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모음2012. 3. 27. 05:24

최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가장 오래된 묘지 중 하나인 라소스 묘지를 다녀왔다. 18세기말과 19세기초에 조성된 묘지이다. 이 묘지에는 리투아니아뿐만 아니라 폴란드와 벨라루스 저명 인사들의 묘지가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1990년부터 가족 묘지에만 매장이 허용되고 있다.


묘지를 갈 때마다 드는 의문이 하나 있다. 바로 나무 모양을 지니고 있는 묘비석이다. 흔히 한국 사람들은 묘지에 나무가 자라면 뿌리가 관을 뚫고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경계한다. 그런데 리투아니아 묘비석은 왜 나무 모양을 하고 있을까? 물론 나무 모양 묘비석이 자랄 수는 없다.   

그 이유를 추측은 하지만 정답을 알고 싶었다. 찍은 사진을 리투아니아 사람들의 페이스북 그룹에 올려 질문을 해보았다. 친절한 답변이 이어졌다.


정리하면 이렇다. 리투아니아는 유럽에서 가장 기독교화가 늦게 된 나라 중 하나이다. 14세말과 15세기초에 기독화가 되었다. 이교도 리투아니아인들에게 나무, 특히 참나무는 성물(聖物)이다. 위에 있는 사진 속 묘비석의 나무는 참나무이다. 죽으면 영혼이 나무에 깃들어 산다고 믿었다. 이런 믿음으로 인해 나무 모양을 한 묘비석이 있게 되었다고 한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1. 12. 22. 15:15

가끔 식당에 가지만 항상 고민스러운 일이 얼마 정도 팁을 놓으면 적당할까이다.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도 팁문화가 정착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종업원은 식당주로부터 최저 임금액을 받고, 손님으로부터 팁을 받는다. 손님에게 잘 해주어야 팁이 보다 더 많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종업원이 다 친절하라는 법은 없다. 

음식값의 몇 퍼센트 정도가 팁이어야 한다는 사회적 동의는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그래서 계산할 때 머리를 좀 더 오래 굴린다. 일단 음식값의 10%에서 종업원 친절도, 음식맛, 식당 분위기 등을 고려해 결정하곤 한다. 종종 내가 이것을 주면 종업원한테서 "저 동양인 정말 짠돌이네!"라는 소리를 듣지는 않을까도 생각해본다. 이 경우 팁은 약간 더 올라간다. 때론 정말 팁을 주고 싶지 않은 경우도 있다.

얼마 전 폴란드 웹사이트 조몬스터에서 화제가 된 사진이 있다. 말끔하게 다 먹은 접시 밑에 10달러짜리 팁이 있는 사진이다. 종업원이 이것을 보면 기분이 좋을 듯하다. 그런데 이 지폐를 뒤집어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진짜 돈이 아니라 복사한 것이다. 지폐 앞면에는 "몇 가지는 돈보다 더 좋다"라는 구절과 기독교 복음 구절이 적혀있다. [사진출처 image sour link
 

이것을 받아본 종업원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물론 다양하겠다. 하지만 돈이 절실히 필요한 종업원에게는 이런 10달러보다는 진짜 1달러가 더 기쁨을 주지 않을까......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3. 2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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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일요일은 부활절이다. 유럽에서 가장 늦게 (14세기 말엽) 기독교화된 나라 중 하나인 리투아니아도 이날 성대하게 행사를 치른다. 학생들은 지난 주말부터 방학이다.

부활절의 대표적인 상징은 달걀 채색과 건화를 표현할 수 있는 베르바(verba)이다. 부활절 전 일요일을 종려주일이라 부르고, 이날 사람들은 베르바를 사서 성당에서 축성의식을 받는다.

베르바는 예수의 승리를 상징하는 종려나무에서 유래된다. 남쪽에서 자라는 종려나무는 당연히 이곳에서 없으니, 자연히 대체물이 필요하다. 그래서 리투아니아인들은 마른 풀이나 꽃, 곡식이삭, 혹은 버드나무 가지, 노간주나무 가지 등으로 다채롭게 꽃다발이나 묶음을 만든다.

축성 받은 베르바를 집으로 가져와 다음 해까지 간직한다. 특히 노간주나무 가지로 식구들 몸을 때리면서 일년 운수가 좋기를 기원한다.

모든 이들에게 노간주나무 가지의 위력이 미쳐 좋은 한 해를 보내시기를 빕니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