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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1. 6. 23. 07:25

몇해 전 한창 언니와 엄마 귀걸이를 가지고 놀던 시절 딸아이는 언니처럼 귀를 뚫겠다고 엄청 졸라했다. 그땐 "귀를 뚫을 때 정말 아플거야. 넌 아직 어리잖아!"라는 말로 어렵게 설득시켰다. 지금껏 이 일은 수면래로 잠겨져 있었다. 일 때문에 다른 도시에 있는데 아내로부터 전화가 왔다.
 
"요가일래가 귀를 뚫겠다고 졸라대는데 당신 생각은 어때?"
"아직 어리잖아. 적어도 중학교에 갈 나이가 되어야잖아."
"요가일래가 막무가내라 당신이 직접 설득해봐."

벌써 엄마하고 한 바탕 실랑이을 벌인터라 전화를 건네받은 딸아이는 울면서 전화를 받았다.

"아직 어리잖아. 나중에 커서 하면 안 돼?"
"아빠, 나도 이제 컸어. 어렸을 때도 어리다고 하고, 지금도 어리다고 하면 거짓말이잖아. 나 
이제 9살이야. 나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어."
"아플텐데 정말 귀를 뚫고 싶어?"
"그래도 정말 뚫고 싶어. 친구들은 벌써 다 귀글 뚫었어."
"그래. 내가 정말 하고 싶으면 이제 귀를 뚫어라."

▲ 귀를 뚫기 직전의 딸아이 모습

외지에 있었는지라 더 이상 설득하기엔 한계를 느꼈다. 7살 때 아직 어리다고 못하고 했고, 9살인데도 어리다고 못하게 하는 것은 딸아이 말대로 그 동안의 성장을 무시한 것이다. 또한 주변 또래 아이들 대부분이 진작 귀를 뚫었으니 "너만은 안 돼!"는 아버지와 딸간 간격의 벽을 더욱 두텁게 할 것 같다.

훌쩍이던 딸아이는 목소리는 이내 경쾌해졌다.
"아빠, 고마워~~~"
 

한쪽 귀를 뚫은 후 딸아이는 통증을 느껴 엄마에게 "다른 쪽 귀는 나중에 뚫으면 안 될까?"라고 물었다. 노련한 아저씨는 딸아이가 엄마에게 질문을 하는 동안 다른 쪽를 만지는 척하면서 그대로 확 뚫어버렸다.

다음날 집으로 돌아오자, 딸아이는 아주 반갑게 맞았다. 귀에는 귀걸이가 반짝이고 있었다. 이렇게 기뻐하는 것을 보니 진작 허락해주었으면 좋았을 것인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여자 아이들은 보통 몇 살에 귀를 뚫을까 궁금해진다. 미리 알았다면, "한국 아이들은 16살(?) 귀를 뚫어"라는 말로 설득해 보았을텐데 말이다. 

"아빠, 한국에 가면 예쁜 내 귀걸이 사줘! 알았지?"
 
"그래, 꼭 사줄게."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