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3. 8. 26. 06:46

저쪽 하늘에는 폭우가 쏟아지고, 이쪽 하늘에는 해가 쨍쨍하다. 이는 산이 없는 발트 3국에서 종종 접하는 자연 현상 중 하나이다.


언젠가 집에 있는 딸아이가 멀리 떨어지지 않은 시내 중심가에서 일을 보고 있는 데 전화가 왔다.

"아빠, 지금 비가 정말 엄청 와!"
"그래? 여긴 비가 전혀 안 오는데."

같은 시내에서도 이처럼 여긴 비가 오고, 저긴 비가 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어떤 때에는 거리 하나를 두고 비가 오고 비가 오지 않는다. 이런 현상을 카메라에 담아보고자 노력하지만, 기회가 쉽게 오지 않는다.

일전에 에스토니아 해변도시 패르누를 방문하는 데 바로 이 광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가까운 바다에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지만 해변에는 햇살이 가득하다. 한 아이가 아무런 걱정 없이 그네 타기를 즐기고 있다. 폭우가 오는 지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해변을 산책하는 사람,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폭우가 금방 이쪽으로 오지 않을 것임을 알지만, 그래도 불안한 마음이 든다. 손에 든 우산을 만지작거려 본다. 

  
다행히 이날 폭우는 강 건너 불이었다. 세상의 고난이 다 이렇게 비켜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피할 수 없는 고난 앞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달관자의 심정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이 또한 좋으리라.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3. 5. 15. 14:58

유럽 누리꾼들 사이에도 '얼음 쓰나미'가 화제이다. 이 자연현상은 12일 캐나다의 도핀 호수 근처에서 일어났다. 집채만한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밀려 육지로 올라왔다. 이에 호숫가에 위치한 주택 10여채가 크게 부서졌다. 닥치는 족족 집어삼키는 살아있는 생명체가 살금살금 다가오는 듯하다. 
 

정말 충격적이고 놀라운 장면이다. 얼음이 쓰나미가 되다니!!! 가상 전문가들은 강력한 바람이 불러 호수에 쌓인 얼음 덩어리가 육지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누구나 호숫가에 작지만 아늑한 별장을 가지고 싶어한다. 여름에는 일광욕과 호수욕을 즐길 수 있고, 겨울에는 얼어 붙은 호수의 풍경과 얼음 낚시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아무도 예상하기 힘든 이런 얼음 쓰나미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끔찍할 뿐이다. 사고 싶은 마음이 쉽게 달아난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3. 3. 25. 08:33

지난 주말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는 폭설로 도시가 마비되었다. 금요일부터 내린 눈은 하루만에 50센티미터에 달했다. 참고로 키예프의 한달 평균 강설량은 47센티미터이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군대까지 동원해 제설작업을 펼쳤다.
 

눈이 내린 키예프의 거리 모습이다. [사진출처: http://prikol.bigmir.net]


아래는 승객과 시민들이 전기버스를 밀고가는 훈훈한 장면이다. 


아래는 도로에서 눈판자(스노우보드, snowboard)타기를 즐기는 장면이다. 폭설로 고립된 운전자를 생각한다면 좀 얄미운 느낌이 든다.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지금 비정상 날씨로 시달리고 있다. "겨울아, 겨울아, 빨리 가라. 봄아, 봄아, 빨리 와라" 리투아니아 아이들 노래 가사가 절실한 때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1. 7. 22. 06:56

7월 21일 오후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는 난데없이 폭풍이 몰아쳤다. 피곤해 낮잠을 자려고 하는데 딸아이가 외쳤다. 

"아빠, 빨리 카메라 가지고 와! 큰일 났어!"
"무슨 일인데?"
"창밖을 한번 봐!"

창밖 거리에는 커다란 단풍나무 가지 하나가 쓰러져 도로를 막고 있었다. 재빨리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한 사람이 벌써 휴대전화로 현장을 찍고 있었다.

 
"저 회색 차가 바로 내 차요."
"축하합니다. 각도가 조금만 달라도 차를 덮칠 수도 있었겠네요. 다행입니다."


외출한 아내로부터 전화가 왔다.

"당신 어디야?"
"지금 집으로 가고 있어."
"집으로 오지 말고 나무가 없는 넓은 주차장이 있는 대형마트에 가서 잠시 있다가 와."
"벌써 집 가까이야."
"우리 집 도로는 양쪽에 나무가 쓰려져 막다른 골목길이 되었어."

우회해서 돌아온 아내는 쓰러진 전나무를 보더니 눈물을 글썽거렸다.

우리 집 앞 전나무는 곧고 잎이 무성하다. 특히 겨울철 이 푸른 전나무를 보면서 봄철의 새 생명을 고대한다. 8년전 이사왔을 때부터 우리 집의 살아있는 크리스마스나무 역할을 한 이 나무가 그만 어제 폭풍에 쓰러지고 말았다. 아내의 눈물글썽임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도로를 막은 나무는 밤 10시가 넘어서야 치워졌다. 전나무 꼭대기로부터 새들의 지저귐도 자주 들렸는데 이젠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되었다. 현장 모습을 영상에 담아보았다. 



어둠, 폭우, 천둥, 번개에도 불구하고 도로 복구를 위해 애쓰는 사람들에게 감사한다. 아내는 못내 아쉬운 듯 전나무 방울을 주워서 가자고 말했다. 이렇게 전나무 방울 7개가 우리 집 화분 흙 위에 올려져 있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1. 3. 29. 15:20

매일 저녁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뉴스 다음에 이어지는 기상예보이다. 선정적인 여성 기상 캐스터를 내세워 시청을 유도하는 나라들도 많다. 일반적으로 리투아니아 TV 방송사들은 기상전문가들을 활용해 방송하고 있다.  

동유럽 여러 나라에서도 짧은 치마를 입고, 가슴 윤곽이 확연히 드러낸 여성 캐스터이 등장한다. 특이한 것은 폴란드 비알리스토크 지역 방송사이다. 흑인이 기상예보를 맡고 있다. 그의 어눌한 발음과 튀는 얼굴이 잘 드러난 기상예보 동영상은 유튜브에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래는 동유럽 여러 나라들의 기상예보이다. 기상캐스터 모습도 확인하고, 비록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각 나라의 언어도 맛볼 수 있길 바란다.

1. 폴란드 비알리스토크 지역방송사



2. 폴란드 TVP



3. 리투아니아 Lietuvos rytas



4. 크로아티아 HRT



5. 헝가리



6. 세르비아



7. 슬로바키아



8. 루마니아

 

* 최근글: 폴란드 장애인용 주차장 존중하기 이색 캠페인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0. 4. 10.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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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생방송을 하다보면 크고 작은 사고들이 종종 일어나 비난을 받는다. 하지만 이로 인해 폭발적인 관심을 끌기도 한다. 동유럽 국가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된 생방송중 사고를 하나 소개한다.
 
슬로바키아 마르키자(Markíza) TV 방송사가 지난 해 9월 아침 생방송으로 슬로바키아 수도인 브라티슬라바의 기상정보를 내보고 있었다.

미모의 기상 리포터 도미니카 기도바(Dominika Gidová)가 TV 화면에서 그날의 날씨를 전하면서 시선이 카메라 쪽에서 벗어나 두 번이나 옷의 호주머니로 향했다. 결국 그녀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호주머니 속에서 전화를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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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방송중 전화를 받고 있는 슬로바키아 기상 리포터

그녀는 진행하던 생방송 기상정보 전달을 멈추고 전화를 받아서 통화를 시작했다. 그녀의 화난 전화 목소리는 생방송에 그대로 노출되어 전파되었다. 슬로바키아어로 된 전화 내용을 체코 에스페란티스토 아빈티 라나이케이(Avinty Lanaikey)의 도움을 받아 번역해보았다.

"날 좀 조용히 내버려둬! 알았지? 더 이상 날 괴롭히지마! 이젠 너무 지겹워. 난 생방송중이야. 야, 이 악마 같은 놈아!"  
"Bonvolu jam lasi min trankvila! Ĉu bone? Ne ĝenu min plu! Tio jam tedegas min. Kaj mi estas en rekta dissendo, vi diablulo!" (슬로바키아어에서 아빈티 라나이케이가 에스페란토로 번역)




참고로 리투아니아 현지 교민이나 한국 관련 소식을 취재 촬영해 가끔 YTN 방송에 전하고 있다. 생방송이 아니고, 녹화지만 카메라 앞에서 클로징 멘트 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래와 같은 영상을 얻기 위해서는 수 차례 반복한다.

▲ YTN 한국-리투아니아 교류 활기 소식 중 클로징 멘트를 하는 초유스
http://www.ytn.co.kr/_comm/pop_mov.php?s_mcd=0930&s_hcd=&key=201002201031176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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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