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3.10.21 04:28

스마트폰에 리투아니아 학생 생활과 성적을 안내해주는 사이트[관련글: 인터넷으로 자녀 학교생활과 성적 쉽게 확인]를 상시로 로그인해놓았다. 새로운 소식이 입력되자마자 자동으로 알림음이 들린다. 

대부분 시험 성적이다. 딸보다 더 빨리 점수를 아는 경우도 있다. 이것 덕분에 딸의 학교 생활이 남의 일 같지 않고 내가 다니는 데 몸만 집에 있는 듯한 기분이 뜰 때도 있다. 종이 성적표 시절엔 성적이 나쁘면, 그 종이를 감춰보기라도 하지만, 인터넷 시대엔 이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 스마트폰으로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시험 성적

한국으로 치면 초등학교 6학년생인데 수시 시험이 자주 있다. 이렇게 성적을 실시간으로 접하니까 빨리 알아서 좋기도 하지만, 반복적 성적 알림에 감정이 무뎌지기도 한다.

리투아니아는 학제가 초등 4년, 중등 4년, 고등 4년이다. 의무교육은 10년이고, 12년 동안 무상 교육이다. 특이한 것은 처음 맡은 담임 선생님이 졸업할 때까지 안 바뀌는 것이다. 중등학교부터는 고정된 교실이 없다. 담당 교목 선생님이 있는 교실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딸아이 경우엔 담임 선생님(역사 과목)과의 만남은 일주일에 두 번이다. 일주일에 두 번 역사 수업이 있는 때이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 금요일 마지막 수업은 담임 선생님과의 만남이다.  

어제 아내가 유튜브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내용은 딸아이의 5학년(2012년-2013년) 학교 생활을 담고 있었다. 담임 선생님이 1년 동안 자기 반 학생들의 활동을 찍은 사진으로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려놓았던 것이다.


담임 선생님(여성)은 20대 후반으로 사진 찍기를 취미로 하고 있다. 아무리 그렇지만 1년 동안 찍은 사진들을 일일이 보면서 선별해 동영상을 만들려면 대단한 정성과 열정이 필요하겠다. 



1년의 학교 생활을 동영상 하나로 정리해준 담임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어주었다. 딸아이에 따르면 담임 선생님은 인기가 매우 좋다. 학생들에게 이런 동영상을 만들어줄 정도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

"당신 빨리 유튜브에서 내려받기해서 컴퓨터에 저장해!"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05.15 13:42

오늘 5월 15일 한국은 스승의 날이다. 중 고등학교 때 스승의 날에 우리 반 학생들이 모두 돈을 모아 담임 선생님에게 양복을 사주던 기억이 떠오른다. 

리투아니아엔 한국과 같은 스승의 날은 따로 없다. 단지 1994년부터 매년 10월 5일 세계 교사의 날을 기념하고 있다. 이날도 그렇게 요란하지가 않다. 그저 이를 기억하는 학생들로부터 꽃 한 송이를 받는 일이 대부분이다.

리투아니아 학부모이나 학생은 교사에게 무엇을 선물해야 할 지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선물을 주고받는 풍토가 없기 때문이다. 학교가 개학하는 9월 1일이나 학년을 마치는 날에 예쁜 꽃 한 송이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음악학교 등 특별학교 교사들은 이보다 좀 더 푸짐한 선물을 받는다. 음악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는 아내는 보통 연주 발표회가 끝나는 날 꽃다발 선물뿐만 아니라 약간의 과자 등을 받는다. 

어제 학년을 마치는 피아노 연주 발표회가 열렸다. 아내의 직장은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 그런데 이날 아내는 자동차로 출근해야 한다고 했다. 아내가 집으로 올 때 전화가 왔다.

"당신 아파트 주차장으로 내려와."
"왜?"
"가져가야 할 것이 많이 있어."
"뭔데?"
"내려오면 알아." 


많은 꽃다발에 선물상자가 여럿이나 되었다. 열어보니 평소에 비싸서 사기 힘든 샴페인, 초콜릿 등이 들어있었다. 


받은 꽃 선물을 화병에 담아 아내는 집안 곳곳에 놓아두었다. 지난 1년간 가르침의 농사가 한 동안 우리 집안에 꽃 향기를 뿜어낼 것이다. 스승의 날을 맞아 세상의 모든 스승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한다 

* 관련글: 학부모들의 치맛바람은 초콜릿?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1.12.21 08:29

지금 만 10살 딸아이는 만 4살부터 유치원을 다녔다. 초기에 가장 큰 문제가 낮잠이었다. 리투아니아 유치원은 점심 후 2-3시간 낮잠을 재운다. 보통 아이들은 낮잠을 자는데 딸아이는 2-3살부터 거의 낮잠을 자지 않았다. 그래서 유치원 낮잠자기는 그야말로 딸에게는 생지옥인 셈이었다. 

처음 몇 달 동안은 낮잠자기 전에 집으로 데려와야 했다. 아이들과 교사들과 친해진 후부터는 유치원에 더 오래 있고 싶어했다. 자연스럽게 미리 데려오기는 끝이 났고, 다른 아이들처럼 유치원 생활을 잘 마쳤다.    
▲ 위 사진은 이 기사와 관련이 없는 유치원의 크리스마스 잔치
 
 
최근 빌뉴스 한 유치원이 리투아니아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아이들 낮잠재우기에 엽기적인 방법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치원 보육교사가 낮잠자기 전 아이에게 포장테이프로 입을 봉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아이는 우연찮게 엄마에게 "유치원은 안좋아. 그긴 숨쉬기가 곤란해."라고 말했다. 얼마 후 부모는 낮잠자기 전 보육교사가 아이에게 테이프를 붙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는 오랜 동안 이것을 부모에게 말하지 못했다. 아이는 "보육교사가 입을 봉한 후 그래도 소란을 피우면 때릴 것이다."라고 위협했다고 말했다.

이에 부모가 항의하고자 유치원을 찾아갔으나, 해당 보육교사는 이미 해고되었다. 유치원 원장은 한 번은 그런 일이 있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빌뉴스 시청 교육담당부서의 조사에서 유치원 원장은 그런 일은 절대 없었고, 단지 말썽피우는 아이들을 조용시키기 위해서 위협을 주었다고 답했다.

현재 부모는 고발을 고려하고, 시청은 보다 더 심도있는 조사를 위해 위원회를 곧 조직하려고 한다. 유치원 평판에 해가 될까 우려해서 "한 번 있었다"를 "절대 그런 일이 없었다"로 번복한 유치원 원장이 이해된다. 하지만 보육교사를 즉각 해고할 정도라면 의심의 여지는 남아있다. 앞으로 조사에서 이 엽기적인 낮잠재우기 방법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파장은 더 커질 것 같다.  

한편 리투아니아 누리꾼들 사이에는 "아이들이 얼마나 말을 듣지 않으면 저런 방법을 다 사용할까?"라면서 유치원 보육교사들의 고충을 이해하는 사람도 있고, "아무리 그래도 테이프로 입 봉하기는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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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0.02.0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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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밤 다음날 학교에 갈 준비를 한 후 요가일래는 갑자기 스티커 앨범에 있는 스티커를 하나씩 떼내고 있었다.
"왜 스티커를 떼니? 수집하는 데 싫증이 났니?"
"이 앨범에서 다른 앨범으로 옮기려고."
"왜 옮기니? 큰 앨범은 특별히 부탁해서 샀는데."
"선생님이 큰 앨범을 금지시켰어."
"왜?"
"가방이 무거우니까."


지난 해 11월 요가일래는 주위 친구들이 모두 큰 앨범에 스티커를 붙이는 것이 몹시 부러워했다. 사달라고 졸라댔지만 무거운 앨범을 학교에 가져가는 것이 안스러워 사주지를 않았다. 그런데 크리스마스 산타 할아버지에게 부탁한 선물이 큰 앨범이었다. "얼마나 가지고 싶었으면 산타 할아버지에게까지 부탁했을까?"라고 생각하니 사주지 않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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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물을 받고 아주 좋아하는 요가일래를 보면서 "산타 할아버지한테는 좀 더 거창한 것을 부탁하지 고작 앨범이네."라면서 순진한 딸아이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요가일래는 새로운 스티커를 수집할 때마다 이 큰 앨범을 가방 속에 넣고 학교에 가져간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보여주면서 서로 중복되는 것을 교환한다. 무겁다고 가져가지 말 것을 늘 권하지만, 보여줌과 수집 열정에 부모가 당할 수가 없다. 무거운 가방을 아빠가 들어준다고 해도 "아빠가 학생이 아니고, 내가 학생이다"라고 주장하면서 허용하지 않는다.

이런 요가일래인데 쉽게 큰 앨범을 버리고 작은 앨범을 택했다. 바로 지난 금요일 담임선생님이 학생들에게 큰 앨범을 책가방에 넣어 학교에 가져오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다.

부모의 백 마디보다 선생님의 한 마디가 이렇게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부모로서 씁쓸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선생님의 말이 통한다는 것을 알게 되니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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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이 스티커를 떼어 작은 앨범에 다 붙인 후 요가일래는 소감을 말했다.
"아빠, 이렇게 해놓고 보니 내가 모은 스티커가 정말 더 많은 것 같다."
 
* 관련글:  내 아이의 책가방 무게는 얼마나 될까?   |   책가방 때문에 딸아이와 실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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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9.10.21 10:12

아내는 음악학교에서 피아노를 가르친다. 보통 한 아이를 맡으면 약 5-7년 내내 일대일로 피아노를 가르친다. 음악학교는 방과 후 개인별 교육과정이라 학생들간 유대감은 일반학교보다 떨어진다. 그리고 개인차이는 있겠지만, 교사와 학생간 정도 그렇게 끈끈하지 못하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 중 아내에게 종종 안부 전화를 하는 제자들이 있다. 이들 중 두 사람이 최근 우리 집을 방문했다. 사실 리투아니아에서는 남의 집을 방문한다는 것은 친구간이라도 그렇게 흔하지가 않다. 아침부터 아내는 이들을 맞을 준비를 했다.

준비라고 특별한 것은 없었다. 거실을 가지런히 정리했고, 오면 대접할 차나 커피와 다과를 준비했다. 이들이 도착하자 아내와 함께 현관문에서 맞았다. 남녀 한 쌍인 이들은 현재 연인이다. 여자 제자는 시모나는 빌뉴스에서 대학교을 다니고, 남자 제자는 영국에서 대학교를 다니면서 직장에 다닌다. 아내는 거실에서 이들과 서너 시간을 아주 재미 있게 대화를 나누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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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돌아가자 아내는 마치 녹화중계 하듯이 인상 깊게 들었던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이들은 특히 지금 살고 있는 영국과 살았던 리투아니아를 비교했다. 그 중 몇 가지를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영국 경찰은 정말 친구 같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경찰을 만나면 그들이 무엇인가 (합법적으로) 빼앗아 갈 것 같아 늘 긴장감과 경계심을 놓지 않는다. 하지만 영국에서 만난 경찰들은 늘 무엇인가 도와주려고 한다. 비상사태 발생 시 이들의 출동은 리투아니아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두 나라 대학생활 비교는 이렇다. 리투아니아 대학 수업은 대부분 고리타분한 이론 중심이지만, 영국은 실습과 토론이 주를 이룬다. 즉 이론은 집에서 혼자 공부하고, 학교에서는 이를 활용하는 실습을 한다. 그는 현재 경영학을 배우고 있다. 예를 들면, 수업시간에 수강생들이 조를 짜서 교수에게 상품을 파는 실습을 한다. 가장 많이 파는 조나 사람이 가장 높은 학점을 받는다. 이렇게 함으로써 조 구성원간 합력과 판매 전략과 기술 등을 자연스럽게 익힌다.

아쉬운 점은 영국 대학에서는 동기생이라는 유대감이 리투아니아보다 적다는 것이다. 리투아니아 대학생들은 같은 동기생끼리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지만, 영국에는 그런 맛이 없다. 마치 수업을 듣기 위해 직장가는 기분이 든다. 수업 끝나면 각자 생활 공간으로 직행한다.

영국에서 이방인이 뿌리내리기는 힘든다. 하지만 능력 있고, 영어를 잘 하면 길은 항상 열려 있다. 이들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아내는 고등학교 2학년인 큰 딸 마르티나의 영국 대학교 진학 희망을 적극 후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렇게 아내의 제자들 방문은 우리 가족에 좋은 계기가 된 셈이다.

* 관련글: 남친한테 가는 고2 딸에게 엄마 부탁 하나
* 최근글: 가족이 수박과 애호박 등으로 만든 거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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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12.19 07:07

일전에 리투아니아 음악학교 발표회에 대한 두 편의 동영상을 소개했다(음악학교 딸아이의 첫 발표회, 고양이 노래하는 여학생들). 오늘은 학생들의 발표에 앞서 있은 피아노 교사 4명의 합주가 아주 인상적이어서 영상에 담아보았다.

경쾌하고 상쾌한 느낌이 충만한 곡(카차투리안의 칼춤)의 훌륭한 연주로 배우는 학생들이 의기소침했을 수도 있었겠지만, 관람객 모두 큰 감동을 먹은 듯했다.

리투아니아에서 음악학교 피아노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대학을 졸업해야 한다. 우선 일반학교 방과 후 음악학교에서 8년간을 수학한다. 이어서 4년제 음악전문학교에서 피아노를 전공한다. 그리고 5년제 음악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한다.

이렇게 졸업하면 음악학교에서 피아노를 가르칠 수 있고, 일반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칠 수 있다. 또한 각종 연주회에서 연주, 반주, 협주를 할 수 있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12.15 09:24

일전에 올린 “학부모들의 치맛바람은 초콜릿?”에서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딸아이 요가일래가 성탄절을 맞아 선생님들에게 주는 선물로 초콜릿을 준비했다는 것에 대해 글을 썼다.

음악학교 피아노 교사인 아내는 12월 12일(금) 학생들의 연주회를 열었다. 학생들이 지난 9월부터 배운 실력을 성탄절을 맞아 부모들에게 선보이는 기념연주회이다. 이 연주회가 끝나면 학생들은 성탄선물을 선생님에게 준다.   

집에 돌아온 아내는 양 손 가득히 선물을 들고 왔다. “이런 것도 블로그에 올릴 것인가”라는 등등 아내로부터 꾸지람을 들었다. 하지만 리투아니아 교사들이 실제로 어떤 성탄선물을 받는지 알리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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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들의 성탄연주회 후 받은 선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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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탄선물 중 제일 많은 것은 초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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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차와 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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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를 위한 종합비타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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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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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록색이던 잎사귀가 점점 빨간 색으로 변하는 독특한 식물 포인세티아 (크리스마스 화초)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