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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음2010. 7. 27.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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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리투아니아 사람이다. 한국에 가서 먹어본 음식 중 향긋하고 식욕을 돋구는 깻잎김치를 무척 좋아한다. 이런 아내를 위해 한국인 남편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아내가 좋아하는 덕분에 덩달아서 깻잎장아찌를 함께 먹을 수 있으니 기쁘게 그 일을 한다.

그 일이란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에서 씨앗을 가져와 아파트 발코니에서 길쭉한 플라스틱 화분에서 기르는 일이다. 씨앗을 심고 매일 물을 주는 일이 고작이지만 그래도 늘 신경이 쓰인다. 물을 주면서 깻잎을 손으로 만지면 손가락 끝에 묻힌 향내는 매우 상큼하다. 곧 그 냄새가 날아가버리는 것이 아쉽다.

어제 자전거를 타고 우리집을 지나가던 리투아니아 사람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마침 점심시간 무렵이라 집으로 초대했다. 아내가 점심을 준비하는 동안 그냥 굴러온 노동력을 쉬게 할 수는 없었다.

"이봐, 친구, 점심값으로 발코니에 일하러 가세."
"이잉~~ 발코니에 무슨 일을?!!!"
"가보면 알아. 따라와."

이렇게 발코니에 온 친구가 화분에 무성하게(?) 자라는 식물을 보고 놀랐다.
"이거 뭐니? 혹시 한국산 약초?"
"들깻잎이야."
"뭔데?"
"리투아니아에는 안 자라는 들깨야. 나 따라서 먹어봐."

약간 쓰면서도 향긋한 냄새가 나는 깻잎을 그 친구는 끝까지 씹어먹었다. 두 장정이 수확한 깻잎을 아내는 곧 마늘, 고춧가루, 간장으로 깻잎김치를 만들었다. 아직 익지는 않았지만, 싱싱한 맛에 밥과 함께 모두 기분좋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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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심었던 깻잎에 이렇게 무성하게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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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입에 들어가기에 적당하다고 생각한 잎을 따서 즉석에서 물로 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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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인 아내가 만든 깻잎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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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씬해진 깻잎줄기가 다시 큼직한 잎으로 장식되기를 바란다.

"씨앗이 아직 있으면 나에게도 좀 줘. 우리 장모님 텃밭에 심어보게."
"미안해. 내년을 위해 조금밖에 남아있지 않아. 그냥 먹고 싶을 때 우리집에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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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