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3. 10. 1. 06:00

리투아니아인 아내 쪽으로 친척이 한 명 있다. 리투아니아 여자인데 이집트 남자와 결혼했다. 서로 열렬히 사랑할 초기에는 별다른 문제가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이들은 지금 3살된 아주 예쁜 딸을 두고 있다.

생김으로는 리투아니아인보다 이집트인에 더 가깝다. 아이가 점점 자라감에 따라 특히 외할머니의 걱정도 늘어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고, 이해할 만하다. 

리투아니아는 다민족 사회이다. 특히 60여만명 인구 빌뉴스는 리투아니아인이 57.8%이다. 하지만 서유럽 도시에 비해 다른 인종들이 거의 없다. 

그래서 학교에 들어가면 생김새 때문에 귀여운 손녀가 겪을 마음 고생을 생각하니 걱정이 앞선다. 물론 이것이 기우에 그칠 수도 있다. 

외할머니는 이들 부부가 리투아니아를 떠나 영국 런던 등지에서 손녀를 키우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다. 런던에도 차별이 없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리투아니아에서처럼 군계일학은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내로부터 이 얘기를 전해듣고, 함께 있던 초등학교 6학년생 딸에게 물어보았다. 

"네 학교에서 아빠가 유럽인이 아니라고 학생들이 뭐라고 안 해? 너를 놀린다거나 따돌린다거나"
"아니. 그런 것이 없어."
"그래도 뭐랄까 너를 다르게 본다거나"
"아, 1학년부터 쭉 같이 다닌 학생들은 아무런 반응이 없어, 그런데 전학온 학생들이 종종 뭐라고 해."
"뭐라고?"
"나를 중국애라고 부른다거나, 눈이 좁은 아이라든가."
"그러면 너는 어떻게 반응하는데?"
"간단해. '안녕!'이라고 말하고 그냥 내 일을 계속해."
"마음이 좀 이상하거나 아프지 않아?"
"전혀. 안 그래." 

학교에서 밝게 생활하는 딸아이가 기특했다. 며칠 전 딸아이가 학급에서 하는 재미난 놀이를 소개했다. 점점 사춘기에 접어들고 있고, 30명인 학급 내에서 친한 친구들끼리만 어울리게 되는 때이다. 그래서 담임 선생님이 놀이를 생각해냈다.

매주 한 번씩 각자가 다른 학급생 1명의 이름을 쓴 쪽지를 바구니에 넣는다.
매주 이름은 달라야 한다.
쪽지를 꺼낸다. 하지만 아무에게도 이름을 보여줘서는 안 된다.
일주일 동안 쪽지의 학생에게 아무도 심지어 그 학생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좋은 일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관심을 가져준다거나, 칭찬을 한다거나, 학업을 도와준다거나 과자를 준다거나......

매주 돌아가니 그 동안 서먹했던 학급생과도 서로 좀 더 알게 된다. 이 방법을 학생들이 잘 활용한다면 학급 내 따돌림은 없거나 줄어들 듯하다.

딸아이는 잠자기 전에 책가방에 한국에서 보내준 사탕을 12개 넣었다. 쪽지에 적힌 학생에게도 주고, 또 그 친구에게만 주면 눈치채니까 다른 학생들에게도 주려고 12개나 챙겼다. 


"비싼 항공료 주고 한국에서 보내온 사탕인데 너무 많이 가져 간다. 조금만?"
"괜찮아. 있을 때 주는 거야."
"그래, 모두와 즐겁게 지내라. 그래야 학교 가는 재미가 있지."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2. 12. 31. 07:31

최근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인기를 끈 상이다. 유튜브 이용자 LetsPlayPolska007이 12월 18일 올린 이 동영상은 현재 19만 조회수이다. 48초 이 동영상 말미에 "누나, 정신차려!", "야, 카메라 치워!" 등 한국말이 나온다.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는 누나에게 동생이 몰래 TV를 조작해 귀신 공포 장면을 내보낸다. 이를 본 누나는 공포에 질려 발작하고 바닥에 드러누워 의식을 잃고 만다. 이 장면만 보더라도 다른 사람을 놀래키다가는 예상치 않은 충격적인 화를 입을 수 있겠다는 경각심을 느낄 수 있다.   


평소 서로 놀래키기를 좋아하는 두 딸을 불러 이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한마디했다.

"봤지? 앞으로는 절대로 다름 사람들을 놀래키지마!"
"우와~ 정말 무섭다. 절대로 안 해야겠다."

하지만 혹시 조작이 아닐까, 의식을 잃은 후 어떻게 되었을까 등등 궁금해졌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지난 여름 한국에서 널리 알려진 '무더위를 날려줄 사망녀" 동영상이었다.


폴란드에 소개된 동영상은 누나가 의식을 잃은 장면까지였다. 나중에 누나의 반전이 나오지만, 아뭏든 놀래키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기에는 충분하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