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3.11.04 12:58

11월 1일은 유럽 사람들에게 각별한 날이다. 많은 나라들이 이날을 국경일로 정해놓았다. 이날은 "모든 성인의 날"의 날이고, 다음날은 "망자의 날"이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1일과 2일을 구별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벨리네스’라 부른다. ‘벨레’는 영혼, ‘벨리네스’는 ‘죽은 사람을 추모하는 날’을 뜻한다. 

죽은 사람 영혼을 추모하는 이 풍습은 고대로부터 내려왔는데, 죽은 이들의 영혼이 특정 시점에 사후 세계를 떠나 가족을 방문하러 돌아온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틀 동안 일가 친척의 묘를 두루 방문한다. 

* 11월 1일 낮(왼쪽 사진)과 밤(오른쪽 사진)

우리의 추석을 떠올리게 한다. 사람들은 미리 시간을 내서 부모나 조상의 묘를 찾아서 정성껏 꽃단장을 하고 말끔하게 정리한다. 11월 1일 다시 묘를 찾아 촛불을 밝히면서 추모하고 염원한다. 

* 11월 1일 묘지는 불야성을 이룬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슬픈 망자의 날을 보냈다. 지난해 연말 처제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맞는  망자의 날이었다. 가장 슬픔에 복바치는 사람 중 한 사람이 바로 장모님이시다. 

이날은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조상의 묘가 있는 고향을 찾는다. 일년 중 가장 도로가 막히는 날이기도 하다. 우리 가족도 예외없이 장모님이 살고 계시는 지방 도시를 찾았다.



장모님은 고인이 된 딸을 못잊어 여전히 눈물로 세월을 보내신다. 거실에는 딸의 영정을 놓고 늘 촛불을 밝히면서 추모하고 있다. 이날도 장모님은 수시로 눈물을 훌쩍였다. 딸아이도 함께 있었다.

"너무 오랫동안 슬퍼서 우는 것은 좀 그렇다."
"나도 그래. 좋은 데 갔는데 울면 안 되지."
"그래. 나중에 아빠가 나이가 정말 많아서 죽으면 너는 울지 말고 웃어라. 아빠가 세상의 힘듬을 버리고 편안하게 쉬러가는데 울면 안 되잖아."
"알았어. 그런데 죽는다고 하면 안 되잖아. 돌아간다라고 해야지."
"맞다."

어릴 때부터 딸아이에게 가르친 효과가 나타났다.

"동물은 죽는다. 사람은 돌아간다. 살고있는 모든 것은 때가 되면 사라진다."

며칠 전 친척집 개가 나이가 너무 많아 안락사 당했다. 친척 식구 모두 아직도 힘들어 한다. 슬퍼는 하지만 그 슬픔에 완전히 빠져 자기 건강을 훼손하거나 해오던 일을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집 애완동물은 햄스터이다. 수명이 있으니, 그때를 위해 보내는 마음 훈련을 종종 딸아이에게 티가 나지 않게 시키고 있다. 

'좋은 데 갔는데 울면 안 되지"라는 말을 상기시켜야겠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3.10.09 07:51

오늘은 한글날이다. 23년 만에 공휴일로 다시 지정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유럽에 살면서 가장 흔히 받는 질문 중 하나가 한국어와 한글이다. 한글로 유럽인들의 이름을 써서 주면 그렇게 좋아한다. 어떤 사람은 한글도 쓴 자신의 이름을 액자에 고이 넣어 오래 간직하겠다고 한다. 

어제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아주 훌륭한 일을 하고 있는 한국인 청년 네 명의 활동상을 지켜보았다. 이들은 남석현, 임성오, 이윤수, 김모세로 글로벌 청년문화 수교단 '세이울'(SAYUL)에 소속되어 있다. 


'세이울'은 세상을 이롭게 하는 울타리라는 뜻이다. 이 단체는 2012년 국제수로기구 총회에 앞서 동해 표기 문제를 세계 80여 개국에 홍보했던 '동해수문장'이 그 전신이다.

이들은  8월 17일 터키로부터 시작해 10월 22일까지 2개월간 유럽 8개국(터키, 불가리아, 루아미나, 헝가리,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를 방문하면서 현지 젊은이들과 교류하면서 한국 문화를 알리고 있다.      


10월 8일 이들은 유서깊은 빌뉴스대학교 교정에서 대학생들과 관광객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리는 활동을 3시간에 걸쳐 펼쳤다. 


투호 놀이, 기타 연주와 함께 부채에 붓글씨로 한글 이름을 써서 유럽 현지인들에게 선물했다. 현지인들의 반응은 아주 좋았다. 부채는 예상을 훨씬 넘어 150개나 나갔다.  


해외 방문이 개인의 체험을 넓히는 것에 국한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들은 현지 젊은이들과 직접 교류하면서 한글 소개뿐만 아니라 대금 기타 피아노 합주를 비롯해서 탈춤 공연까지 선보이고 있다. 

해외를 방문하거나 해외에서 살고 있으면 한 개인이 그냥 한 개인이 아니라 개인의 뜻과는 전혀 상관없이 그 나라나 민족을 대표하는 것처럼 현지인들에게 비쳐진다. 해외에서 한 개인이 잘못하면 그 민족 전체가 욕을 먹고, 한 개인이 잘하면 그 민족 전체가 칭찬받는다. 그래서 해외에서는 행동거지를 조심할 수밖에 없다. 



어제 빌뉴스에서 만난 한국 청년 네 명은 유럽 방문지에서 한국과 한국 문화를 알리는 진정한 일꾼으로 인상깊게 다가왔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여정 동안 가는 곳마다 뜻하는 바를 이루고 환영도 받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03.01 07:31

오늘은 삼일절이다. 일제 점령하에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1919년 3월 1일 분연히 일어나기 시작한 독립운동을 기념하는 국경일이다. 관공서를 비롯해 단독주택마다 아파트마다 태극기가 휘날리는 날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태극기를 게양함으로써 국민임을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상기시키고 자긍심을 느끼는 날이다.

리투아니아에서도 국경일에 관광서와 건물마다 국기가 걸린다. 그런데 개별 아파트마다 국기가 게양되지 않는다. 아파트 건물 입구에만 걸린다. 주민들이 직접 게양하지 않고 관할 구청이 새벽에 일괄적으로 게양하고 밤에 거두어간다.      

'당신 아파트에는 국기가 없으니 당신은 애국심이 덜 하고, 내 아파트에 국기를 게양했으니 나는 애국심이 더 하다'라는 생각이 일어나지 않는다. 게양하지 않음으로써 느끼는 창피감, 게양함으로써 느끼는 우월감이 없다. 아래 사진은 2월 16일 리투아니아 국경일 모습이다.

▲ 아파트 계단 안에서 바라본 리투아니아 국기 
▲ 아파트 건물 입구에만 국기가 걸려있다. 
▲ 건물 현관문에 걸려있다.
▲ 국가 행사에 열리는 리투아니아 대통령궁 광장이다. 
▲ 행사를 마친 후 광장에서 만난 리투아니아 현지인 친구들
▲ 일가족 전체가 국가 행사에 참가한 모습
▲ 리투아니아 대통령 연설대에서 기념 사진을 찍는 사람들
▲ 노란 푸른 빨간 3색기가 리투아니아 국기이다. 국기와 함께 기념 사진
▲ 한국에서 온 교환학생을 우연히 만나 기념 사진
▲ 1918년 2월 16일 리투아니아 사람 20명이 모여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장소에서 기념식이 열렸다.

아파트마다 국기를 게양하지 않는다고 해서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국경일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다. 위 영상에서 보듯이 국가 행사가 열리는 곳에서는 남녀노소가 몰려와 장관을 이룬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02.18 07:10

토요일, 2월 16일은 리투아니아 국경일이다. 1918년 20명의 리투아니아인이 모여 리투아니아 독립과 국가 재건을 위해 선명한 날이다. 올해는 95주년이다. 리투아니아의 중요한 국가행사이다. 에스페란토 친구들과 함께 대통령 궁 광장에서 열리는 기념행사에 참가했다.

행사를 마친 후 몸을 녹이기 위해 인근 카페에 들렀다. 리투아니아인들은 카페에서 보통 어떤 음식을 주문할까?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현장에 찍은 사진을 올린다.  

차 한 잔
케익 한 점
술(보통 알콜 30-40도) 한 잔
  

영하에 언 몸을 따뜻하게 하는 데에는 이런 술이 딱이다. ㅎㅎㅎ


이날 우연히 만난 한국인 교환학생에게 리투아니아 친구는 열심히 리투아니아 인삿말을 가르쳤다. 모처럼 아내와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카페에서 시간을 보냈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2.03.23 04:51

3월 11일은 리투아니아 사람들에게 아주 중요한 날이다. 1990년 3월 11일 리투아니아 국회는 50년간 소련 지배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날이다. 리투아니아는 이날을 국경일로 지정하고 매년 경축행사를 연다. 이날 국회 광장 행사장을 다녀왔다. 

행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세그웨이를 막 타려고 하는 빌뉴스 시장(市長)을 보게 되었다. 현재 빌뉴스 시장은 아르투라스 주오카스(Arturas Zuokas, 44세)이다. 그는 2003-2007년 시장을 역임한 바 있고, 2011년 다시 시장으로 당선되었다. 

몇 해 전 직책이 없던 그가 세그웨이(Segway)를 타고 다니는 모습을 빌뉴스 시내에서 종종 본 적이 있었다. 여전히 세그웨이를 타고 다니고 그를 보자 다소 충격이었다. 리투아니아 수도(首都)인 빌뉴스의 시장 정도면 국가 행사장에 관용차와 비서를 대동하고 나올 법한데 이렇게 세그웨이를 타고 나타났다.

세그웨이는 한 사람이 이동하는 무공해 도구로 20세기의 훌륭한 발명품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판 위에 올라가 손잡이를 잡으면 두 바퀴가 중심을 잡고 움직이는 도구이다. 전기로 충전되는 밧데리로 이동하는 1인용 자동차인 셈이다.    


아래 동영상은 주오카스 시장이 세그웨이를 타고 출퇴근하면서 직접 촬영한 빌뉴스 시가지 모습이다. 시가지 상황을 생중계하면서 출퇴근하고 있다.  

 세그웨이를 타고 출근길에 촬영
 세그웨이를 타고 퇴근길에 촬영

석유값이 엄청 치솟은 요즘 빌뉴스 시장이 이렇게 세그웨이를 직접 타고 출퇴근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동하는 것은 리투아니아 국내외를 떠나서 많은 공직자들에게 생각할 여운을 던져주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