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8.12.12 04:18

지난 해 여름 온 가족과 리투아니아 친구 10여명이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 서울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열린 세계에스페란토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대회 전후로 이들을 안내할 기회가 있었다. 빠질 수 없은 것 중 하나가 바로 한국 음식 탐방이었다.

특히 삼겹살이나 회를 먹을 때 깻잎의 독특한 향에 이들은 매료되었다. 깻잎은 혹시 있을 수 있는 고기 누린내와 생선 비린내를 말끔하게 없애주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리투아니아인 아내도 이 깻잎향을 매우 좋아한다. 그래서 리투아니아에 심어 보고 싶어 들깨 씨앗을 구했다.  

드디어 올 4월 아파트 발코니에 큰 화분 두 개에 씨앗을 심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연두색 새싹이 돋아 나고 들깨가 무척 잘 자랐다. 여름철 내내 밥 먹을 할 때는 야채로 고기 먹을 때는 쌈 재료로 수시로 우리 집 밥상에 올라 왔다.              



여름철이 지나 가고 겨울철로 접어 들었는데도 들깨는 발코니에서 무성히 자라고 있었다. 깻잎을 모두 다 따서 깻잎장아찌를 만들까 아니면 거실에 옮겨 계속 싱싱한 잎으로 먹을까 고민했다. 결론은 거실로 옮기자였다.  
 

11월 하순 초에 거실로 옮긴 들깨는 여전히 싱싱함을 간직하고 있다.  
 

들깨꽃이 피어 났다. 들깨는 낮의 길이가 12시간 이하로 짧아지면 꽃이 핀다. 꽃이 피면 씨앗을 맺는 데에 양양분이 집중되므로 성장이 멈춘다. 기다란 통꽃으로 자라야 하는데 그렇지가 못한 것을 보니 성장 조건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때때로 깻잎 가까이로 가서 향을 맡아 보거나 깻잎 뒷면을 손가락으로 문질러 상큼한 향을 맡아 본다. 거실에 자라고 있는 들깨를 보고 있으니 오래 전에 떠난 고향과 함께 숨쉬고 있는 듯하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10.07.27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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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리투아니아 사람이다. 한국에 가서 먹어본 음식 중 향긋하고 식욕을 돋구는 깻잎김치를 무척 좋아한다. 이런 아내를 위해 한국인 남편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아내가 좋아하는 덕분에 덩달아서 깻잎장아찌를 함께 먹을 수 있으니 기쁘게 그 일을 한다.

그 일이란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에서 씨앗을 가져와 아파트 발코니에서 길쭉한 플라스틱 화분에서 기르는 일이다. 씨앗을 심고 매일 물을 주는 일이 고작이지만 그래도 늘 신경이 쓰인다. 물을 주면서 깻잎을 손으로 만지면 손가락 끝에 묻힌 향내는 매우 상큼하다. 곧 그 냄새가 날아가버리는 것이 아쉽다.

어제 자전거를 타고 우리집을 지나가던 리투아니아 사람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마침 점심시간 무렵이라 집으로 초대했다. 아내가 점심을 준비하는 동안 그냥 굴러온 노동력을 쉬게 할 수는 없었다.

"이봐, 친구, 점심값으로 발코니에 일하러 가세."
"이잉~~ 발코니에 무슨 일을?!!!"
"가보면 알아. 따라와."

이렇게 발코니에 온 친구가 화분에 무성하게(?) 자라는 식물을 보고 놀랐다.
"이거 뭐니? 혹시 한국산 약초?"
"들깻잎이야."
"뭔데?"
"리투아니아에는 안 자라는 들깨야. 나 따라서 먹어봐."

약간 쓰면서도 향긋한 냄새가 나는 깻잎을 그 친구는 끝까지 씹어먹었다. 두 장정이 수확한 깻잎을 아내는 곧 마늘, 고춧가루, 간장으로 깻잎김치를 만들었다. 아직 익지는 않았지만, 싱싱한 맛에 밥과 함께 모두 기분좋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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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심었던 깻잎에 이렇게 무성하게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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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입에 들어가기에 적당하다고 생각한 잎을 따서 즉석에서 물로 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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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인 아내가 만든 깻잎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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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씬해진 깻잎줄기가 다시 큼직한 잎으로 장식되기를 바란다.

"씨앗이 아직 있으면 나에게도 좀 줘. 우리 장모님 텃밭에 심어보게."
"미안해. 내년을 위해 조금밖에 남아있지 않아. 그냥 먹고 싶을 때 우리집에 와."


* 최근글: 아내 지갑 속에 카드가 엄청 많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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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08.05 07:47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장모집 채소밭에 들깨를 심었다. 장모집은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북서쪽으로 250km 떨어진 곳에 있다. 올해는 지난 해보다 일찍 심었다. 그래서 그런지 지난 주말 장모집을 방문해 보니 깻잎이 벌써 손바닥만하게 자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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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깻잎 아가씨" 선발대회가 열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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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기와 함께 싱싱한 깻잎을 먹고 있는 7살 구스타스

주위 사람들 중에는 싱싱한 깻잎을 따서 주면 향이 진하고 생소하다고 먹기를 꺼리는 사람도 더러 있다. 하지만 고기를 싸서 주거나 깻잎장아찌를 주면 대부분 좋아한다. 리투아니아인 아내는 깻잎장아찌에 밥만으로 한 끼를 만족스럽게 해결할 정도로 깻잎장아찌 애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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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깻잎을 씻고, 양념을 하는 일은 한국인 남편의 몫

보통 한국음식을 만드는 일은 요리에 전혀 소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직접 해야 한다. 따온 깻잎을 직접 물로 씻고, 양념을 만든다. 양념은 마늘, 참깨, 간장이 전부이다. 일전에 한국에서 오신 분이 깻잎짱아찌 통조림을 선물로 주고갔다. 이것을 먹은 본 아내는 우리 식대로 양념한 깻잎짱아찌가 제일 맛있다고 한다. ㅎㅎㅎ


▲  2008년 깻잎따기 영상

아내의 깻잎장아찌 사랑 덕분에 리투아니아 친척과 친구들 사이에 우리집 깻잎장아찌는 김치와 더불어 한국음식의 대명사로 자리잡고 있다.

* 관련글: "한국 깻잎장아찌 최고예요!"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06.14 06:47

외국에 살면서 늘 그리워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입맛에 익숙한 음식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깻잎짱아찌이다. 다행히 유럽인 아내도 한국 반찬 중 이 깻잎짱아찌를 아주 좋아한다. 지난 해 한국에서 갔을 때 가져온 들깨씨앗을 올해 4월 중순에도 발코니 화분에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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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앗은 무럭무럭 잘라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벌써 입맛을 돋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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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글: 깻잎 따는 리투아니아 여인들
               "한국 깻잎짱아찌 최고예요!"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8.09.18 06:19

어린 시절 시골에서 메뚜기와 여치를 흔히 볼 수 있었다. 특히 불빛 따라 방안으로 들어와 살짝 곁눈질을 하는 여치는 앙증막기까지 했다. 이런 여치를 리투아니아에서 오랜 만에 보았다. 지난 일요일 추석에 한인들에게 나눠주려고 한국에서 가져와 심은 깻잎을 따고 있었다.

그 때 녹색 깻잎 위에 무엇이 폴작 뛰는 것을 보고 순간적으로 놀랐다. 눈를 크게 뜨고 움직이는 물체를 찾아보았다. 긴 수염과 긴 칼모양 산란관을 보니 영락없이 여치였다. 보리짚으로 여치집을 만들었던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올라 아주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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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09.09 16:01

지난 주말 장모님이 사시는 쿠르세나이에 다녀왔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북서쪽으로 약 25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지난 봄 한국에서 가져온 들깨 씨를 빌뉴스 텃밭에 심었을 때, 남으면 주시라고 해 주었더니 텃밭에 심어셨다. 이번에 가보니 빌뉴스 텃밭에 심은 들깨보다 잎이 훨씬 크게 자랐다.

주말을 기해 들깨 잎을 땄다. 향이 아주 진함에도 불구하고 날 것을 맛있다고 잡수시는 장모님은 한국인 사위 덕분에 난생 깻잎을 먹어본다고 좋아하신다. 이제 깻잎 짱아찌는 리투아니아 일가 친척과 친구들 사이에 김치와 아울러 한국 음식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 배경 음악은 안드류스 마몬토바스(Andrius Mamontovas)의 노래 "사랑은 자유로워"(Meilė laisva)의 앞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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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글: 거리로 쏟아져나온 수백명의 금발 여인들


폴란드 미인 10인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08.29 17:09

아내가 한국을 몇 차례 방문하면서 먹어본 한국 반찬 가운데 가장 맛있는 것 중 하나가 깻잎짱아찌이다. 그래서 지난 4월 중순 한국에 갔을 때 들깨씨를 가져와 친척집 텃밭에 심었다.

사는 데서 텃밭이 2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매일 갈 수가 없었고, 또한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아 다소 소홀했다. 자라는 깻잎을 과감하게 많이 솎을 수 없어 그냥 내버려두었더니 잎이 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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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솎은 깻잎을 버리지 않고 아내는 인터넷에서 배운 요리법대로 깻잎장아찌를 만들어보았다. 폴란드에서 온 손님들이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 아내는 흐뭇해 했다. 씹으면서 나오는 깻잎의 이국적인 향내가 매료시킨다고 한다.

채소밭에 자라고 있는 깨에 대해 이웃사람들이 아주 궁금해 한다. 가을에 수확을 해서 이들에게도 나눠줄 생각이다.

배경음악은 안드류스 마몬토바스(Andrius Mamontovas)의 노래 "사랑"(meilė)의 앞부분이다.  
 

* 관련글: 리투아니아인들에게 김치는 어떨까?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8.05.11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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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중순 한국에 2주 동안 체류하다 돌아왔다. 그때 리투아니아인 아내가 신신당부한 물건이 하나 있다. 혹시 한국에서 친척과 친구들과의 진한 만남 속에 잊어버리지는 않을까 걱정해서 메일과 대화로 자주 상기시켰다.

리투아니아엔 없는 그 물건은 바로 들깨 씨이다. 아내가 한국을 몇 차례 방문하면서 먹어본 한국 반찬  가운데 가장 맛있는 것 중 하나가 깻잎장아찌이다. 그래서 몇 해 전 한국에 가서 가져온 들깨 씨를 시골 장모님 텃밭에 심기도 했다. 그때 지인과 인터넷에서 요리법을 배워 처음으로 깻잎장아찌를 직접 만들어보았다. 그 덕분에 가까운 친구나 친척들도 깻잎장아찌를 맛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올해는 같은 도시에서 사는 친척 한 명이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해서 넓은 마당을 갖게 되었다. 채소를 같이 키워 나눠먹자고 제안을 해 아내는 더 더욱 들깨 씨를 종용했다. 한국에 있으면서 마침 큰 형수님의 친척이 들깨 농사를 짓는 사람이라 쉽게 구할 수 있었다.

드디어 지난 5월 3일 가져온 들깨 씨를 텃밭에 심었다. 삽으로 땅을 파고, 뒤집고, 고른 후 골을 파서 씨를 뿌렸다. 육체적으로는 힘든 하루였지만, 아내에게 좋아하는 깻잎장아찌를 만들어줄 수 있고, 또한 주위 사람들에게 깻잎의 효용성을 언급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과 한국 사람들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마음만큼은 즐거웠다.

깻잎이 하루 빨리 세상 밖으로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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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