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모음2009.05.16 12:08

유럽 여러 나라에 살면서 길가나 숲에 들어갈 때 늘 주위를 살핀다.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군생하는 쐐기풀때문이다. 특히 반바지를 입었을 때 쐐기풀이 피부에 닿으면 그렇게 따끔하고 후끈할 수가 없다. 마치 벌에 쏘인 것 같다. 한 동안 그 따끔함을 참느라 속된 말로 미칠 지경이다. 그래서 주위에 쐐기풀이 있는 지 없는 지 우선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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쐐기풀이 요즘 한창 꽃을 피우고 있다. 일전에 인근 공원에서 산책하다가 쐐기풀의 하얀 꽃을 보게 되었다. 층층이 있는 잎에 가려 위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몸을 풀높이로 낮추고 봐야 제대로 볼 수 있다. 이렇게 경계하는 쐐기풀에도 하얀 꽃이 피고 벌이 날아오는 것을 보니 새삼 관심을 끌었다. 유럽을 여행한 사람 중에 이 쐐기풀 경험을 한 사람들이 더러 있을 법하다. 배낭여행철 여름에는 꽃을 볼 수 없으니, 꽃 사진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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쐐기풀은 영양 보충, 항히스타민제(감기, 알레르기 치료제), 다친 피부를 수축시키고 분비물을 마르게 하는 약물, 강장제, 혈액을 깨끗이 하는 효과 등이 있다. 잎이 연할 무렵 따서 나물무침을 해먹기도 한다. 핀란드에서 쐐기풀 무침을 직접 처음으로 먹어보았다. 리투아니아에서는 친구 따라서 쐐기풀의 따끔한 아랫면을 윗면 속에 싸여 먹어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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쐐기풀에 얽힌 경험 중 하나는 잊을 수가 없다. 언젠가 폴란드에서 한 어린 친구가 쐐기풀 잎으로 자꾸 장난을 쳤다. 이때 오기로 윗옷을 다 벗고 쐐기풀로 맞아보았다. 즉각 쐐기풀에 맞은 부분이 부어오르고 따끔했다. 하지만 아픔 속에 느끼는 그 기분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다.  

* 관련글: 쐐기풀 먹기를 좋아하는 리투아니아 타잔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8.05.13 03:08

최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 사는 한 한인집에 초대를 받아 가보았더니 고사리, 취나물 등 일전에 한국에서 먹어본 것들이 그대로 식탁에 올라와 있었다. 모두가 인근 숲 속에서 따온 싱싱한 산채라 한다.

특히 고사리를 유심히 살펴보던 아내의 눈이 둥그레졌다. 고사리는 리투아니아 숲 속 그늘에 너무나 흔하지만 아무도 이를 나물로 먹지 않는다. 한편 고사리는 리투아니아의 하지축제(낮이 가장 긴 날을 기리는 행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런 식물을 한국인들은 맛있다고 쩝쩝 먹으니 아내가 처음엔 의아해할 수밖에 없으리라.

고사리꽃은 일 년에 딱 한번 찾을 수 있는 꽃으로 리투아니아인들에게 전해진다. 바로 하지 때만 밤에 숲 속에서 찾을 수 있다. 만약 이 꽃을 찾으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바를 다 이룰 수 있다고 한다. 어떠한 꿈도 이룰 수 있는 그야말로 여의보주를 손에 쥔 것과 같다. 하지만 이 고사리꽃을 보았다는 사람은 주위에 아무도 없다. 

다문화 가정으로 살고 있으므로 늘 한국적 반찬이 부족하다. 더욱이 요리에는 문외한이라 그저 국 한 그릇, 밥 한 공기가 식탁을 장식하는 날이 거의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날 식탁의 풍성함에 일조를 할 수 있는 고사리를 따러 숲으로 갔다. 50줄을 바라보는 나이에 고사리를 난생 처음으로 따보았다.

한국인 부인에게 요리법을 자세히 물어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고사리 요리를 시작했다. 끓는 물에 얼마 동안 담갔다가 꺼내 찬물에 이틀을 담가놓았다. 시금치, 생오이 등을 무칠 줄 아는 아내가 따뜻한 프라이팬에 고사리를 무쳤다. 이날 국 대신 고사리 무침이 한 끼를 동반했다. 에고~~ 식탁의 풍성함을 위함이 아니라 국 대체용품이 되어버렸네.

내년에는 어린 순을 더 많이 꺾어 겨울까지 먹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나눠주어야겠다. 여의보주 고사리꽃 대신 청정한 어린 순을 맛있게 먹었으니 반쪽 여의보주라도 얻어 고통 받는 모든 이들이 행복하고, 하루 속히 세상에 평화가 가득 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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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