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0. 5. 31. 07:30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인 딸아이는 5월 28일 3개월 긴긴 여름방학을 시작했다. 이제 2학년을 마치고 오는 9월에 3학년생이 된다. 

여름방학 전 5월 24일 학교에서 서류 하나를 가져왔다. 바로 3학년에서 배울 과목인 윤리와 종교를 선택하는 것이었다. 두 과목 중 하나를 부모가 선택하고 학교는 이에 따라 학생을 나눠 수업을 가르친다.

윤리와 종교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배운다. 당시는 딸아이에게 묻지 않고 아내와 상의해서 윤리를 선택했다. 2학년 때도 윤리를 선택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아빠의 종교가 가톨릭교가 아닌 것이 은연 중 작용을 했다.

리투아니아 종교인구는  
                로마 가톨릭교 - 79,0 % (275만명)
                러시아 정교    -   4,1 % (14만명)
                고대신앙        -   0,8 % (2만7천명) 등이다

요가일래는 부엌에 있는 엄마에게 종교를 선택하고 서명하라고 졸라대었다. 아내는 내심에 종교를 선택하고자 했으나 최종 결정을 아빠에게 떠넘겼다. 요가일래를 아빠에게 보냈다.

"아빠, 빨리 종교를 선택하고 서명해! 서명은 한글로 해!"
"왜 종교를 선택하고 싶은데?"
"1학년과 2학년에서 윤리를 배웠으니까 이제 종교를 배우고 싶어."

서명하기를 주저하자 딸아이는 한 마디 덧붙였다.
   
"아빠, 안 배운 것을 배워야지. 2년 윤리를 배웠으니 이제 2년 종교를 배우고 다시 윤리를 배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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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가 종교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 명료했다. 안 배워서 모르는 것을 배워서 알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제 부모가 나서서 윤리와 종교를 선택해 따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딸아이가 스스로 선택하는 나이가 되었다는 것에 흐뭇한 미소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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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11. 2. 09:32

"남친한테 가는 고2 딸에게 엄마 부탁 하나" 글에서 잠깐 언급했다. 영국 대학에서 유학 중인 남자친구를 만나러 떠나는 고등학생 2학년 딸에게 엄마는 "피임하는 것 꼭 잊지마!"라고 신신당부했다. 이에 딸은 "우리 세대가 엄마 세대보다 더 잘 알아!"라고 씩 웃으면서 답했다.

그렇다면 리투아니아 청소년들은 어떻게 성에 관한 지식을 얻을까? 지난 2월 20일 리투아니아 일간지 례투보스 리타스가 조사 발표한 바에 따르면 리투아니아 청소년들은 대부분 성에 관한 첫 지식을 친구로부터 얻고 있다. 이들이 성에 관한 첫 지식을 얻은 경로는 다음과 같다.
                  부모:               7%
                  나이 많은 친척: 4%
                  선생:               8%
                  친구:              81%


리투아니아 학교에서는 체계적으로 성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대부분 청소년들은 또래 친구들로부터 성에 관한 지식을 제일 먼저 습득하고 있다. 학교에서 성교육은 생물, 윤리, 체육 과목 등에서 산발적으로 배우고 있다.

리투아니아와는 달리 이웃 나라 폴란드는 성교육 과목이 수학 과목처럼 정식 과목으로 올해 채택되었다. 이로써 폴란드 학생들은 5학년부터 학교에서 정식과목으로 성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동성사랑을 병으로 간주하거나 콘돔피임 등이 신의 섭리에 어긋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가톨릭의 영향력을 많이 받고 있는 리투아니아는 유럽에서도 성에 관해 아주 보수적인 나라로 알려져 있다.

일전에 인터넷 뉴스 사이트 delfi.lt가 청소년 대상으로 "학교에서 성교육 과목이 필요한가?"에 대한 설문 조사를 했다. 이에 대한 청소년들의 답은 필요하다가 절대적이다.
                  필요하다 84.3%
                  필요없다 11.9%
                  의견없다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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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처녀파티에서 만난 일행 (사진은 글과 무관함)  

청소년들의 바램대로 리투아니아도 폴란드처럼 성교육 과목이 정식으로 도입이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엄마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우리 세대가 엄마 세대보다 더 잘아!"가 아니라 정말 성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받아서 얻은 지식으로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 관련글: 남친한테 가는 고2 딸에게 엄마 부탁 "피임 꼭!"
               아내가 새벽에 남편 잠자리를 찾아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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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8. 9. 11. 16:29

딸아이 요가일래가 이제 초등학교를 입한 지 10일째가 되었다. 입학식 때 무상으로 받은 교과서는 모두 세 권이었다. 과연 리투아니아 초등학교에서 딸아이가 무엇을 배울까 궁금했다.

오늘 아침 요가일래를 교실까지 데려다주었다. 이때 선생님이 학부모들에게 수업시간표를 복사해서 나누어주었다. 유럽의 작은 나라 리투아니아 초등 1학년생이 배우는 과목이 무엇이며 어떤 비율로 배우는 지 궁금해 할 사람도 있을 것 같아 소개한다.

리투아니아는 주 5일 수업이다. 요가일래가 받은 일주일 총 수업시간은 22시간이다. 수업은 45분, 휴식은 15분이다. 배우는 과목은 리투아니아어, 수학, 음악, 윤리(종교), 체육, 세계지식, 미술(공작), 무용으로 8과목이다.

수업 22시간 중 리투아니아어가 8시간으로 가장 많다. 이어서 수학 4시간, 음악·체육·세계지식·미술(공작)이 각각 2시간, 윤리(종교)와 무용이 각각 1시간이다. 윤리와 종교 중 하나를 선택한다.

덧붙여 리투아니아 초등학교 1학년 담임 선생님은 매년 바뀌지 않는 것이 특이하다. 즉 요가일래의 현 담임 선생님은 요가일래가 4학년을 마칠 때까지 담임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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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학식 때 찍은 요가일래 교실 전면 모습

Posted by 초유스