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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여행하기 힘든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란사로테 섬에 다녀온 초유스 가족여행 이야기이다. 란사로테에서 또 하나의 대표적인 볼거리는 바로 화산동굴에 만들어 놓은 환상적인 지하 공원 - 하메오스 델 아구아(Jameos del Agua)이다.
먼저 란사로테 관광개발에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스페인의 건축가이자 예술가인 세자르 만리케(Cesar Manrique, 1919-1992)이다. 그는 란사로테 아레시페(Arrecife)에서 태어났다. 스페인 내전(1936-1939) 때 프랑코 편에 서서 지원군으로 싸웠다. 페네리페 라라구나대학교에서 건축학을 공부하다가 중도에 그만두고 마드리드로 가서 예술학교를 마쳤다. 1964-1966년 미국 뉴욕에서 예술 활동을 했고, 그해 란사로테로 돌아왔다. 그가 고향에 돌아와서 만든 첫 예술 작품이 하메오스 델 아구아(1966년)이다.
약 4천년 전 코로나(Corona) 화산 분출로 인해 그 일대에 녹색동굴(Cueya de los Verdes)이 형성되었다. 이 용암동굴은 해수면 위로 6킬로미터 뻗어있고, 바다 가까이 쪽에서 해수면 아래로 1.5킬로미터 이어져 있다. 해수면 아래 동굴(대서양터널로 불림)에 위치한 곳이 하메오스 델 아구아이다. 이 대서양터널은 세계에서 가장 긴 바닷속 용암동굴이다.
하메오(jameo)는 원주민 언어로 동굴 속 큰 열림(구멍)을 뜻한다. 이는 화산가스 압력 증강으로 동굴 천장이 붕괴되어 형성된 것이다. 즉 노천동굴인 셈이다. 이곳에는 이런 열림이 3개 있다.
만리케가 이곳을 개발하고자 할 때 그의 계획을 미친 짓이라 사람들이 비난했다. 이런 천장에 구멍 뚫린 용암동굴에서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라면 냉소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자연과 예술을 잘 조화하고 융합시켜 독특한 문화 공간을 창출해내었다.
좁은 입구를 통해 계단을 따라 내려간다. 마치 중세 대성당 안으로 들어가는 기분이다. 어두컴컴한 부분을 통과하면 서서히 뚫린 천장에서 밝은 빛이 들어온다. 동굴 건너편에는 거꾸로 자라고 있는 듯한 야자수가 눈에 확 들어온다.
동굴을 지나 뒤돌아보면 그야말로 명경호수가 펼쳐져 있다. 바위 틈 사이로 바닷물이 들어와 형성한 자연호수이다. 물이 고요하고 맑다. 물밑이 훤해 손을 집어 넣어 바닥을 만지고 싶다. 그러다가 몸의 균형을 잃어 빠지게 되면 큰 낭패를 당할 수 있다. 물 깊이가 6-7미터나 되기 때문이다. 이 바다호수는 란사로테에서만 발견되는 고유종 하메이토스(jameitos)로 불리는 장님동굴게(blind albino cave crab)의 서식지이다. 이 게는 하메오스 델 아구아의 상징물이다.
안으로 들어간 용암 밑에는 자연스럽게 레스토랑이 자리잡고 있다. 또한 용암 사이나 용암 위에는 온갖 열대 식물이 자라고 있다. 마치 동굴이 아니라 식물원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관람 중 최고의 압권은 야자수 그림자가 드러워져 있는 오아시스다. 파아란 가을 하늘이 땅 속에 떨어져 있는 느낌을 준다. 금방이라도 뛰어들어 하늘과 땅이 하나된 환상적인 공간을 만끽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사방이 거무스름한 용암 색상으로 인해 비취색은 더욱더 그 빛을 발휘한다.
이 오아시스를 지나면 600석 규모의 동굴 연주회장이 나온다. 1987년에 개관되었다. 화요일과 토요일에 연주회가 열린다.
지하에서 위로 올라오면 잘 가꾸어진 정원과 화산박물관이 마련되어 있다. 이날 용암 위에 뿌리를 뻗고 잘 자라오르고 있는 야자수 또한 정말 대단해 보인다.
이날 관람한 하메오스 델 아구아 모습을 영상에 담아보았다.
이 하메오스 델 아구아를 세사르 만리케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이트 클럽"이라고 했고, 헐리우드 영화배우 리타 헤이워드(Rita Hayworth)는 "세계 8번째 불가사의"라고 했다. 이날 아내와 함께 관람을 하면서 푸른 초원과 산림이 전무한 이 화산섬의 용암동굴에 이런 절경을 만들어 놓은 예술가에 감탄하고 찬탄했다.
이상은 초유스의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가족
여행기 8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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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3편입니다.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1편 | 2편 | 3편 | 4편 | 5편 | 6편 | 7편 | 8편 | 9편 | 10편
왔으니 많이 보고 가자 라스팔마스(Las Palmas)는 인구가 38만여명이고, 떼네리페 섬에 있는 산따 끄루즈(Santa Cruz)와 함께 주도(州都)이다. 1478년 스페인 정복자들이 세운 도시이다. 연평균 낮 기온이 23-25, 밤 기온이 17도로 세계에서 가장 기후가 좋은 곳 중 하나로 꼽힌다. 스페인의 5대 항구로 한국의 대서양 원양어업의 전진기지이기도 하다. 콜럼버스가 인도로 가는 항로를 찾기 위해 대서양을 가로지를 때 머문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도시에 처음으로 왔으니 가능한 많은 곳을 보고 가자. 그냥 해변에서 일광욕을 즐기자는 아내를 설득해 먼저 먼 곳부터 보자고 제안했다. 바로 그란카나리아 식물원(Jardín Botánico Canario)이다. 그란카니라아 군도에서 서식하는 종려나무, 선인장 등 북동유럽에서는 볼 수 없는 식물을 보고 싶었다. 지도를 보니 그렇게 멀지 않았다. 남서쪽으로 7km 떨어진 곳이다.
* 카나리아 식물원
초행길이라 어떻게 갈까? 버스로 가자는 데 가족 셋이 동의하고, 버스역으로 향했다. 그런데 세 명이니 정말 가까운 거리라면 택시를 타는 것도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가는 택시 운전기사에게 물었다.
„식물원까지 몇 유로?“ „20유로.“
비싸다고 하면서 거절했다. 그래도 한번 더 다른 택시에게 물었다.
„식물원까지 몇 유로?“ „15유로.“
가격 흥정 땐 우리 부부는 남남 미터기가 있는데도 택시마다 가격이 다를 수 있다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보통 가격 흥정을 할 때는 아내는 내가 가급적이면 이방인이 되어 멀리 있길 권한다. 서양인 여자와 사는 동양인 남자는 현지인들에게 부자이거나 봉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은 전혀 아닌 데 말이다.
딸아이와 나는 도로에 약간 벗어난 거리에 머물러 있었고, 아내는 혼자 건너편 택시 정거장으로 갔다. 흥정이 성공했는지 아내는 손짓으로 올라고 했다.
„12유로에 합의봤어.“ „20유로가 12유로되었네. 축하해.“
택시 운전기사는 출발하기 전 미터기를 작동시켰다. 흥정으로 가격을 정했는데 왜 미터기를 작동시키지라고 생각했다. 그 순간 기사는 스페인어와 손짓으로 미터기는 중요하지 않으니 걱정마라고 의사표현을 하는 듯했다. 그는 지나가면서 스페인어로 여기는 뭐고 저기는 뭐고를 친절하게 설명했다. 영어로는 거의 할 수 없지만, 에스페란토 덕분에 우리는 그의 말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 우리에게 좋은 추억을 안긴 택시 운전기사
택시는 지도에서 본 것과는 달리 자꾸 먼길로 우회하는 느낌이 들었다. 미터기 숫자는 자꾸만 올라갔다. 흥정한 12유로를 벌써 넘었다. 특히 스페인에서도 유명 관광지인 라스팔마스에서 처음 타보는 택시라 비록 흥정으로 정했지만 걱정이 자꾸 머리 속에 쿰틀거렸다. 지도상 언덕 꼭대기에도 식물원 입구가 있는데 택시는 이곳을 그냥 지나쳐갔다. 그리고 언덕 아래로 내려갔다.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려 언덕 아래 식물원 입구에 도착했다. 미터기를 보니 18유로였다.
„여보, 얼마를 주어야지? 흥정은 12유로인데.“
라고 아내가 물었다.
„우회한 것은 우리가 더 많이 구경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 같다. 18유로 나왔으니 15유로 주면 어떨까?“
이렇게 해서 15유로를 주었다. 그런데 운전수의 반응이 정말 의외였다.
„10유로!!!“
그는 5유로를 돌려주었다. 팁이라고 생각하고 받으라고 해도 극구 사양했다.
덜 받겠다는 이상한(?) 택시 기사 세상에 이런 유명 관광지에서 택시운전수가 흥정한 가격보다 덜 받겠다고 하니 참으로 놀랍고 이상했다. 우리가 복이 있어 이런 착한 운전기사를 만나게 되었구나라고 감사했다. 순발력이 뛰어난 아내는 그에게 물었다.
„라스팔마스에서 공항을 거쳐 (다음 행선지) 플라야델잉글레스까지 택시로 얼마?“ „보통 60유로하는 데 나는 50유로에 갈 수 있다.“
우리 가족은 3일 후 같은 택시를 타고 60km 떨어진 다음 행선지로 이동했다.
* 관광지 택시 정류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와 운전기사들
며칠 후 현지인 지인에게 물으니 스페인 경기가 좋지 않다. 택시를 타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택시 경쟁이 치열하다. 그래서 그런 흥정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외국인 손님을 맞았는데 흥정된 가격을 그대로 받아야지 그보다 덜 받겠다라는 택시 운전기사가 있다니......
아무튼 우리는 이로 인해 이 운전기사와 그가 사는 그란카나리아에 대해 더 호감을 갖게 되었다. 행여 다음 기회를 위해 그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받아놓았다.
이상은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3편입니다.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1편 | 2편 | 3편 | 4편 | 5편 | 6편 | 7편 | 8편 | 9편 | 1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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