 욕실에 가서 뜨거운 물에 손을 담근 후 다시 글을 쓴다. 며칠 전 초등학교 5학년 딸아이는 어린 시절 많이 놀았던 텐트를 꺼내서 방안에 쳤다.

"왜 텐트를 쳤니?"
"놀려고."

딸아이의 말에 지난 1월 한국에 갔을 때 춥다고 방안에 천막을 처준 조카가 떠올랐다.


텐트 속에서 딸아이는 컴퓨터도 하고, 애완 햄스터와 놀기도 하고, 숙제도 했다. 정말이지 시간이 지나자 텐트 속에는 방보다 훨씬 더 따뜻했다. 


그냥 심심해서 놀려고 세운 텐트가 난방 대체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완연한 봄으로 건물벽이 따뜻해져 실내 온도가 올라갈 때까지 당분간 방안 텐트는 우리 집 상설물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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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3. 4. 5. 06:36

슈퍼마켓에서 토카이 포도주나 맛있게 생긴 포도를 볼 때 '왜 내가 헝가리에 살지 않고 여기 살고 있지?'라는 물음표가 머리에 떠오른다.

90년대 초 헝가리에 살면서 먹었던 아주 굵은 버찌, 나무 밑에서 주워서 까먹던 아몬드, 일생 동안 마실 양을 다 마신 것 같은 포도주, 아침 식사 전 마시던 발효 과일 증류주인 팔린카(브랜디), 노천에서 하는 온천, 곳곳에 있던 좋은 친구들......

뭐니 해도 헝가리 생활에서 가장 떠오르는 일은 포도나무 가지치기이다. 보통 2월 하순이나 3월 초순에 한다. 양지바른 언덕배기에 있는 포도밭에 전지작업하다가 잠시 동안 쉴 때 팔린카 덕분에 가끔 꾸벅꾸벅 졸기도 했다. 언젠가는 동네 아이들로부터 자주색 제비꽃 묶음을 생일 선물로 받기도 했다.
 
3월 중하순이면 헝가리에서는 완연한 봄을 느낀다. 그런데 올해 3월 중순 헝가리는 눈폭탄을 맞았다. 아래 동영상에서 당시의 생생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헝가리(47도)보다 약 10도 정도 위도가 높은 리투아니아(55도)에는 심지어 4월 초에도 눈이 내리고 있다. 지난 주 부활절을 맞아 눈 내린 광경을 영상에 담아보았다.


서울의 날씨를 보니 이번 주말 낮 기온이 19도가 올라간다. 여전히 장갑 끼고 외출해야 하는 여기 날씨엔 마냥 부럽기만 하다.

▲ 4월 초순에도 자동차 위 눈을 치우느라 고달팠지만, 도로 근처 들판에서 눈 속에 파묻힌 풀을 뜯어먹고 있는 사슴 무리를 난생 처음 카메라에 담는데 순간 기쁨을 누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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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음2013. 3. 28. 06:27

오는 일요일은 부활절이다. 부활의 의미처럼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오는 절기이다. 그런데 동유럽은 여전히 춥다. 최근 부다페스트에 폭설이 내렸고, 이어서 키예프에 폭설이 내렸고, 또 이어서 모스크바에 폭설이 내렸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이번 주말 리투아니아에 눈이 내린다. 부활절을 보내기 위해 인구의 대이동이 일어나는데 폭설은 제발 아니길 바란다. 

* 사진 출처: demotywatory.pl

바로 위 사진이 지금의 동유럽 부활절 날씨를 잘 말해주고 있다. 눈사람 대신 부활절 달걀을 눈으로 만들어놓았다. 참으로 날씨에 딱 맞는 기발한 발상이다. 

하지만 바깥 날씨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백화점이나 대형상점은 부활절  대목을 놓치지 않기 위해 부활절 조형물 등을 세워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뭐니 해도 부활절의 상징물은 색칠한 달걀과 토끼 초콜릿이다. 최근 빌뉴스 오자스(Ozas)를 다녀왔다. 그 다채롭고 화사함에 넋마저 잃은 듯했다.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우리 집 거실도 위 사진 속처럼 꾸며보고 싶은 충동이 순간적으로 폭발했다.         


특히 넓은 우리 속에서 살아있는 병아리와 토끼 전시가 인상적이었다. 


부활절은 다가오건만 날씨는 여전히 겨울이다. 그래도 봄은 오니 기다릴 수밖에...... 부활절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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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모음2013. 3. 25. 08:33

지난 주말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는 폭설로 도시가 마비되었다. 금요일부터 내린 눈은 하루만에 50센티미터에 달했다. 참고로 키예프의 한달 평균 강설량은 47센티미터이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군대까지 동원해 제설작업을 펼쳤다.
 

눈이 내린 키예프의 거리 모습이다. [사진출처: http://prikol.bigmir.net]


아래는 승객과 시민들이 전기버스를 밀고가는 훈훈한 장면이다. 


아래는 도로에서 눈판자(스노우보드, snowboard)타기를 즐기는 장면이다. 폭설로 고립된 운전자를 생각한다면 좀 얄미운 느낌이 든다.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지금 비정상 날씨로 시달리고 있다. "겨울아, 겨울아, 빨리 가라. 봄아, 봄아, 빨리 와라" 리투아니아 아이들 노래 가사가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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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3. 3. 19. 07:50

점점 봄이 오는 듯했지만 다시 겨울로 회귀했다. 북동유럽 리투아니아 전역 현재 온도는 영하 5도에서 영하 12도이다. 한겨울 날씨이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이번 주말에는 눈까지 내린다. 그 전 예보는 수요일쯤 봄 날씨가 올 것이라고 했는데 말이다. 

이렇게 힘겹게 봄이 오는 문턱에는 마냥 좋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한 예로 눈이 녹아 물이 고인 도로 위 구멍이 치명타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된 제일 아래에 있는 영상을 보면 그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접시물처럼 보이는 도로 위 구멍으로 이렇게 뛰어들다가는 한순간에 날벼락을 맞을 수 있다. 살얼음 위를 걷는 듯 언제나 조심하고 살아야 할 판에 이런 장난은 누구에게나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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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3. 3. 18. 08:02

지난 1월 한국을 2주 동안 방문하면서 가장 부러웠던 것 중 하나가 한국은 햇빛이 많다는 것이다. 한국에 사는 사람은 이를 그다지 느끼지 못할 수 있겠다. 하지만 유럽에서 겨울철을 살아보면 햇빛이 얼마나 큰 그리움의 대상인 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늦은 일출
빠른 일몰
대부분 구름으로 덥힌 하늘

제대로 일출과 일몰 광경을 볼 수도 없다.    

매일매일 지푸린 하늘을 보니 아무리 낙천적인 성격이라도 점점 마음 한 구석에 우울함이 둥지를 짓게 된다. 여건만 허락한다면 당장이라도 맑고 따뜻한 나라로 이주하고 싶은 욕망이 일어난다. 

▲ 한국어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 18시 45분경 거리 모습

이런 마음이 극에 달할 즈음 3월이 온다. 햇빛이 쨍쨍한 날이 점점 많아진다. 빌뉴스대학교 한국어 시간이 오후  5시부터 6시 30분까지이다. 2월 초순만 해도 어둠 속에 수업하러 갔다가 어둠 속에 집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3월 중순 지금은 햇빛 밝음 속에 갔다가 햇빛 밝음 속에 집으로 돌아온다. 

▲ 창문 넘어로 보이는 3월 중순 일몰 광경 

또한 서쪽 창문 밖으로 자주 보이는 일몰 광경은 황홀하다. 며칠 전 이 광경을 10분 동안 촬영했다. 이를 1분 속으로 편집해보았다.  
 

"햇빛이 많아서 이젠 살만해."라고 요즘 무의식적으로 아내에게 자주 말한다.
한국은 개나리꽃 등으로 이른 봄을 즐기지만, 여긴 햇빛꽃으로 이른 봄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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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3. 3. 7. 09:24

한국의 날씨와 리투아니아의 날씨를 비교해보니 엄청 차이가 난다. 겨울철 어느 때에는 리투아니아가 한국보다 덜 추운데, 3월이 되니 한국이 훨씬 더 따뜻하다. 요즘 낮 온도는 서울이 빌뉴스보다 10-15도 더 높다. 매화꽃, 개나리꽃, 진달래꽃 만발하는 한국이 부럽다.

하지만 리투아니아에서도 서서히 봄이 다가온다. 온도는 급격히 높아지지 않지만, 구름이 낀 날이 적어지고, 해가 쨍쨍한 날이 많아진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곧 올 따뜻한 봄 기운도 느껴진다. 3월 첫 번째 주말에 열리는 "카쥬카스 민속 장날"에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흔히 사는 물품 중 하나가 건화 장식품(마른 지난 해 화초로 만든 장식품)이다. 올해 우리 집도 어김없이 이것을 샀다.  


바로 위의 사진이 우리 집 거실을 장식하고 있는 건화이다. 이렇게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지난 봄(의 꽃)'으로 '새 봄'을 맞이한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1. 15. 07:01

리투아니아에 지난해 12월 중순 폭설이 내렸지만, 이내 영상의 날씨로 눈이 거의 녹았다. 그러다가 연초에 다시 눈이 내렸고, 대지는 온통 흰색이다. 어제 아침 일어나니 나뭇가지에는 보슬보슬 내린 눈이 살며시 앉아 있었다. 새가 푸드득 하는 순간 그가 앉은 나뭇가지의 눈은 땅으로 떨어졌다.


우리 집 부엌 창가에 있는 단풍나무 가지에는 진박새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포송포송한 눈이 별미인지 진박새는 이를 쪼아먹고 있었다.


"우리 집에 새들에게 줄 먹이 있어?"라고 아내에게 물었다. 
"주면 안 돼."
"왜?"
"최근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았는데 함부로 새들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고 했어."
"왜?"
"사람들이 먹이를 주는 데 오히려 이것이 새를 굶어죽이는 결과를 초래한데."
"어떻게?"
"사람들이 한 두 번 먹이를 주면 새는 스스로 먹이를 찾는 노력 대신에 그 자리에 기다리고 있데."
"기다리다가 굶어주는구나."
"그래. 당신이 규칙적으로 먹이를 줄 수 있다면 줘도 돼. 그런데 곧 당신이 한국을 방문하잖아."
"맞다. 이 정도 날씨라면 새들이 스스로 먹이를 찾도록 놓아두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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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2. 12. 14. 08:00

이번주에도 여전히 햇볕은 없다. 가뭄에 콩나듯 잠깐 내밀던 해가 또 다시 자취를 감췄다. 지난 주말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보내게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하얀 구름이 엷게 낀 하늘에 햇볕이 났다. 반가운 마음에 카메라를 잡았다.  

* 15년 전 폴란드 친구와 함께 심었던 소나무가 벌써 이렇게 자랐다.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듯한 해가 유난히도 백색이었다. 훤한 야밤에 보름달을 보는 듯 신비스러웠다.   


혹시 낙엽진 나뭇가지가 영롱한 진주알을 맺은 것은 아닐까...... 겨울철 해의 별미를 즐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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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2. 12. 5. 07:02

지난 11월 2일 스페인 그란카나리아에서 가족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후 거짓말 같지만 한번도 햇살을 보지 못했다. 지하실에 감금된 것이 아니라 그저 일상 생활을 하면서 햇살을 보지 못했다. 혹한일지라도 정말 쨍쨍한 햇살이 보고 싶었다. 하늘은 온통 잿빛 구름이 장악하고 놓아주지 않았다.

"차라리 눈이라도 내린다면 좋겠다."
"그러게 말이다. 하얀색으로 인해 좀 더 밝게 보일테니까."

바로 12월 3일 학수고대하던 눈이 왔다. 


그리고 12월 4일 아침에 일어나 서쪽 하늘을 보니 파란 하늘에 하얀 반달이 떠있었다. 그리고 유리건물에 눈이 부실 정도로 비치는 햇살이 눈에 들어왔다. 반가운 해로구나!!!


햇살을 맞은 난초도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햇살없는 한 달을 보내다보니 눈을 만난 강아지처럼 내 마음도 활발하고 명랑해졌다. 내일은 또 어떤 날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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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2. 5. 1. 05:21

4월 27일 모처럼 날씨가 따뜻해 봄철 돋아난 새싹을 촬영하기 밖으로 나갔다. 긴팔옷을 입고 나갔는데 돌어올 때는 T-셔츠만 입게 되었다. 온도계를 보니 28도였다. 4월의 마지막일도 온도가 26도였다. 연이어진 여름같은 날씨 덕분에 새싹이 더욱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밝은 연두색 새싹을 참 좋아하는 데 이렇게 빨리 녹색으로 변하는 것이 몹시 아쉽다.

4월 27일 현재
4월 30일 현재

요즘 프랑스 에스페란티스토 친구 세 명이 빌뉴스를 여행하고 있다. 한 친구가 집에 연락하니 프랑스는 낮온도가 12도이고, 비까지 내린다고 했다. 완연한 봄따라 빌뉴스로 여행오길 참 잘했다고 말했다. 남서유럽보다 3-4주 늦게 빌뉴스를 찾아온 봄이 벌써 여름 흉내를 내고 있다. 이렇게 지구온난화를 실감하고 있다.
 
프랑스 에스페란티스토 3명
환영 리투아니아 전통음식 모임

여담으로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된 지구온난화 증명의 종결자로 평가되는 비교 사진을 재미삼아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 50년 동안 프랑스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한눈에 알 수 있게 해준다.

 1959년 프랑스 축구팀
 2008년 프랑스 축구팀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와 함께 2012년 유로컵 축구대회 개최국이다. 축구 열기가 여느 때보다 뜨거운 해이다. 1959년 프랑스는 백인 선수, 2008년 프랑스는 흑인 선수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누리꾼들이 이 현상을 지구온난화와 결부시켜 재미난 생각을 해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1. 7. 22. 06:56

7월 21일 오후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는 난데없이 폭풍이 몰아쳤다. 피곤해 낮잠을 자려고 하는데 딸아이가 외쳤다. 

"아빠, 빨리 카메라 가지고 와! 큰일 났어!"
"무슨 일인데?"
"창밖을 한번 봐!"

창밖 거리에는 커다란 단풍나무 가지 하나가 쓰러져 도로를 막고 있었다. 재빨리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한 사람이 벌써 휴대전화로 현장을 찍고 있었다.

 
"저 회색 차가 바로 내 차요."
"축하합니다. 각도가 조금만 달라도 차를 덮칠 수도 있었겠네요. 다행입니다."


외출한 아내로부터 전화가 왔다.

"당신 어디야?"
"지금 집으로 가고 있어."
"집으로 오지 말고 나무가 없는 넓은 주차장이 있는 대형마트에 가서 잠시 있다가 와."
"벌써 집 가까이야."
"우리 집 도로는 양쪽에 나무가 쓰려져 막다른 골목길이 되었어."

우회해서 돌아온 아내는 쓰러진 전나무를 보더니 눈물을 글썽거렸다.

우리 집 앞 전나무는 곧고 잎이 무성하다. 특히 겨울철 이 푸른 전나무를 보면서 봄철의 새 생명을 고대한다. 8년전 이사왔을 때부터 우리 집의 살아있는 크리스마스나무 역할을 한 이 나무가 그만 어제 폭풍에 쓰러지고 말았다. 아내의 눈물글썽임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도로를 막은 나무는 밤 10시가 넘어서야 치워졌다. 전나무 꼭대기로부터 새들의 지저귐도 자주 들렸는데 이젠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되었다. 현장 모습을 영상에 담아보았다. 



어둠, 폭우, 천둥, 번개에도 불구하고 도로 복구를 위해 애쓰는 사람들에게 감사한다. 아내는 못내 아쉬운 듯 전나무 방울을 주워서 가자고 말했다. 이렇게 전나무 방울 7개가 우리 집 화분 흙 위에 올려져 있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